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80)
80화 특훈 (3)
버닝헬 지역 신규 업데이트.
없데이트로 욕을 먹던 게임사가 정말 오랜만에 내놓은 업데이트였기에, 남아 있는 유저들은 정말 많은 기대를 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혹시나 점검이 조기 완료가 될까 싶어서 밤을 새워 가며 점검이 끝나길 기다렸고, 점검이 끝나는 대로 게임에 접속했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내뱉은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났다.
‘미친놈들…….’
단순한 신규 지역 업데이트가 아니었다.
초대규모 업데이트.
업데이트 이후의 베른 대륙은 너무나도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버닝헬 지하 감옥에 열린 마계의 문.
그 문을 통해 마족들이 대륙으로 나왔고, 마족들을 등에 업은 마신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핵심 줄거리.
그 줄거리에 맞게 대륙의 판세도 바뀌어 있었다.
대륙을 지배했던 여섯 왕국은 마신교에 의해 전부 무너지고, ‘육왕국’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모였다.
이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시즌 2에서 몰락과 함께 사라졌던 오베르크 제국이 부활이었다.
-오베르크 제국이 무너지고, 제국의 생존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음지로 가 범죄 조직을 만들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범죄 조직은 7개로 통합되었고, 후에 7대 범죄 조직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건 버닝헬 지역이 업데이트되면서 공개되었던 설정집에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 그들을 하나로 규합한 조직.
‘다크니스 세븐.’
불사신 바하드와 검은 손 마렉 카지노가 속해 있던 집단.
-다크니스 세븐은 범죄 조직들을 규합해 오베르크 제국의 부활을 선포했다.
그렇게 부활한 오베르크 제국이 육왕국, 마신교와 함께 대륙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볼륨.
이건 버닝헬 업데이트가 아닌, 베른 대륙기의 대격변 패치에 가까웠다. 그만큼 다양한 퀘스트들이 생겼고, 새로운 정보들이 풀렸다.
그중엔 마그네스에 대한 것도 있었다.
오베르크 제국에 대한 퀘스트를 밀다 보면 마그네스에 대한 정보를 종종 얻을 수 있었다.
불곰과 불개미의 행적.
그들이 어떻게 버닝헬에 잡혔는지.
마그네스의 수장인 카예스는 어떻게 됐는지.
등등.
그 과정에서 자잘한 귀족들 이름이 나왔던 건 기억나지만, 그중에 단테 백작이란 이름은 단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었다.
“단테 백작이라…….”
데이론은 그가 위험하다고 했다.
‘단테 백작이 불곰과 연관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어. 그 뒤로 단테 백작의 뒤를 파 보려고 했는데. 그에게 붙었던 특임단은 전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어.’
라비노 왕국 내부에서도 알려진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아 단테 백작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이런 녀석이 게임에서 이름 한번 나오지 않았단 건 둘 중 하나다.
거품이 낀 녀석이거나.
다른 이름으로 활동을 했거나.
마그네스와 손을 잡은 이들 중엔 암호명을 쓰는 이들도 있었으니,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결국엔 직접 정보를 캐는 수밖에 없겠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주어진 정보가 적어서 추리를 할 수가 없었다.
조심해야 하는 인물.
머릿속에 그 정도만 담아 두고 지워 버렸다. 답도 안 나오는 것에 고민하는 건 시간 낭비니까.
우웅!
-레딘, 큰일 났어!
귀걸이에서 들리는 헤더의 다급한 목소리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갈게.”
책상에 어지럽혀져 있는 양피지들을 대충 정리한 뒤, 별장을 나와 숲 안에 마련된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신입들이 모여 있었다.
“그만하란 소리 안 들려!”
“넌 뭔데 끼어드는 거냐? 교관 따가리 주제에, 내가 누군진 알아?”
무리를 지어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자, 주먹다짐을 했는지 얼굴에 생채기가 있는 두 명이 보였다.
그 옆엔 상기된 얼굴로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는 세리아가 있었다.
상황은 단번에 이해가 갔다.
두 명이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세리아가 말리려 했으나 역으로 불똥이 튄 모양이다.
시선을 돌려 싸운 두 녀석을 바라봤다.
1차 훈련을 통과하면서 다시 어깨가 잔뜩 올라갔는지, 둘 다 날 선 눈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억에 있는 놈들이다.
