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in Banjiha Demon Castle RAW novel - Chapter 63
63화 고룡의 둥지 (3)
아르칸은 그 길로 아버지께 보고하기 위해 이동문을 통해 대마왕성으로 돌아갔다.
바리스탄은 아들들이 드래곤 둥지의 숨겨진 장소를 하루도 안 되어 찾았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 달려왔다.
“아르칸, 참으로 기특하구나! 뛰어난 탐색 능력을 가진 부하들이 몇 개월 동안 뒤져도 못 찾았는데, 이렇게 금방 찾다니.”
아버지의 칭찬에 뒤에서 듣고 있던 브리카와 길렉이 분해했다.
“젠장, 저렇게 칭찬받을 일이야? 자기 힘으로 찾은 것도 아니고 둥지를 지키던 용아병이 먼저 찾아온 거라더니만.”
“그냥 운이 좋은 것뿐이잖아.”
그때, 아르칸이 몸을 돌려 브리카와 길렉을 가리켰다.
“제가 찾긴 했으나, 저 혼자만의 공이 아닙니다. 형들도 함께한 덕분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 그래?”
그 말에 아버지가 반색하며 되물었다.
“어, 저 녀석이 웬일이래? 정말 개심한 건가?”
“속아 넘어가지 마. 아버지 앞에서 착한 척하는 것뿐이니까.”
놀라는 길렉을 다잡은 브리카는 이를 악물더니 아버지한테 말했다.
“아닙니다. 함께하긴 했지만, 저희는 따로 찾자고 했습니다. 아르칸이 비밀 장소를 발견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됐습니다.”
‘호오.’
아르칸은 속으로 감탄했다.
아무리 자존심 때문이라고 해도 아버지 앞에서 숟가락 얹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건 마음에 들었다.
“그랬나.”
반면에 바리스탄은 브리카의 이야기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출발 전부터 그런 기색이 보이긴 했지만, 형제들이 전혀 협력 안 했다는 말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큰형 말대로이긴 하지만, 도리어 함께 움직였으면 아직 찾지 못했겠지요.”
“흥, 동정은 필요 없다.”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제가 위험에 처했다고 달려와 주셨지 않습니까?”
“아니, 그걸 어떻게!”
브리카는 깜짝 놀랐다.
분명 길렉과 함께 아르칸을 구하러 달려가긴 했지만, 구하기 전에 밖으로 나온 아르칸과 마주쳤다.
곧바로 아무것도 아닌 척 시치미를 뗐고, 아르칸도 그때부터 대마왕성에 돌아올 때까지 별말 없기에 눈치 못 챈 줄 알았다.
그러나 아르칸은 보물 창고에서 바로 나오는 바람에 원래 위치로 가는 중에 형들을 봤다.
그것도 자신을 구할 거라고 씩씩거리며 달려가는 모습을.
‘감격스러웠지.’
대마왕성에서 마주친 형들이 고깝게 구는 걸 빙의 전 아르칸의 행실 탓이라고 넘기긴 했지만.
아무래도 조금씩 기분이 상하긴 했다.
그런데 자신을 위해 나서려는 모습을 보고 그간의 앙금이 확 사라졌다.
브리카는 차마 제 입으로 말하긴 창피한지 벌게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니까…….”
“맞아. 형제가 위험에 처했는데 모른 척할 수는 없지.”
길렉도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그동안 그토록 바랐던 형제간의 우애가 드러나는 훈훈한 광경에 바리스탄이 감동했다.
“그럼 모두 함께 협력해서 찾았다고 하겠다.”
“아버지, 하지만…….”
“내 말에 토 달지 말도록.”
브리카가 반발하려고 하기도 전에 바리스탄은 단호하게 막았다.
“대신 숨겨진 장소에 있던 보물들을 모두 아르칸이 가지기로 하자꾸나. 그러면 됐지?”
“네, 알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그제야 브리카도 납득한 얼굴이었다. 길렉도 곧바로 동의했다.
그 결정에 놀란 건 오히려 아르칸이었다.
“정말 제가 다 가져도 됩니까?”
드래곤의 둥지에 숨겨져 있던 보물 창고였다.
어떤 어마어마한 보물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걸 확인도 안 하고 모두 준다니.
“그래, 못 찾았으면 어차피 영영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것들 아니겠느냐?”
