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 Shounen Manga RAW novel - Chapter 14
14화 골담시티의 여왕
***
나흘 후.
“후······.”
나는 약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카지노 홀 중심부에 전시되어 있는 황금판 앞으로 다가갔다.
[골담을 빛낸 이름들].
이 황금판이 바로 이곳 골담 카지노의 vip목록이었다.
-커티 존스
-비엘 바스카
-쿠리노
-유에모 크랑
-시오나 두굴
-조쉬
⁞
내가 이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이유?
물론, 이 황금판에서 내 이름을 찾고자 함은 아니었다.
나는 현재 vip는커녕, 오히려 딴 돈도 못 챙겨가는 호구에 가까웠으니까.
지난 나흘간 내게 붙은 별명은 다음과 같았다.
첫 끗발의 사나이, 주걱턱.
흐름과 기세의 남자, 주걱턱.
물러서지 않는 승부사, 주걱턱.
언뜻 들으면 괜찮게 느껴지지만 실은 조롱의 기색이 다분한 별명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나흘간 내가 한 일이라곤 따고 잃고 따고 잃고의 반복이었으니까. 그것도 수십억 단위로.
접어야 할 때 접지 못하고 끝까지 가다 결국 다 꼴아 박는 얼간이.
이게 현재 내 이미지였다.
하지만 물론, 모두 의도된 행동이었다.
처음부터 계속해서 따기만 하면 카지노의 경계를 사기 십상이다. 여기 황금판에 이름이 적히는 게 아니라, 외려 블랙리스트에 올랐을지도.
이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딴 것도 모두 잃는 행위를 반복했던 것이다.
다행히 이 작업이 결실을 맺었는지, 카지노 측은 언젠가부터 나의 등장을 굉장히 환대하는 분위기였다.
사흘째부터는 호텔 무료제공에, 지배인이라는 자가 따라다니며 자리를 추천하기까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갑작스레 나타난 녀석이 매번 사람들 흥미 끌어줘, 주위 기세 올려줘, 흥 돋아줘······ 분위기는 다 만들어 주면서 정작 가져가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실제로 나는 현재 이 카지노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이기도 했다.
‘뭐, 광대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제까지의 작업들은 모두 오늘을 위한 것이었다.
내가 ‘죽음의 레이스’에 참가하려면 돈을 모아 vip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vip들을 몰아내는 게 선행되어야 했다.
즉, 그들의 돈을 왕창 따야 한다는 것.
녀석들 정도야 테이블에 앉히는 게 힘들지, 그 이후는 어려울 게 없다.
그리고 어젯밤, 나는 여기 목록에 새겨진 모든 vip들이 나와의 게임을 원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저들의 입장에서 나는 새로 생긴 장난감과 같을 테니. 지난 나흘간의 광대 짓이 빛을 발했다고나 할까.
하여, 지금 고르러 온 것이다. 내 상대를.
“어디보자.”
진즉에 이름과 얼굴은 조사해둔 상태였다.
나는 이들 중에서 만화책에서 본 기억이 있는 녀석들로 몇 명을 추렸다. 특히 ‘1vs5 포커’에 출전했던 녀석들 위주로.
커티 존스, 쿠리노, 시오나 두굴······.
이어,
“오케이, 시작은 너로.”
나는 하나의 이름을 짚었다.
쿠리노.
녀석을 고른 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이 녀석을 이겼을 때의 보상이 꽤나 짭짤할 듯했기에.
쿠리노는 ‘죽음의 레이스’에 무려 두 종목에나 출전해 주인공을 상대하는 캐릭터다.
출전종목은 1단계인 ‘1vs1 텍사스 홀덤’과 6단계인 ‘1vs5 포커.’
무려 레오의 첫 상대이자, 여왕을 제외한 마지막 상대 중 하나가 바로 이 녀석이라는 것이다.
즉, 이곳에서의 역할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 그런 녀석이니만큼 가진 돈도 많고, 붙었을 때의 주목도 또한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사실 별 것 없다. 그냥 한 번 상대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녀석은 이곳 카지노에서 특수능력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걸 처음으로 드러낸 캐릭터였다.
레오와의 1대1 대결에서 녀석은 총 두 가지의 기술(특수능력)을 쓰는데, 바로 ‘투시’와 ‘속임수’가 그것이다. 상대의 패를 꿰뚫어보고, 자신의 패를 교란시키는 것.
쉽게 말해, 녀석이 바로 이곳 골담 카지노의 ‘타짜’였다.
그리고 셋째.
