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145)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145화(145/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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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벽을 갈아내는 데에 집중하던 아이언메이든의 허를 찔렀던 루미의 공격.
“이제… 본격적으로 해 보자고. ‘히어로 사냥꾼’ 씨!”
아이언메이든은 기습적으로 날아오던 얼음 조각을 막아낸 금속 벽을 회수하고는,
다시 날카로운 여러 개의 칼날로 변형시켜 자신의 주위에 두르는 모습.
자신의 주위에 칼날을 원거리에서 두른 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은,
마치 무협 소설에 등장하는 어검술을 닮은 듯한 모양새였다.
“흐아아앗!”
– 슈아아아아앗ㅡ
루미를 향해 번개처럼 달려든 아이언메이든의 몸이 공중에서 재빠르게 회전하며,
주위를 공전하던 칼날이 큰 궤적을 그려 공간을 베어낸다.
“크윽…!”
루미의 얼음 기둥이 칼날이 베어내는 궤적과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해 솟아나지만,
칼날의 엄청난 속도와 절삭력으로 깔끔한 단면을 남기고 베어진다.
그 영향으로 루미의 입을 가리고 있던 마스크가 베어져 얼굴이 완전히 드러나고,
무릎 부분에도 얕은 상처를 입고 살며시 피가 스며든다.
– 콰드드득ㅡ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칼날에 의해 베어진 얼음 기둥의 파편을 날카롭게 깎아내어,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킨 후 착지하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이언메이든의 발목을 노린다.
– 콰사사사삭ㅡ!!
“후우… 위험해라.”
A급 히어로도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날아드는 것이 루미의 얼음 탄환이지만,
괜히 S급이라는 칭호를 얻은 것이 아니라는 듯한 가뿐한 움직임.
아이언메이든은 루미를 공격하던 칼날을 회수하여 착탄 지점을 정확하게 막아 튕겨내고,
가뿐하게 발을 땅에 내디뎠다.
“히어로 사냥꾼이니 뭐니 하더니… 생각보다 별 거 없네?
계속 내 쪽에서만 달려들면 날 이기기는 어려울 텐데 말이야.”
연속된 아이언메이든의 선제공격을 루미가 간신히 막아내면서,
그 틈을 노려 아이언메이든이 막아내지 못하길 기도하며 원거리 견제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
아무리 꽝꽝 얼어 단단하고 날카롭게 만들어지더라도,
톱날이 달린 금속 칼날에는 금세 절삭되고 마는 것이 얼음이다.
그러한 금속 칼날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이능력자가 눈앞에 있는 상대인 탓에,
루미는 여태까지의 그 어떤 전투에서보다 고전하고 있었다.
공기 중의 수증기를 응축해 빠르게 얼리는 것이 루미가 애용하는 방식이고,
지금 같은 상성 문제가 없다면 공격과 방어가 완벽하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성 문제가 루미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고,
상대인 아이언메이든의 반사 속도나 유연함까지도 상상 이상인 상황이다.
‘얼음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할 지도 모르겠어….’
루미의 이능력은 정확히 말하면 얼음을 소환하는 것이 아니라,
엄밀히 따지면 물체의 온도를 낮추어 ‘빙결’시키는 것.
여태까지 너무나도 쉽게 상대해왔던 A급 히어로가 아닌,
최강 중의 최강이라고 할 만한 S급을 이기기 위한 특별한 전략이 필요했다.
“아아! 루미 언니! 들려요?
평소보다 많이 오래 걸리는 거 같은데… 괜찮아요?”
잠시 숨을 고르며 아이언메이든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중,
루미의 귀에 꽂혀 있는 인이어 무전기에서 지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응… 상대가 좀 쉽지 않은 녀석이라서.”
평소의 히어로 사냥 때보다도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어,
혹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지 파악하기 위한 지우의 무전이었다.
“오늘 하루 만에 판가름이 날 상대가 아니야.
하지만… 저 녀석이 어떤 약점을 가졌는지는 이 자리에서 파악해야겠어.”
“정말… 괜찮으신 거에요?”
“괜찮아. 근처에 채령 언니의 분신이 대기하는 중이니까.