1차 훈련에서 가장 마지막에 통과한 녀석들. 탈락시킬까 하다가 2차 훈련까진 지켜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턱걸이로 통과시킨 놈들이다.
“너희 둘. 내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왼쪽에 있는 붉은 머리의 신입이 입을 열었다.
“교도관 출신 상관을 존중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잘 아네? 그런데 왜 얘가 얘기하는 건 귓등으로도 안 쳐 듣고 개기는 거냐.”
“저 여잔 저희의 상관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개겼다?”
짝!
녀석의 뺨을 후려쳤다.
붉게 달아오른 뺨과 함께 붉은 머리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수치심.
눈빛에 살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하아…… 씨…….”
“내가 분명 얘기했지. 이곳에 속해 있는 동안은 그에 맞게 행동하라고. 너흰 귀족이 아니라 훈련받으러 온 햇병아리야. 그걸 잊으면 안 되지.”
살기 어린 눈빛을 마주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슬슬 다시 분위기를 잡을 때가 됐다.
“꿇어.”
“…….”
“꿇으라고 새끼야.”
붉은 머리가 주먹을 꽉 쥐며 부르르 떨었다. 주위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난 크레인 왕국의 후라펜 백작의…….”
“어쩌라고.”
허리를 세우고 어깨를 펴는 붉은 머리를 보며, 마나를 끌어 올렸다. 녀석의 종아리를 진심으로 걷어찼다.
퍽!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녀석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크윽!”
자세를 낮추며 붉은 머리를 내려다봤다.
“네가 누구 자식인진 궁금하지 않아. 넌 그냥 케르베로스에 들어온 이상, 우리가 시키는 명령만 잘 들으면 되는 거야.”
“……까드득.”
“꼬와? 꼬우면 꺼지던가. 안 붙잡아. 너 같은 새끼 하나 없어도 우리가 하는 일에 지장 없어.”
“날 이런 식으로 취급한 걸 후회하게 될 거야…….”
“이젠 그 대사도 질린다.”
어차피 턱걸이로 통과한 놈이다.
굳이 잡고 있을 필욘 없다.
“그냥 꺼져라.”
“누구 맘대로!”
“내가 또 하나 얘기하지 않았나? 마음에 안 들면 그냥 퇴출이라고.”
녀석이 한쪽 발로 자리에서 일어나 내 멱살을 잡아챘다.
“네가 뭔데. 단장 데려와.”
멱살을 잡고 으르렁거리는 꼴에 살짝 화가 났다.
이 새끼가 끝까지 얕보네?
손을 뻗어 녀석의 목을 잡았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녀석을 들어 올렸다.
“컥!”
녀석이 발버둥 칠수록 손에 힘을 실었다. 파랗게 얼굴이 뜨는 녀석을 보며 싸늘하게 내뱉었다.
“볼일 때문에 버닝헬에 가셨으니까. 나가는 길에 버닝헬 들러서 직접 따져.”
붉은 머리를 옆에다 던졌다.
털썩!
“쿠웨에에엑!”
헛구역질하며 토하는 녀석을 두고, 주위에 모여 있는 신입들을 보며 다시 한번 경고했다.
“말리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던 너희들 전부 다 경고 1회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확실하게 알아 둬. 교관님들이 알려 주는 지식과 경험이 없다면, 너흰 하루도 못 버티고 죽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배워라.”
“예!”
후우.
“마지막으로 어쭙잖은 기싸움 하지 마. 조만간 너희들끼리 서열 정리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줄 테니까.”
“예!”
* * *
포올라 마을.
라비노 왕국과 크레인 왕국의 국경 사이에 끼어 있는 곳이다. 전쟁의 여파로 사람들이 전부 떠나 폐허가 되어 버린 마을.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 한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앞에서 걷는 남자.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
마치 곰을 보는 듯한 큰 덩치를 가졌으며, 인상 또한 매우 투박했다. 보는 사람의 심장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그가 두른 망토에는 부엉이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7대 범죄 조직 중 하나인 마그네스.
남자는 마그네스 조직의 보스 바로 밑에서 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불곰이었다.
“시가.”
“여깄습니다.”
불곰은 부하가 건네는 시가를 입에 물었다. 그러자 부하가 마법을 이용해 불을 붙이고 뒤로 빠졌다.
“후우.”
진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불곰이 걸음을 옮겼다.
