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50)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50화(50/117)
***
– 쿠당탕탕ㅡ!!
“바… 바깥에 무, 무슨 소리가!”
“또 귀찮은 날벌레들이 우릴 뒤쫓아 온 모양이군.”
신다인이 바깥으로 뛰쳐나가고 난 뒤,
바깥에서 누군가와 충돌이 발생한 듯한 큰 소리가 복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장… 장갑 벗어도… 되겠죠…?”
“그래.”
박규한과 루이린이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가자,
검은 양복을 입은 몇 명의 연합 요원들, 그리고 한 히어로와 대치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빌런 ‘크레이지 체인’ 신다인! 꼼짝 마라!”
호쾌한 인상과 우락부락한 근육이 도드라지는 A급 히어로 ‘펀치 레이디’.
그녀는 ‘크레이지 체인’ 신다인의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나 지금 기분 안 좋거든? 살가죽 다 찢어버리기 전에 꺼져.”
이미 머리끝까지 짜증이 밀려 올라온 그녀는 펀치 레이디의 어깨를 툭 밀치더니,
소리가 날 정도로 머리를 세차게 긁적거리며 옆을 지나치려 했다.
– 턱ㅡ!
“지나가고 싶으면 날 먼저 쓰러트리고 지나가야 할 거다.”
그러나 펀치 레이디는 지나치려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 휘리리릭ㅡ
“그러면 뭐… 원하시는 대로 해 드려야지. 안 그래?”
귀찮은 듯 흘깃거리던 눈에 갑자기 새까만 살의가 들어차고,
히어로에게 붙잡혔던 손에서 날카로운 사슬이 길게 뽑혀 나온다.
“바라던 바다. 도망치는 건 부끄러운 일이잖아?”
– 휘리리리릭ㅡ 챙ㅡ!!!
가시가 잔뜩 박혀 위협적인 형상의 사슬이 펀치 레이디의 팔을 휘감으려 하자,
갑자기 강철처럼 단단해진 펀치 레이디의 팔이 사슬을 튕겨냈다.
“뭐야?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야? 참 나….”
“흐아아아아아아압!!!”
사슬 공격을 막아낸 펀치 레이디는 기를 모으듯 몸을 웅크리더니,
거리를 벌리고 선 크레이지 체인을 향해 주먹을 뻗어 날아들었다.
– 휘리리릭ㅡ
창문을 깨고 바깥으로 뻗어나간 사슬이 상가 밖 가로수에 박히고,
크레이지 체인은 사슬을 휘감아 자신의 몸을 끌어당겼다.
– 쿠과과과광ㅡ!!!!
크레이지 체인이 피한 쪽으로 방향을 바꾼 주먹은 창문을 완전히 부수더니,
멈추지 않고 그대로 그녀를 향해 뻗어나가 가로수에 부딪힌다.
“후우…. 저 사슬이라는 거. 엄청 빠르네?”
굵직한 가로수의 줄기에 커다란 자국을 남기고는 주먹에 붙은 부스러기를 털어낸다.
– 휘리리리릭ㅡ!!
주먹을 털어내고 크레이지 체인을 응시하고 있던 펀치 레이디의 뒤에서 날아드는 사슬.
“크읏…!”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든 사슬에 등을 강하게 긁혔지만,
고통에 짧은 신음을 내지를 뿐 미동도 하지 않는다.
“꺄하하하하! 팔 말고 다른 곳은 딱딱하게 못 만드나 봐?”
펀치 레이디의 고통스러워하는 표정과 신음을 듣고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크게 웃으며 피를 잔뜩 머금은 사슬을 붕붕 휘둘렀다.
“골치 아픈 능력이군. 하지만 쓰러트리지 못할 녀석은 아니야!”
– 쿵ㅡ
펀치 레이디가 서 있던 자리의 보도블록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쩌저적 갈라지고,
그녀는 가로수에 사슬을 걸고 매달린 크레이지 체인을 향해 다시 한번 날아들었다.
– 휘리리리리리릭ㅡ!!!!
“뭐… 뭐야?!”
– 콰지지지직ㅡ!!!
“크아아아아악!!!”
수십 가닥의 사슬이 뛰어오른 펀치 레이디를 향해 날아들어,
순식간에 그녀의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 놓으며 움직이지 못하도록 포박했다.
마치 거미줄에 걸려버린 먹잇감과 같은 모습을 한 채,
피부와 근육이 모두 찢겨나가며 대량의 혈액을 쏟아냈다.
“하아아… 흐으읏…♥”
크레이지 체인은 사슬 한 가닥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겨 묻어 있는 피를 스윽 핥더니,
절정과 황홀경에 빠진 채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고는 펀치 레이디에게 가까이 다가가 광기 어린 시선을 보내며,
잔뜩 흥분한 듯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
“너… 생긴 거랑 다르게 맛은 꽤 괜찮네…? 응…?”
“커허억…!”
사슬에 박힌 수많은 가시에 옥죄인 펀치 레이디의 몸에서 피가 쏟아져 나오고,
크레이지 체인은 그 혈액을 손에 묻혀 마구 핥아댔다.
“츄루루룹… 흐흐흐흐…♥으흐흐흐흐흐…!♥”
– 털썩ㅡ
이내 펀치 레이디의 혈액을 쥐어짜내고 있던 가시 돋친 사슬이 사라지고,
거리에 털썩 쓰러진 채 계속해서 피를 흘렸다.
‘어떻게 순식간에 저 많은 사슬을…?
