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51)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51화(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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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와 마법소녀, 두 정의의 이름으로… 너희 빌런들을 단죄하겠다!”
갑자기 자신들을 ‘히어로 마법소녀’라고 소개한 두 히어로.
그녀들이 소개한 대로 정말 만화 속 마법소녀가 입을 것만 같은 하늘하늘한 드레스,
그리고 귀여운 장갑과 머리 장식을 착용하고 있었다.
“뭐, 뭐야…? 저딴 게… 히어로…? 크크… 크흐흐흐…!”
그녀들의 화려한 등장을 지켜보던 파이어크래커는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등장한 히어로들은 전부 멋진 슈트를 입거나,
혹은 강력한 무기나 이능력을 앞세워왔다.
그런데. 갑자기 만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저런 걸 따라하고 있다고?
그것도 명색이 히어로라는 녀석들이?
…라고 생각하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비켜라. 지금은 싸울 시간이 없다.”
그러나 엑스큐셔너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자칭 ‘히어로 마법소녀’들을 향해 비켜서라 말했다.
“안 돼! 너희들을 이대로 다시 도시 안으로 들여보낼 수는 없다!”
꽤나 단신인 파이어크래커보다도 작아 보이는 두 사람은,
2m를 넘나드는 거대한 체격을 가진 엑스큐셔너를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고는 손에 쥐고 있던 마법 지팡이를 이리저리 휘두르더니,
무언가 힘차게 소리쳤다.
– 슈우우우우…!!
“받아라! 아쿠아… 버블 샤워!”
매지컬 아쿠아마린이 ‘아쿠아 버블 샤워’라는 기술명을 외치자,
그녀의 마법 지팡이 끝에서 엄청난 양의 물방울이 쏟아져 나왔다.
– 슈아아아아아아앗ㅡ!!!
지팡이 끝에서 쏟아져 나온 물방울은 공중에 둥둥 떠오르더니,
무기 하나 없이 가만히 서 있던 엑스큐셔너에게 엄청난 속도로 쏟아졌다.
“크흠….”
“어때? 내 아쿠아 버블 샤워의 맛이?”
수백 개의 물방울에 직격 당한 엑스큐셔너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공격이 생각 외로 거셌는지 몸 곳곳에 상처를 입으며 살짝 휘청거렸다.
‘…단순한 거품이 아닌 모양이군.’
그가 생각한 대로, 그녀가 발사한 거품은 평범한 거품이 아니었다.
매지컬 아쿠아마린의 이능력은 그녀의 히어로 네임 그대로 물을 조종하는 이능력 ‘아쿠아’.
물방울을 발사하는 순간 형태를 미세하게 바꾸어,
마치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칼날처럼 변형되어 날아든 것이다.
“크흠… 귀찮게 됐군.”
엑스큐셔너는 히어로와의 싸움을 피하여 체력을 비축할 생각이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다지 싸우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나.”
그러고는 체념한 듯 눈을 지그시 감고 팔을 앞으로 뻗었다.
– 끄그그그그극… 끼기기기깃…!!??!!
“뭐… 뭐야?! 저 녀석의 팔에서 뭔가… 커다란 칼날 같은 게 나왔어…?!”
앞으로 뻗었던 그의 양쪽 팔에서 도끼날 같은 두껍고 묵직한 날붙이가 살을 비집고 나와,
달빛을 반사하며 살벌하게 빛나고 있었다.
빌런 엑스큐셔너가 다크 나이츠의 간부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인물로 평가받은 이유.
바로 신체에서 날붙이를 만들어 다룰 수 있는 그의 이능력 ‘본 나이프’ 때문이었다.
– 슈앗ㅡ
“꺄아아앗?!!”
움직임을 관측할 틈도 없이 바람처럼 매지컬 아쿠아마린을 향해 날아든 엑스큐셔너.
돌진 속도가 너무나도 빨랐던 탓인지 소닉 붐이라도 발생한 듯 우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허억…! 하마터면… 저 칼날에…!”
