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 Shounen Manga RAW novel - Chapter 151
151화 주걱턱이 빠졌다
***
현실에서 백 년.
고로, 상천세계 내부에서 무려 만 년을 묵은 요괴.
도저히 어찌할 바를 찾지 못해, 요천사자들도 기어이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는 골칫거리.
이 어마어마한 요괴에 대해 들으면서,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
“예, 말씀하시죠.”
나는 그즈음 들던 의문점에 대해 말했다.
“그 녀석이 그곳에 들어간 지 백년이나 됐다고?”
“예.”
“그럼 혹시 그 동안 단 한 번도 상천세계 내부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건가? 최근······ 아니, 2, 30년 전에라도.”
이에 잠시간 머뭇거리던 뿔테 두꺼비가,
“······예, 없습니다.”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거 봐. 이상하잖아.”
저 뿔테 두꺼비가 본인 입으로 그러지 않았던가.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고. 그래서 못 들어가고 있었다고.
아니, 들어간 적이 없는데 그 안쪽의 상황을 어찌 안단 말인가.
“들어가서 제대로 확인한 것도 아닌데 그 요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어떻게 알아? 그 요괴······ 이미 죽은 지 오래일지도 모르잖아?”
내 말에 바야르 칸 또한 소리 높여 맞장구쳤다.
-그렇지! 당최 어떠한 생명체가 만 년을 산단 말이더냐! 그건 세계의 왕이라 불린 저 미들랜드의 모험왕들조차도 하지 못한 일이거늘! 네놈들······ 설마하니 뭔가 이상한 수작질을 부리는 건 아니겠지!?
그러자,
“하, 수작은 무슨.”
백색여우가 대놓고 콧방귀를 뀐데 이어,
“말씀드리기에 송구합니다만, 저희의 답변에 거짓은 없습니다. 이제까지 드린 말씀은 모두 사실입니다. 저 또한 실제로 상천세계 내부로 들어가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뿔테 두꺼비가 약간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주 잠깐이지만, 안쪽을 들여다보기는 했었습니다. 물론, 이 역시 15년 전이 마지막이긴 하지만요.”
“······들여다 봐? 그게 무슨 말이지?”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입구를 열고 잠깐 목을 집어넣어 내부를 살핀 뒤, 곧바로 다시 입구를 닫는 것이죠.”
“······.”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대충 문을 열어 힐끔 보곤, 곧바로 문을 닫았다는 것 아닌가. 그것도 15년 전에 마지막으로.
단지 그것만으로 상천세계 내부 상황을 진단한 것이라고?
바야르 칸 또한 황당함에 말문이 막혀선, 소리 칠 기력조차 잃은 듯했다.
-허······ 대체 그걸로 뭘 알 수 있다고.
그러자,
“쳇······ 뭘 알 수 있는지 보고 싶으면 한 번 열어보던가.”
백색여우가 또 한 번 가시 돋친 투로 말을 내뱉었다.
-뭐라? 허, 이 여우요괴 년이······ 네 년, 정녕 죽고 싶은 게냐!
이에 놀란 뿔테 두꺼비가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죄송합니다. 미안하지만, 자리 좀 피해주겠어?”
백색여우를 멀리 보냈다.
저 여우는 우리를 상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듯했는데, 사실 왜 그런지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아마 ‘정식 관리인’인 주제에 너무나도 오랜 기간 방치하다, 용건이 생긴 뒤에야 뻔뻔하게 찾아왔다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까.
물론, 정작 당사자인 이 늙은 유령은 그에 대해 전혀 눈치 채지 못한 듯 보였지만.
“네, 황당해 하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힐끔 본 것만으로 상천세계 내부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니까요. 다만······ 대략적인 상황 정도는 파악이 가능했습니다. 녀석이 여전히 살아 있고, 그 힘은 전혀 약해지지 않은 듯 보였으며, 그리고 앞으로도 언제까지 저러고 버티고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그 정도는요.”
“······흐음.”
그즈음 나는 뿔테 두꺼비를 가만 바라봤다. 녀석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다.
녀석 또한 그 말을 하는 내내 상상조차하기 싫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으니.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도 좀 그렇지 않은가.
“아니, 저 상천세계란 곳이 얼마나 좁은 곳이기에 슬쩍 문만 열어 보는 걸로 요괴 한 마리의 상태가 파악이 된다는 거야? 그리고 아주 잠깐 봤다고 했는데······ 그건 대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거지?”
