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104)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104화(10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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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히어로 여러분께선… 멍청하고 나약하시네요.
도저히 당해드릴 수가 없다니까요? 후후훗…♥”
분명 세라피나의 거대한 가시덩굴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포박당한 채,
아쿠아마린이 날린 거대한 물의 참격으로 몸이 두 동강 났어야 할 빌런.
“그러게 말이에요? 꺄하하하하하!!”
새까만 바디슈트를 입은 채령과 루이린은 죽기는커녕 상처 하나 입지 않은 채,
탈진 직전인 두 마법소녀의 등 뒤에서 그녀들을 비웃고 있었다.
– 터벅… 터벅…
“딱 보니까… 두 사람 다 손가락 까딱할 힘도 없어 보이는데.
순순히 저희에게 항복하는 게 어떨까요?”
채령과 루이린은 두 마법소녀의 앞으로 걸어와 모습을 보이며,
그녀들을 향해 손을 내밀며 자신들에게 항복하기를 종용했다.
“웃기지 마…! 너희 같은 빌런에게… 항복할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나아!”
그러나 두 마법소녀는 새까만 유혹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손을 탁 쳐내며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귀엽고 깜찍한 마법소녀가 되고픈 꿈과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
그 꿈과 마음을 한데 모아 ‘히어로 마법소녀’가 되기로 결심했던 두 소녀는,
연약하고 가녀린 몸으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고난을 견뎌왔다.
‘이 정도 고난 따위…’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늘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마법소녀고,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 히어로다.
‘할 수 있어… 우린… 히어로 마법소녀니까…!’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지쳐 쓰러질 것만 같았던 두 마법소녀의 몸을 일으켰다.
“어머… 아직도 일어설 힘이 남은 모양이네요?”
“너희들을 쓰러트리기 전까지는… 우리도 쓰러지지 않아…!”
아쿠아마린과 세라피나는 무릎과 얼굴에 묻은 핏자국과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들지 못할 것처럼 바닥에 버려져 있던 마법 지팡이를 들었다.
“히어로 마법소녀… 매지컬 아쿠아마린!”
“히어로 마법소녀… 매지컬 세라피나!”
“히어로와 마법소녀, 두 정의의 이름으로… 너희 빌런들을 단죄하겠다!”
– 타다다다닷ㅡ!!!!
“받아라! 아쿠아… 하이퍼 블래스트…!!!!”
아쿠아마린이 먼저 두 빌런을 향해 달려가며 마법 지팡이를 뻗자,
그 끝에서 거센 파도의 물결이 쏟아져 나온다.
– 펑ㅡ!
아쿠아 버블 블래스트를 피해 채령이 루이린을 붙잡은 채 손뼉을 치고,
근방에 있던 분신과 위치를 바꾸어 공격을 재빠르게 회피한다.
“하아아앗! 세라피나 엑스퍼트 스트라이크!”
– 휘리리리리리리릭ㅡ!!!!
회피한 위치를 재빠르게 확인한 세라피나가 가시덩굴을 길게 뻗어,
순식간에 채령과 루이린이 있는 위치까지 도달해 두 사람을 붙잡는다.
“어림도 없지… 크흐흐…!!”
– 철컥ㅡ 쿠과과과과광ㅡ!!!!
그러나 아직 팔이 묶이지 않았던 루이린의 손이 가시덩굴에 닿아,
폭탄으로 변한 가시덩굴의 내부만이 폭파되며 손쉽게 빠져나간다.
“흐흐흐흐…!!”
그리고 두 빌런을 묶고 있던 가시덩굴 줄기의 일부가 폭탄으로 변한 채,
엄청난 속도로 두 마법소녀를 향해 내던져진다.
“아쿠아 버블 배리어…!!”
아쿠아마린은 폭탄이 된 덩굴이 닿기 전 재빠르게 보호막을 전개하여 막아냈다.
– 쿠과과과과과광ㅡ!!!!
“크으으읏…!! 폭발이… 너무 강해…!”