정말 위급한 상황이 오게 된다면 내 쪽에서 연락할게.”
“알았어요! 꼭 조심하셔야 해요?”
“그래.”
루미는 조심하라는 지우의 격려에 대답하며,
무언가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는 듯 씨익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 콰드득… 콰드드드득…
눈을 감고 집중하고 있는 루미의 발 주변이 서서히 얼어붙어 빙상 경기장처럼 변하고,
루미의 주위 공기도 서서히 차갑게 냉각되기 시작한다.
“뭐야…? 단순히 얼음을 다루는 이능력이 아니었나?”
루미가 잠시 숨을 고르는 걸 보며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던 아이언메이든.
갑자기 심상치 않게 변하는 분위기에 다시 자세를 바로잡는다.
– 슈아아아앗ㅡ!!!
아이언메이든이 칼날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그사이,
루미가 얼어붙은 바닥 위를 미끄러지며 재빠르게 그녀를 향해 달려든다.
“으앗?!”
신고 있는 부츠의 밑바닥을 얼려 스케이트화처럼 만들고,
밟고 지나가는 바닥을 순식간에 얼려 미끄러지듯 공격하는 새로운 방식.
– 콰드드드득…
“쳇…!”
아이언메이든은 칼날을 얼어붙은 바닥에 박아 넣고 그 위에 발을 딛었지만,
칼날까지 순식간에 얼어붙기 시작한다.
– 솨아아아앗ㅡ
아직 얼어붙지 않은 칼날을 신고 있는 부츠에 얇고 가느다란 톱날 형태로 바꾸어,
마치 아이젠을 신은 것처럼 안전하게 얼어붙은 바닥 위를 달려 빠져나갔다.
“쉴 틈은 없어…!”
루미는 얼음 바닥 위를 계속 빠르게 미끄러지며 아이언메이든을 추격하고,
그녀가 지나간 자리는 서리가 내릴 정도로 순식간에 얼어붙고 있다.
– 콰드드드득ㅡ
다시 한 번 아이언메이든을 향해 달려들어 공전하던 칼날을 재빠르게 얼려버리고,
아이젠을 신은 채 얼어붙은 바닥을 벗어나려는 아이언메이든을 추격한다.
‘어차피… 다룰 수 있는 금속의 양은 저게 끝이야.’
아이언메이든의 이능력은 분명 금속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이능력.
그렇다는 건 주위에 나뒹굴고 있는 건물의 파편이나 가로등 같은 걸 이용해,
얼마든지 전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아이언메이든은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칼날 말고는,
그 어떤 금속 재질의 물건을 다루고 있지 않았다.
루미는 여러 번 공격을 주고 받으며 그 사실을 알아냈고,
한정된 양의 금속을 쓰지 못하도록 꽝꽝 얼려버리면 무력해질 거라고 판단했다.
“헉… 헉…!”
루미의 기습 공세에 당황한 듯 멀리 떨어져 조금씩 숨을 고르는 아이언메이든.
지친 듯 보였던 루미가 갑자기 몰아치기 시작한 것도 당황스러웠지만,
패턴이 완전히 뒤바뀌어 다른 사람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저게 전부 똑같이 얼어버리면… 그냥은 넘어가기 어려워지는데.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강력한 녀석이네.’
마치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 칼날을 봉쇄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니,
아이언메이든은 반격하지 못하고 칼날을 회수하는 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이건… 딱히 쓰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여기서 이걸 쓰지 않으면… 까딱하다간 나도 사냥당하겠어.’
손목에 차고 있는 기계 팔찌에 달린 다이얼을 이리저리 돌리는 아이언메이든.
“하아… 이번에는 힘 조절을 잘해야 할 텐데 말이지.”
그러자 아이언메이든 주위의 공기가 진동하며 엄청난 기운이 뻗어 나오고,
그녀의 푸른 눈이 발광하기 시작한다.
– 쿠구구구구구…
주위에 나뒹굴고 있던 건물의 파편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르고,
아이언메이든의 주위로 떠올라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히어로 사냥꾼! 네가 상당한 강자라는 걸 인정할게.
내 약점을 어떻게 잘 알아내기도 했고… 조금만 방심했으면 나도 구멍이 뚫릴 뻔했으니까.”
