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3)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3화(3/117)
***
“으아! 진짜로 뒤지는 줄 알았네. 휴!”
아지트에서 벗어나 있는 힘껏 달리고 또 달렸다.
다행히 내가 뛰어내린 곳은 떨어져도 죽지는 않을 높이였다.
다리가 약간 절뚝거리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살았잖아. 한 잔 해!
다크 나이츠의 아지트는 S시 외곽의 폐공장을 개조한 건물.
자취방이 있는 도심으로 가려면 꽤 오래 걸어야 한다.
“아.”
택시라도 잡아보려 길가로 나와 우연히 본 도로 반사경에 비친 내 모습은…
아무리 봐도 뉴스에 나오는 빌런 자료 사진이랑 다를 게 없었다.
문제는 이 빌런 슈트 안에 런닝 한 장과 팬티만 입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빌런으로 잡혀가는 거보단 눈 한 번 딱 감고 속옷 바람으로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닌가? 그냥 이대로 가서 뭐 히어로 선전 촬영 중이라고 둘러대야 하나?
고민하던 중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 정도면… 그래도 그 두 가지보다는 낫겠지 뭐.”
복면을 벗고 슈트를 찢어 상의와 하의를 나누는 거다.
이렇게 하면 런닝에 쫄쫄이 바지 입은 것처럼 보이겠지.
***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조심히 들어가요. 날씨 추워요.”
다행히 아무렇지도 않게 자취방까지 오는데 성공했다.
택시 기사님께서 나에게 보낸 측은한 눈빛이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집에 올 줄은 몰랐는데.”
몇 달 만에 돌아온 자취방은 정말이지 조용하고 휑했다.
아주 가끔 주어지는 휴가에 쉬고 잠만 자려고 구한 자취방이라,
옷 몇 벌과 컴퓨터 그리고 침대와 냉장고가 전부다.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겨우 몇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은 정말 기가 막힌 우연의 연속이었다.
몇 년 동안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히어로의 기습 작전이 일어난 것부터 우연이다.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이 도시에서 활동하는 조직만 수백 개는 될 텐데,
하필이면 우리 조직이 걸린 것이다.
게다가 막상 지원을 요청하러 가 보니 사령관과 총수는 이미 도망간 상태였으니…
그 자리에서 체포되거나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령실 안에서 주운 보석 덕분에 이능력 비슷한 무언가가 생기고,
그 능력으로 A급 히어로를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사… 상태창? 상태창!”
아까 봤던 그 화면을 띄워 보려 만화처럼 ‘상태창!’이라고 외쳤다.
– 부웅-
“오! 진짜 되네. 신기하다.”
그러자 아까와 유사하게 생긴 화면이 내 앞에 띄워진다.
[ < 커럽션 시스템 >의 소유자 하시윤 님, 반갑습니다. ] [ 현재 근처에 명령 가능한 각인 대상자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 [ 소유 중인 각인 대상자 : 윤도화 (1단계 – 13%) ] [ < 잠김 > ]< 커럽션 시스템 >.
커럽션이라면 ‘타락’을 뜻하는 영어 단어 ‘corruption’.
소유자인 내 명령을 이행하는 ‘체계’라는 의미의 ‘system’을 합친 단어인 것 같다.
메인 화면에서는 근처에 명령 가능한 각인 대상자나 각인을 소유 중인 대상을 볼 수 있었다.
“저 잠김이라는 단어는 뭐지? 아직 개방이 안 된 느낌인가?”
[ < 잠김 > 항목은 각인의 마지막 단계가 진행될 경우 해금 됩니다. ]각인 대상자 목록의 윤도화 쪽을 보자 아까 보았던 정보가 보였고,
‘잠김’ 항목이 있는 걸 보니 능력을 사용하다 보면 개방되는 추가적인 기능도 있어 보였다.
도대체 이 능력이 가능한 일이 어디까지인지.
각인의 잠식도를 채워 단계를 올리다 보면 또 어떤 것들이 가능할지 기대감이 솟아오른다.
지금껏 몇 년 동안 아무런 능력도 없이 체력으로만 버텼다.
그런 나에게 어딘가 좀 악취미를 가진 신이 나에게 능력을 내려 주었다 생각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신체 접촉을 하기만 하면 되는 그 조건이 참 간단하면서도 까다롭긴 하지만,
윤도화처럼 강한 녀석들을 이용하면 가능할 것이다.
마침 다크 나이츠도 박살이 났겠다.
이 기회에 홀로서기 한번 해 보자고.
***
정말 오랜만에 만족할 정도로 숙면을 취했다.
“몇 시간이나 잔 거지.”
기억이 맞다면 히어로 습격이 있었던 게 오전 5시 즈음.
집에 왔었을 때가 7시가 조금 안 되는 시각이었다.
하루에 6시간 이상 자는 날도 별로 없었던 탓에 늘 수면 부족에 시달렸는데.
이젠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럽다.
“아직 6시 안 됐네….”
자취방 근처 대학 후문에서 윤도화를 오라고 했던 시각은 오후 6시.
아직 10분 정도의 여유 시간이 남아 있다.
“뭐 입고 나가지. 그냥 대충 입고 나갈까?”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대부분의 시간을 아지트에서 보내다 보니,
바깥 외출을 할 일이 없어 입을 옷도 별로 없다.
다크 나이츠에 들어오기 전에는 친구들도 자주 만나곤 했지만,
고작 조무래기 전투원으로 구르는 동안 그 녀석들은 벌써 어엿한 사회인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가끔 나오는 휴가가 아니면 만날 일도 거의 없는 데다,
요즘엔 연락조차 뜸하다.