‘확실히 대마왕답게 통이 크구나.’
아르칸이 감탄하는데 형들도 아버지를 거들었다.
“사양할 거 없다. 아버지 말씀대로 너에게는 그걸 다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럼, 그럼. 근데 보물 창고에는 뭐가 있었어?”
길렉의 물음에 아르칸은 솔직히 말했다.
우연히 버네르가의 보물 창고를 지키는 용아병을 만났고, 보물 창고에는 흔히 말하는 보물보다는 버네르가가 수집한 식물이 잔뜩 있었다고 말이다.
다만, 아무래도 버네르가의 시신과 자신이 데리고 있는 버네르가 저택의 용아병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딱히 저기 보물 창고에 있던 것도 아니니까.’
“용아병이라……. 하긴, 드래곤의 둥지라면 있을 법하지.”
“한번 보시겠습니까?”
“아니, 괜찮다. 그보다 네 말을 따르느냐?”
“버네르가의 식물들을 지켜 주겠다고 하니 따른다고 했습니다.”
“잘됐구나. 마왕성 내의 전력이 부족하다 들었는데, 큰 도움이 될 거다.”
바리스탄의 얼굴이 밝아졌다.
아무래도 용아병이 통제가 안 될 걸 우려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내린 임무는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뒤늦게 자식들을 내보낸 걸 알게 된 어머니한테 바리스탄은 바가지를 긁혔다. 그나마 당일에 돌아온 덕분에 짧게 끝났다.
* * *
그 후 아르칸은 다시 이동문을 타고 넘어가 버네르가의 둥지 내의 숨겨진 보물 창고를 정리했다.
정리라고 해 봐야 모조리 아공간 주머니에 넣은 거지만.
‘더 쓸모 있는 게 없는지 나중에 천천히 찾아봐야겠네.’
그러고 돌아왔는데, 형제들의 대화가 들리는 게 아닌가?
“형, 아무래도 아르칸이 정신 차린 거 같아.”
“무슨 소리야, 걔가 우리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벌써 잊었어? 그동안 당한 거 생각하면 절대로 못 믿어.”
“하긴,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끔찍해.”
브리카가 정색하자 길렉도 과거 사건이 떠올랐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질색하는 반응을 보니 빙의 전 아르칸이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궁금해졌다.
아르칸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그때 일을 회상했다.
아르칸의 의식이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영혼석 때문에 파편화됐음에도, 다행히 기억은 남아 있었다.
“크음.”
집중하기 위해 한참 동안 눈을 감고 기억을 떠올리던 아르칸이 고통 어린 신음과 함께 눈을 떴다.
그러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우우우우우우.”
되새긴 기억이 너무나도 끔찍했기 때문이다.
브리카, 길렉, 아르칸. 이 세 형제는 어린 시절에는 아주 친했다.
다만, 브리카와 길렉이 자라면서 뿔이 부쩍 커지고, 특성이 발현되면서부터 형제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아르칸이 열등감을 가졌지.’
아르칸의 괴롭힘은 사소한 데부터 시작됐다.
형들을 골탕 먹인다고 옷을 더럽히고 물건을 부수거나 거짓말로 속여 곤란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막냇동생이 장난이 좀 지나치구나 하고 가볍게 여겼던 두 형은, 아르칸과 사냥을 나섰다가 자신들에게 활을 쏜 걸 보고 심각하게 여기고 경계하기 시작했다.
물론, 당시 아르칸도 겁만 주고 해칠 생각은 아니긴 했다.
오히려 실력이 없기에 형들을 맞힐 뻔했다.
‘어떻게 변명해도 풀기 힘든 오해였지만.’
그 후로 아르칸의 괴롭힘은 수동적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안 그래도 병약한 주제에 일부러 병에 걸리거나, 식음을 전폐하고 틀어박혔다.
그러고는 가만히 있던 형들 때문에 그런다고 뒤집어씌웠다.
그 일로 어머니 속을 많이도 썩였고, 그 때문에 어머니가 화도 많이 냈다.
형들도 그 불똥이 튈까 봐 두려움에 떨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러니 형들이 싫어하지.’
그토록 형제가 있었으면 하고 바랐던 아르칸이라도 사양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래 놓고 갑자기 정상적인 척해 봐야 믿기 힘들 것이 분명했다.