사실 나는 이 쿠리노란 녀석에게 감사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녀석 덕택에 이곳에서 특수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과, 또 언제 어떠한 능력이 필요할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산정할 수 있었으니.
사실상 계획의 지침이 되어준 녀석이랄까?
그래서 그냥 한 번 보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녀석의 입장에선 때 아닌 봉변이겠지만.
‘뭐 어때. 어차피 나쁜 놈인데.’
이윽고, 나는 지배인을 통해 그에게 한 줄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판 붙읍시다.
*
딜러의 주재 하에, 나와 쿠리노는 서로 마주보고 앉았다.
“게임은 1vs1 텍사스 홀덤입니다.”
텍사스 홀덤.
포커의 한 종류로, 규칙은 다음과 같다.
2장의 개인 카드와, 바닥에 깔린 5장의 공유 카드를 활용하여 족보를 완성시킨다.
족보는 7포커의 그것과 동일하다.
녀석은 자리에 착석함과 동시에 말을 걸어왔다.
“요즘 유명하던데.”
“아아, 멍청이라고 많이들 놀리더라고.”
“모르는 놈들이 하는 소리지. 진심으로 따고, 장난으로 잃고. 그러면서도 본전 아래로는 내려간 적 없고. 포커를 게임으로만 즐기는 거. 완전 괴물 아닌가?”
“······과찬이네. 보는 눈이 형편없거나.”
솔직히 좀 당황하고 말았다.
그냥 놀러 나온 것이겠거니 했는데, 이미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를 끝마친 모양이었다. 게다가 경계하는 모습까지.
“뭐, 솔직히 흥미가 생겨 제안은 했지만 정말 나랑 붙겠다고 나설 줄은 몰랐어. 나 몰라? 이 골담 카지노의 쿠리노를?”
“알아야 하나?”
“눈은 아는데, 입은 모른다고 하네.”
녀석의 눈이 반달을 그렸다.
“······.”
생각보다 더 만만찮은 녀석이었다.
“게임이나 하지.”
“흐응, 재미없는 친구네. 기대하고 왔는데.”
녀석의 도발에도 나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이 녀석처럼 혓바닥이 긴 인간과 대화를 하다보면 진이 빠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오늘 상대해야 하는 게 비단 이 녀석뿐만이 아니었으니. 체력관리는 필수였다.
곧이어,
“준비되셨으면 시작하겠습니다.”
딜러가 카드를 섞기 시작했다.
홀덤은 패의 운보다도 실력이 중요한 게임이라고들 한다. 공통으로 열리는 카드의 개수가 많다보니, 전략수립과 확률계산이 순간 순간 빠르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녀석과의 게임은 다르다. 이건 게임 실력을 겨루는 것이 아니라, 외려 능력 대결에 가까우니까.
이 녀석이 쓰는 능력은 ‘투시’와 ‘속임수.’
이 두 가지는 나 또한 보유하고 있는 능력이지만, 맞불을 놓는 게 그리 좋은 선택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그때부터는 정말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리는 거니까. 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했다.
현재 녀석과의 승부에서 쓸 만한 능력을 꼽아보자면······ ‘투시’, ‘속임수’, ‘거짓말 간파’, ‘행운’ 정도?
고를 수 있는 능력의 가짓수가 많긴 하나,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개뿐이었다. 혹여 물약 서너 개를 동시에 마셨다가 능력 간 충돌이라도 일어날 경우, 완전 나가리 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솔직한 심정으로, 좀 싸고 구하기 쉬운 물약들을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가성비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나 할까.
‘일단 몇 판 해보고.’
간을 좀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녀석의 기술과 습관을 확인할 시간도 필요하니까.
잠시 후,
“왜 그래? 오늘은 좀 빨리 돌아가려고?”
나는 식은땀을 훔쳤다.
하마터면 다섯 판 만에 다 털릴 뻔했다.
대비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투시로 내 패를 보고 있다고 가정하고, 이길 수 있는 패로만 승부를 봤음에도 역부족이었다.
내 패는 보이고, 녀석의 패는 거짓이 섞여 있고.
‘될 리가 없지.’
당장 여유부릴 때가 아니었다. 본전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당장 단판으로 승부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가성비고 나발이고, 확실한 공략법을 써야했다.
‘별 수 없네.’
나는 옆에 서 있던 코코아에게 ‘오렌지주스’와 ‘자몽주스’를 달라 말했다.
‘속임수’와 ‘행운’ 물약이었다.
내가 세운 공략법은 별 게 아니었다.
1. 나의 속임수로 녀석의 투시를 무력화한다.
2. 행운으로 좋은 패를 땡긴다.
