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82)
82화 대마법사의 욕망 (2)
버닝헬 업데이트 전까지 베른 대륙에 체력, 마나 포션, 각종 도핑류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았다.
-포션도 없는 게임이 말이 되냐?
-개망겜.
욕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시스템은 배른 대륙기의 매력으로 자리를 잡았고, 유저들은 효율적인 사냥을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회복력을 올려 주는 아이템들을 맞추고, 다른 직업이 가진 버프 스킬들을 조합하면서 효율을 끌어 올렸다.
다만, 체력 같은 경우엔 사제를 동행한다면 쉽게 채울 수 있지만, 마나 같은 경우엔 회복력을 올리는 수밖에 없어서 아이템의 가치가 매우 높았다.
그중 0티어급이라 불리는 아이템.
대마법사의 욕망
마법사 랭킹 1위였던 유명 랭커가 게임을 접으면서 이 아이템에 대한 정보가 공개됐다.
-마나를 쓰면 쓸수록 마나통이 늘어나는 효과.
-랭킹 2위 마법사와 마나통 차이가 3배.
-필드 보스 한 방 컷.
마법사들은 마나의 소모량으로 스킬의 위력이 달라지는 만큼, 대마법사의 욕망이 가지는 가치는 상상을 초월했다.
단순 현금으로 비교할 수 없는 아이템.
-겜 너무 쉬워서 접는 거임.
-어디서 주웠냐는 말이 많은데, 바라마 백작령에서 주웠음.
-또 나올진 나도 모름.
랭커들은 높은 순위에 오르기 위해, 그 외에 나머지 유저들은 일확천금을 위해.
바라마 백장령으로 모였다.
넓은 영지를 전부 수색하고 npc와 대화를 걸면서 정보를 찾아다녔지만, 그 누구도 흔적을 발견한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커뮤니티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마법사 랭킹 1위이자, 대마법사의 욕망을 가지고 있던 유저가 올린 글.
-아, 깜박하고 이야기 안 했네. 이거 고유 아이템이라 게임에 하나밖에 없는 거야.
그날 커뮤니티는 그 유저에 대한 욕과 비난으로 도배가 됐다.
-개x끼야! 주소 불러라.
-오함마로 뚝배기 날려 버릴 새끼!
-지나가다 뒤통수 따가우면 조심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커뮤니티 유저들은 아이템을 어떻게 얻었는지 물어보았지만.
랭커는 다시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렇게 대마법사의 욕망이란 아이템은 실존하지만, 바라마 백작령에서 얻었다는 정보 외에 모든 것이 비밀로 남게 되었다.
그 뒤로 빡친 유저들이 바라마 백작령에서 얻었단 정보도 거짓말이 아니냔 이야기를 했었는데.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네.”
아라키스의 눈에 보이는 초록색 선.
가지고 있는 정보가 없어서 이게 대마법사의 욕망이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느낌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초록색 선을 따라 거리를 걸었다.
점점 진해지는 초록색 선이 가리키고 있는 건 낡은 건물이었다. 창문 너머로 내부가 보였다.
오래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골동품 가게?”
잠시 분위기를 살피다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안 계십니까?”
큰 소리로 불렀지만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았다.
깨끗하게 청소된 걸 보면 분명 주인이 있는 것 같은데, 잠시 외출을 나간 모양이다.
일단.
물건부터 확인해 볼까.
천천히 가게 안으로 들어가 진열장 쪽을 확인했다. 초록빛이 나는 반지 하나가 보였다.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랜 시간이 흘러 곳곳에 금이 가 있는 반지. 가장 위에는 푸른 보석이 박혀 있었다.
반지를 집어 들었다.
[정체 모를 자의 저주가 담긴 반지.]-저주를 풀어야 합니다.
-저주를 풀어야 합니다.
-저주를 풀어야 합니다.
“제대로 찾아왔네.”
반지를 챙겨 들고 계산대 쪽으로 가자, 때마침 문을 열고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노인이 안으로 들어왔다.
“가게 주인이십니까?”
“그렇네만.”
“이 반지 파시는 겁니까?”
노인이 눈을 가늘게 뜨며 반지를 확인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가져가시게.”
“값을 지불하겠습니다.”
