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56)
56화 어떤 꿈을 꾸시겠습니까? (1)
퀸급 던전.
정령의 세계수.
보스 몬스터가 존재하는 큰 동굴에는 여러 명의 인간과 붉은빛으로 이루어진 늑대가 싸우고 있었다.
“크르륵!”
화염으로 이루어진 털.
타오르는 뜨거운 열기와 함께 정령왕이 입에서 불을 내뿜었다.
쏴아아아아아!
“2번 대형으로!”
불길이 동굴을 집어삼켰다.
정령왕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몸을 움직였다. 빠르게 공중으로 뛰어올라 날카로운 발톱을 휘둘렀다.
카가가가강!
불길을 뚫고 거대한 방패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령왕의 발톱을 막은 방패 뒤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그들은 각자 들고 있는 무기를 휘둘렀다.
카가강!
카강!
불처럼 일렁이고 있으나 정령왕의 외피는 강철처럼 두꺼웠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걸 알면서도 계속 두들겼다.
정령왕이 살짝 뒤로 물러섰다.
입에 노란 화염을 머금기 시작했다.
“크르르르르!”
“3번 대형.”
그 순간 무기를 들고 있던 사람들이 양팔을 x자로 교차하며 서로 등을 맞댔다.
그 순간.
정령왕의 꼬리 주위에 노란 불덩이들이 생겨 사람들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콰앙!
콰아아앙!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불덩이들이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를 일으켰다.
“크륵!”
미친 듯이 쏟아지던 불덩이들이 멈추고, 검은 연기가 사라지면서 푸른 배리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령왕이 숨을 헐떡였다.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걸 보고, 사람들이 정령왕에게 달려들었다.
푹!
푸욱!
단단하던 정령왕의 외피가 뚫렸다.
“뚫렸습니다!”
“1분 뒤 교대다. 그때까지 있는 힘껏 찔러라!”
사람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정령왕에게 무기를 휘둘렀다.
공격을 받던 정령왕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붉은 불길이 노란색으로 바뀌며 상처가 다 낫기 시작했다.
“1차 목표 달성. 2차 목표 돌입.”
“임무 교대!”
방 밖에 있던 사람들이 들어오고, 안에 있던 자들이 밖으로 나왔다.
구석에 앉아서 교대하는 것을 보고 있던 반스는 품에서 신성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불을 찾자.
누군가 다가와 신성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
착!
반스는 연기를 빨아들이며, 자세를 낮추는 검은 망토를 바라보았다.
“후우. 왜 내려왔어.”
“전해 드릴 이야기가 있습니다.”
“뭔데.”
“흑룡파가 전멸했습니다.”
검은 망토의 말에 반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병신 같은 놈들. 요즘 대가리 커져서 깝죽거리더니, 내 언젠가 한 번 골로 갈 줄 알았다.”
한참을 웃던 반스가 물었다.
“근데 어떤 간 큰 놈이 흑룡파를 건드렸대?”
“멕스가 그랬다고 합니다.”
“멕스? 그 채찍 같은 검을 쓰는 녀석?”
“예.”
“그 새낀 레딘인가 하는 놈 잡으려다 뒤졌다며.”
“아마도 레딘이란 자가 멕스로 분장해서 흑룡파를 쓸어버린 것 같습니다.”
반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왜?”
“흑룡파의 생존자가 말하길. 흑룡파는 이제 필요 없다며 전부 죽이고, 테리 님에게 흑룡파의 구역을 마그네스 조직원들에게 넘기겠단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병신 같은 놈들.”
반스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머릿속에 훤했다.
버닝헬에서 따라온 여러 조직들.
그 녀석들은 다음 타깃이 자신들이 되는 게 아닐까, 걱정하면서 살기 위해 잔머리를 굴리고 있을 게 뻔했다.
실소가 흘러나왔다.
혀를 굴리며 레딘이란 녀석에 대해 떠올렸다. 정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이번에 들어온 신입이라고 했다.
그런 녀석이.
멕스를 죽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보타만 자작을 자극하고, 조직을 분열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새끼, 좀 치네?”
반스는 다 핀 신성 담배를 발로 짓이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레딘이란 놈은 어딨대?”
“아마도 이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유는?”
“흑룡파의 본거지는 이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사해 본 결과, 흑룡파의 본거지에 있는 마을에서 이곳까지 오고 간 마차가 있었습니다.”
검은 망토가 침을 삼켰다.
“그리고 그저께 활동했던 보급 인원 중에서 한 명이 사라졌습니다.”
