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131)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131화(13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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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의 아지트 중심부에 있는 집무실.
시윤은 집무실 안에서 조사한 히어로 연합에 관한 기밀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다.
“후우… 생각보다 괜찮은 게 없네. 딱히 신뢰성 있는 것도 없어 보이고.
빌런 넷은 역시 믿을 게 못 되는 건가….”
빌런 넷은 빌런 조직원 출신이거나 현직 빌런이라면 소문으로 알 법한 어둠의 사이트.
히어로 연합에 소속된 몇몇 히어로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라거나,
혹은 히어로 연합의 기밀 정보 같은 것들이 올라오는 빌런 계의 정보 시장이다.
가끔은 경쟁 상대인 빌런이나 원수를 지고 있는 히어로에게 현상금을 걸거나,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빌런이 조직의 기밀 정보를 폭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빌런이라는 건 결국 자신의 욕망이 최우선적인 이기적인 존재.
그런 이들이 모여 이용하는 사이트에 믿을 만한 정보가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고,
아주 적게 올라오는 신뢰 가능한 자료를 사금 걸러내듯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시간을 쓰고 좋은 정보가 올라올 때를 기다린다면,
우연히 주식이 폭등하는 것과 같은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빌런 넷은 존재를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어와 24시간 내내 상주하며 정보를 염탐하는 것이 일상이다.
“하아… 이 정도면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다 한 거 같은데.”
루미가 히어로 시절에 가지고 있던 적지 않은 양의 기밀 정보도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의 내용인 경우가 많아 마냥 기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슬레이브들에게 히어로를 사냥하라 명령해 놓고선 마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기도 했으니,
시윤은 어떻게든 연합을 침략하고 히어로를 사냥하는 데에 도움이 될 법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나저나… 세라피나랑 아쿠아마린이 잘 하고 있을지 모르겠네.
빌런 현장에 있는 히어로를 사냥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일인데.”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에게 연합의 비밀 연구소에 살아 돌아온 척 연기를 시키고,
그 사이 루이린과 채령의 분신을 잠입시켜 연구소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계획.
이 계획은 히어로의 핵심 연구에 큰 타격을 입히면서도,
히어로 연합의 본부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장 겸 선전포고를 날릴 목적이었다.
“혹시 몰라서 루이린이랑 채령이 분신도 같이 보내긴 했는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테러 활동 경험이 풍부한 루이린,
그리고 루이린을 보조할 겸 증거 인멸 후 빠른 귀환을 위한 채령의 분신까지.
빌런으로서의 ‘악행’에 처음 손을 대는 두 암컷이 잘 적응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해서 보낸 것이다.
– 똑똑똑ㅡ
“오라버님! 들어가도 될까요…?”
잠시 동안 괜찮을지 걱정하고 있던 시윤의 방을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그 뒤에는 현장에서 돌아온 루이린의 목소리가 이어 들려왔다.
“어! 들어와.”
시윤은 잘 돌아온 듯한 밝은 목소리를 듣고 한숨을 돌리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쿨하게 들어오라고 말했다.
“오라버님께서 내리신 명령… 무사히 수행하고 돌아왔습니다…♥”
무사히 귀환한 루이린은 시윤에게 허리를 숙이며,
명령을 어떤 식으로 이행하고 마무리했는지 보고했다.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의 연기가 아주 훌륭했어요!
정말 곧 죽을 사람인 것처럼 연기를 하니까 깜빡 속더라구요.”
“그래? 혹시나 연기가 좀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채령이 분신이랑 루이린은 변장하고 출입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고?”
“연합 본부 안으로 들어가는 건 도화랑 지우의 출입증이 있어서 어렵지 않았고,
연구소 안으로 들어갈 때는 보안 장치에 미세한 폭발을 일으켜서 문제는 없었어요.”
여전히 도화는 스파이 활동을 위해 간간이 히어로 활동을 하는 중이고,
지우는 휴직 상태이지만 출입증은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히어로 연합 본부에 출입하는 것 자체는 별도 검문이 없어,
그저 출입증만 있다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위조품 출입증이나 출입증을 복사한 물건들은 모조리 걸리게 되지만,
실제로 연합에 소속되어 있는 히어로의 출입증이라면 전혀 상관이 없다.
이후 연구소에 들어갈 때는 히어로 출입증만으로는 출입이 불가했지만,
보안 인식 장치에 아주 미세한 폭발을 일으켜 보안을 무력화했다.
“그러고는 연구원 한 둘쯤 잡아다가 터트려서 옷만 뺏어 입고…,
세라피나랑 아쿠아마린이 들어가 있는 동안 순식간에 다 묶어서 인질로 잡았어요.”
“증거는 깔끔하게 없애고 온 거지? 거기 있는 연구원들도.”
“네…♥ 전부 싹 깔끔하게 터트려 죽이고 왔답니다…♥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의 화려한 피날레로 연구원들은 그 자리에서 모조리 사망했고,
루이린의 폭탄화 능력을 이용한 깔끔한 뒤처리로 시체는 커녕 먼지 한 톨도 남기지 않았다.