그러나 매지컬 아쿠아마린은 상처 하나 나지 않은 채,
어째서인지 축축하게 물에 젖어 있는 엑스큐셔너를 바라보았다.
“저 물방울 때문이군. 귀찮은 이능력이다.”
그녀가 엑스큐셔너의 칼날에 베이기 직전,
커다란 물방울로 몸을 감싸 보호막처럼 이용한 것.
엑스큐셔너의 몸이 물에 젖어 있는 것도 그 물방울이 터진 탓이었다.
“어, 어… 어떻게 하, 하지…?! 으으으…?”
약간의 상처를 입은 채 전투 중인 엑스큐셔너의 모습을 지켜보던 파이어크래커.
깜짝 놀라 흔들리는 얼굴로 말을 떨었다.
“거기 너 초록색 경단 머리! 넌 내가 상대하겠다!”
어버버 거리고 있는 파이어크래커를 향해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매지컬 세라피나.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파이어크래커를 향해 달려들었다.
“나와라! 악을 정화하는 정의의 포이즌플라워!”
– 쿠구구구구…!
“으, 으아아아앗…?!”
매지컬 세라피나가 파이어크래커를 향해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자,
파이어크래커의 발아래의 바닥이 흔들리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 쿠과과광ㅡ!!
갈라진 바닥의 틈새에서 두꺼운 식물 줄기 같은 것들이 뻗어 나오더니,
그 끝에 달린 꽃봉오리가 파이어크래커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매지컬 세라피나의 이능력 ‘포이즈닉 플랜트’는 말 그대로,
독성을 내뿜을 수 있는 식물을 자라게 하여 조종하는 이능력.
‘정의의 포이즌 플라워’는 그녀의 주력기라고 할 수 기술 중 하나였다.
“꼼짝 마! 너희 둘 다 정의의 힘으로 정화시켜 주겠어!”
“으, 으으…? 크흐흐…!”
“뭐… 뭐야? 갑자기 왜 웃는 거야!”
독을 마구 뿜어내려 하는 꽃봉오리를 눈앞에 두고도,
겁에 질렸던 파이어크래커는 아까와는 달리 음침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치파오의 긴 소매를 걷더니,
소매 깊숙하게 숨겨 두었던 손을 드러냈다.
– 스윽…
그녀의 옷차림과는 어울리지 않는 두꺼운 가죽 장갑을 벗는다.
“크크… 크흐흐흐흐흐… 크히히히…!”
– 휙ㅡ
장갑을 벗은 파이어크래커는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꽃봉오리를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그러자…
– 쿠과과과과과광ㅡ!!!!!!
“크으으읏…! 갑자기 웬 폭발이…!”
폭발물이 꽃봉오리를 향했던 덕분에 매지컬 세라피나는폭발에 휘말리지 않았지만,
그 대신 메케한 연기가 그녀의 시야를 뒤덮었다.
“후우… 정말 오랜만이네? 정말 기분이 좋아!
마치 며칠 동안 씻지도 않고 양치도 안 하다가… 한꺼번에 싹 해치운 느낌이랄까?”
다른 간부 빌런들 틈에서 소심하고 늘 찌그러져 있는 듯했던 파이어크래커.
그러나 장갑을 벗자 갑자기 완전히 성격이 달라져,
말도 더듬지 않고 목소리까지 광기와 자신감에 찬 듯 날카롭게 변화했다.
– 터벅… 터벅…
“앞이 안 보이지만… 그래도 실루엣은 보이잖아…! 흐아아앗…!!!”
매지컬 세라피나는연기를 손으로 걷어내며 ‘정의의 포이즌 플라워’에게 가까이 다가가,
피어나기 직전의 꽃봉오리 옆 줄기에 마법 지팡이를 두드렸다.
그러자 지팡이에 닿은 줄기 부분에서 여러 가닥의 덩굴이 자라나,
연기 너머 파이어크래커의 실루엣을 쫓아 날아갔다.
– 쿠과과과과광ㅡ!!!!