“이 안에 들어왔을 수도 있겠네.”
“그런 것 같습니다.”
스스슥!
멀리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기운에 반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다른 세계수에 있는 보스 몬스터.
그중 하나가 눈을 뜬 게 분명했다.
조직원들은 다 여기 있고.
입구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상황.
보스 몬스터가 눈을 떴다는 건, 누군가가 몰래 들어와서 넘어간 게 분명했다.
“쥐새끼가 있어.”
“레딘입니까?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
“됐어. 계획을 바꾼다.”
“옙.”
“넌 당장 올라가서 일정을 하루 앞당겨. 내일 제물을 바치고 정령왕을 폭주시킬 거니까.”
검은 망토가 고개를 숙인 뒤 던전을 빠져나갔다.
반스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다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다른 세계수로 이어진 나무 다리가 보였다.
검을 뽑아 연결된 부분을 잘라 냈다.
서걱!
“뭔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날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 거리를 넘어올 순 없겠지.”
반스는 몸을 돌려 원래 왔던 길을 따라 움직였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던전을 나갈 수 있는 출구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럼 레딘이 던전 밖으로 나올 방법은 없다.
다시 던전의 문이 열리기 전까진.
“아니어도 상관없지.”
그땐 직접 죽이면 되니까.
“전부 나와.”
반스의 명령과 함께 정령왕과 대치 중이던 부하들이 방을 빠져나왔다. 그들에게 망토와 외투를 건넸다.
손목을 돌리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잔뜩 분노한 정령왕을 보며, 다른 세계수에 고립되어 있을 레딘을 떠올렸다.
큭큭.
“상대를 잘못 골랐어, 애송이 새끼야.”
* * *
북쪽 미궁의 입구.
퀸급 던전의 공략을 위해 로즈웬 길드원들이 모였다. 제1공격대 전원이 자원했으며, 공격대를 이끄는 대장은 마일로였다.
“놓고 가는 건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예이.”
“알겠습니다요.”
약간은 들뜬 듯한 길드원들.
그들의 옆에선 미리 도착한 다른 길드원들과 자유 용병들이 미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출발한다.”
마일로의 지시와 함께 길드원들이 줄을 서서 움직이려고 할 때, 눈이 째진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길드장을 대신해서 길드를 이끌고 있는 헤둔.
그가 길드원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여러분.”
길드원들이 전부 헤둔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빛에는 기대와 흥분 그리고 의아함이 담겨 있었다.
“로즈웬 길드는 퀸급 던전 공략에 불참할 겁니다.”
“에? 그게 뭔 소리예요!”
“불참이라니?”
길드원들이 수군거리고.
마일로가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헤둔 님, 설명이 필요합니다.”
퀸급 던전의 공략이 그들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잘 알고 있지만.
‘혹시나 던전 공략이 앞당겨지게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길드원들이 공략하러 가는 걸 막아야 합니다.’
연락이 끊기기 전, 바하드가 신신당부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그게 뭔 소립니까!”
“다른 놈들은 가는데 우리만 못 간다니!”
몇몇 길드원이 반발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하자, 헤둔이 작게 웃으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참가하고 싶은 분들은 로즈웬 길드의 이름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그럼 잡지 않고 보내 드리죠.”
“하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작은 소란 속에서 마일로가 먼저 의사를 표현했다.
“아무런 이유가 없이 막아설 분은 아니란 걸 알고 있으니, 전 돌아가서 설명을 기다리겠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몸을 돌려 떠나는 마일로를 보며, 다른 길드원들도 그의 뒤를 따라 길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일련의 무리가 다가왔다.
창을 메고 있는 남자가 입을 열었다.
“로즈웬 길드의 헤둔 님이십니까?”
“그렇습니다만, 누구시죠?”
“바하드의 추천으로 이번 공략에 함께하기로 했던 해리스라고 합니다.”
“아! 그분이시군요.”
“이제 막 도착해서 얼핏 들었는데. 던전 공략 시간이 당겨진 겁니까?”
해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원래 공략은 내일 오후였으나, 오늘 아침으로 당겨졌습니다.”
“다행히 시간은 맞췄네.”
“그런데 저희 로즈웬 길드는 공략에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해리스가 망토를 벗자, 특임단의 검은 제복이 드러났다. 그대로 미궁의 앞쪽으로 걸어가며 크게 외쳤다.
“동작 그만.”
“뭐?”
“미궁에서 물러서.”
그러자 다수의 사람들이 항의를 했다.
