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191)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191화(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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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선을 너무나도 가볍게 뚫고 연합 본부까지 손쉽게 진입한 유토피아.
더 이상의 폭발을 막고 사건을 일으킨 빌런을 찾기 위해 투입되었던 요원들은 물론,
뒤늦게 그들을 보고 달려들었던 몇몇 히어로는 무참하게 최후를 맞고 말았다.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수백 명의 히어로가 등장했지만,
시윤의 ‘일시적 타락 명령’으로 인해 단번에 제압되고 만다.
“뭐… 도화가 말한 대로 너도 꽤 나쁘지 않은 몸을 가진 거 같은데,
네가 이 녀석들을 이끄는 행동대장이 되면 되겠군.”
도화와 잠시 스쳐 지나가듯 인연이 있었던 B급 히어로 윈드트루퍼.
시윤은 자신의 눈에 띈 그녀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건넸다.
“이… 이 괴물…!!!!?!
아앗…♥”
그의 손가락이 땀과 재에 적셔진 그녀의 이마에 닿자,
푸른 바다를 닮았던 눈동자의 빛이 묘한 분홍색으로 뒤덮인다.
“내 첫 목표는 바로 이곳 S시를 완전히 점령하는 거야.
네가 선봉에 서서… 저 히어로들을 이끌고 공격해오는 다른 녀석들을 제압해.”
이마에 손가락이 닿은 것만으로도 완전히 그의 포로가 되어버린 윈드트루퍼.
“네…♥ 명령 받들겠습니다…♥”
아직 숨이 붙은 요원들과 공격해오는 이들을 제압하라는 말에,
환희에 가득 찬 표정을 지은 채 그를 향해 무릎을 꿇는다.
“히어로 여러분… 저희를 이끌어주실 새 주인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모두들 이분의 명령을 받들어… 저를 따라 이 도시를 점령하는 데 힘써주세요.”
“””…네.”””
수백 명의 히어로가 감정 없는 기계처럼 멍한 표정을 지으며,
분명 무찔렀어야 할 적인 시윤과 슬레이브들을 향해 고개를 조아린다.
“뭐… 뭐야…?! 히어로님들께서 왜 갑자기… 저 녀석들에게 머리를…?”
“모… 몰라… 일단 도망쳐…!! 으아아아악!!”
유토피아의 공격에도 목숨을 잃지 않고 숨이 붙어 있던 몇몇 요원들과 경호대원들.
히어로의 등장에 살았다며 마음을 놓았던 것도 잠시,
갑작스럽게 태도가 돌변한 히어로들에 의해 재차 공격을 받기 시작한다.
“새로운… 주인님의…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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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거스르는 자들은… 전부 제압하여 처단한다….”
감정이나 일말의 의식도 없이 텅 비어버린 눈.
도시와 시민을 지키는 히어로였던 그들은 정의감과 의지를 모조리 빼앗기고,
압도적인 악에게 세뇌된 채 자신들의 힘을 휘두른다.
“히… 히어로 님?! 끄아아아아악!!”
“히어로가 시민들을 공격하려고 합니다!! 막아야 합니다!!”
경호대원과 요원들이 그들을 시민들에게 닿지 못하도록 막아보려고 하지만,
히어로와 요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힘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
– 휘리리리리리릭ㅡ 슈아아아앗ㅡ!!
– 쿠당탕탕ㅡ!!
신체를 강화하는 이능력을 가진 히어로들은 무지막지한 힘으로 아군이었던 요원들을 두들겨 패고,
자연 현상을 조종하거나 소환해내는 이들도 저마다의 이능력으로 그들을 무참히 짓밟는다.
“아하하하핫…♥ 전부 다 죽어버려라…♥♥”
시윤에게 직접 선택받았던 윈드트루퍼 또한 환희와 광기에 가득 찬 모습.
손 끝에서 강렬한 돌풍을 일으키며 광소를 터트린다.
“일시적 타락 명령… 그다지 쓸 일이 없을 것 같았지.
수백 명 정도에도 거뜬히 버텨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히어로가 아군과 시민을 공격하는 참혹한 광경을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는 시윤.
이전까지는 한두 명한테 사용해보는 게 전부였고,
분명 커럽션 시스템은 상당한 에너지를 사용해 피로감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시험 삼아 시내에서 아주 잠시 동안 일시적 타락 명령을 사용했을 때,
수백 명 정도까지는 몸에 살짝 힘이 들어갈 정도라는 걸 깨달았다.
애초에 커럽션 시스템도 측정이 어려울 정도로 신체 사양과 체력이 우월하기에,
사실상 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주인님!”
잠시 히어로와 요원들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시윤에게 다가오는 채리.
“주인님께서 세뇌하여 조종하고 계신 것으로 추정되는 히어로들에 대한 정보,
그리고 곧 점령하게 되실 연합 본부의 구체적인 구조가 담긴 문서입니다.”
업무를 위해 소유하고 있던 히어로 정보 전산과 전송 장치를 이용하여,
빠르게 시윤에게 세뇌되어 있는 히어로들의 정보를 추려낸 것.
그와 함께 연합 본부의 상세한 구조가 담긴 문서를 현장에서 만들어 태블릿에 담아냈다.
“역시 센스가 좋아. S급 비서다운 속도와 실력인데?”
“위대하신 주인님의 비서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시윤이 싱긋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채리는 별 대단한 일 아니라는 듯 당당한 표정을 짓다가도 금세 표정이 붉어진다.