그러고 물으니,
“그 녀석은 아주 크니까요. 보지 못할 수가 없습니다.”
녀석의 이어지는 말 또한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아니, 아주 크다니······ 자꾸 무슨 그런 어림짐작 같은 말을. 그러니까 어느 정도나······.”
“세계 전체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뭐?”
“좀 더 정확히는, 상천세계 내부를 제 몸으로 칭칭 감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보면 바로 아시겠지만······ 말로 밖에 설명 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합니다.”
“허······.”
당혹스러웠다. 세계 전체라니.
솔직히 어떠한 형태인지, 혹은 얼마만한 규모인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그리고 잠깐이라는 건 말 그대로 잠깐입니다. 찰나라고 표현할까요? 실제로 1초도 채 보지 않았습니다. 이쪽에서 1초라는 건, 그쪽에선 무려 100초나 되기 때문입니다. 감히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자칫 빨려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요.”
이엔 바야르 칸 또한 당황했는지,
-허, 허허······.
그가 짤막한 탄성을 내뱉곤 곧장 침묵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 후,
-대체 그 녀석 정체가 뭐야?
이 믿을 수 없는 요괴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현세에 있던 시절 녀석의 이름은 도롱천 요롱이. 기록에 따르면, 어느 한 자그마한 개울에 살던 뱀 요괴였습니다.”
-뱀?
“예. 고유능력을 개화한 후, 온갖 동물들을 잡아먹는 것에 모자라 끝내 동족에게까지 마수를 뻗친 녀석이었죠. 저 홀로 무리 전체를 몽땅 삼켜버렸거든요. 과거엔 뱀이었으나, 지금은 글쎄요······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상당히 악질인 녀석이군. 동족을 죄다 잡아먹은 뱀이라······.
“본래 녀석은 현실시간으로 5년. 즉, 오백년이란 시간을 감금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독한 고독 속에서 서서히 말라갈 운명이었죠. 헌데······ 죽기는커녕, 그의 스무 배를 더 살아 아예 세계 자체를 먹어버린 것입니다. 이 녀석 하나 때문에······ 모든 게 다 꼬이기 시작했던 것이죠.”
뿔테 두꺼비의 말마따나, 문제는 굉장히 심각해 보였다.
실제로 현재와 같은 상황이 무려 백년이나 지속되었다면, 비단 요롱이 자체만이 문제가 아니다. 가장 최고등급의 옥(獄)이 그토록 오랜 시간 막혔는데, 전체 시스템이 멀쩡할 리가 있나.
바야르 칸 또한 생각이 이에 미쳤던 모양이다.
-잠깐, 그럼 그 녀석 외에 다른 상천세계에 갔어야할 녀석들은?
“저도 요천사자가 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른 건 아닌지라······ 기록에 따르면, 처음엔 중천세계로 나눠 돌렸다고들 들었습니다. 하지만 금방 방이 다 차버리자, 결국 그대로 상천세계에 넣었다고들 하더군요.”
-허어······.
“네, 그게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수십 년간을······ 그러니까 녀석의 시간으로 몇 천 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녀석에게 맛 좋은 먹잇감을 보낸 셈이니까요.”
사실 요괴들이 동족 혹은 다른 신수들을 잡아먹었을 때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지 대해선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애당초 요괴들 자체가 ‘회수되지 못한 떡밥’의 일종이었으니, 알려진 설정이 있다면 그게 더 이상했겠지.
다만, 이 같은 행동엔 기본적으로 몇 가지 설정들이 전제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동족을 잡아먹는 식의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대상의 경우, 거의 모든 이야기에서 동일하게 작용하는 행동동기가 존재한다.
바로 파워업.
즉, 요괴들은 다른 요괴들 혹은 신수들을 먹고 강해지는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 다른 요괴들을 먹고 계속해서 몸집을 불리고 강해졌다는 건가?”
“예, 아마도······.”
“흐음.”
이는 확실히 문제가 될 사안이긴 했다. 무려 수천 년에 달하는 포식이었으니.
그때,
-어쨌거나 힐끔 본 것조차도 이미 천 년이 넘게 지났다는 것 아니더냐. 이거야 원······ 그저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던 꼴이라니. 관리자란 녀석들이······ 쯧쯧.
