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79)
79화 특훈 (2)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고 3일 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별장을 통과한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도 하나 다행인 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인원들이 보였다. 독기를 제대로 품기 시작했으니, 슬슬 몇몇은 별장으로 넘어갈 거다.
부스슥!
풀 밟는 소리와 함께 미간을 찌푸린 세 명의 인원이 보였다. 그들을 보며 아주 환하게 웃어 주었다.
“이번엔 왼쪽으로 왔네?”
“젠장! 또 저 새끼네.”
“내가 오른쪽으로 가자 했잖아!”
훈련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재미 중 하나랄까.
적당한 시간이 흐르면 자리를 바꿨다.
그럼 저렇게 나를 피하려고 한 놈들이 나를 찾아오는 경우가 있었다.
“퉤! 시간 끌어 봐야 좋을 것 없어.”
숲을 가르고 온 신입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저들의 조합은 검, 창, 스태프.
가장 뒤에 있는 녀석이 마법을 사용해 내 머리를 노리고, 창을 든 녀석이 하체를 노렸으며, 검을 든 녀석이 심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젠 합이 잘 맞아서 그런가.
들어오는 타이밍이 환상적이었다.
처음에 보였던 어리숙한 모습들도 보이지 않았고, 공격에 진짜 날 죽이겠다는 독기도 느껴졌다.
삭!
파이어 볼을 검으로 베어 냈다.
허공에서 터지는 불길과 함께 시야가 잠시 흐려졌지만, 감각 속에서 다른 두 녀석의 공격이 느껴졌다.
살짝 도약한 뒤 창을 밟은 후, 그 위에서 창을 타고 몸을 움직이며 검을 든 녀석의 공격을 쳐 냈다.
이어서 창을 쥐고 있는 녀석의 어깨에 검을 찔러 넣었다. 창을 떨어트리며 발이 바닥에 닿았다.
그 순간 땅이 움푹 파이며 발이 묶였다. 검을 든 녀석이 미친놈처럼 웃으며 달려들었다.
“드디어…… 잡았다!”
검을 든 녀석의 공격이 쏟아졌다.
무차별하게 쏟아지는 검격을 모두 쳐 내며 돌풍베기를 사용해 주위를 한번 쓸었다.
먼지 바람이 일어났다.
바닥에 있는 창을 왼손으로 집어 든 다음, 마법사에게 던졌다. 마법사의 집중력이 깨지며 마법이 풀렸다.
지면 위로 올라와 검을 든 녀석을 정리하고, 마법사까지 마무리 지었다.
우웅!
귀걸이에 마나를 흘려 보냈다.
“왼쪽 지역 훈련 종료.”
-확인. 곧 가겠습니다.
특별 수송단과 연락을 마친 뒤, 쓰러진 녀석들 바라봤다.
어제보다 더 강한 독기를 품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좀 더 극한의 상황으로 몰 필요가 있다.
“너희 셋은 오늘 저녁 압수. 그리고 수면 시간도 5시간으로 통제다.”
“어제저녁도 굶었습니다!”
“아니, 진짜 양심적으로 밥은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배고파 죽을 것 같습니다.”
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럼 잘하던가.”
“젠…… 장.”
“까드득…….”
이를 갈며 분노하는 녀석들을 보다가 하얀빛과 함께 나타난 특별 수송단의 마야를 바라봤다.
그녀의 옆에는 의료과장도 있었다.
의료과장은 곧장 쓰러진 신입들에게 가서 신성력을 사용했다. 내가 만든 상처들이 사라졌다.
신성력의 힘.
저건 볼 때마다 신기했다.
문득, 네크로맨서를 잡을 때 만났던 미하엘이 떠올랐다. 신성제국 내에 숨어 있는 배신자를 찾고 있을 텐데.
실마리 정도는 찾았으려나?
이쪽도 조만간 연락을 해 봐야겠네.
“레딘님.”
신입들의 치료를 마친 의료과장이 내게 다가오길래 손을 저었다.
“전 됐습니다.”
“알겠어요. 그럼 수고하세요!”
의료과장이 신입들을 데리고 마야의 곁으로 갔다. 주문과 함께 사라지는 이들을 보며 다시 정면을 바라봤다.
이제 또 다른 녀석들이 올 거다.