루미의 전투력이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했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어느 정도 대등한 힘과 실력을 갖췄다는 걸 인정하는 그녀의 발언.
“그래서…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진심을 보여주기로 했어.”
철근이나 금속 성분이 들어 있는 건물의 잔해들이 마구 진동하며 떠올라 있는 모습.
몇 분 전 금속 칼날을 정교한 움직임으로 다루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수많은 금속 파편들을 제어하지 못하는 듯 불안정하게 휘몰아치고 있다.
그녀가 여태까지 한정된 양의 금속만 다루며 전투했던 건,
이능력을 안정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만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팔찌에 달린 특수한 장치를 이용해 평소에는 이능력을 어느 정도 억누르고,
지금처럼 상당한 강자를 만났을 때만 그 리미트를 해제한다.
– 슈아아아아앗ㅡ
– 쿠당탕탕탕ㅡ!!!!! 쿠과과과광ㅡ!!
“으앗…!”
사람 몸집만 한 건물 잔해 수십 개가 순식간에 루미를 향해 날아들고,
꽝꽝 얼어붙었던 얼음 바닥과 기둥을 박살 낸다.
“크으윽…!”
그러다 날아드는 건물의 잔해 하나를 피하지 못하고 눈앞에서 마주하자,
재빨리 얼음 벽을 세워 간신히 공격을 막아낸다.
‘저게… 저 녀석의 본모습이라는 건가…!’
조금 전까지의 전투력을 아득하게 상회하기 시작한 아이언메이든.
루미는 더 이상 전투를 지속하기엔 무리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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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히 알아냈으니까…,
더 무리해서 싸워줄 이유가 없어.’
바닥에 내던져진 건물 잔해 사이의 거리를 빠르게 얼려 미끄러지며,
채령의 분신이 있는 곳을 향해 재빠르게 몸을 피하는 루미.
“아아… 채령 언니? 분신 지금 어디에 있어요?”
채령에게 무전을 걸어 빠르게 분신의 위치를 확보하려는 루미.
“냐아! 지금 루미의 위치 근처라면… 바로 그 오른쪽 건물 지하에 있어!”
채령이 알려준 건물의 지하로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가,
그 안에 멍하니 대기하고 있던 채령의 분신과 손을 맞잡는다.
“오케이…!”
– 펑ㅡ!
“이 녀석…?! 뭐야!”
아이언메이든이 재빠르게 루미의 뒤를 쫓았지만,
이미 채령의 분신을 따라 아지트로 사라져버린 뒤였다.
“쳇… 놓쳤잖아.”
루미를 붙잡는 데 실패한 아이언메이든은 아쉬운 듯 혀를 차며,
팔찌의 다이얼을 되돌려 다시 이능력을 제어한 상태로 되돌아온다.
– 쿠구구구구구구궁ㅡ!!!!
아이언메이든의 이능력에서 벗어난 수십 개의 파편이 거리에 주저 앉으며,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엄청난 진동이 거리에 울려 퍼진다.
“하아… 이 놈의 이능력을 쓸 때마다 피곤해 죽겠다니까.
맨날 이렇게 몇 군데씩 무너지는 것도 문제고.”
갑자기 어지러운 듯 벽을 잡고 비틀거리는 아이언메이든.
이능력을 리미트 없이 사용한 반동이 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으으….”
잠시 고개를 까딱거리며 어지러움이 가실 때까지 건물 계단에 앉아,
히어로 디바이스를 조작해 후처리 지원을 요청한다.
“다음엔 꼭… 잡고 말테다.”
그러고는 천천히 계단을 다시 올라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곤,
분하다는 듯 이를 바득바득 갈며 천천히 거리 바깥으로 걸어 나갔다.
– 또각… 또각…
그리고 아이언메이든이 앉아 있던 그 건물 계단 위에서 누군가가 내려오더니,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에 앉았다.
“흥미롭네… 이렇게 거리를 쑥대밭으로 만들 강자들의 대결이라니.
실험 삼아서… 좀비 전투원들을 보내보길 잘했어.”
분홍색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웃는 의문의 여자.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도 괜찮겠어.
점점 재밌어질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