분명 데이터에 나온 바로는 저렇지 않았는데…?’
그녀가 연합으로부터 전달 받았던 데이터에 의하면,
크레이지 체인이 다룰 수 있는 사슬은 그녀를 지탱하던 것과 등을 공격했던 것까지가 한계.
그녀가 자리를 벗어나기 전 빠르게 달려 나가 사슬을 부수고,
다시 사슬의 공격이 덮쳐오기 전 주먹을 휘두를 생각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엄청난 양의 사슬이 몸을 찢고 꿰뚫어,
눈 깜짝할 사이에 리타이어 상태가 되어버렸다.
“펀치 레이디님!! 어서 물러나십시오! 목숨이 위험합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요원들이 달려 나와 그녀를 부축하려 하자,
그녀는 팔을 들어 요원들을 막아섰다.
“너희들이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이건 내가 끝내야 한다.”
쓰러졌던 자리에 피 웅덩이를 만들 정도로 많은 피를 흘렸음에도,
펀치 레이디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즉사하고도 남을 수준이었지만,
그녀는 너덜너덜하게 부서진 몸을 간신히 세워 지탱했다.
“뭐야… 아직도 일어서는 거야?
이거 이거… 꽤 튼튼한 장난감이 되겠는데…♥”
선혈이 낭자한 사슬 더미를 붕붕 휘두르며 거리 곳곳에 피를 흩뿌리더니,
터벅터벅 걸어와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는 펀치 레이디의 턱을 탁 잡아올렸다.
“흐흐흐…♥”
“흐아아아압…!”
– 팍…
펀치 레이디는 자신을 도발하는 크레이지 체인을 향해 힘껏 주먹을 내질렀다.
너무나도 큰 데미지가 순식간에 누적된 탓이었는지,
경질화도 하지 않은 상태의 주먹은 닿기도 전에 금세 사슬에 갈려 나갔다.
갈려 나간 손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졌고,
펀치 레이디는 다시 그 자리에서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펀치 레이디님!!!”
빈사 상태에 이른 펀치 레이디를 부축하러 달려오는 히어로 연합의 요원들.
– 촤아아악ㅡ!
“내 장난감 건드리지 마.”
펀치 레이디의 혈액을 잔뜩 머금고 있는 사슬 수십 가닥이 날아들어,
그녀에게 다가서려던 요원들의 앞을 막아섰다.
“뭐… 뭐 해! 어서 히어로님을 부축해라!”
– 휘리리리리릭ㅡ!
겁도 없이 달려든 몇몇 요원들이 추풍낙엽과 같이 쓸려 나가고,
다른 요원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으… 으아아아아악!!!”
“일단 후퇴해라!!”
사슬의 제물이 된 몇몇 겁 없는 요원들과 펀치 레이디를 버려둔 채,
결국 꽁무니를 빼고 도망쳤다.
“하! 오랜만에 스트레스 좀 풀었네.
그리고… 새로운 장난감을 또 구했고 말이지. 흐흐흐…♥”
크레이지 체인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면서도 사슬을 휘두르는 걸 멈추지 않았고,
쓰러진 요원들의 뼈와 살이 짓이겨지고 다져지며 거리 전역은 피바다가 되어갔다.
“크아아아아악!!!! 살려줘!!!”
“그… 그만둬….”
그녀가 휘두르는 사슬에 쓰러진 요원들이 피떡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빈사 상태에 놓인 펀치 레이디는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었다.
“음… 다 뒈져 버렸네. 쓸만한 놈이 없어.”
크레이지 체인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뭉개진 요원들을 보며,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럼, 가볼까? 우리 귀여운 장난감…?♥”
그러고는 너덜너덜해진 펀치 레이디의 몸을 사슬로 휘감아 묶은 채,
다른 건물의 외벽에 사슬을 감으며 멀리 떠나버렸다.
“다, 다행이네요…! 크, 크레이지 체인 님께서 이, 이기셨어요…!”
조용히 상가 옥상으로 올라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파이어크래커와 엑스큐셔너.
파이어크래커는 건물 아래로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더니,
크레이지 체인과 펀치 레이디 두 사람의 상황을 엑스큐셔너에게 전했다.
“끈질긴 녀석이었군.”
엑스큐셔너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꽁초를 뱉어내고,
옆에 벗어 놓았던 가죽 재킷을 챙겨 입고는 옥상 아래로 내려가는 통로를 바라보았다.
“아까 말했던 대로… 난 숨겨진 피신처를 찾고, 루이린 넌 트릭스터의 행방을 찾는 거다.”
“ㄴ, 네…!”
– 슈우우욱… 탁ㅡ!
“잠깐!”
미리 이야기했던대로 흩어져 움직이려던 두 사람의 앞에,
이번엔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히어로가 나타나 앞길을 막아섰다.
“무… 뭐, 뭐야?! 너, 너, 너희들은…?!”
분명 빌런인 두 사람을 막아선 것을 보면 확실히 히어로인 것이 분명했지만,
막아선 이들의 외양은 다소 심상치 않았다.
왼쪽에 서서 V 모양으로 손가락을 벌리고 있는 녹색 머리의 여성,
그리고 오른쪽에 서서 꽤나 상큼한 표정을 짓고 있는 파란색 머리의 여성.
“우리는 히어로 마법소녀!”
“매지컬 아쿠아마린!”
“매지컬 세라피나!”
“히어로와 마법소녀, 두 정의의 이름으로… 너희 빌런들을 단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