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 Shounen Manga RAW novel - Chapter 133
133화 너 죽고 싶냐?
***
“썩 꺼지라고!”
코미어는 등 뒤로 들려오는 고함에 여유롭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오늘도 즐거웠다.”
“다신 찾아오지 마! 이 빌어먹을 자식!”
“내일도 같은 시간에 보자고.”
“꺼져, 꺼지라고!”
“아, 혹시나 궁금한 게 생길 수도 있으니 탑의 문은 잠그지 말도록.”
“이익······ 제기랄!”
쾅-!
코미어는 저 녀석이 말은 저렇게 해도, 자신의 방문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한참이나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가 친히 기술교류를 요청해왔는데, 싫어할 이가 어디 있겠는가. 바짝 엎드려 감사합니다 하고 연신 감사를 표해야 할 일이지.
물론, 다소 과격한 방식을 동원한 건 사실이었다. 약간이지만 마음의 불편함이 생겼을 순 있으리라.
하지만 뭐······ 그건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줄 거라고 믿었다.
그즈음 코미어는 꽤나 유쾌해진 마음으로 쓰고 있던 로브를 젖혔다.
꼬박 하루 만에 맞는 햇살은 더없이 따사로웠다.
수확이 컸기 때문일까, 기분이 썩 괜찮았다.
“영혼 계약이라······”
어제부터 오늘아침까지 꼬박 하루 간 탑에서 이뤄졌던 실험은 코미어에게 있어, 마치 마른하늘의 단비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토록 찾고자 했던 ‘영령(靈令)’의 방식을 마침내 목격하게 된 것이었으니.
물론 이제 겨우 이론을 접한 것에 불과했다.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까진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리라.
다만······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주걱턱이 말한 그 기계와 인간과의 ‘교감’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상상 이상의 성과였다.
‘가만, 다음번엔 에너지 증폭장치라도 하나 가져올까.’
그러고 보니 너무 받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얻은 것에 비해, 이제껏 자신은 들고 있던 전투장비 몇 종을 연구해 보라며 던져준 것에 불과했으니.
코미어는 잠시간 걸음을 멈춘 채 뒤를 돌아봤다.
고작해야 3층 건물 높이의,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오래된 돌탑이 두 눈에 들어왔다.
2주 간 저 동화 속 마녀의 탑처럼 생긴 우스꽝스러운 공방에서 얻은 배움이 지난 2년간 얻었던 기술의 성취에 비견될 정도였다.
물론, 주걱턱과 함께했던 시간은 제외하고서 말이다.
“탑에다 바주카포라도 달아줘야 하나······.”
코미어는 벌써 2주일째 교류가 지속되고 있는 이 마탑이 좋았다.
탑이 연구 하고 있는 주제들도 괜찮았고, 이곳에 있는 장비들도 보다 보니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안에 있는 녀석들의 정신상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탐구열과 향상심.
기계에게 생각하고 판단할 권리를 넘겨버린, 저 썩어빠진 기계문명에선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그것이 여기 이 녀석들에게 있었던 것이다.
뭐랄까······ 저들을 보고 있자면, 옛날 늙은이를 따라 처음 공방에 따라갔을 때가 생각이 났다. 뭘 해야 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조차 몰랐지만 그럼에도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망만이 가슴 속에 들끓던 그때가.
“······흠흠. 갑자기 늙은이 생각을.”
코미어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물론 처음부터 이곳이 마음에 든 건 아니었다.
실은 그저 한심할 따름이었다. 기계를 개발하는 공방인 주제에 무슨 동화책에서나 볼 법한 탑을 지어놓고선, 그 안에서 뚝딱뚝딱 거리는 꼬락서니였으니.
아니, 애당초 이들의 ‘마도공학’이란 걸 믿지 않던 자신이었다.
그도 그럴 게, 그즈음 자신은 이들을 그저 ‘흉내만 낼 줄 아는 광대’로 취급했었으니까.
이들이 쓰는 지팡이라는 건 그저 외형만 동화 속 마녀의 그것이지, 고출력 에너지 포와 다르지 않았다. 저들의 공격마법이라는 것 또한 부수적인 특수효과를 곁들여 ‘마법’을 흉내 낸 것에 불과했고.
