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 Shounen Manga RAW novel - Chapter 23
23화 아직 미운 짓 끝난 거 아닌데
***
마피아들을 검은 그림자와 연계하여, 레오 일행에게 보다 위협적인 난관으로 탈바꿈시키는 방법.
이는 실로 간단하다.
1. 마피아 여덟 명을 준비한다.
2. 그 안에 마피아 복장을 한 검은 그림자 단원 둘을 넣는다.
3. 섞는다.
4. 공격 개시.
사실 전략이랄 것도 없었다.
합을 맞출 것도 아니고, 함께 훈련을 시킬 필요도 없다.
숙련된 암살자들에게 있어 옆에 있는 마피아들은 그저 비수를 숨겨줄 훌륭한 엄폐물에 불과하니.
마피아들에게 총 대신 칼을 쥐어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멀찍이 떨어진 채 총만 쏘고 있으면 엄폐물로서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
게다가 마피아들은 어차피 총을 쓰든, 칼을 쓰든 레오 일행에게 유효한 공격을 가할 수 없다. 능력의 격차가 워낙에 크기 때문이다.
즉,
“소리 질러! 위협하며 달려들라고!”
마피아가 메인인 챕터지만, 마피아는 연막이고 핵심은 암살자다.
검은 그림자의 간부 녀석은 나더러 마피아들을 너무 아낀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나는 녀석들을 그저 방패막이 정도로만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이건 무척이나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당장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광경만 봐도 그랬다.
“와아!”
“죽여 버려!”
“이 애송이들!”
사방에서 우르르 덮쳐들었음에도 레오와 키리코는 단번에 마피아들을 날려버리지 못했다. 이를 위해 크게 동작을 취하는 순간, 숨겨진 한 자루의 비수가 쏜살같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키리코는 암살자들을 경계하다 벌써 수차례나 마피아들의 주먹을 허용했고, 레오는 시아나에게로 날아드는 비수를 막아주려다 도리어 본인이 뺨을 긁히기까지 했다.
‘벌써 피까지 보다니······ 제법인데 검은 그림자?’
시아나가 제 몫을 할 수 있다면 또 모를까, 아직 그녀는 자기 몸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모르는 상태였다. 고유능력을 발전시켜 어엿한 전투요원으로 거듭나기 전까지는, 그녀는 그저 짐짝에 불과했다.
그러니,
“이익!”
“괘, 괜찮은가요? 키리코씨 피, 피가······.”
“나는 괜찮으니까, 나나 레오의 등 뒤에만 붙어 있으라고.”
이처럼 바람직한 ‘위기의 장면’이 몇 차례나 나올 수밖에.
솔직히 작가가 어째서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하지 않았는지 의아함이 들 정도였다.
이것이야말로 검은 그림자 단원들의 공격을 한층 위협적으로 만들어줌과 동시에, 훨씬 더 다채로운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짜증나는 걸. 저 숨어 있는 녀석들.”
“그 녀석들이 마피아들의 핵심이야.”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대사까지 나왔다.
현재 마피아 안에 암살자들이 섞여 있다는 건 작가와 나는 알지만, 레오 일행과 독자들은 모르는 일이다.
즉, 굳이 밝히기 전까지는 검은 그림자 암살들 또한 마피아로 취급된다는 것.
이는 마피아들의 흑막인 내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진다는 걸 의미했다.
‘흠, 중급 암살자들까지만 함께 좀 활용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욕심이란 걸 알지만, 그럼에도 약간 아쉽긴 했다. 만약 그렇게만 됐다면 마피아 챕터의 비중이 검은 그림자 챕터와 엇비슷해질 정도로 높아졌을 테니.
그때였다.
“니들 적당히 해. 나 정말 화났으니까.”
철컥-.
키리코가 갑작스레 허리춤에서 리볼버를 빼들었다.
또한,
파지직-.
레오의 몸에서도 전기가 뿜어져 나왔다.
‘어, 벌써? 너무······ 빠른데?’
이는 생각지 못한 전개였다.
고유능력이 나온다는 것은 새로운 페이즈가 시작되려 한다는 뜻이었다. 아직 마피아 부분의 첫 챕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본래 저들이 고유능력을 쓰는 건 마피아의 마지막 챕터인 [데스톰브의 마피아들(3)]이 막 시작될 무렵이다. 레오 일행이 마피아들의 최종 흑막인 ‘세븐 링’을 잡으러 가는 내용의 챕터.
