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89)
89화 단테 백작의 음모 (2)
야트란의 기억이 들어왔다.
나무로 된 탁자 위에 올려진 수십 개의 단검. 야트란은 그곳으로 걸어가며 단검 하나를 들어 올렸다.
-작업은 다 끝났어?
-예.
검집에 새겨진 화려한 문양.
야트란이 단검을 뽑자, 검신에는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글자가 적혀 있었다.
-초대장은 잘 만들어졌고.
이번엔 검 자루 끝을 살살 돌리자, 작은 공간이 나타났고. 그 안에서 봉지에 담긴 약을 꺼냈다.
-약도 확실히 넣었고. 오케이.
야트란의 시선이 탁자 왼쪽에 있는 양피지로 향했다.
파티에 초대된 귀족의 목록.
-이제 목적지로 보내.
그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야트란의 기억은 끝이 났다.
“단검이 초대장이라…….”
그림자 분신을 이용해 수갑을 풀고, 손목을 만지면서 작업대 밑으로 내려왔다.
바닥에 쓰러진 야트란.
이 녀석 덕분에 파티에 초대된 귀족들의 명단과 초대장에 대한 걸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고맙다.”
걸음을 옮겨 문 앞으로 움직였다.
이곳에서 볼일은 끝났다.
문 옆에 놓여 있는 기름통을 들어 내부에 뿌린 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찌익!
파이어 볼 스크롤을 찢자.
불덩이가 날아가 기름과 함께 폭발했다.
콰아아아앙!
건물을 집어삼킨 화마.
활활 타오르는 건물을 보며 마을을 둘러보았다. 다른 곳에서도 마그네스 조직원들이 건물을 불태우고 있었다.
바이칼은 이미 마차를 타고 떠난 상황.
남아 있는 놈들은 떨거지나 다름없었다. 그렇다 해도 내가 살아 나갔다는 정보를 남길 순 없으니.
불을 지르는 마그네스 조직원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크악!”
거침없이 적의 목을 베었다.
비명을 듣고 다가오는 새로운 적들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검으로 녀석들을 베고, 감시자의 눈을 이용해 근처에 있는 적들을 파악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정리한 뒤.
마을을 빠져나와 케르베로스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카베라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은신처.
목적지에 도착하니, 세리아가 다가왔다.
“왔어?”
“나머지 애들은?”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 너도 왔으니까 이제 특수 수송단에 연락할게.”
“그래.”
사람 하나 들어갈 정도의 틈.
그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공간이 나왔다. 수갑을 차고 있는 휴고,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나머지 인원들.
“부단장님, 저…… 전 아닙니다!”
“잠깐 입 좀 막아 놔.”
루크가 신성력을 사용해 휴고의 입을 막았다. 발버둥 치는 휴고를 두고 나머지 인원들을 바라봤다.
“먼저 다들 고생했다.”
“아닙니다.”
“조금 지치고 힘들겠지만 녀석들의 꿍꿍이를 알아낸 지금, 쉴 시간 없이 바로 다음 임무에 들어가게 됐다.”
시선을 돌려 루크를 바라보았다.
루크가 첩자인 것을 알고도 잡지 않은 건, 그걸 철저하게 이용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단테 백작이 여는 행사의 위치와 참가자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 그래서 우린 지금부터 그 행사에 몰래 잠입할 생각이다.”
말은 잠입이라고 했지만.
단테 백작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백작령은 절대 잠입할 수 없는 곳이었다.
초음파 탐지.
영지 곳곳에 퍼트린 박쥐들이 발사한 초음파로 거대한 지도를 만드는 능력.
한마디로 단테 백작은 백작령 전체를 감시하는 cctv를 가지고 있는 꼴이었다.
더군다나 단테 백작의 영지엔 텔레포터를 사용할 수 없게 해 놨고, 유령걸음 같은 것으론 단테 백작을 속일 수 없었다.
영지에 들어갈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단테 백작이 우리의 정체를 알아내고, 자신의 영토에 들어오게 만드는 것. 그래서 루크가 단테 백작에게 정보를 넘기는 게 중요했다.
“지금부턴 2인 1조로 한 팀이 되어 움직일 거다.”
뒤늦게 들어온 세리아를 확인하고, 짝을 지어 주었다.
“세리아와 루크는 라비노 왕국의 이반 백작의 둘째 아들로. 아델라는 리에나 교관님과 함께 크레인 왕국의 블레노 공작의 셋째 딸로. 파비안은 나와 함께 애드리안 왕국 8왕자로 분장한다.”
“그들이 전부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들입니까?”
아델라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본부로 돌아가면 각자 VIP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고, 그들의 근처에서 추가로 정보를 모으는 게 1차 임무다.”