‘이거 앞으로 노력을 더 많이 해야겠네.’
솔직히 억울한 마음이 없진 않았다.
그래도 자신을 구한다고 나서기도 했고, 아르칸의 의식이 사라지면서 한 말도 있으니 애써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마주칠 일이 없었다.
아르칸이 대마왕성으로 오는 길에 두 형제의 영역을 들쑤신 덕분에 각자 마왕성으로 복귀한 거였다.
이후 어머니 생일 잔칫날에 다시 오기로 했다.
‘……나중에 기회가 있을 거야.’
* * *
어머니의 생일잔치는 생일날에 시작해 사흘 동안 열린다.
아무래도 대마왕성이 떠들썩할 정도로 크게 하는 데다 마계 전역에서 축하하기 위해 손님이 오다 보니 길게 여는 거였다.
어머니는 가족들끼리 단출하게 지내고 싶어 했지만, 어머니를 그토록 아끼는 아버지도 이 일만은 물러설 수 없었다.
자신의 생일과 함께 대마왕으로서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해서였다.
대신 늘 그랬듯이 전날 밤에 가족끼리 먼저 생일 축하를 하는 자리를 가지기로 했다.
어머니는 생일 케이크를 손수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아버지가 극구 말려서 무산되었다.
‘휴, 다행이야.’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아르칸도 매운 케이크만은 딱히 맛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늦은 밤 조용히 시작된 어머니의 생일잔치 전야제는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
아버지는 아들들의 우애를 확인하고 기분이 좋았고.
형들도 아르칸에 대한 악감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어머니 앞이기에 아르칸을 무시할지언정 투덜대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소 불편한 분위기라도 할 수 있으나, 이 정도로도 아르칸은 너무나도 좋았다.
화목한 가정에서 어머니의 생일을 축하하는 식사 자리라니.
이곳이 이세계라는 점과 온 가족이 마왕이라는 점만 빼면, 그토록 꿈꿔 왔던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가볍게 음료와 다과를 들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시 조용해졌을 즈음, 아버지가 말했다.
“그럼 나부터 생일 선물을 꺼내 볼까?”
“어머, 기대되는데요?”
아버지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대뜸 커다란 태피스트리를 꺼냈다.
펼치니 사람 네다섯은 들어갈 정도로 큰 거였는데, 그 안에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았다.
다들 영문을 몰라 지켜보고 있으니 바리스탄이 설명했다.
“여기에 남기고 싶은 그림을 떠올리면 그대로 나타날 거야. 이렇게.”
바리스탄이 눈을 감고 태피스트리에 손을 대자 정말로 그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그림은 바로 어머니 아네스의 모습.
아버지가 평소 어떻게 생각하는지, 태피스트리 속 어머니의 모습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우와!”
“너무 예뻐요.”
브리카와 길렉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 말대로 원래도 아름다웠지만, 태피스트리의 속 모습은 엘프도 견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어머니는 기뻐하면서도 쑥스러운지 물었다.
“이, 이건 너무 부담스러운데요? 설마 이걸 걸어 두려는 건 아니죠?”
“나는 그러고 싶지만, 몇 번이고 지웠다가 그릴 수도 있는 거야.”
“휴. 다행이네요. 그럼 다른 그림을 한번 그려 볼게요.”
안심한 어머니는 식은땀을 닦고 아버지처럼 눈을 감고 태피스트리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태피스트리에 여러 인물이 차례대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첫째 형과 둘째 형.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르칸까지.
가족의 초상화였다.
태피스트리 안의 가족 모두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화목해 보였다.
“선물 아주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당신이 그린 거나 마찬가진데 뭘.”
아르칸도 그걸 보며 문득 저런 기능을 가진 마도구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정도로 크진 않더라도 나중에 비슷한 걸 구해 봐야겠어.’
초상화뿐만이 아니라 여러모로 활용도가 많아 보였다.
“그럼 첫째부터 선물을 꺼내 볼까?”
아버지는 자신의 태피스트리보다 더 나은 선물이 없다는 걸 자신하듯 말했다.
그러나 브리카도 자신만만했다.
“제 선물은 아주 어렵게 구한 마법 물약입니다.”
“어머, 어떤 약이야?”
“이 약을 먹으면 젊어져 피부가 탱탱해지고 머리카락에 윤기가 흐른답니다.”
