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 Shounen Manga RAW novel - Chapter 66
66화 새로운 챕터
***
남색의 지평선을 어지러이 흐트러뜨리며, 붉은 색 아지랑이들이 저 먼 땅 끝에서부터 일렁거리고 있었다.
두골 제국의 붉은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보인다.”
왕녀의 얼굴은 벅차오른 듯 상기된 상태였다.
“맞아? 참가자 아니고?”
“아냐, 복장이 예선 때와 같아. 심판관 맞아. 세 명.”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린 채 눈에 힘을 빡 주니, 과연 저 멀리 제국 전통 복장 차림의 세 사람이 보였다.
“후······.”
그즈음 든 감정은 제시간에 맞춰 도착했다는 안도감도, 마침내 길었던 이동이 끝났다는 후련함도 아니었다.
바로 짜증이었다.
히이잉-!
어이가 없었다.
“아니, 뭘 그리 기뻐하는 건데. 네가 얼마나 달렸다고.”
나는 황당한 심정으로 말의 정수리를 내려다봤다.
이 녀석이 제대로 걷고 달리기 시작한지 이제 고작 한 시간 반 째였다. 그전까지 이 녀석은 그저 내 어깨 위에 업혀있기만 했다.
이제 좀 달리나 싶었는데 벌써 도착이라니. 그간 이 녀석을 들고 뛰었던 걸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갈 정도였다.
다만,
히이잉-!
“······.”
저토록 좋다고 들썩거리는데,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에효······ 그래 한 시간 반이 어디냐. 수고했다.”
이어, 나는 다시금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눈앞엔 구름에 가려 꼭대기는 보이지도 않는, 거대한 산이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룬산.
대륙 전 방위로 뻗어 있는 마룬 산맥의 뿌리가 되는 지점으로, 오랜 옛날부터 대륙 정복의 전초기지가 되었던 천혜의 거산.
어쨌거나 도착했다.
말을 타고(?) 이동한지 꼬박 이틀 째.
마침내 본선 1차 관문을 통과하는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띠링-.
효과음과 함께 웬 홀로그램 메시지가 전송되었다.
[챕터23 헌팅턴 도적단(3)이 종료되었습니다] [히로의 캐릭터 평가가 갱신되었습니다] [특징에 ‘희생정신’이 추가되었습니다] [수많은 독자들의 성원이 잇따랐습니다] [인지도가 80,000 증가했습니다] [작가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작가 호감도가 10 상승했습니다] [열다섯 명의 독자로부터 팬아트를 받았습니다] [작가 호감도가 15 상승했습니다] [재등장 가능성이 30%로 올랐습니다] [상태]-이름 : 히로(수수께끼 주걱턱)
-특징 : 힘이 무척 세다, 허세가 있다. 말이 많다, 비밀스러움, 알고 보니 미소년?, 리더십, 희생정신.
-인지도 : 245,259
-작가 호감도 : 42
-재등장 가능성 : 30%
띠링-.
[챕터 중간 투입으로 인한 추가보상이 존재합니다]-캐릭터 포인트가 5,000p가 지급됩니다.
[메인시점 적용이 끝났습니다]-메인시점이 회수됩니다.
[캐릭터의 격이 상승했습니다] [캐릭터의 격이 상승했습니다] [캐릭터의 격이 상승했습니다]띠링-.
[작가에 의해 캐릭터 최종평가가 산출되었습니다] [히로는 다음 챕터의 예비 출연 대상입니다] [인지도 상승에 따라 캐릭터 포인트가 240,000p 지급됩니다] [작가호감도 상승에 따라 캐릭터 포인트가 2,500p 지급됩니다] [재등장률 상승에 따라 캐릭터 포인트가 300p 지급됩니다]흐음.
마룬산에 도착함과 동시에 챕터가 끝나버렸다.
뭐,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이만큼 분량을 할애 받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처음 어림잡았던 것에 비해, 전사의 길 관문 하나하나에 소요된 시간이 한참은 더 길었으니.
외려 이동하는 중간에 끊겼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어째선지 딱 한 번 어중이떠중이들이 기웃거린 걸 제외하곤, 별다른 습격조차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적잖은 인원에게 추월당했을 정도로 느리게 이동했는데.
정말로 내심 ‘말 두 마리 들고 저글링이라도 해야 하나?’ 하는 강박감에 시달릴 정도였다. 이처럼 1차 관문이 끝날 때까지 버틴 것도 용했다.
‘어디 보자······.’
나는 말의 속도를 조금 늦춘 뒤, 캐릭터 평가 결과를 다시 한 번 빠르게 훑었다. 캐릭터 특성, 인지도, 작가호감도, 팬아트, 재등장률······.