“…….”
“그리고 일주일 뒤, 행사 장소로 이동하는 그들의 마차를 노려서 VIP들을 제압하고, 그들로 분장해서 행사에 대신 참여한다.”
루크가 손을 들었다.
“그곳에 잠입하는 목적은 어떤 것입니까?”
“행사에 참여한 귀족들을 잡고, 단테 백작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 증거를 잡는 게 목적이다.”
“단테 백작의 정체라는 건…….”
“녀석이 뱀파이어라는 정보를 얻었다. 하지만 직접 확인하진 못했어. 그래서 이번 행사에 잠입해서 진실을 알아낼 생각이야.”
루크를 쳐다보았다.
“만약 단테 백작이 진짜 뱀파이어라면 신성제국의 기사인 네 도움이 크게 필요할 거야.”
“신전에 한번 들러서 그에 대한 정보도 확인해 보겠습니다.”
대놓고 정보를 넘기겠다고 말하는 루크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예상대로 움직여 주는구나.
“그래.”
루크가 첩자인 것을 알고도 잡지 않은 건, 그걸 철저하게 이용해 먹을 생각이기 때문이다.
단테 백작이 뱀파이어란 정보.
그건 단테 백작에게 있어 아킬레스 건과도 같았다. 진실을 알고 있는 자는 최측근과 자신이 뱀파이어로 만든 이들뿐.
그게 루크를 통해 단테 백작에게 넘어가는 순간, 단테 백작은 최측근을 의심하면서 우리 쪽에 신경을 쏟기 시작할 터.
분명 궁금해할 거다.
어떻게 정체를 알아냈는지.
또한, 더욱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우리가 잠입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가만히 지켜볼 가능성이 매우 컸다.
또 하나의 왕국인 단테 백작령.
뱀파이어의 능력으로 소리 소문 없이 처리하기도 좋고, 여차하면 시치미 떼기도 좋았다.
시체를 없애 버리고 못 봤다고 잡아떼면 그만이니까.
그리고.
케르베로스의 실력자들은 단테 백작에게 있어 뱀파이어로 만들기 좋은 재료들이었다.
그걸 놓칠 리가 없다.
“겁먹을 것 없어. 뱀파이어라 해 봐야 성수 하나면 상대할 수 있는 놈들이니까.”
적당히 깔보는 뉘앙스까지.
이러면 단테 백작의 성격상 더더욱 불타오를 거다.
“알겠습니다.”
“그럼 본부로 가는 순간 알아서 움직이고, 일주일 뒤 행사장에서 다시 보는 거로 하자.”
“예.”
힘찬 대답과 함께 은신처를 빠져나왔다. 특수 수송단에서 도착해서 만들어 놓은 텔레포트 마법진.
그 위로 조원들이 올라섰다.
휴고를 데리고 온 루크가 나를 보며 물었다.
“이 녀석은 어떡합니까?”
“내가 직접 심문할 거야.”
* * *
브롤 항구에 있는 창고.
의자에 앉은 휴고가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저…… 전 진짜 아닙니다.”
“알아.”
내 말에 휴고가 벙찐 표정을 지었다.
“예?”
“첩자 아닌 거 안다고.”
허리춤에 있는 열쇠를 이용해 휴고의 팔다리에 달려 있는 수갑을 제거했다. 손목을 어루만지던 휴고가 침을 삼키며 나를 쳐다봤다.
“뭡니까.”
“먼저, 사전 설명 없이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 미안하다.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조직 내부에 첩자가 있는데, 그 녀석을 좀 더 이용하고 싶어서 너를 첩자로 몰아갔다.”
“진짜 첩자가 있다는 겁니까?”
“그래.”
“그게 누굽니까. 이대로 첩자를 두실 겁니까?”
“걱정 마. 이번 임무가 끝나면 첩자는 정리할 거야. 그러면 자연스럽게 정체도 알게 되겠지.”
“그럼 절 체포하시고 여기까지 데려오신 건…….”
“따로 맡길 일이 있어.”
준비해 온 자료를 넘겼다.
“이게 뭡니까?”
“신성제국의 다크나이트 소속 팔라딘, 마누엘이라는 자를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해 줬으면 해.”
“……단테 백작이 진짜 뱀파이어라는 겁니까?”
“그래.”
“하지만 뱀파이어는 예전에 있었던 마족과의 전쟁에서 멸망한 종족 아닙니까?”
설정상 그렇게 알고 있는 게 맞다.
하지만 여기서 구구절절 설명하고 휴고를 이해시키고 있기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대답 없이 휴고를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못 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말해.”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일을 맡기는 만큼, 잘해 줄 거라 믿을게. 일주일 뒤, 단테 백작령에서 만나자.”