게다가 저들이 추구하는 궁극의 영역은 기계공학 쪽 설계자들의 ‘이능설계’와 유사한 것이었는데, 이는 사실 굳이 마법의 형태로 치환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이것의 본질 자체가 ‘기계에 능력치를 부여하는 것’이었으니.
하여, 도대체 이 겉만 그럴싸하게 바꾼 광대들의 기술에서 뭘 보고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해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주걱턱의 ‘성장하라’는 말에 애써 걸음을 옮기면서도, 줄곧 되돌아갈까를 고민했을 정도로.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막상 이곳에 와서 살펴보니, 곧바로 다른 점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이 녀석들은 정말로 기계 공학에선 쓰이지 않는 것, 활용하지 않는 것들을 다뤘다.
그중에서 가장 특별한 것이 바로, ‘마나’였다.
녀석들은 마나를 다룰 줄 알았다.
그리고 이를 알게 된 순간, 코미어는 교만을 버리고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정말이지 한계가 없는, 가히 ‘마법’과도 같은 에너지였으니.
놀라운 일이었다. 이는 기계공학에서도 그 존재를 인정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야말로 ‘미지’ 그 자체 힘이었던 것이다.
그즈음엔 시야가 탁 트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걸 인정한 다음 볼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상의 잠재력이었다. 감히 5년 이내 마도공학이 노스랜드 전체를 먹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
심지어는 이쪽 녀석들의 ‘탑 형태의 공방’마저 좋게 보일 정도였다.
이처럼 수직으로 서열화 된 공방은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데 굉장한 이점이 있었다. 우두머리가 전체 방향을 짜고 지휘를 하니, 의사결정이 빠르고 단기간의 개발이 가능했던 것이다.
마도공학의 눈부시게 빠른 발전 속도를 대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준 대목이었다.
‘물론, 그 때문에 창의적인 면이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코미어는 개인적으로 이에 대한 ‘기계의 왕’의 생각이 궁금했다.
본인의 위기에 그 누구보다 민감한 그가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라면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을 텐데······.
현재 마도공학엔 군주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연합간부라 불리는 다섯이 제각각 왕좌를 노리고 있는 형국이었다.
다섯으로 나뉜 세력이 하나로 정리되고, 이 잠재력이 하나의 기조를 가지고 뻗어나간다면······ 정말로 그땐 노스랜드가 하나의 주인 아래 통일될지도 모른다.
‘뭐, 나랑은 딱히 상관없는 일이지만.’
이미 과거 기계의 왕과 척을 진 순간부터, 노스랜드에 머물겠다는 생각은 접은 지 오래였다.
어쩌면 대규모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에 마도공학을 접하게 된 것이 대단한 행운일지도.
그러고 생각에 잠긴 채, 코미어가 거처로 돌아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때,
“저기, 저거······.”
“얼굴이 다른 거 아냐? 그때 봤던 것과는······.”
“아니, 그가 맞아.”
응?
웬 음성들이 들려 쳐다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웬 무리가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
복장을 보니 외부인인 듯했다.
‘뭐지?’
때마침, 무리의 중앙에 있던 소년이 터벅터벅 자신을 향해 걸어왔다.
“코미어?”
“······.”
코미어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들도 어느 정도 확신은 하고 접근한 듯 보였지만, 일단은 시치미를 좀 떼기로 했다. 그 목적을 알지 못했으니.
게다가 이미지 형상화 장치로 새로운 얼굴을 덧씌운 상태이지 않는가. 바로 들키진 않을 것이다.
“코미어 맞지?”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은데······.”
“어? 아냐?”
“너희들은 누군데 대뜸 와선······.”
그때였다.
‘어? 잠깐······.’
다시 본 소년의 얼굴이 희한하리만치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곧이어,
“······아.”
코미어의 머릿속에 어느 한 기억이 떠올랐다.
폭주하듯 회전하던 라미레스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던 소년.
본인의 약점이 온 사방에 노출되고 있었음에도, 웃으며 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소년.
그 녀석이구나, 레오.
“아니라고? 진짜 아냐?”
레오의 물음에, 코미어는 순순히 인정했다.