‘호오, 웬일로 호감표시?’
일단 특기할 사항은 작가호감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팬아트로 인해 상승한 15를 제외하고, 호감도가 순수하게 10이나 올랐다.
물론 무려 80,000이나 되는 인지도 상승 또한 놀라웠지만 그럼에도 나는 작가호감도의 상승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이는 분명 관계개선의 여지를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짐작 가는 바가 없었다.
나로 인해 레오 쪽의 전개가 뒤틀리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멀리 보내놓고 머리 좀 식히고 나서 다시 보니, 어느 정도 괜찮게 보였던 걸까?
혹, 공들여 만들어둔 캐릭터들을 적절히 써먹어줬기 때문일까?
역시나 흥미진진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걸까?
이유야 어찌 되었건, 내게는 꽤 호재인 상황이었다.
어쩌면 이곳 이스트랜드에서 좀 더 얼굴을 내비칠 수 있지 않을까. 그 또한 메인시점으로.
‘그건 좀 오버인가?’
글쎄.
나는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챕터의 마무리가 나쁘지 않았다. 1차 관문을 통과함과 동시에, 2차 관문 장소인 마룬산을 전면에 보여주면서 끝. 분명 독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할 수 있는 연출이었다.
더군다나 재등장률이 무려 30%나 된다는 것. 이건 굉장히 의미심장한 수치였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추산해볼 때, 재등장률 10~15% 정도는 ‘언젠가 등장시킬 생각이 있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그게 바로 그 다음 챕터에 대한 고려는 아니다.
그러나 재등장률 30%이상부터는, 물론 경험적 판단이긴 하지만, 그 다음 챕터에 연이어 출연시키는 것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담겨있다.
즉, 현재 작가가 나의 재등장에 대해여 검토 중일지도 모른다는 것.
물론, 그렇다곤 해도 아주 그리 낙관적인 전망은 아니었다.
이제 곧 시작될 챕터들은 딴 쪽으로 시선을 돌릴만한 여유가 있는 내용들이 아니다.
사원의 잃어버린 보물을 둘러싸고 레오와 헌팅턴 도적단과의 뺏고 빼앗기가 반복되고, 모험의뢰 완수까지 쭉 다이렉트로 달려간다.
다른 이야기를 끌어들일 정도로, 그것도 에피소드와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머나먼 곳의 이야기를 섞을 수 있을 정도로 한가롭진 못하다는 것이다.
역시나 전격 재등장은 좀 어렵지 않을까.
다만, 내가 가능하다고도 생각했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결과의 통보.
챕터와 챕터사이에, 그저 스쳐지나가는 수준으로라도 내 관문 진행결과 정돈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이는 독자들 또한 궁금해 할 테니.
게다가 그리 자세히도 필요 없다. 왕녀와 함께 최종 관문을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뒤, 칸을 대면하는 것. 딱 그 한 장면이면 충분했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이스트랜드로 넘어오면서 각오했던 ‘약화’와 ‘잊힘’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테니까.
물론 이는 그저 행복회로를 돌린 것에 불과했다. 독자들이 나를 기억해주지 않는다면, 혹은 작가가 이를 원치 않는다면 그 같은 장면은 쓰일 수가 없다. 또 작가가 쓸 생각이 있다하더라도, 시간대가 맞지 않으면 그조차도 여의치가 않다.
결국 그 또한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
“오케이, 대충 생각하는 걸로.”
간단하다. 운이 좋으면 될 만하고, 아니면 그냥 아닌 거고.
딱히 그에 매여 전전긍긍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어쨌거나 내게 중요한 건,
‘일단은 성적부터 좀 거두어 둬야겠지.’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었다.
곧이어,
“멈추시오.”
“여기는 마룬산.”
“본선 1차 관문을 통과하신 걸 축하드리오.”
우리는 심판관 세 명 앞에 당도했다.
딱 보자마자 ‘기묘하다’는 느낌이 드는 셋이었다.
그들은 각자가 번갈아 한 마디씩만을 했는데, 마치 한 사람이 말하는 듯 내용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쉴 시간은 없소.”
“지금부터 곧바로 2차 관문이 시작되오.”
“관문 설명을 잘 듣고 이를 완수해내길 바라오.”
이어진 그들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일단 2차 관문의 본질은 바야르 칸이 말했던 대로, ‘점령전’이었다.
점령대상은 산에서 가장 높은 세 개의 봉우리로, 각기 일봉, 이봉, 삼봉으로 불렸다.