‘세븐 링’의 역할을 대신한 내가 곧장 앞으로 나섰기에 발생한 일인 듯한데,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이는 무려 세 개의 챕터가 통폐합되었다는 뜻과 같았으니.
이런 식의 흐름이라면 독자들 입장에서야 전개가 빨라지고 좋겠지만, 작가의 입장에선 꽤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선행 플롯이 과연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아냐, 그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
나는 일단 당장의 상황에 집중하기로 했다.
어쨌거나 이렇게 되면 현재의 흐름은 크게 의미가 없어진다. 제아무리 마피아들이란 엄폐물을 잔뜩 깔아놨다곤 하나, 하급 암살자들로선 고유능력을 발동시킨 레오와 키리코를 당해낼 재간이 없으니.
당장 병력을 뒤로 물리지 않는다면,
“크아악!”
“아, 안 보여!”
“도, 도망쳐!”
그래, 저렇게 다들 터져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
나는 현 상황을 빠르게 진단했다.
급 전개의 결과는 다른 게 아니다. 결말 또한 급하게 난다는 것.
짐작컨대, 이 싸움이 종료됨과 동시에 챕터가 끝나게 될 것이다.
그럼 이제 마피아들의 차례는 끝이 나고, 완전히 검은 그림자의 판으로 넘어가게 된다.
여기서 도출되는 결론은 하나였다.
세 차례로 예상했던 캐릭터 정산이 이번 한 번으로 끝이 난다는 것.
즉, 포인트를 쓸어 담을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여기서 녀석들에게 제압당해 쓰러지지만 않는다면 이후에도 출연은 할 수 있다.
다만, 적어도 내가 메인일 수 있는 챕터는 이걸로 끝이다.
슬슬 조급함이 밀려들었다.
포인트를 얻어내기 위해선 뭔가를 더 보여줘야만 했다. 아직 나는 독자들에게 ‘의문’외엔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으니까.
이대로라면 하카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의문은 남지만, 딱히 더 보고 싶은 마음은 없는 캐릭터가 된다는 것.
적어도 챕터의 마무리는 내가 장식해야만 했다. 그것도 화려하고, 인상 깊게. 나라는 캐릭터에 대해 가진 ‘의문’을 ‘호기심’과 ‘관심’, 그에 더해 ‘매력’으로까지 바꿔줄 수 있는 방식으로.
“······예상보다는 빠르지만 어쩔 수 없지.”
물론 이를 위해 준비한 건 있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마음을 먹은 즉시, 곧바로 내 뒤쪽에 대기하고 있던 한 명의 마피아를 불렀다. 몹시도 험상궂게 생긴 녀석이었다.
“이리로.”
그러자,
“예, 어르신.”
녀석이 꾸벅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다가왔다.
바로 마피아로 둔갑한 치누아비였다.
“내가 말했던 거, 기억하고 있지?”
“기억은 하고 있지만······ 약간 말씀해주신 것과는 다른 상황 같습니다만.”
“미안. 녀석들이 고유능력까지 발휘할 줄은 몰랐거든. 저 녀석들 막을 수 있겠어?”
“글쎄요.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싸움꾼 도깨비 시험에서 이미 스무 차례나 떨어진 전력이 있는지라.”
“돼, 안 돼. 그것만.”
“저 총을 쓰는 자의 기술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 번개를 쓰는 소년의 것이라면 토의 술(術)로 한 번 정도는······.”
“한 번이라도 괜찮아. 중요한 건, 여유 있게 막아야 된다는 거야. 보란 듯 뻗대면서. 외부에 누군가가 나를 지켜본다 생각하면서 최대한 멋있게. 알겠지?”
“노력은 해보겠습니다만······ 경솔함을 경계하고 항시 점잖은 자세를 지향하는 저의 경우, 그와 같은 행위가 익숙지 않다는 점 이해해주시길······.”
그 순간 나는 녀석의 이마를 강하게 내리쳤다.
탁!
“악!”
“말이 많아. 벌써부터 신난 주제에 어디서 엄살이야. 역할극에 환장하는 도깨비 녀석이.”
“······역시 어르신. 귀신이시군요.”
“됐고, 내가 물약을 마시는 순간 곧바로 변하면 돼. 지금 존재감 흩어놓은 상태지?”