그들이 오길 기다리며, 방금 있었던 전투를 정리했다. 어떻게 움직였어야 좀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을까. 어떤 방법으로 싸울 수 있었을까.
검성의 지식을 이용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득률도 올라갔다.
[검성의 깨달음 체득률 59.7%]방금의 전투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 숨을 크게 내쉬며 머릿속을 한번 환기했다.
“후우.”
-다음 조 출발합니다.
본부에서 연락이 온 뒤, 꽤 시간이 흘렀다. 모습을 보여야 할 신입들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작전이라도 짠 건가?
기척을 끌어 올려서 확인해 보려다가, 고개를 저었다. 저들이 짠 계획을 직접 부딪쳐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나뭇잎들이 떨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창 불던 바람이 멈추고.
한순간 적막함이 찾아왔을 때.
전신에서 느껴지는 끈적한 감각에 검을 뽑아 들며 몸을 비틀었다.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아델라가 보였다.
“유령걸음?”
기척을 숨기지 않은 아델라가 살기를 내뿜으며 검을 휘둘렀다.
챙!
집요하게 파고드는 검을 쳐 내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다른 두 녀석의 위치를 찾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아델라가 처음부터 진심으로 달려들었다. 검이 급소를 노리며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챙!
챙!
내가 마나를 끌어 올리면 아델라가 그에 맞춰 자신의 마나도 끌어 올렸다. 모든 행동에 주저함이 사라졌다.
지옥 대전에서 봤던 검술.
아델라의 검에서 꽃이 피어났다. 진초와 허초가 섞인 꽃잎들이 휘날리며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검에 자비란 담겨 있지 않았다.
오직, 나를 죽이겠단 살의만 담겨 있을 뿐.
피식.
폭풍베기를 사용했다.
한순간에 일어난 폭풍이 아델라가 만들어 낸 꽃잎들을 전부 없애 버렸다. 그와 함께 아델라를 베려는 순간.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 둘.
은발 사내와 파비안이 동시에 달려드는 걸 느끼며, 걸음을 옮겼다. 아델라의 팔을 제압하고 검을 들었다.
아델라의 목에 닿은 검.
살짝 베이며 피가 검을 타고 흘렀다.
“동료 중 한 명이 이렇게 인질로 잡힌다면? 어떻게 할 거지?”
내 물음에 은발 사내와 파비안이 행동으로 답했다. 진득한 살기와 함께 녀석들이 달려들었다.
검을 좀 더 세게 가져다 대자 흐르는 피가 늘어났다.
그럼에도 은발 사내와 파비안은 멈춰 서지 않았다. 그들이 코앞까지 다가온 순간, 제압되어 있던 아델라가 사라졌다.
검후의 기술인가.
아니면 텔레포트?
고민을 길게 할 시간은 없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
“드디어 한 방 먹이는 건가!”
사방에서 요동치는 살기 속에서 몸을 움직였다. 폭풍베기와 질풍베기의 묘리를 섞은 극한의 이동.
파비안과 은발 사내의 검이 내가 만들어 놓은 잔상을 베었다.
“이게 무슨…….”
“위험…….”
그들을 지나쳐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있는 아델라를 공격했다.
서걱!
확실한 변수를 제거한 뒤.
남아 있는 두 녀석과 검을 부딪치며 압박을 넣다가 빈틈이 드러나는 순간을 노려 전투를 끝냈다.
“쿠웩!”
“졸라 아프네…….”
피식.
방금의 전투는 지금껏 훈련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전투를 곱씹어 볼 것도 많았다.
“너흰 합격이다.”
“예?”
“정말입니까?”
“치료받고 별장으로 가서 다음 훈련 전까지 휴식해라.”
* * *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한계가 보이는 인원들이 나왔고, 신입 중 3명이 배를 타고 섬을 떠났다.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1차 훈련을 전부 통과했다.
“이게 대체 얼마 만에 먹는 제대로 된 밥이냐…….”
“존나 맛있어서 눈물이 다 난다.”
“거기다 술까지. 다들 고생했다. 오늘은 교관님들도 허락했으니 진탕 마시자고!”
고된 훈련을 마친 신입들의 입가엔 미소가 피어 있었다.
고생 끝에 찾아온 휴식.
그만큼 행복한 것도 없을 거다.
신입끼리 분위기를 즐기게 두고, 걸음을 옮겨 데이론이 있는 3층 집무실에 도착했다.
똑똑!