상대의 패는 고려하지 않고, 오롯이 내 패만 가지고 베팅하는 방식. 이는 사실 레오가 저 녀석을 깼을 당시의 전략을 그대로 베낀 것이었다.
물론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다. 내가 레오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으니.
애당초 레오가 한 것이라곤 이 녀석이 투시 능력을 쓴다는 것을 알아챈 직후, 전기로 된 막을 쳐 이를 차단한 것밖엔 없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레오가 가진 ‘운’은 쿠리노가 그 어떤 짓을 한다 하더라도 이겨낼 수 없을 만큼 강한 것이었으니.
“목이 타나봐? 두 병씩이나?”
“약간.”
“그러고 보니 매번 가지고 다니는 음료를 마시는 것 같던데······ 게임이 안 풀릴 때마다.”
“기분 탓이겠지.”
“흐응, 그래?”
“그간 나를 열심히 관찰 했었나봐? 그런 것까지도 알고.”
“아니 뭐, 유명인이니까. 웬만하면 소문이 돌지. 거기에 뭔가 좋은 거라도 들어있는 게 아니냐면서.”
이쯤 되면 이 녀석 또한 내가 특수능력을 사용한다는 걸 알고 있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지금부터가 진짜라는 것까지도.
“확실히······ 음료를 마시면 확실히 기분이 나아지긴 해. 승률도 오르는 느낌이고. 어쩌면 다음 판부터는 내가 이길지도?”
“키킥······ 재밌겠네.”
사실 나는 내가 행운 물약을 마신다한들 레오만큼 운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주인공에게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먼치킨적 설정이었으니.
또 속임수 능력으로 쿠리노의 투시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이 능력은 고작해야 ‘하나의 대상을 다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기능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1분이 최대였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승리를 확신했다.
이유는 간단한데, 이 녀석이 언제 어느 때 무너지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이어,
휙휙-.
딜러가 재차 패를 돌릴 때쯤, 나는 슬쩍 입을 열었다.
“예언하나 할까?”
“예언?”
“당신은 지게 될 거야.
“뭐?”
“술술 보이던 상대의 패가 더는 잘 읽히지 않게 되고, 본인이 무슨 짓을 하건 간에 상대의 패가 더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될 거야. 그러면서 서서히 말린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뭔 개소리를······.”
“한 번 꾀어보겠답시고 똥패에 베팅을 치는데도 상대가 걸려들질 않아. 희한하게 본인 패 외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이니까.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답답한 마음이 든 당신은 한순간 무리수를 던지게 돼. 자기 패는 확인하지도 않고 곧바로 올인. 상대의 반응만을 목적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거지. 그리고 결말은 뭐.”
조급함.
레오와의 승부에서 저 녀석의 가장 큰 패인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봐, 도발을 하려면 좀 제대로 하던가. 참나, 게임 안 할 거야?”
당장은 여유로운 듯 웃고 있지만,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입가의 미소도, 또 테이블 위의 칩도.
“아, 미안. 그냥······ 왠지 그렇게 질 것 같이 생겨서 말이야.”
“허, 웃기는군. 하나 말해줄까? 난 여왕과의 승부를 제외하곤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어.”
“그래? 그럼 이번이 두 번째가 되겠네.”
나는 씩 웃으며 베팅을 시작했다.
*
지배인이 내게 조용히 귓속말을 해온 건, 쿠리노에 이어 세 명의 vip를 추가로 상대한 다음이었다.
“미스터, 여왕께서 한 번 뵙자고 하십니다.”
“······여왕이라면?”
“이곳의 주인 말입니다.”
그의 말에 나는 그제야 비로소 환히 웃을 수 있었다.
됐다.
실은 레오에 앞서 내가 먼저 죽음의 레이스를 치르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내 생각보다도 vip들은 더욱 교묘했고, 만화에서처럼 쉽게 휙휙 쓰러지지도 않았다. 내가 레오가 아니기에 그랬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주어진 시간 또한 그리 많은 게 아니었기에, 정말이지 특수물약을 물 쓰듯 마시며 최선을 다해야 했던 것이다. 심지어 준비해온 것도 거의 다 동이 난 터라, 이대로 시간이 더 끌렸다면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따라오시겠습니까?”
지배인을 따라 이동한 곳은 카지노 최상층에 있는 어느 한 방이었다.
온갖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찬가지로 곳곳이 보석으로 채워진 놀랍도록 화려한 방이 나왔다.
그리고 그곳 한복판에,
“아, 오셨군요.”
황금가면을 쓴 여인이 서 있었다.
그녀의 눈부시도록 화려한 드레스도 그녀 자체가 내뿜는 기품만 못했다.