평소보다도 더 두껍고 단단하게 전개된 보호막이지만,
폭발의 기세와 풍압은 그 보호막에 금이 갈 정도로 강력한 풍압과 기세를 자랑했다.
“커허윽…! 케흑….”
한 번의 폭발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연쇄적으로 터져 나오는 폭탄 공격.
연쇄 폭발을 막아내기 위한 보호막을 유지하기 위해 이능력의 출력을 높였던 탓인지,
아쿠아마린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터져 나왔다.
“아쿠아마린…!”
“괜찮으니까… 내가 아니라 저 녀석들에게 더 집중해야 해…!”
고통스러워하는 아쿠아마린의 모습을 보며 순간 울컥한 마음이 드는 세라피나.
하지만 아쿠아마린은 오히려 세라피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슬퍼하기만 해선…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없으니까…!’
아쿠아마린의 간절한 마음이 세라피나에게 이어지고,
그녀는 어느새 더 멀어진 채 킥킥거리며 웃고 있는 두 빌런에게 접근하기 위해 앞도 보지 않고 달렸다.
– 철컥ㅡ
“꺄앗?!”
순간 달려나가던 세라피나의 발에 무언가가 소리를 내어 걸리며 넘어지고 만다.
분명 그녀의 발에 걸려 넘어지게 만든 건 가시덩굴의 일부.
그러나 마치 금속이나 기계 장치에 닿는 듯한 ‘철컥’ 소리를 냈다.
“흐아아앗…!!!”
발에 걸린 가시덩굴이 폭탄이라는 것을 빠르게 알아챈 세라피나.
아쿠아마린이 보호막을 만들어 폭발로부터 몸을 보호했던 것처럼,
세라피나도 두터운 가시덩굴을 빠르게 휘감아 폭발로부터 몸을 지켜낸다.
– 쿠과과과과과광ㅡ!!!!
“크으읏…!!!”
가공할 만한 위력의 폭발은 세라피나의 몸을 감싼 가시덩굴을 터트리고 찢었지만,
가시덩굴이 상당히 두꺼웠던 덕분에 간신히 세라피나에게 폭발의 여파가 닿지 않았다.
“몸에… 힘이 안 들어가…!”
아쿠아마린과 마찬가지로 폭발을 막아내는 데에 너무 큰 에너지를 소모한 탓인지,
세라피나의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었다.
피를 토해내는 건 이미 아까 전부터 계속되었고,
안구와 얼굴에 선 실핏줄은 터질 듯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 왜애애애애애앵ㅡ
어느새 도시의 거리는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폭발의 연기로 가득 차고,
30분 가까이 이어진 교전이 끝나지 않자 다시 한 번 비상 상황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사이렌 소리는 비상 상황임을 알리며 시민들이 대피해야 함을 알리는 신호이자,
곧 빠르게 지원 병력이 그 현장에 도착할 것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쿠아마린과 세라피나는 지원이 오기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또 다른 히어로들의 지원이 오기까지 그대로 기다리고 있기엔,
어디서 날아들지 모르는 폭탄을 계속해서 막아내야만 한다.
그렇다고 그 히어로들이 빠르게 온다고 해서,
순간이동과 폭발이라는 말도 안 되는 조합을 갖춘 빌런 듀오를 물리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애초에 두 히어로 마법소녀는 히어로 연합 연구소가 가진 이능력 연구 기술의 정수이자,
A급 히어로 중에서도 최상위 전력에 속하는 히어로였으니까.
‘저 녀석들도… 슬슬 지칠 때가 됐을 거야.
폭발의 강도가 점점 거세지는 것도 그 때문일 거고.’
이능력이라는 건 통상적으로 강함과 유틸리티성의 차이가 천차만별이지만,
강하고 좋을 수록 그 한 번 한 번의 출력이 신체에 큰 부담을 주게 되어 있다.