“예, 아마 저를 의식하고 있는 이는 없을 겁니다. 혹, 그 꼬마 숙녀처럼 눈이 좋으신 분이 계시다면 또 모르겠지만.”
“있어도 당장은 신경 쓰지 못하겠지. 이렇게나 혼잡한데.”
“그나저나 거래내용은 기억하고 계시지요? 이를 성사시키면 분명 비밀 하나를 말씀······.”
“알았으니까 집중하라고. 바로 시작한다. 마피아들 다 터지겠네.”
그러곤 나는 곧바로 챙겨둔 투명화 물약을 마셨다.
이어 내 모습이 서서히 흐릿해져갈 즈음, 치누아비가 내 모습으로 둔갑했다.
나는 곧바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모두 뒤로 빠져! 녀석들은 내가 상대한다!”
이어,
“부탁한다.”
나는 치누아비의 귀에 속삭이듯 말하곤, 재빨리 자리에서 벗어났다.
*
“뭐지?”
레오는 쥐고 있던 마피아의 멱살을 내려놓은 채 전방을 주시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주걱턱이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마피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었지만, 그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당장 적의 대장이 눈앞에 튀어나왔으니.
긴장감이라곤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태평한 얼굴.
주걱턱은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듯 한가로운 모습이었다.
레오 또한 그를 향해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갔다.
녀석에게 궁금한 게 많았다.
하여,
“너······.”
질문을 던지려 막 말을 꺼냈을 때였다.
“후훗, 반갑습니다.”
“응?”
“흐음······ 잠깐만요. 뭐였더라.”
주걱턱이 희한한 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 그래. 싸움을 멈췄으면 좋겠습니다.”
“······뭐?”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
어이가 없었다.
레오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먼저 공격해온 건 너희잖아! 도시에 들어올 때부터!”
“아, 그랬나요? 어쨌거나 잘 됐네요. 저희가 시작했으니 저희가 멈추도록 하겠습니다. 어떠신가요, 일단 마무리 하는 걸로?”
레오는 콧방귀를 뀌었다.
“일단 마무리 하자는 건······ 정비하고 다시 오겠단 거 아냐? 내가 바보로 보여?”
“아뇨, 오해십니다. 우리 마피아는 더 이상 당신들을 공격하지 않겠습니다. 더 해봐야 당하는 건 우리일 테니까요. 당신들 강하시군요.”
“흠흠, 고마워······ 아니, 아니지.”
레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가지고 있던 의문점을 던졌다.
“그나저나 너 정체가 뭐야? 착한 놈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마피아 쪽에서 나오고. 키리코는 네가 무슨 요원이라고 하고. 그리고 말투도 갑자기 이상해졌고.”
그러자,
“말투? 아······ 앗! 그, 그렇군요. 이런 실수를. 음······ 뭐, 대충 넘어가자고.”
주걱턱이 또 다시 희한한 반응을 보였다.
하여간에 종잡을 수 있는 녀석이었다.
“어쨌거나 이대론 못 보내. 아직 너희들 반도 못 때려눕혔어. 너라도 제압해두지 않으면 다시 또 공격해 오겠지?”
“오해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마피아는 이 시간부로 너희들을 공격하지 않을 거야”
“못 믿어. 너라도 잡아둬야겠어.”
그러곤 레오는 단숨에 번개를 끌어올렸다
“조심해. 몸이 몽땅 타버릴 수도 있으니까.”
“이거, 이거 원. 말이 통하지 않는 녀석이군.”
이어 녀석을 향해 쇄도했다. 자신의 주먹이 녀석의 얼굴을 단숨에 날려버릴 걸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그러나 그 순간,
탁-.
자신의 주먹이 녀석의 손에 잡혔다.
“······어?”
주먹에 실린 번개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기묘하게도, 녀석의 손이 마치 고무마냥 텁텁하게 느껴졌다.
“뭐······ 어떻게?”
“경솔하군. 상대의 능력도 모르면서 이렇게 가까이 접근하면 어떡해?”
이어,
퍼-억.
“끅······.”
녀석의 주먹에 맞고 날아가고야 말았다.
헌데,
‘힘을······ 뺐어?’
별다른 타격은 없었다. 녀석의 손이 자신을 친 게 아니라, 거의 밀다시피 했던 것이다.
의아함에 고개를 들자, 마침 녀석이 살짝 윙크를 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레오는 순간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저 녀석······ 진짜 뭐지?’
