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103)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103화(10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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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으으으으… 으아아아아아!!!!”
“뭐… 뭐야…!? 괜찮으세요?!”
– 쿠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광ㅡ!!!!!!!!
수행원은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며 허리를 숙인 채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그 자리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다.
“꺄아아앗?!”
아쿠아마린과 세라피나는 폭발의 화염과 풍압에 몸이 튕겨나가,
등지고 있던 건물 외벽에 등과 어깨를 강하게 부딪쳤다.
“갑자기… 왜 폭발이 일어난 거지…?”
거리 안을 가득 메운 연기와 불꽃.
벽에 부딪혔던 아쿠아마린은 겨우 몸을 일으키며 먼지를 털어내고,
불이 붙은 곳곳에 물방울을 분사하여 불을 꺼트렸다.
“저건… 저… 저건…!”
세라피나는 떠올렸다.
자신의 앞에 수행 요원이 폭발물이 된 채 앞에 내던져졌던 그 일을.
살려달라며 애원했지만 재 한 줌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버렸던 그 일을.
그때와 같은 인물에게서 같은 수단으로 벌어졌다는 걸,
세라피나의 등줄기에 새겨졌던 공포심이 그녀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었다.
“누구냐! 당당하게 정체를 밝혀라!”
아쿠아마린은 자신의 이능력으로 폭발의 잔재를 재빠르게 꺼트리고,
패닉 상태에 빠진 세라피나의 손을 꼭 잡은 채 연기를 걷어내려 했다.
– 터벅… 터벅…
“크크크크… 으흐흐흐흐흐…!!”
아쿠아마린의 말에 화답하려는 듯한 소름 돋는 웃음소리.
아직 채 걷어지지 않은 연기 속에서 터벅터벅거리는 발소리도 함께 들려온다.
“하아…♥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쾌감…!
보지가 뀽뀽거려서엇…♥ 가버릴 거 같아앗…!!♥♥”
광기가 감도는 듯한 목소리에서는 온갖 변태적인 말이 쏟아져 나오고,
서서히 발소리가 두 마법소녀에게 가까워진다.
– 툭.
목소리와 발소리의 방향을 찾으러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아쿠아마린.
그녀의 발끝에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닿는다.
– 쿠과과과광ㅡ!!!!
“꺄아아앗?!”
아쿠아마린의 발끝에 닿자 마자 묵직한 폭발이 일어났지만,
미리 전개해두었던 물방울 보호막이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을 막아냈다.
“크흐흐흐… 캬하하하하…!!”
그러나 폭발이 적중한 여부는 딱히 상관하지 않는 듯,
연기 너머의 목소리는 그저 폭발음과 그 풍압을 느낄 때마다 희열할 뿐이었다.
“세라피나! 괜찮은 거야? 다치지는 않았지?”
“괘… 괜찮아…….”
패닉 상태에 빠졌던 세라피나는 다행히 곧 다시 정신을 차린 듯,
아쿠아마린의 손을 꼭 잡은 채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방금은 아쿠아마린의 보호막 덕분에 한 번 버텨냈지만…,
다음 공격부터는 보호막으론 버텨내기 어려울 지도 몰라.’
아쿠아마린의 발끝에 닿았던 폭발물의 폭발 규모는 첫 폭발보다 크지 않았지만,
물방울이라는 물질적인 한계 때문에 그마저도 간신히 막아낸 수준이었다.
“저 녀석… 단순히 폭발물을 던져서 공격하는 게 아니야.
분명 닿은 물건을 폭탄으로 만드는 이능력일 거야.”
“설마 그렇다는 건… 그 수행원 분을…?”
“응….”
아쿠아마린은 폭발의 풍압으로 인해 폭발 장면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던 탓에,
폭발한 것이 수행원이었다는 걸 듣고는 크게 당황한다.
“정신 차려야 해. 안 그러면… 우리도 그렇게 될 거야.”
두 사람이 서로를 의지하며 다시 덮쳐올 공격에 대비하던 중…
“생각보다 귀찮은 이능력을 가지고 있네요? 마법소녀 친구들.”
연기 너머에서 조금 성숙한 듯한 또 다른 목소리가 겹쳐 들린다.
“하나가 아니라… 둘인 것 같아.”
상대가 하나가 아닌 둘이라는 걸 안 아쿠아마린과 세라피나.
잡고 있던 손을 놓는 대신서로의 등을 맞대어 선다.
“아무래도… 우리 쪽에서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계속 방어만 하는 꼴이 될 거야.”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폭발물이 던져지며 연기가 사라지지 않고,
그 폭발을 피하거나 간신히 막아내는 것이 전부인 상황.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연기가 없는 곳으로 벗어나 시야를 확보하거나,
혹은 일부의 피해를 감수하고 거리 전역을 범위로 삼아 공격하는 수밖에 없었다.
“흐아아앗…!!”
– 쿠구구구구구…!!!
시야 확보가 우선이라고 생각한 세라피나가 바닥에 쿵 하고 발을 구르자,
두 마법소녀의 발밑에서 거대한 식물 줄기가 자라 솟아난다.
“크으읏…!”
두 사람을 받치고 선 식물 줄기 덕에 연기 바깥의 시야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능력의 반동으로 세라피나는 입에서 살며시 피를 토해낸다.
“어디에 있는 거지…?”
시간이 지나고 폭발이 잠시 멎은 덕에 연기는 서서히 걷히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녀들을 공격해 온 두 빌런의 위치는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분명 목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착각이었나?”