수많은 강화 시술을 받은 아쿠아마린과 자신조차 이렇게 지쳐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라고 지치지 않을 리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딱 한 번만 더… 그 기술이 한 번이라도 더 제대로 먹힌다면….’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답지만 위험한 가시를 지닌 꽃의 덩굴.
분명 적중하기만 한다면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치명상을 입힐 수 있고,
그 위력은 이미 아쿠아마린과의 합동 공격에서도 확인한 바였다.
‘팔이랑 다리… 제발 움직여 줘…!’
세라피나는 제발 몸에게 움직여 달라며 간절히 애원하고 또 애원했다.
– 철컥ㅡ
그러다 간신히 발을 들어 딛자 그 끝에 철컥 하는 소리를 내며 무언가 걸린다.
하늘은 세라피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은 것이다.
– 쿠과과과과과과과광ㅡ!!!!!
“꺄아아아아아악!!!!”
몸을 제대로 일으키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폭발을 막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고,
세라피나는 그대로 그 폭발에 휘말리고 말았다.
“세라피나…?!!!!?!”
폭발음과 비명이 들려온 쪽이 세라피나의 쪽이라는 걸 안 아쿠아마린.
그러나 몸을 움직일 기력조차 없는 탓에, 그 자리에서 애처롭게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
“으흐흐흐…♥ 드디어 그 콘돔 같은 성가신 보호막…♥ 못 쓰게 됐구나앗…♥♥”
루이린은 바디슈트 너머의 사타구니를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며,
드디어 폭파 공격이 적중했다는 사실에 더욱 흥분한다.
“저 초록색 머리카락을 가진 마법소녀… 죽이지는 않았죠?”
“그럼요! 걱정하지 마세요… 흐흐흐…♥”
루이린의 이능력 ‘폭탄화’는 만진 대상을 폭탄으로 만들어 폭파하는 것.
그녀의 이능력은 단순히 폭탄으로 만들어 터트릴 뿐 아니라,
폭발의 강도와 그 범위까지 아주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이다.
– 솨아아아아아ㅡ!!!!
거리 전체를 뒤덮은 연기 속에서 뻗어 나오는 물줄기.
순간 세라피나의 생사를 궁금해하고 있던 채령과 루이린의 위에 쏟아진다.
– 펑ㅡ!
채령은 루이린을 붙잡은 채 다시 한번 분신과 위치를 바꾸어 물줄기를 피했다.
“조금만 반응이 늦었으면… 저 물줄기에 그대로 잘려 나갔을지도 모르겠네요.”
물줄기의 힘은 어찌나 거셌는지 전방의 연기를 모두 걷어냈을 정도.
그리고 그 안에는 비틀거리며 두 빌런을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는 아쿠아마린이 서 있다.
그러나 날카로운 눈빛과는 달리 이미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계속해서 피를 토해내며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한 채 몸을 비틀거리고 있었다.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고 있을 수 있다니.”
채령은 기절할 것만 같은 아쿠아마린에게 천천히 걸어 다가갔다.
“이제… 포기하시는 게 어떠세요?”
“난… 포… 기… 못 해….”
다시금 손을 내민 채령에게 아쿠아마린은 주먹을 휘둘렀지만,
힘이 하나도 담기지 않은 주먹은 손바닥을 조금도 밀어내지 못했다.
– 털썩ㅡ
결국 기력을 다한 아쿠아마린은 그 자리에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 왜애애애애애애앵ㅡ!!!
– 타다다다다다다닷ㅡ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렌 소리와 발소리가 점점 커지며,
지원 병력이 이미 현장 가까이에 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귀찮은 녀석들이 슬슬 도착할 때가 되었네요. 루이린?”
“아앗…♥ 이제 갈 때가 된 건가요?”
루이린과 채령은 리타이어 상태의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의 손을 잡았다.
“그럼요. 이 새로운 암컷들을… 어서 위대하신 주인님께 드리러 가야죠?”
– 펑ㅡ!
채령의 양쪽 손뼉이 닿자 펑 하는 소리가 나며,
두 빌런과 두 히어로 마법소녀는 흔적도 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