“불개미 새끼는 어디래?”
“곧, 도착할 거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여간, 자기가 주인공인 줄 안다니까, 재수 없는 새끼.”
불곰은 무너진 집들을 지나치다가, 멀쩡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 건물 앞에 섰다.
그 순간 뒤를 따라오던 부하들이 건물 주변을 둘러싸며 경계를 섰다. 불곰은 시가를 한껏 빨며 안으로 들어갔다.
외관과는 다르게 깔끔한 내부.
고급 소파가 넓게 깔려 있었고, 넓은 탁자 위에는 마약부터 담배, 온갖 고급 술과 안주들이 깔려 있었다.
“후우.”
불곰이 소파에 앉았다.
시가를 물면서 술병 하나를 들어 뚜껑을 따고 그대로 입에 들이부었다.
목을 타고 흐르는 액체.
꿀꺽.
“크으으으.”
손등으로 입을 닦고 다시 시가를 물면서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낯익은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마른 체형.
딱 달라붙는 옷과 긴 코트를 입은 남자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 불곰의 맞은편에 앉았다.
“후우. 담배 냄새. 차라리 약을 빨아, 새끼야.”
“내가 아는 개미는 부지런하던데.”
“일 처리 좀 하느라 늦은 것 가지고 지랄할 거냐?”
“맨날 늦으니까 하는 소리 아니야.”
불개미가 고개를 저었다.
“아, 됐고. 왜 부른 건지나 말해.”
“후우. 최근에 보스랑 연락한 적 있냐?”
“없어. 너랑 저번에 본 게 마지막이야. 왜?”
“버닝헬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려고 했지. 우릴 잡으려고 무슨 특수 조직까지 만들었던데.”
“아, 그거?”
불개미가 실실 웃자 불곰이 미간을 찌푸렸다.
“뭐 아는 거라도 있냐?”
“각 왕국에서 인원을 차출했다던데?”
“차출?”
“우릴 잡고는 싶은데 버닝헬 내부엔 그럴 만한 놈들이 없으니, 각 왕국에서 인원을 땡겨 온 거지.”
“그런 정보는 누구한테 들은 거냐.”
“내 쪽에 있는 귀족 아들 하나가 그곳에 들어간 모양이야. 그 새끼 통해서 들었지, 뭐.”
불개미는 앞에 있는 술 중 하나를 골라 잔에 따랐다. 여유롭게 술을 마시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불곰을 보며 손사래를 쳤다.
“야야.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그래 봐야 오합지졸이야.”
“그런 놈들한테 테리도 잡혔어.”
“그 새낀 병신이잖아.”
“그것도 맞긴 하네.”
“버닝헬 쪽은 어차피 내 쪽에서 정보 물어다 줄 테니까. 그때 맞춰서 싹 쓸어버리면 문제없을 거야. 오히려 문제는 다른 쪽이지.”
불곰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불개미의 말처럼 최근 들어 다른 조직에서 시비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피에르나 헤칸.
마그네스에 버금가는 세력에서 간을 보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큰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전쟁에서 이기면 얻을 것들이 많을 테니까.
그러나 그 밑에 있는 별것도 아닌 놈들까지 간을 보고 있었다.
불곰이 술병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보스가 없다고 깝치는 건 아닐 텐데. 뭘 믿고 개기는 걸까?”
“딱 봐도 뻔하지. 최근에 귀족들 모가지 썰고 다니는 애들 있잖아. 다크니스 세븐이라고 했나?”
“그런 잡것들한테 붙었다고?”
“붙었는진 모르지. 그냥 그 새끼들이 나타나고 분위기가 뒤숭숭하니까, 뭔 짓을 저지르지 않을까 싶은 거지.”
“그냥 싹 다 쓸어버릴까?”
“보스 허락도 없이? 아서라. 그날로 모가지 댕강이다.”
“그럼 그냥 지켜만 봐?”
“보스가 돌아올 때까진 큰 사고 안 치고 잠잠히 있는 게 최고야.”
“젠장! 열불 터지네.”
불곰은 술병에 시가를 쑤셔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본 불개미가 술잔을 들어 올렸다.
“술이나 더 마시고 가.”
“됐고. 그 버닝헬 새끼들은 언제쯤 움직일 것 같냐? 그 새끼들한테라도 좀 화를 풀어야 할 것 같은데.”
“이제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