“됐네. 어차피 이 안에서 평생을 썩혀야 했을 녀석인데. 지금이라도 제 주인이 나타난 것 같으니 가져가게.”
“감사합니다.”
“대신 조심히 다루게, 꽤 거친 놈이니까.”
의미심장한 이야기에 몸을 돌리려는 찰나, 무형의 힘에 의해 몸이 가게 밖으로 끌려 나갔다.
동시에 가게 문이 닫혔다.
쿵!
멍하니 가게를 바라보자, 이번엔 신기루처럼 가게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건물이 있던 자리를 쳐다봤다.
뭐지.
이런 식의 히든피스는 또 처음이라 적응이 되질 않지만. 방금 만난 노인이 평범한 이가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누굴까.
베른 대륙기에서 마법으로 유명했던 NPC들은 많았지만, 방금 보았던 노인은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
잠시 고민을 해봤지만.
역시나 생각은 하나로 좁혀졌다.
“이 반지를 만든 대마법사?”
그게 아니고선 설명이 되질 않았다.
자연스럽게 왜 대 마법사가 이런 곳에 있었는지, 왜 반지를 넘겼는지, 그리고 왜 사라졌는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지금은 답을 내릴 수 있는 것들이 없었다. 궁금증은 잠시 한쪽으로 미뤄두고 반지를 들어올렸다.
“이래서 못 찾았구나.”
아이템을 한번 얻으면, 얻을 수 있는 장소 자체가 사라지니. 다른 사람이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고개를 저으며 반지를 들었다.
저주의 힘은 신성력으로도 가능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정화의 힘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우웅!
반지에 정화의 힘을 담았다.
그러자 반지에 새겨져 있던 금이 사라지면서 깨끗한 형태로 복구가 되었다.
[대마법사의 욕망]-주변에 퍼져 있는 마나를 끌어모아 회복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립니다.
-일정 수준의 마나를 사용할 때마다 마나홀/써클이 성장합니다.
-하루에 1시간만 사용 가능합니다.
손가락에 반지를 끼자, 마나홀로 모이는 마나가 느껴졌다.
그 수준을 확인한 뒤, 일정 부분의 마나를 소모했다. 마나가 차오르는 속도는 빨랐지만, 마나홀의 크기는 체감이 오지 않았다.
“이건 여러 번 쓰면 체감이 올 거고, 평상시에 끼고 다니긴 힘들겠네.”
반지를 빼서 아공간 주머니에 넣었다.
이곳에 온 목적도 이뤘고, 모이기로 한 시간도 다 되어 가기에 걸음을 옮겨 텔레포터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오셨습니까.”
텔레포터에는 뿔뿔이 흩어졌던 인원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
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원래는 이 근처에 있는 불곰의 작업장을 치려고 했는데, 정보원으로부터 급보가 들어와서 그곳부터 갈 거다.”
살짝 분위기를 살폈다.
첩자가 있다면 바라마 백장령 근처에서 일이 벌어질 거라 보고했을 거다. 당황하는 이가 있나 둘러봤지만, 딱히 티가 나는 인원은 없었다.
첩자가 없다고 확신하긴 이르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첩자를 잡기 위한 판을 깔아 놓았으니, 시간이 흐르면 알아서 밝혀지게 될 거다.
“가자.”
* * *
텔레포터를 이용해 라비노 왕국 북쪽 숲으로 이동했다.
울창한 숲 한쪽에 잠시 모였다.
신입들이 조금은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첫 임무에서 오는 부담감들이 느껴졌다.
“간단한 임무 브리핑 후, 바로 작전에 들어갈 거다.”
미리 준비한 지도를 꺼내 나무에 펼치고, 작은 단검으로 고정시켰다.
지도에 그려진 목적지.
붉은 원이 쳐진 곳을 가리켰다.
“불곰이 가지고 있는 마약 제조장 중의 한 곳이다. 우린 오늘 이곳을 치고 제조장을 관리하는 머리를 체포할 거다.”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동 경로는 이렇게.”
현재 위치를 가리킨 다음, 목적지까지 일직선으로 쭉 그었다.
“목적지 근처까지 단번에 이동한 뒤. 주변을 살피고, 바로 진입할 거다.”
은발 머리 휴고가 손을 들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뭐지?”
“중간에 적들을 만나면 어떻게 합니까?”
“전부 죽여.”