“레딘입니다.”
“들어와.”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책상 위로 어지럽혀져 있는 양피지들이 보였다. 의자에 앉아 있는 데이론이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크게 내뱉었다.
“하아아암. 뭐라도 마실래? 커피?”
“제가 타겠습니다.”
옆에 있는 커피 가루와 뜨거운 물을 이용해 커피 두 잔을 타서 한 잔은 데이론에 넘긴 뒤 책상에 앉았다.
후릅.
커피를 마시며 물었다.
“이것들은 뭡니까?”
“특임단 본부에서 얻어 온 마그네스에 대한 정보. 자잘한 것까지 싹 다 긁어 와서 양이 좀 많아.”
대충 몇 개를 확인했다.
마그네스가 사업 확장을 위해 벌인 범죄들이나, 누군가와 접촉했는지, 시기별 동향에 대한 것들이 적혀 있었다.
“이게 최신.”
데이론이 건넨 양피지를 확인했다.
-마그네스의 보스인 카예스 바디올라의 현재 위치는 파악되지 않음.
-가장 최근에 보습을 보였던 곳은 라비노 왕국과 크레인 왕국의 경계 지역에 있는 ‘포올라’ 마을.
-한 달 전, 불개미와 불곰을 포올라 마을에서 만난 후, 종적을 감춤.
마그네스에 남은 두 명의 대장.
그들의 별명이 불곰과 불개미였다.
마그네스의 보스인 카예스와 형제 같은 사이. 피를 나눈 형제들보다 더욱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다.
카예스 바디올라를 잡기 위해선.
테리를 잡았을 때처럼 불개미와 불곰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귀족들을 전부 잡아들여야 한다.
게임에 적혀 있던 보고서 내용에서도, 불곰과 불개미를 잡고 나니 카예스를 잡을 수 있었단 내용이 있었다.
“불곰과 불개미 쪽은 어떻습니까?”
“특임 1단이 잠입시킨 정보원에 따르면 그 둘이 조만간 만날 모양이야.”
“어디서 만나는 겁니까?”
“그건 몰라. 그 정보를 마지막으로 특임 1단에서 심어 놓은 정보원이 죽었거든.”
“다잉 메시지 같은 건 없었습니까?”
“없어.”
정보원이 죽었다는 건, 이제 마그네스에서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움직이겠단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케르베로스의 설립 선포.
그것에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하다.
“둘이 모이는 이유는 본격적인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겠군요.”
“그렇다고 봐야지. 버닝헬 함선도 터트리고, 탈옥까지 시킨 놈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으니까.”
“소장님의 계획대로 움직이겠군요.”
버닝헬의 소장 루켈이 그린 그림.
“그래. 마그네스는 이제 물불 가리지 않고 우리를 죽이려 들 거고, 그들과 손을 잡은 귀족들은 몸을 사리겠지. 그러면서 마그네스, 그들과 손을 잡은 귀족들 사이에 균열이 생길 거고, 우린 그 틈을 노려 둘 다 잡으면 되는 거지.”
“그럼 저흰 어떻게 움직이는 겁니까?”
“훈련이 끝나면 신입들을 크게 두 개 조로 나눌 거야. 그리고는 내가 하나, 네가 하나씩 맡아서 대장 녀석들을 동시에 노릴 생각이야.”
데이론이 두 명의 사진을 내밀었다.
불개미와 불곰.
“누구 맡을래?”
비교적 내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건 불곰이다. 그래서 불곰이 그려진 사진을 찍었다.
“불곰을 맡겠습니다.”
“그럼 내가 불개미를 맡아야겠네.”
데이론이 어지럽혀져 있는 양피지 중 두툼한 걸 내게 건넸다.
“불곰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을 거야. 틈틈이 보면서 분석하고 세부 계획을 세워 봐. 판 짜는 건 기가 막히게 짜잖아?”
“알겠습니다. 혹시 알아 두면 좋을 게 있습니까?”
“그 녀석 뒤에 있는 놈. 맨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해 봐.”
양피지를 쭉 넘겨 가장 마지막에 있는 내용을 확인했다. 불곰과 손을 잡은 귀족 명단이 있었다.
그중 가장 상단에 적힌 이름.
라비노 왕국의 단테 백작.
들어 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데이론이 식은 커피를 전부 입에 털어넣었다.
“그 자식을 조심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