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40)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40화(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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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번 직접 만나 보네요. 다크 나이츠의 간부 ‘트릭스터’님.
아니지. 채령 씨라고 불러야 알아 들으시려나?”
꽤나 고가의 물건으로 보이는 소파에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는 한 남자.
시윤은 새까만 트렁크 속옷 한 장만 걸친 모습으로,
자신의 아지트에 찾아온 ‘트릭스터’ 채령을 여유로이 웃으며 맞이했다.
“으앗…?!”
너무나도 프리한 그 모습에 채령은 잠시 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세요? 세상 나쁜 짓은 다 하고 사시면서.”
채령은 시윤의 여유로운 눈빛과 거만한 태도를 보고 바로 알아냈다.
그가 바로 자신을 이곳까지 오게 만들었다는 것을.
그렇지 않았다면 지우가 그녀를 기다린 것처럼 때를 맞추어 맞이한 것도,
자신을 보자마자 본명까지 언급한 것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아! 드디어 오셨네요?”
바 테이블 너머에서 속옷만 입은 채로 채령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한 여자.
“다… 당신이 어째서…?”
도화는 길게 묶은 주황색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반가운 듯이 환하게 웃으며 지우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환영했다.
“아까는 아쉽게 놓쳤지만… 이번엔 도망칠 수 없을걸요?”
채령에게 다가와 손목을 붙잡고 어깨를 만지작거리며,
음습한 미소까지 지어 보인다.
“당신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죠? 왜 날 여기로 데려온 거에요!”
당황과 격앙이 섞인 묘한 표정으로 시윤에게 소리치는 채령.
“데려왔다뇨? 아무도 채령 씨께 여기 오라고 한 적이 없는데요.”
“네! 채령 씨께서는 이곳까지 혼자 찾아오셨는 걸요?”
그러나 시윤과 암컷들은 킥킥 거리며 그녀를 비웃을 뿐이었다.
“불편하게 거기 서 계시지 말고…
여기 앉으시죠?
푹신하고 좋은데.”
“으아앗?!”
채령은 시윤의 권유를 듣자마자 곧바로 소파를 향해 걸어가 앉았다.
‘방금 저 남자가 앉으라고 한 말 한 마디에 내 몸이…?’
채령은 자신의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 당하는 것만 같았던 감각의 원인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녀가 그 원인을 찾아냈다고 해서신체의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는 없다.
“아마 채령 씨께선 제가 누군지 모르시겠죠.
그땐 저도 평범한 말단 전투원이었거든요. 505호라고 하면 아시려나?”
‘전투원 505호…?’
전투원 505호는 다크 나이츠의 아지트에서 도망쳐 나오고 난 뒤,
전투복과 복면 등 조직의 모든 흔적을 불태웠다.
그러나 그가 불태우지 않고 남겨둔 단 하나의 흔적이 있었다.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는… 이걸 보여드리는 게 빠르겠죠.”
그는 테이블 위에 검은색 플라스틱 카드 하나를 내려놓았다.
“이건…!”
검은색 플라스틱 카드 위에 그려진 식별 코드와 ‘505’라는 숫자,
그리고 다크 나이츠를 상징하는 문양이 그려진 카드.
“다크 나이츠의 조직원증. 이러면 모르실래야 모를 수가 없죠.”
채령은 놀란 얼굴로 시윤이 과거 소지하던 조직원증을 집어 들었다.
“기억 나세요? 아지트에 히어로들이 쳐들어왔던 그 날.
고작 지휘관 몇 명이 수천 명의 조직원들을 이끌고 싸우고 있는데…
당신들은 미리 알고 있던 것처럼 도망쳤었죠.”
“그… 그건!”
“아! 굳이 변명하실 것까지는 없어요.
빌런이라는 건 원래 어느 때나 뒤통수를 칠 준비를 하는 비열한 사람들이잖아요?”
처음엔 그 또한 조직원과 아지트를 버리고 도망친 간부들을 원망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마음을 이해했다.
어찌 보면 그 또한 그들과 같은 ‘빌런’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다만, 그가 내린 결론은 그들과 약간 달랐다.
다크 나이츠의 간부들이 조직과 아지트를 버리고 도망친 건,
그들이 조직원과 아지트를 지키고 이끌어 갈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결론 지었다.
전투원 505호가 아닌 빌런 ‘도미네이터’의 관점에선,
조직을 버리고 도망쳤던 간부들은 그저 나약하고 가엾은 존재일 뿐이다.
“조금만 더 일찍 서로 마주쳤다면… 아마 그쪽을 어떻게든 죽여 놓으려고 했겠죠.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그럼… 나에게 바라는 게 뭐죠?”
“굳이 그걸 설명할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당신은 이제부터 제 암컷이 될 거거든요.
여기 있는 이 녀석들처럼.”
– 탁ㅡ
시윤은 소파에 거만하게 앉아 도화와 지우의 마사지를 받으며,
중지와 엄지 손가락을 부딪혀 튕겼다.
“으아앗?!”
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채령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스스로 입고 있던 옷을 벗기 시작했다.
“모… 몸이?! 또 제멋대로…!”
어깨에 걸치고 있던 가디건과 검은색 크롭탑 티셔츠,
스키니한 청바지와 양말까지 모두 벗는다.
“끄으으…!”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고,
성숙한 외모와 어울리는 검은색 레이스 속옷 차림이 된 채령.