“네가 뭔데!”
“버닝헬 특임단 소속 해리스다. 지금부터 통제에 따르지 않는 자는 전원 버닝헬로 압송한다.”
* * *
내가 중학교를 다닐 때쯤.
아버지와 어머니는 교통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
범인은 술에 취한 고등학생.
경찰서에서 만난 변호사는 돈을 쥐어 주며, 이번 사건을 끝내자고 얘기했다. 어차피 소송을 진행해도 내가 질 거라면서.
어이가 없었다.
부모님을 죽인 놈이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면서 나를 보고 비웃는데, 법으로 처벌을 못 한다니.
난 변호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변호사가 말했던 대로 살인자 새끼는 불기소 처분을 받으며, 사건은 종결이 났다.
너무나 화가 났다.
죽이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이었고, 매일 눈을 감으면 피눈물을 흘리는 부모님이 찾아왔다.
‘왜 너만 살아 있는 거야… 왜!’
‘제발… 나도 살려 줘!’
악몽을 꿈꾸며.
오랜 시간을 폐인처럼 살았다.
그러다.
가끔 방문하는 사회복지사 형의 추천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됐다. 게임을 하다 보면 다른 건 잊게 된다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베른 대륙기였다.
형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게임을 하는 동안은 그 세계에 사는 느낌이 들었고, 레벨 업을 하거나 보상을 얻을 때면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게임을 하면서 생긴 여러 가지 추억.
처음 인기 글을 갔던 북쪽 토끼.
서리 고원의 동굴에서 만난 드래곤.
하늘성에서 먹튀를 당했던 일 등등.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기억 끝에 부모님의 흐릿한 얼굴이 나타났다. 입가는 보이지만 그 위가 보이지 않았다.
또 악몽인가.
어?
두 분이 웃고 있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환한 미소를 지은 채.
‘…신…렴.’
무언가 들릴 듯 들리지 않는 목소리.
‘…찾아가렴.’
두 분이 다가와 안아 주는 순간, 포근함이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그와 함께 두 눈이 떠졌다.
[페어리 퀸 하트를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기나긴 꿈에서 깨어납니다.] [악몽에서 벗어났습니다.] [페어리의 날개를 획득하셨습니다.]뭔가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진 기분이다. 이게 꿈의 종족이라 불리는 페어리의 능력인가.
“좋은 꿈 꾸셨나요?”
“예. 덕분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여 봤다.
오랜 시간 푹 잔 것처럼 몸이 가벼웠다.
스스슥!
순간, 소름 끼치는 마기의 파동이 느껴졌다. 정령의 세계수가 있는 방향. 정령왕을 타락시키려는 징조가 분명했다.
몸을 돌려 빠르게 달렸다.
내 옆을 따라 페어리 퀸이 날아와 어깨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거죠?”
“정령왕을 타락시키려는 놈들이 있습니다.”
“마신교인가요?”
“뭐, 비슷한 놈들입니다.”
다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페어리의 세계수로 가는 다리는 이어져 있지만, 정령의 세계수로 가는 다리는 사라져 있었다.
도약하기에는 조금 먼 거리.
“하늘을 나는 법 좀 알려 주실 수 있습니까?”
“바람을 느끼세요.”
“바람이라…….”
첸과 했던 훈련이 떠올랐다.
바람이라면 신물 나게 느끼긴 했는데.
고민할 시간이 없다.
질풍베기의 마나 운용법을 이용해 지면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주위의 시야가 단숨에 달라졌다.
평소와 같은 마나량을 사용했는데, 평소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했다.
후우우우우웅!
페어리 날개를 사용했다.
어깨에 무언가가 생긴 느낌과 함께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바람을 느껴라.
그것에 집중하며 날개를 이용해 정령의 세계수 입구 쪽으로 날아갔다. 아직은 불안정한 움직임이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조금만 더…….”
입구에 다 와 갈 때쯤.
[페어리 날개의 지속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젠장!
날개가 사라지면서 몸의 무게가 아래로 쏠렸다. 허리춤에 있는 검을 뽑아 마나를 불어 넣었다.
후웅!
파앙!
검을 휘두르며 생긴 바람을 이용해, 입구로 몸을 날렸다. 바닥에 몸이 쓸리긴 했지만, 어쨌든 넘어오는 데 성공했다.
“후우.”
세계수의 다리를 자르며 웃었을 반스를 떠올리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날개가 생겼을 줄은 몰랐겠지?
“딱 기다리고 있어라.”
버닝헬로 보내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