내 말에 신입들이 침을 삼켰다.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손에 십자가를 쥐고 있던 팔라딘 루크가 입을 열었다.
“신성제국에선 살인을 금하고 있습니다.”
“케르베로스는 모든 왕국의 허락하에 진행되는 거고, 그중엔 신성제국의 교황님도 있다.”
루크를 바라보았다.
“마그네스에 한해서는 살인을 해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졌단 뜻이야.”
“……알겠습니다.”
“그렇다고 적의가 없는 이들까지 죽일 필욘 없겠지. 그건 각자가 알아서 판단해.”
루크가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궁금한 거 있는 사람?”
“없습니다.”
“그럼 바로 이동한다.”
숲속을 빠르게 그리고 조용하게 움직이며 머릿속에 있는 정보들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마그네스 조직은 전 대륙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중 불곰은 라비노 왕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컸다.
불곰이 뇌물을 먹인 귀족들.
단테 백작이 뒤에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 녀석 말고도 다른 귀족들이 얼마나 엮였는진 알 수 없었다.
물론, 알고 있다 해도 쉽게 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백작 이상의 귀족들.
한 나라를 지탱하는 기둥들이자, 왕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실세.
그들을 체포한다는 건.
그 왕국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과 같았다. 또한, 각 왕국에서도 백작 이상의 귀족들을 버린다는 건 자신들의 뼈와 살을 깎아 내리는 격일 거다.
왕국의 명예.
그 때문에 증거가 확실하지 않으면 왕국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다.
거기다 백작 이상의 귀족들은 각 왕국에서 영향을 행세할 수 있으니, 확실한 증거 없이 움직였다간 역으로 당할 수도 있다.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했다.
“잠시 대기.”
조용히 속삭이며 제자리에 섰다.
뒤따라오던 신입들이 몸을 숨기며 숨을 죽이는 걸 보곤 다시 시선을 돌렸다.
정면에 보이는 동굴.
어두운 밤, 산속이라 시야가 제한적이지만, 동굴 주변에 있는 횃불 덕분에 목표가 아주 잘 보였다.
불곰이 마약을 만드는 사업장.
특임 1단이 알아낸 곳이지만, 직접 치기엔 위험부담이 있어서 건드리지 못한 곳이다.
입구를 경계하는 인원은 넷.
기본적으로 검을 착용하고 있고, 허리춤에는 마법이 인챈트 된 걸로 보이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기감을 끌어 올려 동굴 내부를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의 정확한 수준이나 숫자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아마, 마약 제조를 위해 끌려온 사람이 대부분일 거다.
“모여 봐.”
내 지시에 신입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그들에게 정확한 임무 지시를 내렸다.
“세리아, 파비안. 너흰 혹시 모를 도주자를 대비해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어. 나머진 날 따라 저 안으로 들어간다.”
순간, 파비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신도 제대로 된 임무를 하고 싶다는 욕심 같은 것으로 보이지만, 원하는 대로 들어줄 생각은 없다.
파비안의 성격을 확실히 꺾기 전까진.
“아델라, 휴고. 경비병을 정리해.”
“죽입니까?”
아델라의 질문에 단호하게 답했다.
“죽여.”
아델라와 휴고가 유령걸음을 사용해 동굴 근처에 있는 경비병들에게 다가갔다.
아델라는 움직이기 전까진 주저함이 보였으나, 막상 행동에선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다.
빠르게 검을 뽑아 경비병을 정리했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이 안에 어떤 함정과 실력자들이 있을지 몰라. 항상 의심하고 경계해라.”
“예.”
그들을 데리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기척을 끌어 올리며 주변에 있는 적들을 파악하고, 먼저 몸을 날리며 검을 뽑아 들었다.
푹!
“끄윽!”
가장 앞에 있는 녀석의 심장을 찌른 뒤, 소리를 지르려는 녀석의 목을 베었다.
“끄르륵!”
피거품을 물며 쓰러지는 둘.
검에 묻은 피를 털면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길 앞에 두 명의 경비병이 있었다.
그 너머에 보이는 작업장.
마스크를 쓴 작업자들과 무기를 들고 있는 마그네스의 조직원들이 보였다.
“너흰 뭐야.”
“저거…… 버닝헬 아니야?”
경비병들이 중얼거리다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