“아까 카페 뒤에서 봤을 때부터 느끼긴 했지만…
여러 의미로 대단하신 몸이네요. 그렇지?”
“오오… 주인님의 총애를 받지 않은 암컷이 저 정도의 젖통을…?”
“가슴이랑 엉덩이가 저렇게 큰데 군살 하나 없다니… 저건 좀 부러운 걸요?”
세 사람은 채령의 조각과도 같은 몸매를 요리조리 살펴보며,
저마다의 감상을 표현했다.
“지…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뭐 하는 짓이긴요? 제 암컷들이랑 같이 채령 씨의 몸을 평가하는 거죠.”
채령에게 ‘굴욕감’이라는 감정은 그녀의 인생에서 존재하지 않는 단어였다.
누구나 홀릴 만큼 아름다운 용모에서 뿜어지는 우아한 카리스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이능력과 그를 뒷받침할 전략.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축복과도 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아무런 무력 없이도 다크 나이츠의 최고위 간부가 되었던 것이 그녀다.
그녀를 무시할 수 있는 사람도,
그녀를 우습게 생각하고 가벼이 여기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대단하고 우월하신 다크 나이츠의 간부 ‘트릭스터’가…
몸이 근질거리고 이가 갈릴 정도로 엄청난 굴욕감을 느끼고 있다.
그것도 조직의 말단 전투원 따위 밖에 되지 않는 남자 앞에서 말이다.
“그… 그만 보세요! 이… 이 변태들…!”
뜨거운 불에 달궈진 쇠처럼 새빨개진 채령의 얼굴.
그녀는 굴욕과 부끄러움에 치를 떨며 몸을 움츠리며 어떻게든 가리려 했다.
“어허. 그렇게 가리면 잘 안 보이잖아요.”
가슴을 손으로 가린 채 수줍게 다리를 오므리고 있는 채령의 모습.
시윤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손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꺄앗?!”
다리를 쫙 벌린 채 양팔은 뒤통수를 잡고 있고 서 있는 그 자세.
몇 시간 전, 지우와 도화가 시윤의 앞에서 추었던 ‘구애의 개변태 보지 댄스’ 자세였다.
“이… 이런 변태 같은 자세를…!”
어떻게든 자세를 바꾸려고 몸에 힘을 꽉 주고 있지만,
신체의 주도권을 잃은 지금의 그녀에게는 불가능한 일.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요원들을 비웃으며 현장을 빠져 나왔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그저 애처롭게 스스로의 약점을 감추려는 한 마리의 암컷이다.
“허벅지도 엄청 탱글탱글해요! 떡감 장난 아니겠네…♥”
“그러게… 내가 남자였다면 바로 못 참고 박아버렸을 거야!”
두 암컷은 새로운 암컷의 등장이 신기하고 반가운 건지,
채령의 허벅지와 뱃살을 만지며 연신 감탄하고 있다.
“그… 그만…! 제발… 그만 해요!”
채령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 입술을 꽉 깨물더니,
자신의 몸을 마구 만지작거리며 희롱하고 있는 두 암컷에게 애원했다.
“흐응…? 주인님? 어떻게 할까요?”
각인이 새겨진 암컷은 기본적으로 모두 시윤의 소유물.
두 암컷은 그 소유물의 주인에게 장난감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허락을 구했다.
“잠깐 그러고 있어 봐. 뭘 시켜볼 지 좀 고민하고 있거든.”
주인의 윤허가 떨어지자, 신난 암컷들의 손놀림이 점차 빨라진다.
“꺄하하하♥ 위대하신 간부 ‘트릭스터’ 님의 말랑말랑 허벅지♥”
“이런 젖탱이를 달고 어떻게 그런 위엄을 유지하셨대♥”
소악마와 같은 조소가 섞인 목소리로 여기저기 만지작거리며,
새 암컷이 자신들의 주인에게 걸맞는지 점검하는 두 사람.
수치스러움으로 몸이 달아오른 탓인지,
에어컨이 시원하게 틀어져 있음에도 채령의 피부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자! 다들 그만!”
“네!”
잠시 자리를 비웠던 시윤은 자신의 방에서 어떤 쇼핑백 하나를 가져와 소파에 앉았다.
“이번에 새로 구한 재밌는 물건들이 있단 말이지. 그 안에서도… 이거.”
“”오오오…♥””
분명 어깨나 다리 뭉침을 풀어내는 마사지 용도로 만들어진 물건이지만,
그 모양이나 기능이 딱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데에 안성맞춤인 용품.
여러 성인물 매체에서도 흔히 등장하여 혹자에게는 익숙할 수도 있는,
‘그 모양’의 진동 마사지기를 꺼내 들었다.
“이거 말고도… 뭐 이것저것 다 사 봤는데.
일단 이게 제일 마음에 들어서 말이지.”
‘저건… 뭐지…? 분명 그냥 안마기인데…?”
– 부우우웅ㅡ
안마기의 버튼을 누르자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뭉툭한 말단이 거세게 진동한다.
‘설마 저걸… 지금 내 그… 거기에…?’
설마.
그럴 리 없겠지.
그렇지?
…라고 애써 현실을 부정한다.
‘아니야… 설마… 내가 고작 이런 남자에게… 이딴 굴욕을…!’
그녀가 그런 부질없는 생각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있을 때엔,
이미 그녀의 검은색 레이스 속옷은 벗겨지고 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