그러나 어디선가 날아든 자그마한 폭발물이 덩굴을 향하더니,
덩굴에 닿자마자 곧바로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폭탄… 을 던지는 게 능력인 건가…?’
다시 폭탄이 날아올 것을 대비하여 꽃을 조종하려던 매지컬 세라피나.
연기 너머에서 그녀를 향한 발길질이 날아왔다.
– 퍽ㅡ!
“꺄아앗?!”
매지컬 세라피나가발길질에 부딪혀 넘어지고,
그 연기 너머에서 파이어크래커가 뚜벅뚜벅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나도 마법소녀 나오는 만화 참 좋아하는데. 너도 좋아해?
하기야… 좋아하니까 그러고 있겠지… 안 그래?!!!! 아앙?!!!”
마치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광기에 물든 보라색 눈동자.
파이어크래커는 광인의 얼굴로 자신과 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하아… 나랑 비슷한 색깔이네? 물론 내 머리카락이 좀 더 진한 색이긴 하지만.
그리고 말이야… 이런 색깔은 염색을 안 하면 안 나오거든.”
“마… 만지지 마!”
– 턱ㅡ
매지컬 세라피나가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자신의 손을 탁 쳐내자,
광기의 환호에 사로잡혔던 얼굴은 갑자기 차게 식어 무표정에 가깝게 변했다.
“하… 어디 인터넷에서 산 이상한 코스프레 옷 같은 거나 쳐 입은 주제에,
나름 자기도 히어로다 이거야?”
그러고는 만지작거렸던 머리카락을 다시 꽉 움켜쥐고 잡아당겨,
매지컬 세라피나와얼굴을 밀착한 채로 온갖 험한 말을 쏟아냈다.
“이거… 놔! 너 같은 사악한 빌런과 나눌 대화는 없어!”
하지만 그녀는파이어크래커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있는 힘껏 뿌리쳐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받아라! 정의의 포이즌 블래스트!!!”
기분 나쁜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거리고 있는 파이어크래커를 향해 지팡이를 휘두르자,
그녀가 피워낸 꽃봉오리가 그 잎을 펼쳐 환하게 만개한다.
– 슈아아아아앗ㅡ!!!
꽃의 중심에서 새어 나오기 시작한 불투명한 색의 유독성 액체.
상당한 독성을 지키고 있는 듯한 액체는 파이어크래커가 선 쪽을 향해 화려하게 쏟아졌다.
“꺄아아아아악!!”
유독성 액체를 뒤집어쓴 파이어크래커의 비명 소리.
산성까지 갖추고 있는지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은 녹아버렸고,
고개를 숙인 채 켁켁거리고 있는 입 안에서는 적지 않은 양의 피를 토해냈다.
“어때? 이래도 계속 대화를 할 여유가 있을 것 같아?”
매지컬 세라피나는그 모습을 보고는 승기를 잡은 걸 확신한 듯,
고통스러워하는 파이어크래커를 향해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하아….”
하지만 아직 유독성 액체의 데미지가 충분하지는 않았는지,
파이어크래커는 피를 몇 번 토해내고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래서. 이게 전부야?”
적지 않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일어난 것치고는,
그녀의 얼굴은 생각 외로 꽤나 평온하다 못해 지루하게까지 보였다.
“좀 더 강하고 멋진 히어로일수록… 터트려 죽이는 맛이 있는데 말이야.
겨우 이딴 걸 가지고 히어로인지 마법 뭐시기인지 하면 재미없지 않아?”
“조용히 최후를 받아들여라! 사악한 빌런!”
“조용히 최후를 받아들여라… 그건 과연 누구한테 하는 말일까?”
– 툭ㅡ
기화된 유독성 액체의 옅은 안개 속에서 매지컬 세라피나를향해 던져진 무언가.
“여기 있는 너희 요원한테 하는 이야기려나?”
“아아아… 으으으… 아아아?!!!”
그녀를 향해 던져진 것은 다름 아닌 히어로 연합의 요원이었다.
그것도, 파이어크래커의 이능력 ‘폭탄화’에 의해
폭발물이 된 상태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