바야르 칸이 답답하다는 듯 혀를 찼다.
사실 이 두꺼비 요천사자의 입장에선 억울한 일일 수도 있었다. 본인이 저지른 잘못도 아닌데다, 선대의 잘못된 선택들이 걷잡을 수 없이 굴러와 결국 이 지경이 된 것이었으니.
심지어 지금 본인 앞에서 혀를 차는 유령 또한, 정식 관리자인 주제에 이제껏 이곳을 나몰라라 버려둔 장본인 중 하나이기도 했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뿔테 두꺼비는 이에 대해 원망한다거나 우리를 탓하지는 않았다.
“송구스럽습니다. 이것저것 시도한 방법들이 있었으나 모두 무산되는 바람에······.”
-무얼 했었지?
“실은 이 때문에 한 번, 도깨비의 방문을 허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와 그 녀석들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늘 시비를 걸고, 싸움만 조장하는 아주 악질인 녀석들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녀석의 방문을 허용했던 건······ 말씀하신 것처럼, 이대로 둘 순 없었으니까요.”
“호오······.”
보아하니, 아무깨비에 대한 얘기인 듯했다.
“당시에 시도하려고 했던 건 도깨비들의 입구를 여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은 아직 한 번도 열린 적이 없기에, 나름 녀석의 눈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했었거든요. 저희 요천사자들이 드나드는 입구는 이미 녀석에게 파악당한지 오래기에, 여는 순간 곧장 들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1초도 채 열지 못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하필 그 도깨비 녀석이 느닷없이 내빼는 바람에······.”
호오. 도깨비 입구라.
아무깨비가 갑작스레 내뺐다는 얘기에도 흥미가 갔지만, 그전에 일단 이것이 이 입구에 대해 알아야 할 듯했다.
“도깨비 입구? 그게 뭐지? 입구가 여러 개인가?”
이에 대해선 바야르 칸이 설명을 대신했다.
-입구라는 건 달리 말해, 자물쇠가 채워진 곳을 말한다. 아까 말했지 않느냐, 여러 종족들이 교차로 힘을 써 억제력을 키우려 했다고. 내가 알기로 저 상천세계에만 다섯 가지 자물쇠가 채워져 있을 것이다. 그 안에 들은 요롱이라는 뱀이 무려 만년 동안이나 힘을 쌓아왔음에도, 탈출하지 못하고 있던 게 아마 이 때문일 것이고.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모험왕 녀석의 걸어둔 강력한 제약 때문이겠지만.
뿔테 두꺼비 또한 담담한 투로 몇 마디를 덧붙였다.
“예, 맞습니다. 상천세계엔 다섯 개의 입구, 그리고 하나의 출구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입구가 닫혔을 때를 대비해 만들어둔 관리자 전용출구인데, 사실 그곳은 이미 그 기능을 유실한 지 오래입니다. 바로 그곳 언저리에 요롱이가 똬리를 틀었기 때문이죠. 하여, 들어간 입구를 통해서만 나올 수 있는 상황인데······ 이를 계속 열어뒀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된 것입니다.”
“흐음······ 다섯 개의 입구와 하나의 출구라.”
그때 문득,
“잠깐, 그럼 우리 인간의 왕께서 자물쇠를 채운 입구도 있겠네?”
궁금증이 생겨 물었다.
헌데 이에 대한 바야르 칸의 반응이 요상했다.
-아, 나? 나는 뭐······.
“뭐?”
-그때 그냥······ 커다란 바위 하나를 박아놓은 게 다라······.
“커다란 바위?”
-딱히 뭐, 관련기술도 없고 해서······ 아마 모험왕이 대신해서 자물쇠를 달았던 기억이······.
황당했다.
“뭐야, 그럼 아무것도 안 했다는 거야?”
이에 대해선 뿔테 두꺼비가 확인해주었다.
“그건 아닙니다, 인간의 왕께서 관여하신 입구에는 하천세계의 방 두 개가 있습니다. 굉장한 무게의 바위로 탄탄히 막아주셨죠.”
“······.”
이거 멕이는 건가?
어쨌거나 대충 상황은 파악이 됐다.
그리고 이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나는 이어 뿔테 두꺼비를 돌아보며 말했다.