아쿠아마린이 마법 지팡이에서 만들어낸 물방울을 곳곳에 보내어,
사각지대에 숨어 있을 수도 있는 빌런들을 탐색했다.
‘저기다…!’
그러자 물방울 하나에 비추어지는, 새까만 옷을 입은 두 여자의 모습.
아직 폭발의 여파가 남아 활활 타고 있는 빌런 이감용 트레일러 뒤,
두 채의 건물의 좁은 틈새에 숨어 있는 두 여성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저쪽이야!”
아쿠아마린은 세라피나에게 두 빌런의 위치를 가리키며,
그녀의 손을 잡고 식물 줄기 아래로 뛰어내렸다.
‘뭔가 이상한데… 가까이 있던 녀석들이 언제 저런 곳에…?’
세라피나는 분명 가까이 있던 빌런들이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것,
그리고 하필 그 위치가 좁디좁은 건물의 틈새라는 것이 의아했다.
– 찰팍ㅡ!
식물 줄기 위에서 손을 잡고 뛰어내린 두 사람.
아쿠아마린이 착지 직전에 만들어낸 물웅덩이 위에 무사히 발을 내디뎌 충격을 완화한다.
– 타다다닷ㅡ!!
혹시나 폭발물이 되어있을지도 모르는 주변의 물건에서 조금씩 거리를 벌리면서도,
위치를 들키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확보한 장소를 향해 달려간다.
‘저쪽… 아직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건 모를 거야.’
드디어 두 눈으로 확실하게 보일 정도의 거리까지 좁혀진 상황.
두 마법소녀는 섣불리 빌런들에게 다가가지 않고,
침착하게 숨을 죽인 채 서로 눈빛을 교환한다.
‘더 이상 고출력의 공격을 하게 되면… 몸이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걸로 히어로 사냥이 멈춘다면.’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의 몸 상태는 이미 너덜너덜해진 상태.
이능력 강화 시술을 수 차례나 받은 덕분에 이능력의 출력은 매우 강해졌지만,
그로 인해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당장도 아까 전부터 신체에 큰 반동이 올 정도의 기술을 계속해서 사용한 탓에,
입에서 피를 흘리거나 큰 어지럼증을 느끼는 부작용을 겪고 있었다.
‘단 한 번만… 한 번의 공격이라도 완벽하게 적중하면 되는 거야….’
단 한 번의 공격이 적중하여 저 빌런들을 제압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몸이 부서지더라도 히어로 사냥을 멈출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은 그 결연한 의지가 담긴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
“”흐아아아아아앗…!!!!!””
– 슈와아아아아아앗ㅡ!!!!!
판타지 게임에 등장하는 묵직한 검기를 닮은 듯한,날카롭고 거대한 물의 칼날.
– 쿠구구구구구구ㅡ!!!!!!
땅에서 솟아나는 가장 날카롭고 치명적인 꽃의 가시덤불.
두 마법소녀의 진심이 담긴 공격이 빌런들을 향해 퍼부어진다.
“으아아앗?!!!”
“꺄아아아아앗!!!”
그 어느 때보다도 질긴 꽃의 가시덤불이 빌런들이 도망칠 수 없도록 꽉 붙잡고,
날카롭고 거대한 물의 칼날이 묶인 빌런들과 왼쪽의 건물까지 깔끔하게 베어낸다.
– 쿠과과과과과과광ㅡ!!!!!
– 쿠구구구구구구ㅡ
깔끔하게 베어낸 건물의 상단이 단면을 따라 스윽 미끄러지며,
쿵 소리를 내며 도로 위로 떨어져 무너진다.
두 마법소녀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낸 두 빌런은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거의 절단된 것으로 보이는 복부에서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낸다.
“죽은… 건가…?”
피칠갑을 뒤집어쓴 두 빌런은 이미 숨이 멎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해냈… 구나.”
최고 출력의 기술을 사용한 탓에 피를 토하며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빌런의 확실한 사망을 확인하자 안도하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다.
“다른 수행원 분들도… 많이 다치셨겠지.”
그녀들이 처음 이 거리에 왔던 원인인 거한들의 제압 이후,
수행원 수십 명이 그들의 이감과 도시 정상화를 위해 현장에 찾아왔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폭탄이 되어버린 수행원의 폭발로 인해,
수행원들은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어 쓰러져 있는 상태이다.
“응… 아마도.”
두 마법소녀는 위험한 빌런을 둘이나 제압했지만,
수행원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숙였다.
히어로는 빌런으로부터 시민을 지키는 영웅.
수행원들도 결국 히어로가 지켜야 할 시민들과 같았기에,
두 마법소녀는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고 그들의 희생을 애도했다.
– 짝… 짝… 짝…!
“아아… 고작 그런 트릭에 속아 넘어가다니.”
“뭐… 뭐야?!”
숨을 고르며 잠시 쉬고 있던 그녀들의 등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분명 미친 듯이 웃고 있던 빌런 옆에서 들렸던 성숙한 목소리였다.
“아… 아쿠아마린… 저기….”
세라피나가 경악하며 가리킨 곳은 빌런들의 시체가 있는 장소.
“그… 그럴 수가…?!”
그러나 분명 그 장소에 있었어야 할 두 빌런의 시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
무너진 건물의 파편들과 가시덩굴만이 남아 있었다.
“후후후후…♥”
그리고 등 뒤에서 들려오는 조소 섞인 조롱.
“역시 히어로 여러분께선… 정말이지 멍청하고 나약하시네요.
도저히 당해드릴 수가 없다니까요? 후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