봉우리가 세 개에 불과하다 보니, 관문이 끝날 때 나올 수 있는 봉우리 점령자는 최대 세 명이다.
물론, 그렇다고 단 세 명만이 2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응시자들은 두 가지 길을 택할 수 있다.
1. 2차 관문이 진행되는 일주일 동안 세 봉우리 중 한 곳을 점령한 후, 지켜내는 것.
2. 현 봉우리 점령자의 하위 소속으로 들어가는 것.
한 번 하위소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응시자들은 자신들의 점령자가 무사히 봉우리를 지켜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만약 그가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쫓겨나게 될 시, 함께 탈락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봉우리별 세 개의 점령자와 그 하위 소속들이 구분이 되면, 이후 그 세 개의 진영이 최종관문 ‘정복전쟁’에서 격돌하게 되는 것이다.
설명을 마친 심판관들이 웬 나무패와 알록달록한 깃발을 내밀었다.
“각자 본인들의 명패와 깃발 하나씩을 챙겨 가시오.”
“명패는 본인의 신분을 징거하는 것으로, 하위소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오.”
“봉우리 점령자의 소속으로 들어가고 싶으면 명패를 반으로 가른 후, 그에게 전달하면 되오.”
나는 이를 건네받은 뒤, 그들에게 물었다.
“깃발은 안 줘도 됩니까?”
“깃발은 관문이 끝날 때까지 본인이 소유하고 있어야 하오.”
“그전에 깃발을 다른 이에 의해 빼앗긴다거나 꺾이게 된다면 그 즉시 탈락이오.”
“명패를 전달하는 순간, 깃발은 점령자의 색을 따르게 될 것이오.”
호오.
그냥 막대에 천만 달아놓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최첨단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때,
“깃발을 점령지에 꽂으면요? 몸에서 떨어지는 건데 괜찮나요?”
왕녀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다른 이의 손에 들어가지만 않으면 되오.”
“다만 주의하시오.”
“깃발이 뽑히는 순간, 그 즉시 탈락이니.”
“아, 뽑히는 순간 바로?”
약간 신경이 쓰이는 말이었다. 이는 자리를 비울 수조차 없다는 뜻이었으니.
점령지에다 깃발을 꽂으려면 일단 식량부터 구비해놓은 뒤에, 방어선에다, 경계 장치에다······ 하여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춘 뒤에나 가능할 듯 싶었다.
이어 시험관들은 마지막 한 마디씩을 내뱉은 뒤, 우리를 배웅했다.
“봉우리는 세 곳.”
“다만 쟁취할 수 있는 건 하나 뿐.”
“첫 선택이 중요한 법이니, 부디 신중하시오.”
나와 왕녀 또한 그에 화답했다.
“감사합니다.”
그러고 우리는 시험관들을 지나쳐, 마룬산을 향해 나아갔다.
잠시 후,
“명확하네.”
우리는 산 입구에 도착했다.
입산하는 길은 정확히 세 개였다. 각각이 세 봉우리로 연결되어 있는 듯했다. 물론 안에서 얼마든지 다른 데로 빠질 수 있겠지만, 일단 보기엔 참으로 간단하고 명확한 방식이었다.
-어디 한 번 잘 골라 가봐라.
대략 요런 느낌이랄까.
그때였다.
“왔다, 주걱턱이다.”
“주걱턱이 왔어.”
“드디어 왔군!”
“참나, 왜 이제야 온 거야?”
“저 녀석들 그냥 힘만 센 거 아냐?”
웬 녀석들이 입구 너머 숲속에서 우르르 몰려나왔다.
가만 보니 다른 응시자들이었다.
녀석들은 쉴 새 없이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황당하게도 녀석들이 투덜거리며 흉보는 대상은 다름 아닌 우리였다.
“빌어먹을, 주걱턱.”
“빨리 온 보람도 없게 말이야.”
“이럴 거면 좀 더 천천히 달려도 될 걸 그랬어. 굼벵이들 같으니라고.”
당황스러웠다.
“뭐지? 왜?”
“우릴 기다렸던 모양인데······?”
왕녀 또한 의아하다는 듯 그들을 쳐다봤다.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자, 곧바로 녀석들이 좌르르 물러나며 길을 텄다. 그러곤 가만히 우리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딱히 직접적으로는 말을 걸지도 않았다. 그저 보기만 할 뿐이었다.
“아니, 뭔······.”
그러고 잠시간 상황을 살펴보니, 뭔가 대충 알 것도 같았다.
이 녀석들은 우리가 어떤 길로 가는지, 어떤 봉우리 쪽으로 가는 지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를 피해가거나, 혹은 따라나서기 위해.