“요즘 애들 뭐하고 사나. 나온 김에 연락이라도 돌릴까?”
가지고 있는 옷 중에 그나마 무난한 검은 후드티와 슬랙스를 입고 집을 나섰다.
***
선남대학교 후문 근처의 편의점 앞.
다크 나이츠에 입단하기 전 잠시 다니던 대학교이기도 하다.
상경을 위해 부모님에게 핑곗거리로 하려 1년 정도 다니다 자퇴했지만.
“그나저나 안 오네?”
6시가 됐는데도 윤도화가 보이지 않아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야.”
등 뒤에서 누군가가 날 손가락을 콕콕 찔러댔다.
“오셨네요? 히어로 ‘이그니션’ 님?”
“조… 조용히 해! 네 그 말 때문에 여기까지 와 버렸다고!”
히어로 ‘이그니션’은 흰 티에 청바지를 입은 채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서 있었다.
아마 사람 많은 길거리에서 히어로라는 걸 숨기기 위함일 것이다.
“이왕이면 좀 예쁘게 하고 오시지. 따라 오세요.”
“아잇! 몸이 또 마음대로…!”
사람 많은 곳에서 그런 일을 하기에는 아직 좀 부담스럽단 말이지?
“여기라면 어때요?”
대학교 후문 근처 ‘임대’ 스티커가 붙은 두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
몇 발자국만 가까이 가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이 눈앞에 보이지만,
좁고 어두운 탓에 정작 바깥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이다.
대학에 다닐 때는 친구들과 이 골목을 지나가면 귀신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날… 어떻게 할 셈이야!”
“왜요. 큭! 죽여라! 뭐 이런 말이라도 하려고요?”
“그, 주… 죽이는 건….”
“안 죽여요. 아깝잖아요? 애초에 그럴 힘도 없어요.”
그건 사실이다.
저번에 발차기를 맞고 나서 순수 신체 능력도 압살이라는 걸 알았으니.
그러니 좀 더 비겁하고 치사한 수를 쓸 거다.
[ 대상 : ‘이그니션’ 윤도화에게 발정을 적용합니다. ]“흐읏?!”
그녀에게 발정 명령을 적용하자 갑자기 허리를 숙이며 고개를 숙인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윤도화의 턱을 들어 올리자 당황한 듯 붉어진 얼굴이 보였다.
“설마 이런 데서… 저한테 그렇고 그런 일을 당할 거라 생각해서 흥분했다거나.”
“그럴 리가 없잖아! 난 너 같은 변태가 아니야!”
안절부절못하며 몸이 조금씩 떨리는 모습을 보면 발정한 건 확실한데도,
저렇게 애써 숨기려고 하는 게 뭔가 귀엽다는 느낌까지 든다.
“후으으… 진짜… 죽여 버릴 거야…!”
발정 강도가 어느 정도길래 저러나 궁금해 저번에 만진 오른쪽 가슴을 꾹 눌렀다.
“히야앗?!”
죽이겠다는 말과 완전 대조되는 귀여운 신음 소리가 터져 나온다.
“푸흡…”
“……후으으….”
발정 상태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 땀이 점점 그녀의 몸을 적시고,
하얀 티셔츠 아래로 그녀가 입은 하늘색 속옷이 비쳐 보인다.
“보지 마…!”
보지 말라는 윤도화의 말을 무시하고 땀에 젖은 티셔츠를 벗긴다.
흔들거리는 가슴을 겨우 붙잡고 있는 하늘색 레이스 장식의 브래지어.
가슴골 사이를 또르르 흐르는 몇 방울의 땀.
그리고 그 안에서 풍기는 향긋한 냄새.
“이 변태 새끼…!”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본데.”
“뭐?”
본격적으로 윤도화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알려줄 차례다.
“제가 지금 여기서 이그니션 님을 밖으로 밀쳐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그대로… 속옷차림으로…? 그건 안 돼!”
“그렇게 되기 싫으시면 말 예쁘게 하세요. 아시겠어요?”
아무리 이런 시추에이션을 로망으로 삼고 있었다지만,
변태 새끼나 죽여 버린다는 말만 들으면 영 기분이 안 좋다고.
지금의 자신은 A급 히어로 이그니션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지.
그것도 건장한 수컷 앞에 놓인 먹잇감으로.
“알겠냐고.”
“아… 안… 안 그럴게… 요.”
정말 겁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말투를 고친다.
조금은 순종적으로 변한 윤도화의 브래지어를 잡아 뜯었다.
크다.
브래지어와 티셔츠로 감싸고 있었을 때는 한 C컵 정도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방호벽을 모두 부수고 나니 내 생각을 아득하게 초월하는 녀석이 있었다.
가슴 사이에서 흐르던 땀방울이 분홍빛 젖꼭지를 타고 아래로 뚝 떨어진다.
마치 아침 이슬이 잎사귀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아으으읏…! 아파…!”
젖꼭지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고 양쪽 가슴을 쥐어 주무르고,
검지와 중지를 살살 움직여 젖꼭지를 자극한다.
그렇게나 거친 히어로 생활을 하면서도 피부 관리를 열심히 한 건지,
말랑하면서도 매끈하고 새하얗다.
– 푸슛-♥
“아으으읏?!♥”
몇 초 정도 가슴을 주물러지던 그녀는 순간 다리를 부르르 떨며 가 버린 듯 보였다.
“못 참겠네.”
입을 벌리고 혀를 쭉 내밀며 움찔하는 저 표정.
저런 표정을 보고 어떻게 따 먹는 걸 참을 수가 있지?
난 안 참는다.
참을 필요도 없잖아?
[ 상태 : 각인 1단계 (잠식도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