“뭐, 어쨌거나 잘 들었어.”
“예, 뭐······.”
“그동안 수고했네. 명색이 관리자 중 하나인데, 인간들이 신경 못 써줘서 미안하군. 마음 고생이 많았겠어.”
그러자,
“어······ 예?”
녀석이 당황한 듯한 눈으로 듯 나를 쳐다봤다.
뿔테에 비친 녀석의 동그란 두 눈이 무척이나 커져 있었다.
“그럼 가자고.”
“예? 어, 어딜?”
“어디긴, 상천세계의 입구지. 관리자로 왔으니, 일은 해야 하지 않겠어?”
“······예?”
나는 녀석에게 씩 미소 지어 주었다.
*
괜찮을까?
이게 과연 잘하는 행동일까?
뿔테 두꺼비, 요천사자 두요는 눈앞에 선 인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왕의 증표를 가져온, 아니 아예 당대의 왕을 대동해온 남자.
그는 지금 상천세계의 입구 위에 서 있었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는 괜찮지. 네가 안 괜찮은 것 같은데?”
“그건······ 아닙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자신은 지금 굉장히 긴장한 상태가 맞았다.
15년.
마지막으로 입구를 열어 안을 살펴봤던 게 무려 15년 전이었다.
스스로도 직무유기라 생각할 정도로 오랜 기간이었다.
“후······.”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입구만 열어 잠깐 살펴보는 정도이지 않는가. 녀석의 생사만 확인하면 되는 것이었으니.
다만 두요가 그 긴 시간동안 이를 다시 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 당시 마주했던 한 쌍의 거대한 눈 때문이었다.
찰나의 순간 맞닥뜨린, 그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존재의 시선······ 두요는 그때, 자신이 잡아먹혔다고 생각했었다.
움찔.
‘아냐, 정신 차리자.’
두요는 재빨리 고개를 저어 생각을 털어냈다.
그 죽음과도 같았던 눈을 생각하자, 절로 몸이 떨려왔던 것이다.
“후······.”
이곳에선 15년이지만, 저 안에선 1500년이다.
어쩌면 정말로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번엔 자신이 보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두요는 차분히 스스로를 가라앉힌 뒤, 주걱턱에게 설명을 이어갔다.
“샘 안으로 잠수해 들어가시면, 중앙에 자그마한 구덩이 하나가 보일 겁니다. 그곳이 바로 상천세계로 이어진 통로입니다.”
“구덩이?”
“예, 그리로 몸을 쑥 밀어 넣으면, 바로 앞에 철로 된 원형의 문이 하나 보일 겁니다. 그것이 바로 입구입니다.”
“그건 그냥 가까이 가면 열리는 건가?”
“걸쇠를 풀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그 전에 몸을 단단히 고정해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아래로 떨어질 수가 있으니까요. 그렇게 몸을 고정시킨 다음, 걸쇠를 풀고 입구를 연 뒤, 아래를 내려다보면 됩니다. 그럼 녀석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자세히 내려다 볼 필요도 없다. 그냥 입구를 연 순간, 눈에 들어올 테니.
“그렇게 크단 말이지?”
“예, 하지만 더욱 주의하셔야 할 점은 이를 확인한 즉시, 잽싸게 입구를 닫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뒷일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주걱턱은 알겠다는 듯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알았어.”
“빈말이 아닙니다. 이를 경시했다간······.”
“어허, 알았다니까?”
“······예.”
“그럼 금방 보고 오도록 하지. 생사만 확인하면 된다는 거지?”
“예, 몸체가 회색으로 탈색이 된 게 아니면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이어,
풍덩-.
주걱턱이 샘 안으로 잠수해 들어갔다.
그리고 잠깐 동안 시간이 지났다.
10초, 20초······.
“······이런.”
순간, 두요는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잠금장치는 미리 다 해제해둔 상태였다. 입구는 가서 열기만 하면 된다. 시간이 걸릴 이유가 없었다.
현 상황이 나타내는 의미는 하나였다.
문제가 생겼다.
입구가 너무 오래 열려 있다.
생각이 이에 미친 순간, 두요는 곧장 샘을 향해 뛰어들었다.
이윽고,
······.
두요는 창백하게 굳은 채, 샘 위로 올라왔다.
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그러나 거기 주걱턱은 없었다.
주걱턱이 상천세계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