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37)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37화(3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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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까지 커럽티드 슬레이브로 타락하여 완전히 시윤의 하수인이 된 뒤,
세 사람은 땀과 체액으로 젖은 몸을 씻고 소파에 앉았다.
“우와앗! 오우…?!”
시윤은 지우의 이능력 ‘무기 구현’을 다루어 보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
“게임이라는 걸 안 한 지가 너무 오래됐나….”
발화 이능력을 사용할 때에는 자그마한 불이라도 곧잘 피워냈지만,
지금은 자그마한 단검 같은 무기 하나조차 구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우야. 정확히 어떤 느낌으로 무기를 구현하는 거야?”
“으으음…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아요!”
지우는 곧바로 양손을 옆으로 펼쳐 잠시 집중하더니,
그녀가 가장 애용하는 무기인 쌍권총을 금세 구현해냈다.
“이렇게! …하시면 되는 거에요.”
“…어렵네.”
시윤도 여타 평범한 이들처럼 컴퓨터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을 많이 즐긴 편이지만,
조직의 전투원이 되고 난 후로부턴 몇 년 동안 거의 잊어먹은 상태였다.
“구현하는 무기 자체에 제한은 없는 거야?”
“네! 꼭 이 총이 아니더라도 날카로운 무기나 활 같은 것도 가능해요.”
지우는 쌍권총 외에도 긴 저격총이나 날카로운 단검,
심지어는 들기도 힘들어 보이는 커다란 대검이나 창도 구현해 보였다.
“으아앗! 이렇게…! 커다란 무기도 구현할 수 있어요.”
“어! 나 그 창은 어떤 캐릭터인지 알 것도 같은데.”
지우가 들고 있는 창을 보고는 뭔가 생각이 나기라도 한 듯,
시윤은 잠시 눈을 감고 창을 들고 있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오!”
잠시 푸른 빛을 발산하던 그의 두 손에 들려 있는 긴 창.
지우가 들고 있던 뾰족하고 묵직한 창과 같은 물건이었다.
“주인님께서도 워오챔 해 보신 적 있으신가 보네요?”
“워오챔? 워오챔… 혹시 워 오브 챔피언즈 말하는 거야?”
“맞아요! 아시는 구나!”
워 오브 챔피언즈는 출시된 지 1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오랜 사랑을 받는 게임.
시윤도 과거 열심히 플레이한 적이 있었다.
“시즌 1이었나 2였나… 그때 좀 열심히 하다가 접었던 거 같은데.”
“이 창을 쓰는 캐릭터는 출시 초기에 나온 캐릭터라서 아시는 거 같아요.”
그녀의 설명대로 해당 무기를 사용하는 캐릭터는 그가 플레이하던 초기에 출시되었던,
창과 방패를 들고 돌격하는 상남자 스타일의 전사 캐릭터였다.
“그래. 그 방패 들고 뛰어 다니는 캐릭터. 기억 났다. 진짜 오랜만이네?”
“난 게임… 안 해 봐서 모르는데….”
몇 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 회상에 젖은 시윤.
도화는 자신만 모르는 게임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을 보며,
소외감을 느낀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괜찮아! 언니가 나중에 나랑 같이 게임하러 가자고 했잖아.
주인님이랑 같이 가면 되지.”
지우는 시무룩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도화의 손을 잡았다.
“그래. 나도 게임하는 건 꽤 좋아하거든.
그것도 그건데… 우리가 오자마자 짐승처럼 박기만 하느라 중요한 걸 잊고 있었어.”
“아! 트릭스터…! 어떻게 되신 거에요?”
아지트로 돌아오자마자 세 시간 넘게 짐승처럼 교미를 하느라 잊고 있었지만,
세 사람은 그전까지 ‘트릭스터’ 채령을 뒤쫓기 위해 작전을 수행하고 온 참이다.
“분명 작전 성공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작전은 당연히 성공했지.”
요원으로 변장했던 시윤은 무언가 조치를 취한 듯 작전 성공이라는 문자까지 보냈지만,
채령은 분명히 이송 차량에 오르기 전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상황.
도화는 그가 작전 성공이라고 전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리포트에 있던 내용대로, 트릭스터는 분신 이능력자인 게 확실해졌어.”
***
몇 시간 전, ‘트릭스터’ 채령 제압 작전이 있었던 S시 외곽의 카페 앞.
루미와 도화가 카페 안으로 달려들어가자,
시윤은 도화가 일러 주었던 대로 뒤따라 들어가려 몸을 돌렸다.
“지금인가?”
곧바로 뒤쫓아 가려던 시윤의 팔을 붙잡은 지우.
그리고 건물 옆에 서 있는 검은 양복의 남자들을 가리켰다.
“주인님…? 저기 수상한 사람들이 보여요.”
“수상한 사람들?”
건물 옆에서 선글라스를 쓴 채 검은 양복을 입고 서 있는 몇 명의 남자들.
도화와 루미가 카페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없었지만,
어디선가 숨어들어와 보이지 않는 곳에 잠복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수상해 보이는 남자들이었지만,
평소에도 유동 인구가 적은 거리인 탓에 그들을 지켜보는 이는 지우와 시윤 뿐이었다.
– 쉬이이익ㅡ
“카페 안에서 연기가…?”
“안에서 연막탄이나 수면 가스를 분사한 것 같아요.”
잠시 시선이 다른 곳으로 쏠린 사이,
카페 안에서는 새하얀 연기가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었다.