“알겠습니다.”
* * *
애드리안 왕국의 수도.
유명한 음식점에서 주문을 하고, 의자에 앉아 주변 분위기를 감상했다.
한 왕국의 수도라 그런지.
고급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이들이 많았고, 귀족이 많은 만큼 그들을 보필하는 사용인들도 많았다.
인파로 복잡한 거리 속에서 파비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대로 걸어와 내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VIP는 어딨습니까?”
“궁.”
우리의 목표인 8왕자.
일주일 전, 시내를 돌아다니던 8왕자에게 감시자의 눈을 사용했다.
그 뒤로 8왕자의 움직임을 따라가면서 그의 행동 습관이나 말투 같은 것을 조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직 출발 안 했습니까?”
“조급해하지 마.”
“…….”
종업원이 요리를 가지고 나왔다.
“이거 먹고 슬슬 움직이면 될 것 같은데.”
접시에 담긴 스테이크를 썰면서 맛을 음미했다. 가볍게 음료수도 마시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파비안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비비안은 어떻게 알고 있는 겁니까.”
일주일간 별다른 대화 없이 보내다가, 마지막 날 물어보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왜. 그녀랑 아는 사이라니까 질투라도 나?”
“예.”
솔직하네.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별다른 사이 아냐. 그냥 예전에 라비노 왕국의 1왕자에 대한 소식을 듣다가 그런 이름을 들은 것 같아서 기억하는 것뿐. 얼굴을 본 적도 없어.”
그동안 낯빛이 어둡던 파비안의 얼굴이 환해지는 게 느껴졌다.
요즘 들어 말도 잘 듣고.
사실 꽤 괜찮은 놈인데, 1왕자와 비비안의 일로 망나니가 된 게 아닐까 싶다.
“그럼…… 하나만 더 물어봐도 됩니까?”
“뭔데.”
“단테 백작이…… 그거라면, 비비안도 그게 됐을 확률이 높은 겁니까?”
“그건 모르지.”
비비안이 언제 뱀파이어가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는 부분이다.
지금 당장 뱀파이어가 됐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 이후에 무슨 큰일이 벌어지면서 뱀파이어가 됐을 수도 있다.
다만.
“마음의 준비는 해 둬.”
비비안이 뱀파이어가 되었다면, 여섯 왕국의 입장에선 적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를 지키는 자가 될지.
아니면 버리고 살아남을지.
선택의 몫은 파비안의 것이었다.
“……예.”
“슬슬 움직이나 보다.”
감시자의 눈으로 인해 8왕자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곤 얼마 있지 않아 위치가 느껴지지 않았다.
텔레포트를 이용해 멀리 이동한 모양.
자리에서 일어나 음식값을 지급하고 텔레포터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라비노 왕국의 북동쪽. 라트리아 호숫가로.”
텔레포터를 타고 이동을 했다.
한순간에 바뀌는 주위 풍경.
정면에는 넓은 호수와 함께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것이 보였다.
라비노 왕국의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
감시자의 눈에 왕자의 위치가 다시 잡혔고, 그곳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멀지 않은 곳에 마차를 타는 8왕자가 보였다.
8왕자가 이곳으로 온 이유.
그건 단테 백작이 마련한 행사 장소는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겸사겸사 몰래 움직이기도 좋고.
“마을에서 떠나고 주위에 보는 사람들이 없을 때 노릴 거야.”
“예.”
파비안과 함께 몸을 움직였다.
마을을 떠나는 마차를 따라 빠르게 달리면서 거리를 두고 쫓았다.
그렇게 한참을 이동한 뒤.
잠시 마차가 멈춰 서더니, 바지춤을 잡은 왕자가 마차에서 내려 숲속 깊은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선을 돌려 파비안을 바라봤다.
“네가 마차 쪽을 맡아. 왕자와 호위 기사는 내가 제압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리곤 몸을 날려 왕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오줌을 누고 있는 왕자.
근처에서 호위 중인 기사.
저 둘을 죽일 필요는 없다.
그저 하루 동안만 기절해 있으면 된다.
유령걸음을 사용해 왕자의 뒤로 다가가 목을 내려치고, 바로 호위 기사에게 달려가 주먹으로 명치를 후려쳤다.
“커…….”
입을 틀어막고 조용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왕자와 호위 기사를 데리고 마차로 돌아오니, 이쪽도 정리가 끝나 있었다.
마차 안에 전부 태우고.
마부의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반면에 파비안은 왕자의 옷을 뺏어 입고, 얼굴을 보며 분장을 시작했다.
파비안이 왕자를 맡은 이유는 별것 없다.
망나니 왕자.
그걸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놈이니까.
“그럼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