“호오······.”
확실히 예선 때의 내 모습이 강렬하긴 했던 모양이다.
약간 주의가 끌리긴 했지만, 이내 나는 그들에게 관심을 끊었다. 저 녀석들이야 뭐, 그리 대단한 위협도, 도움도 되지 않을 것 같았으니.
“어느 쪽으로 갈래?”
“아무데나?”
“봉우리마다 따로 특징이 있나? 오르기 어렵다거나, 자연환경이 좀 다르다거나.”
“글쎄······ 근데 첫 선택을 신중히 하라고는 했어. 산이 워낙에 커서 그런가? 한 번 목표를 잡으면 후에 변경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긴 해.”
“그런가.”
솔직히 별 상관없을 것 같긴 했다.
“다 비슷비슷하겠지 뭐. 가까운 데로 가자고.”
내가 택한 곳은 첫 번째 입구였다. 별 이유는 없었다. 말 그대로 그냥 제일 가까웠기 때문이다.
등산로는 처음부터 꽤나 가파른데다, 길 자체가 엉망이었다.
입구에서는 길이 잘 나있는 듯 보이더니, 산에 들어오자마자 정돈된 길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심지어 짐승들이 다니는 길조차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온통 빽빽이 나 있는 나무에, 수풀에, 가시에, 그리고 계속 그냥 오르막길에······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나뭇가지와 풀잎에 피부가 긁히는데, 하여간에 아주 그냥 불쾌감이 하늘로 치솟을 정도였다.
그나마 내 말이 아직 드러눕지 않고 있다는 게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이랄까.
“너 이번에는 진짜 걸어라. 눕기만 해. 진짜 봉우리로 그냥 집어던져버릴 테니까.”
나는 내 말을 보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자,
히이잉-!
말이 화답하듯 소리를 냈다.
“······.”
꺼지라는 소리 같기도 하고.
그러고 한참을 나아가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레,
쿠르릉-.
웬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산사태라도 일어난 듯, 심상찮은 소음이었다.
그때,
“어, 엇! 저기!”
왕녀가 어느 정면 위쪽을 가리켰다.
거기, 어마어마한 크기의 바위가 주위 나무들을 짓이기며 무서운 속도로 굴러 내려오고 있었다.
“호오······.”
심지어 바위는 하나가 아니었다. 예선 때 들었던 코끼리바위만한 바위가 무려 셋씩이나 됐다.
우리보다 먼저 이곳을 오른 녀석들이 뭔가 준비를 해둔 모양이었다. 아니면 이 또한 관문의 일종이라든가.
그즈음,
“어떻게 할 거야? 피해?”
“피하긴.”
내가 느끼고 있던 감정은 다름 아닌, 아쉬움이었다.
아쉬웠다. 이 장면을 독자들이 보지 못한다는 게.
나는 피하는 대신, 외려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원래 내가 예선 때도 바위만 몇 개 더 있었으면 저글링을 하려고 했던 사람인데.”
이어 첫 번째 바위가 코앞에 닥친 순간,
착!
손으로 짚어 그걸 멈춰 세웠다.
잠시 후,
쾅-!
쾅-!
연달아 굴러 내려오던 바위들이 굉음을 내며 멈췄다.
“으쌰.”
이어 나는 가장 앞에 있던 바위를 먼저 들어올렸다.
그러곤,
“이게 글러온 방향이 어디더라?”
“저기. 저쪽이야.”
왕녀의 손가락이 가리킨 쪽을 향해 힘껏 내던졌다.
부웅-.
“언놈이 시비야?”
곧이어,
쿠왕-!
어마어마한 굉음이 들려왔다.
다만, 고대했던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뭐야, 이쪽이 아닌가? 비명소리가 안 나네?”
혹시라도 이를 꾸민 녀석들이 있으면 대충 잡아다 얼굴이나 좀 보려고 했더니만.
아쉬움에 입맛을 다지고 있자,
“그럼 저기로 한 번 던져봐. 저기 길이 뻥 뚫린 곳.”
왕녀가 또 다른 쪽을 짚었다.
“확인. 이번엔 두 개 동시에 던져봐야겠다.”
그러고 막 바위 두 개에다 손을 짚었을 때였다.
느닷없이,
띠링-.
홀로그램 메시지 하나가 전송되었다.
‘응? 올 게 없는데? 챕터가 벌써 시작했다고?’
나는 곧장 그 내용을 확인했다.
그러곤 경악에 빠졌다.
“······이거 진짜야?”
작가가 원작엔 없던 챕터를 새로 팠다.
순전히 나만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