“역시… 증거 인멸은 루이린이 해주는 것만큼 확실한 게 없네. 잘했어.”
다른 사람들이 들었다면 상당히 섬뜩하고 무서울 이야기였지만,
뼛속까지 빌런인 이들에게는 그다지 충격적이지도 않은 이야기.
시윤은 루이린의 보고를 듣고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에헤헤…♥”
“지금 당장이라도 루이린이랑 채령이에게 상을 주고 싶긴 한데…,
혹시 순서를 양보해줄 수 있을까?”
“순서라면…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응. 그 녀석들도 이제… 너희와 같은 슬레이브가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거든.”
이미 두 마법소녀의 2단계 각인 잠식도는 70%를 돌파한 상태.
진하고 꾸덕꾸덕한 대량의 질내 사정 한 번이면 즉각 타락할 수준이다.
“위대하신 오라버님의 명령이라면… 순서를 양보하는 건 당연히 가능하죠!
오라버님의 변태 여동생 따위인 제가… 감히 대들면 안 되는 일이니까요…♥”
감히 변태 암컷 육변기 여동생 따위가 위대한 수컷이신 오라버님의 명령을 거스릴 수는 없는 법.
루이린은 당연히 순서를 양보할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해 줘서 고마워. 두 녀석이 완전히 타락하고 나면…,
내 귀여운 암컷들의 노고를 치하할 파티라도 한 번 열어야 되겠는걸.”
“오라버님께서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신다면…♥
저희는 언제라도 기쁜 마음으로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시윤은 이번 작전까지 무사히 끝마치고 난다면,
잠시 동안의 휴식 기간을 가지며 화려한 섹스 파티를 즐길 생각이었다.
최근 몇 주 동안 히어로 사냥에 전념하며 슬레이브들이 꽤 고생하고 있었고,
시윤도 마법소녀들의 조교 건과 연합에 대한 기밀 정보 분석으로 꽤 피곤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물론 본부 시설이 공격당한 만큼 연합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겠지만,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빌런의 실마리를 잡는 건 어려운 일이다.
불과 며칠 전엔 도시에 깔린 수십 대의 CCTV가 있음에도,
채령과 루이린에 의해 사냥당해 사라졌던 마법소녀들의 뒤꽁무니도 쫓지 못했으니까.
‘뭐… 루미가 말하는 걸 보면 아직 감도 못 잡고 있을 테니까.’
히어로 연합의 비밀 임무를 수도 없이 수행했던 루미의 증언에 의하면,
연합은 과거 본부 내의 특수 장비 생산 설비에 가해진 테러로 골머리를 썩인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건 직후에는 용의자로 특정할 만한 사람 한 명도 찾지 못했고,
당시 루미는 긴 시간과 많은 인력을 투자한 뒤에야 겨우 범인을 찾아내 제압했었다.
“혹시 모르니까 일단 채령이랑 같이 옆 방에서 대기하고,
내일부터는 히어로 사냥은 쉬자. 오늘 정말 수고했어.”
“네!♥”
우선 오늘 수고한 루이린의 노고를 다시 한 번 치하하고,
그녀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보고 전달을 마친다.
‘생각보다… 엄청 허술한 녀석들이란 말이야.
저런 녀석들이 도대체 어떻게 도시를 지키고 시민을 지킨다는 건지.’
히어로 연합은 형식상 정부 소속의 기관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민간 군사 기업의 성격을 짙게 띠고 있는 집단이다.
따라서 정부나 경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빌런 범죄를 수사하는 경우가 꽤 흔하지만,
경찰이나 정부 쪽에서도 온전히 히어로 연합에만 인력을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히어로 연합은 자체적인 인력을 동원해 빌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일이 대다수.
물론 대부분의 빌런과 빌런 조직은 비밀스럽게 움직이는 걸 선호하지 않고,
대놓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테러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부분의 빌런 범죄의 검거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은밀하고 계획적으로 하나하나 파먹고 좀먹어가는 유형의 빌런 범죄는 수사에 난항을 겪는다.
유토피아의 경우에는 두 가지 유형에 모두 해당하지만,
테러를 일으킨 뒤에도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사라지는 것이 문제다.
‘그래… 적당히 쉬면서 해야 일의 능률이 더 잘 나오는 거니까.
본격적인 전쟁은… 충분한 준비와 휴식을 취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아.’
히어로 연합이 가진 추적 능력과 수사에 대한 의지가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는 걸,
전직 히어로 출신인 슬레이브들의 증언과 여러 기밀 자료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충분한 휴식과 조사를 통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일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윤이 생각하는 조직 운영의 핵심.
시윤은 언젠가 히어로 연합 본부에 자신과 슬레이브들이 당당히 설 날을 상상하며,
자신이 내릴 포상을 기다리고 있을 세라피나와 아쿠아마린의 방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