“우으으…♥”
그런 그녀의 머리 위에 무심하면서도 다정하게 얹어지는 시윤의 손.
심장이 콩닥콩닥 두근거리는 걸 참지 못하고 그만 고개를 숙여버린다.
“그럼 어디… 천천히 안을 좀 둘러볼까.”
그렇게 몇 분 동안 착실하게 주어진 일을 해낸 그녀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한 명씩 칭찬하고는,
주먹을 쥐어 우드득 소리를 내고는 천천히 본부의 본관 건물 중앙으로 향했다.
***
한편, 피신한 히어로 연합의 간부진이 회의를 벌이고 있는 N시 지부의 회의실.
하지만 회의는 오랫동안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어리고 젊은 총수가 등장하자,
그녀에게 총수의 자격이 있냐며 질책만이 만연한 청문회로 바뀌어 버린 상황이다.
임원들은 잘 나타나지도 않는 어리고 젊은 총수를 지지할 리가 없었고,
연합의 실세인 총괄이사의 비아냥 섞인 말에 호응하며 그녀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
오히려 건강 상태가 나빴던 총수를 향해 요양이나 계속하라며,
애송이 내지는 환자 취급을 하며 회의에 끼워줄 생각도 없는 듯 보였다.
“그래서… 총괄이사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글쎄요. 아직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히어로들과 요원들이 저지선을 막아내고 있을 테니 큰 문제는 없겠지요.”
회의실 앞에 서 있는 총수를 대놓고 무시한 채 자신들끼리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모자라,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여유로운 웃음까지 보인다.
“자… 잠시만요! 이 회의를 이끄는 건 총괄이사님이 아니라 총수인 제 역할이 아닌가요?”
말도 안 되는 하극상에 총수가 회의실 테이블을 쾅 내려치며 주의를 끌어보지만,
이는 소리에 반응한 임원들의 고개를 아주 잠시 돌리는 효과만 일으킬 뿐이었다.
총수에게 유일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협력적인 태도를 보인 젊은 간부 또한,
이제는 눈치가 보이는 듯 입을 닫은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뭐… 여차하면 그 녀석들을 지금 실전에 도입하는 수밖엔 없겠죠.
몇 년 전부터 개발 중인 그 녀석들 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T시에 있는 비밀 연구소에서 실험 중인 녀석들이 있었죠.”
현재는 산산조각이 나버린 연합 본부가 위치한 S시와 상당한 거리가 있고,
인구가 너무나도 적어 사실상 유령 도시라고도 불리는 T시.
세간에는 물론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T시에서만 아주 철저하게 비밀로 하여 연구 중인 프로젝트가 여럿 존재한다.
여러 프로젝트의 목적은 단 하나.
‘연합에 복종하는 무적의 병기’를 만들어내는 것.
현직으로 활동 중인 히어로는 결국 이능력자일 뿐 평범한 인간과 다르지 않기에,
그들이 기대하는 맹목적 충성과 튼튼한 내구성을 가지지 못했다.
전대 총수가 재임하던 시절부터 몇몇 고위 간부들은 자신들의 재력과 지위를 이용하여,
T시에 비밀 연구소를 세워 그 목적을 이루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T시에 있는 연구소라니…?”
총수는 전대 총수인 아버지에게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가 나오자,
금시초문이라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아! 일도 제대로 해보신 적 없는 총수님께선 모르고 계셨겠죠.
저희가 10년 전쯤부터 은밀하게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몇 가지 있다는 걸 말입니다.”
총괄이사는 음침하게 웃으며 손에 쥔 리모컨의 버튼을 눌렀고,
총수의 뒤에 있었던 스크린에 어떠한 영상 자료가 비추어지기 시작한다.
“여기 보십시오. 이게 전부 저희가 준비하고 있던 것들입니다.
총수님께서 정신을 못 차리고 계실 때… 연합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죠.”
영상에 등장하는 건 다름 아닌 수많은 이들이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수백 수천 명의 사람이 거대한 실험실 안에서 새하얀 실험복을 입은 채,
일사불란하게 자리에 앉아 정체 모를 약물을 몸에 주입 당하고 있다.
“저 약물은 이능력 출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켜주는 약물입니다.
게다가 일주일 정도는 잠을 자지 않고 음식을 먹지 않아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하죠.”
그리고 그 뒤에 이어서 등장하는 충격적인 장면.
수많은 기계에 둘러싸인 채 전신에 알 수 없는 개조가 가해지고,
그 안에 있는 실험체들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리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의 새로운 미세 기계 장치도 만들어냈는데,
두려움과 같은 감정의 동요 없이 히어로의 역할에 충실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죠.
원래라면 몇 개월 정도 안정성 실험을 더 거친 뒤에 사용해보려고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별수 없지 않겠습니까?”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총수는 계속해서 영상에 등장하는 끔찍한 생체 실험의 현장을 지켜보면서도,
그저 입술을 파르르 떨며 분노하는 것밖엔 할 수 없었다.
– 쿠당탕탕ㅡ!!!
“총수님!! 총괄이사님!! 큰일 났습니다!!”
한창 비밀 연구에 대한 성과를 자랑스럽게 내놓고 있던 임원들의 앞에,
현장에 있었던 요원 한 명이 만신창이가 된 채 다급하게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무슨 일이야! 지금 회의하고 있는 거 안 보이나?”
“본부가… 녀석들에게 완전히 점령당했습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히어로들도 도시를 파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