“빌런들이 아지트가 발각되기 직전에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아마 저 남자들도… 그걸 대비해서 도망치는 걸 붙잡으려 기다리는 거겠죠.”
“역시. 경험 많은 히어로는 다르네.
그럼 저 남자들로 변장이라도 해야 하려나?”
“주인님께선 그러시는 게 좋겠는데… 저는 안 되겠네요.”
적어도 평균 신장이 180cm는 될 법한 건장한 사나이들 사이에서,
160cm도 되지 않는 지우가 양복을 입고 있는다면 굉장히 수상하게 여길 것이다.
“그럼 건물 위로 올라가서 상황을 지켜봐 줘. 위험해지면 바로 사격 지원 부탁할게.”
“네! 명령 받들겠습니다.”
카페 옆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계단으로 뛰어올라간 지우.
시윤은 지우를 보내고 난 뒤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에게 조심히 다가 갔다.
‘세 명… 쉽지 않을 거 같긴 한데?’
망설임 없이 검은 양복의 남자들에게 다가가 앞에 선 시윤.
그러자 세 남자 중 가장 체격이 좋아 보이는 남자가 시윤에게 다가왔다.
“이쪽으로 오시면 안 됩니다. 이곳은 위험하니 물러서십시오.”
“네? 저 이쪽으로 지나가야 하는데요.”
시윤을 평범한 시민으로 생각한 남자들은 위험하다며,
자세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골목 앞을 막아섰다.
“범인이라도 체포하는 거에요? 혹시… 빌런?”
“위험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당장 가세요.”
어깨를 툭 밀치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남자.
시윤은 주먹을 꽉 쥐고 남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 퍽ㅡ!!
“뭐… 뭐야 이 새끼!”
“먼저 밀치신 건 그쪽이에요? 정당방위라고요.”
오른쪽 뺨에 주먹을 강타 당한 남자는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충격이 꽤 큰 듯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이 새끼… 잡아!”
“예!”
비틀거리는 남자를 뒤로 하고 시윤에게 달려든 두 남자.
“흐압!”
왼쪽에서 달려오는 민머리의 사나이를 먼저 강하게 밀쳐 내고,
반대편에서 팔을 붙잡으려는 거친 인상의 남자에게는 발차기를 먹인다.
“커허윽!”
“케헥!”
카페 외벽에 부딪힌 민머리의 사나이는 충격이 큰지 벽에 기댄 채 주저앉았고,
복부를 가격 당한 거친 인상의 남자는 배를 잡고 시윤을 노려보았다.
– 피융ㅡ!
“꼼짝 마라. 손 들고 거기에 서.”
보통 총성보다는 그렇게 크지 않은 소리.
주먹에 당했던 남자가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사용해 위협 사격을 가한 것이다.
‘쳇… 맨몸이면 몰라도 총은 좀 상대하기 벅찬데.’
전투원 생활 덕분에 육탄전이라면 나름 자신이 있었지만,
다른 무기도 아닌 총이 있다면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어서 손 들라고! 내 말 안 들리나!”
“하하….”
총구를 겨누고 있는 남자 앞에 결국 두 손을 들고 선 시윤.
– 슈우욱ㅡ
“크읏?! 으어어억!”
총을 들고 겨누던 남자는 어디선가 날아온 가느다란 투사체에 목을 찔리더니,
그대로 몇 초 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는 배를 잡고 주저앉아 있던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수면제를 먹은 듯 곧바로 잠이 든 것을 보니,
누군가가 수면제가 든 주삿바늘 같은걸 발사한 모양이었다.
‘혹시… 지우가?’
“으으으… 으아아아아!!!”
그대로 잠이 든 남자를 잠시 지켜보는 사이,
벽에 부딪혀 잠시 숨을 고르던 민머리의 남자가 다시 달려들었다.
‘자신 없긴 한데… 실전에서 쓰다 보면 금방 늘겠지.’
[ 슬레이브 : 윤도화의 이능력 ‘발화’를 사용합니다. ]시윤은 도화의 이능력을 사용하여 주먹에 불을 휘감아,
양팔을 벌려 제압하려 달려드는 남자를 향해 불꽃 주먹을 내질렀다.
– 파바박ㅡ!!
“크아아아악!!!”
남자의 손은 시윤이 내지른 주먹보다 빠르게 먼저 그의 어깨에 닿았지만,
주먹에서 폭발하는 불꽃의 충격에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후우… 잘못하면 나도 다치겠네. 슈트를 입고 다니는 이유를 알겠어.”
불꽃을 둘렀던 시윤의 주먹 끝에도 불꽃이 살짝 그을려,
새빨간 화상 자국이 약간 남았다.
물론 아직 ‘발화’ 이능력을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도 있겠지만,
그의 말처럼 이능력 때문에 다치는 걸 막기 위한 슈트나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 띠링ㅡ!
[ 지우 : 명령 하신대로 처리했습니다! ]“역시나. 지우가 도와 준 모양이네.”
지우에게서 도착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수면제에 취해 잠든 남자의 옷과 선글라스를 모두 벗긴다.
“사이즈 딱 맞네. 어으! 선글라스 안 닦고 쓰나?”
벗긴 검은색 양복과 선글라스를 쓰고,
쓰러져 있는 남자들은 카페 골목의 쓰레기통 옆에 나란히 앉혀 놓았다.
“오케이…. 이것들까지 딱 귀에 끼면…?”
완벽하게 연합 요원으로 변장을 마친 시윤.
다른 요원 일행들이 있을 법한 안쪽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