나는 놀랍도록 우아한 자태의 여인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곳 카지노의 주인이자, 골담시티의 여왕.
이번 에피소드의 핵심 인물.
그리고······ 레오의 세 번째 동료가 될 여자.
시아나.
먼저 입을 연 건 그녀였다.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반가워요.”
“영광입니다, 여왕.”
“오늘만 200억 가량을 땄다죠? 그것도 vip들을 이겨서. 대단하네요.”
“별말씀을.”
여왕은 지체하지 않고 본론을 꺼냈다.
“혹시 우리 카지노의 vip가 되고 싶은 생각 있으신가요?”
물론 기다리던 바였지만, 일단은 모른 체 했다.
“vip가 되는 것에 따로 자격요건이 필요한 겁니까? 돈 많이 쓰면 되는 게 아니고?”
“비슷하긴 한데 약간은 다르죠. 내 인가가 있어야 하는 일이라서.”
“vip가 되면 좋은 게 있습니까? 황금판에 이름이 새겨지는 것 말고는 딱히 뭐 없는 것 같던데.”
“일단 카지노 내에서 게임 비용을 제외하곤 돈을 쓸 일이 없죠. 365일 호텔 무료 이용에, 무료 룸서비스, 요청 시 차와 운전기사를 붙여드리기도 하고요. 뿐만 아니라, 골담카지노와 제휴가 되어 있는 도시 내 모든 놀이 및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고요. 물론 기다리는 일 없이 다이렉트로.”
“좋네요, 안할 이유가 없군요.”
이어,
“연회비도 없으니 좋죠. 다만, 지켜줘야 할 의무사항이 한 가지 있어요.”
기다리던 말이 나왔다.
“그게 뭐죠?”
“내가 부탁할 시, 게임에 나서줘야 한다는 건데······.”
그때였다.
삐리리-.
갑작스레 여왕의 호출기가 진동했다.
여왕은 내게 양해를 구하곤 호출을 받았다.
“네, 뭐죠?”
-여왕님, 급히 아셔야 할 일이 있어서. 지금 주방 쪽에서 vip와 관련한 소란이······.
그리고 그와 동시에,
띠링-.
[챕터6 – ‘카지노의 잡부가 되다!’가 종료되었습니다]
홀로그램 창으로 메시지 하나가 전송되었다.
‘······왔다.’
나는 긴장된 기색으로 창을 띄웠다.
실제로도 도박을 하는 심정으로 임한 챕터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열심히 도박을 한 것과는 별개로, 챕터6에서 나는 단 한순간도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연을 위해선 주인공의 시선에 걸려야 하나, 주방 쪽은 쳐다 본 적도 없었으니.
본래 내게 주어진 삭제유예기간이 챕터7까지였긴 하지만, 이미 챕터6의 평가대상이 된 상태였기에 그조차 의미는 없었다.
승부수가 먹히지 않는다면, 지금 이 순간을 끝으로 나라는 캐릭터는 삭제될지도 모른다.
나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메시지를 열람했다.
[악당3의 캐릭터 평가가 갱신되었습니다]
[작가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작가 호감도가 1증가 했습니다]
[재등장 가능성이 100% 올랐습니다]
‘······됐다!’
나는 터져 나오려는 환호성을 간신히 참았다.
[상태]
-이름 : 주걱턱
-특징 : 힘이 약간 세다, 허세가 있다. 말이 많다.
-인지도 : 41
-작가 호감도 : 1
-재등장 가능성 : 100%
내가 믿고 있던 것. 재등장 가능성.
바로 vip가 됨으로써 다음 챕터 때 나를 무조건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렇게 100%까지 오를 줄은 몰랐지만.
곧이어 또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작가에 의해 캐릭터 최종평가가 산출되었습니다]
[악당3은 다음 챕터의 출연 대상입니다]
[작가호감도 상승에 따라 캐릭터 포인트가 100p 지급됩니다]
[재등장률 상승에 따라 캐릭터 포인트가 1000p 지급됩니다]
[재등장률 100%를 달성하였음으로 추가 포인트 1000p가 지급됩니다]
······와우.
역시나 독자 따위가 아니라 작가에게 신경을 써야 했던 거구나!
그즈음, 기쁨에 몸부림치고 있던 내게로 한 음성이 들려왔다.
“좀 전에 말씀드린 vip의 의무사항에 관해서······ 생각보다 빠르게 부탁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어때, 괜찮으실까요?”
나는 여왕과 시선을 마주한 채 씩 미소 지었다.
“물론, 당장이라도 상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