“아니, 맞아. 넌 레오라는 녀석이었지?”
이에,
“어? 나를 알아?”
레오가 놀라 되물었다.
“그럼, 그때 지브란테에 있었던 이들 중에 너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으, 응? 그, 그랬어?”
그러자 소년이 묘하게 쑥스러워했다.
유명하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지? 설마······ 나를 찾아온 건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이들의 목표는 바로 자신인 듯했다.
“맞아.”
“왜지?”
“왜긴, 볼 일이 있어서지.”
코미어는 그즈음, 어째선지 저도 모르게 경계심이 사르르 피어나는 걸 느꼈다.
이는 조금쯤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물론 이 소년이 범상치 않은 녀석인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경계할 필요가 있는지 까진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기이하게도, 어째 주걱턱을 대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저 마주하고만 있을 뿐인데도, 솜털이 쭈뼛 올라왔다.
“별 건 아냐. 부탁을 좀 하고 싶어서.”
“부탁?”
“잠시만.”
그러고 소년은 뒤의 일행들을 불렀다.
이윽고,
“이 녀석을 좀 봐줬으면 해.”
녀석이 일행에게서 건네받은 웬 철제바구니를 들이밀었다.
거기 있는 건, 기묘하게도 호흡기를 찬 원숭이 한 마리였다.
“이게······ 뭐지?”
“뭐긴, 원숭이지. 이 녀석 좀 봐달라고.”
황당한 녀석이었다.
코미어는 슬쩍 고개를 앞으로 가져가 원숭이를 쳐다봤다.
아파보였다.
“봤다.”
그러자,
“······뭐하는 거야?”
소년이 황당하다는 듯 쳐다봤다.
“보라고 해서······ 본 건데.”
“아니, 진료를 해야지.”
“뭐?”
“상처를 보라니까?”
“······.”
코미어는 당최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소년은 자신을 수의사로 알고 있었다.
“이봐,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나는 수의사가 아냐. 대체 뭔 생각으로 내게 이 원숭이를 데려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잘못 찾아왔······.”
그때였다.
“네 호흡기다.”
언제 다가왔는지, 웬 빨강머리를 한 건달 녀석이 다짜고짜 말을 내뱉었다.
“뭐?”
“그 원숭이가 달고 있는 호흡기. 네가 만든 거라고.”
“내가 무슨 호흡기를······ 응?”
잠깐.
코미어는 재차 고개를 숙여 원숭이를 바라봤다.
호흡기라 호흡기······.
그러고 보니, 머릿속에 언뜻 떠오르는 한 가지가 있었다.
오래전, 공방에서 절단사고가 발생한 걸 보곤 자체적으로 의료기기를 만들고자 했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시간대비 효용성이 낮았던 까닭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뒀었는데······ 그때 만들었던 물건인 듯 했다.
그나저나 어째서 이들이 이걸 가지고 있는 걸까.
“근데 너희들이 어떻게 이걸······.”
“그건 차차 알려주기로 하고, 일단 이 녀석 좀 어떻게 해주지?”
황당한 요구였다.
“나더러 뭘 어떻게 하란 거지? 내가 이걸 만든 건 맞지만, 나는 의사가 아냐. 수의사는 더더욱 아니고.”
“그건 모르겠고.”
“······뭐?”
“네가 만든 호흡기로 원숭이가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이 호흡기에 ‘치유’능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 아닌가?”
“그야······.”
“이를 과거에 만들었다고 했지. 발전이 멈춘 게 아니라면, 지금은 더 뛰어난 걸 만들 수 있을 테고. 이 녀석을 고쳐줬으면 하는데. 보답은 하겠다.”
“······.”
글쎄,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말마따나 저걸 만들었던 당시의 과거와 자신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으니. 물론 의료 쪽은 여전히 전문분야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효력이 있는 물품을 만들어낼 순 있을 것이다.
다만,
“황당한 소리들 그만하고······ 이제 그만 나와 줬으면 좋겠는데. 병원이라면 노스랜드 어디에든 존재한다. 아무데나 찾아가라고.”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 노스랜드에 널린 게 의료시설이고, 약이었다. 심지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제약회사까지 존재하지 않는가.