때마침,
“자,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두는 걸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마피아는 이제 더는 너희를 공격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푹 쉬고 있으라고.”
녀석이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정말일까?’
왠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다. 단순한 느낌이긴 하지만, 가까이서 마주했던 녀석의 눈이 희한하리만치 맑았던 것이다.
그때였다.
“후훗, 그래도 아주 마음을 놓진 말라고.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니까. 뒤에 더 대단한 걸 준비해두고 있거든. 기대해도 좋아! 하하하!”
황당하게도 녀석이 허공을 보며 소리쳤다. 마치 보이지 않는 눈길을 의식한 듯, 몹시도 으스대면서.
저거······ 진짜 뭐야?
*
“······완전 망했네.”
저 멍청한 도깨비를 믿은 게 실수였다.
뭐, 달리 방법이 없긴 했지만.
내게 고유능력이 있었다면 직접 상황정리에 나섰겠지만, 현재로선 무리였다. 당장 가진 특수물약을 다 턴다고 해도 마땅히 저 [재앙을 멸하는 번개]에 맞설 수 있는 게 없었고, 맞설 수 있었다한들 독자들이 열광할만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게 뻔했다.
하여, 생각한 게 저 치누아비였다.
원작의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종족답게, 도깨비들에게 부여되어 있는 기본 능력치는 굉장히 사기적이다.
그들은 비단 고유능력뿐 아니라 여러 능력들을 히든 특성으로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둔갑술이다. 물론 [흉내쟁이 곡예사]처럼 가진 능력을 따라하는 것은 아니나, 적어도 외형은 똑같이 흉내 낼 수가 있다.
게다가 도깨비들은 겉으로 보기에, 꽤나 놀라움을 줄 수 있는 기술들을 여럿 지니고 있기도 했다. 예컨대 ‘오행의 술(術)’이라고 해서, 나무도 땅에서 불쑥 불쑥 세우고, 물보라도 막 일으킬 줄 안다.
그렇게 재주가 뛰어난 녀석이 내 행세를 하며, 멋지고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내가 세운 당초의 계획이었다.
딱히 후환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작가야 그렇다 치더라도, 어쨌거나 독자들은 도깨비가 내 행세를 한 것을 모를 테니까. 마치 마피아에 숨겨둔 검은 그림자를 눈치 채지 못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일단은 당장의 포인트가 급했으니까.
‘······이렇게 조질 줄은 몰랐지.’
보는 내내 한숨을 참기가 힘들었다.
저건 멋있다가 아니라, 속된 말로 그냥 ‘병신’에 가까웠으니.
심지어 말투도 지적 받아, 딱히 겉으로 드러나는 기술을 쓰지도 않아, 연극배우마냥 허공을 보기는 또 왜 봐······.
그나마 점수를 줄 수 있는 점이라면, 레오의 주먹을 여유 있게 막았다는 것 정도?
하지만 솔직히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본래 내가 그렸던 그림은 이게 아니었으니.
그리고 때마침,
띠링-.
성적표가 도착했다.
[챕터9 – ‘데스톰브의 마피아들(1)’이 종료되었습니다]
[수수께끼 주걱턱의 캐릭터 평가가 갱신되었습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이 잇따랐습니다]
[인지도가 6,759 증가했습니다]
[작가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작가의 호감도가 20 하락했습니다]
[재등장 가능성이 60%로 올랐습니다]
[상태]
-이름 : 수수께끼 주걱턱
-특징 : 힘이 세다, 허세가 있다. 말이 많다, 비밀스러움.
-인지도 : 8,259
-작가 호감도 : 81
-재등장 가능성 : 60%
‘호오······.’
꽤나 재미난 결과였다.
일단 인지도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올랐다. 독자들이 생각보다 치누아비의 행동을 귀엽게 봐주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그냥 내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폭증했다거나.
보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작가 쪽이었다.
작가의 시선은 끌었다. 헌데 호감도는 오히려 줄었다.
그는 지금 전개를 틀고, 챕터를 확 줄여버린 것에 대하여 내게 반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작가 양반이 귀여운 구석이 있네.’
너무 나대지 말란 경고인 듯 보이기도 했으나, 어쩔 수가 없었다. 나로선 이게 최선이었으니까.
“그나저나 큰일이네······.”
나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직 미운 짓 끝난 거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