“아, 고맙구나.”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브리카가 주는 마법 물약을 건네받았다.
‘근데 왜 별로 안 기뻐하시는 거 같지?’
아르칸이 의아해하는데, 아버지가 대뜸 어머니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당신은 내게 언제나 소녀요. 이런 걸 안 먹고도 늘 아름답기도 하고.”
“전 그런 뜻이 아니라…….”
눈치 빠른 브리카는 바로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자기 딴에는 어머니의 고민거리라고 생각하고 준비한 거지만, 저런 물약이 필요할 정도라는 건 달리 말하면 늙어 보인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아니야, 정말 고마워. 이걸 먹으면 네 아버지한테 더 예뻐 보이지 않겠어?”
“훗, 저는 더 실용적인 걸 가져왔습니다.”
길렉이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선물을 꺼냈다.
작은 도자기 병이었다.
“깊은 단맛이 난다는 이국의 향신료입니다.”
요리를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해서 준비한 거였다.
“고마워. 근데 단 향신료라니, 혹시 엄마의 요리가 너무 매워서 불만이었니?”
“그, 그게…….”
“어머니 요리가 맵긴 맵죠.”
아르칸의 말에 아버지와 형들이 놀란 얼굴로 쳐다봤다.
어머리의 요리를 언급하는 건 가족 내에서는 일종의 금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맛있게 매운 거잖아요. 충분히 고수의 경지에 다다랐으니 이 기회에 다른 요리도 시도해 보시는 게 어때요? 달콤한 요리도 괜찮고, 매운 것과 달콤한 것을 섞어 만들어 볼 수도 있겠죠. 매콤달콤한 요리 같은 거 말이에요.”
“매콤달콤한 요리……. 재밌겠는데?”
어머니는 금방 흥미를 보였다. 한숨 돌렸다고 생각한 길렉이 아르칸에게 억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고, 고마워.”
아르칸은 대답 대신 살짝 윙크해 보였다.
사실 어머니도 진심으로 섭섭해한 건 아니었다.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아들들을 가볍게 놀리는 거였다.
‘서먹한 관계라면 저런 장난을 아예 치지도 못하겠지.’
“그럼 이제 아르칸만 남았나. 막내가 무슨 선물을 가져왔나 볼까?”
“제 선물은…….”
아르칸은 조금 망설였다.
아버지는 물론, 형들의 선물들 모두 어머니를 생각하며 준비한 게 느껴져서였다.
반면에.
‘나만 너무 무난한 걸 준비했나?’
이런 걱정이 든 거였다.
“왜,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혹시 준비 안 한 거야?”
브리카의 재촉에 아르칸은 선물을 꺼내 놨다.
‘준비한 게 이것뿐인데 어쩔 수 없지. 다음에 좀 더 고민해서 드리면 되겠지.’
아르칸은 수호의 반지를 꺼내 내밀었다.
“수호의 반지입니다.”
“어머, 예뻐라.”
“아주 귀한 거구나.”
“어머니, 지금 옷에 딱 어울릴 거 같아요.”
“어서 한번 껴 보세요.”
어머니가 기뻐하는 건 물론, 아버지와 형들까지 칭찬했다.
‘이거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데?’
사실 아르칸은 몰랐지만, 성인이 된 아르칸이 어머니에게 제대로 된 선물을 한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쿠쿵!
갑자기 사방이 크게 흔들렸다.
며칠 전 본앰브로스가 나타났을 때와 비슷한 상황.
‘설마 저번에 감정 맡긴 거 벌써 받으러 온 건가?’
아르칸은 순간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내 그 가능성을 접었다.
본앰브로스보다 더욱 강력하고 적대적인 존재감이 발하는 존재가 저 앞에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 존재는 심지어 곧바로 공격해 왔다.
붉은 섬광이 천장을 뚫고 이쪽을 덮쳤다. 그 붉은 섬광이 향하는 건 식탁 가운데 앉은 아네스였다.
“헉!”
“엄마?”
브리카와 길렉이 어쩔 줄 모르고 화들짝 놀랐을 때, 바리스탄이 아네스를 잡고 대신 맞으려고 나섰다.
콰왕!
다행히 그 전에 반투명한 막이 적의 기습을 막았다.
아르칸이 금방 건넸던 수호의 반지가 작동한 거였다.
반지하 마왕성에서 살아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