또한 이 빨강머리의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부탁을 하는 주제에 이딴 강압적인 태도라니. 너 같으면 도와주고 싶겠냐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료기기 따위를 만들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그러고 코미어가 그들을 지나쳐 가려 할 때였다.
철컥-.
“말 듣지?”
“······.”
이게 뭐지?
코미어는 그 순간 펼쳐진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빨강머리가 자신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하, 하하······.”
대체 뭐냐, 이 경우 없는 양아치는.
이어, 코미어가 깊이 가라앉은 눈으로 빨강머리를 쳐다봤다.
“너 죽고 싶냐?”
*
[바이오위저드 코퍼레이션]나는 정면의 수십 미터 높이의 거대 빌딩을 응시하다, 이내 양 옆의 둘을 돌아봤다.
“자, 마지막으로 점검한다.”
“응.”
“응.”
“나는 누구?”
“모험협회 직원.”
“좀 더 정확하게.”
그러자 잠시 고민하던 도로시가,
“모험협회 특수약물 유통담당관.”
알맞은 답을 내놓았다.
“좋아. 그럼, 너희 둘은?”
“나는 현장조사관.”
“나는 그 부하직원.”
“도로시. 네가 왜 코코아의 부하직원이야, 내 조수지.”
“······싫은데.”
“하······.”
나는 뭐라 쏴붙일까 하다가도, 일단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이런 것 하나하나 짚었다간 끝도 없을 테니.
“그럼 우리의 목적은?”
“깽판.”
“어허. 그거 말고. 따로 기억하라고 했던 거 있잖아. 표면적인 거.”
그러자 이내,
“약물개발 실태조사.”
또 한 번 도로시가 대답했다.
곤란한 일이었다. 도로시보다는 코코아가 까먹지 말아야 하는 부분인데.
다만, 이를 내색하진 않았다. 괜히 일을 앞두고 코코아를 자극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 그렇게만 알고 있으면 돼.”
나는 이어 두어 번 호흡을 정돈했다.
믿고 있는 바가 있긴 했으나, 잘 될지는 의문이었다.
일전에 사둔 내 배경 중 하나였다.
어쨌거나 협회원 인증카드가 발급되긴 했으니, 곧바로 걸리진 않겠지.
“도로시야 나와 계속 붙어 있을 거라지만, 코코아 알지? 조심해야 되는 거.”
“문제없어.”
“······문제없긴.”
어쨌거나 얼추 된 것 같긴 했다. 물론 안심할 순 없지만.
나는 다시금 정면의 건물을 바라봤다.
‘잘 되려나.’
노스랜드로 넘어온 직후, 나는 고민에 빠졌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코미어에게 당장 달려가지 않은 이유야 간단했다.
이미 늦었을 테니까.
생각 외로 엄청나게 빨리 도착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레오 일행이 이곳에 오는 것보다 빠를 순 없었다. 소식을 접한 것 자체가 이미 며칠 뒤의 일이었으니.
그리고 설사 코미어와 레오가 함께 있는 광경을 본다고 해서, 달리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레오랑 놀지 말고 나랑 붙어 있자고 할 것도 아니고.
애당초 코미어를 동료로 만들기 위해 중요한 건 ‘코미어를 만나는 것’ 자체가 아니었으니까.
코미어와 같은 주요 등장인물은 기본적으로 고유의 배경서사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녀석을 동료로 만들려면 단순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녀석의 서사에 개입하여, 그 ‘동료가 되는 전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지.
즉, 내가 해야 할 일은 이곳 노스랜드에서 펼쳐지게 될 코미어의 서사를 선점하는 것.
이를 위해 내가 정한 시작점이 바로 이곳이었다.
세계 최대의 제약회사이자, 특수물약 전문회사.
[바이오위저드 코퍼레이션]노스랜드에서 펼쳐질 세 개의 거대 에피소드의 출발점.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조심 또 조심이야.”
“알았어, 그 괴물 말이지?”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맞닥뜨리면······ 도망쳐.”
모험왕 세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수백 개의 능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괴물’의 본거지.
“그럼 이제······.”
나는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정돈한 뒤, 건물을 향해 나아갔다.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