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Brainwashing Villain in a Hero World RAW novel - Chapter (58)
히어로 세계 속 세뇌 빌런으로 살아남기 58화(5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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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완전히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그 어둠 사이사이를 비추는 삶의 불빛들이 별자리처럼 수놓아지는,
그런 아름다운 야경이 호텔 객실 안 커다란 통유리 안에 담긴다.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아름다운 야경이 한데 섞인,
그야말로 도시 속의 낙원이라고 할 수 있는 호텔의 고급 객실.
시윤과 루미는 그 객실 안에 들어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밖을 돌아다니며 흘린 땀을 식히고 있었다.
“으아! 옷이 완전 땀에 젖어가지고… 좀 씻어야 할 거 같아요.”
땀을 뻘뻘 흘린 탓에 찝찝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젖은 옷을 어떻게든 갈아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한 날씨.
시윤은 그 자리에서 입고 있는 젖은 티셔츠를 벗었다.
“시… 시윤 씨?!”
그가 갑자기 대뜸 옷을 벗어 상반신을 훤히 드러내자,
루미는 깜짝 놀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네? 왜 그러세요? 아! 아… 죄송합니다. 너무 더워서 그만….”
“괘, 괜찮으니까… 씻고 나오세요.”
시윤이 멋쩍은 듯한 웃음을 지으며 욕실 안으로 들어갔지만,
욕실의 한쪽 벽이 반투명한 통유리로 되어 있는 탓에 샤워하러 들어간 그의 모습이 훤히 보였다.
‘으음….’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치던 루미.
그러나 그녀도 호기심이 생긴 건지 반투명한 유리 너머로 보이는 그 실루엣에 눈을 옮겼다.
‘엄청… 건강하고 강인해 보이는 몸이야….’
오랜 전투원 생활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질 몸매와 훤한 기럭지.
운동선수나 보디빌더에게 견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평소 별 관리를 하는 편이 아님에도 상당히 야성적이고 탄탄한 몸이었다.
“루미 씨!”
루미가 멍하니 시윤이 씻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그때,
그는 갑자기 샤워를 멈추고 루미의 이름을 불렀다.
“흐잇?!”
루미는 화들짝 놀라며 혹시나 몰래 보고 있던 걸 들킨 건 아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고개를 돌렸다.
“혹시 드라이기 테이블 위에 있어요?”
그는 유리문 너머로 젖은 얼굴만 빼꼼히 내밀며,
헤어드라이어가 테이블 위에 있는지 물었다.
“아! 저기 있네.”
그러다 테이블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어메니티가 놓인 옆 테이블에 헤어드라이어가 걸린 걸 확인하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깜짝이야…!’
그가 다시 안으로 들어가 샤워를 재개하자,
루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설루미…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라고 말하며 그녀가 늘 그랬듯 자신을 채찍질하며 다잡으려 하지만,
그녀의 고개는 다시 욕실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루미가 시윤의 샤워 장면을 잠시 감상하며 시간이 흐르고,
끈적한 몸을 상쾌하게 씻어낸 시윤이 가운을 두르고 나왔다.
“상쾌하고 좋네요! 역시 여름에는 샤워를 자주 하는 편이 좋은 거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땀을 많이 흘리니까….”
루미는 상쾌한 얼굴로 웃고 있는 시윤의 모습을 보며,
마찬가지로 땀 때문에 끈적해진 몸을 닦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샤워하고 나올게요.”
“아! 그럼 앉아서 잠시 쉬고 있을게요.”
루미도 반투명한 유리벽의 욕실 안으로 들어가 옷을 벗었다.
‘부끄럽지만… 시윤 씨 앞에서 땀 냄새를 풍길 순 없으니까…!’
그녀가 시윤의 나체를 반투명한 실루엣으로 보았던 것처럼,
시윤 또한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 당연했다.
루미는 자신의 나체를 보여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그의 앞에서 땀 냄새를 풍기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 쏴아아ㅡ
적당히 기분 좋을 정도의 시원한 냉수가 샤워기에서 쏟아져 나와 루미의 몸을 적시고,
푸른 빛이 감도는 은색 머리카락과 새하얀 피부 표면을 흐르며 열을 식혀낸다.
‘하아… 시원해서 기분 좋은 걸….’
바디워시와 샴푸를 짜내어 몸 구석구석과 긴 머리카락에 꼼꼼하게 거품을 내고,
다시 샤워 헤드에서 쏟아지는 물이 그 거품을 금세 씻어낸다.
그렇게 거품이 깔끔하게 씻겨나가고 난 뒤.
차가운 물에 젖은 긴 은발을 모아 손을 꽉 쥐어 물기를 짜내고,
수건으로 피부와 머리카락의 물기를 깔끔하게 닦아낸다.
그러고는 욕실 캐비넷에 있는 가운을 꺼내어 몸에 두르고,
루미는 상쾌한 듯한 얼굴로 욕실 밖으로 나왔다.
“샤워하니까 상쾌하고 좋죠? 물도 엄청 시원하고.”
시윤은 그녀가 샤워를 하는 사이,
침대에 누워 잠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만 이상한 짓을 한 건가…?’
반투명한 유리를 통해 시윤의 몸을 몰래 보고 있던 자신과는 달리,
시윤은 별 신경도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런 시윤의 모습에 루미는 문득,
자신이 음흉한 짓을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내가 또 무슨 생각을….’
부끄러움에 다시 열이 오르려는 얼굴에 에어컨 바람을 쐬여 식히고,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을 보며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을 말린다.
헤어드라이어를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젖은 부분이 남지 않도록 꼼꼼하게 머리를 말리고,
루미는 머리 끈으로 긴 머리카락을 묶었다.
“여기 앉아서 쉬세요! 엄청 푹신하고 좋아요.”
루미는 시윤의 제안을 듣고 그가 누워서 쉬고 있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남자랑 여자가 단둘이서 이렇게 노는 게… 이상하지 않은 건가…?’
루미는 시윤과 함께 객실에서 있는 건 좋았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그녀가 히어로와 빌런이 관련된 일 외에는 문외한이더라도,
남녀가 단둘이 호텔에서 이러고 있는다는 건 아무리 봐도 연인과 다를 게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아닌가…? 내가 자꾸 너무 음흉하게만 생각하는 걸지도…?!’
루미는 정말 이상한 게 아닌지 걱정하며 살며시 시윤이 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시윤의 상반신 탈의 장면을 보았을 때처럼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다… 다리 사이에 저… 저건…?!’
편한 자세로 벌어져 있는 시윤의 다리 사이에 우뚝 솟은 기둥 하나.
그것도 무척이나 크고 굵직한 기둥이 우뚝 고개를 들고 있었다.
“응? 왜 그러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시윤은 루미가 발기해 있는 페니스를 보고 놀란 것을 알아챘지만,
알고도 모르는 척 그녀를 놀리듯 물었다.
“꺄앗?!”
그러고는 루미에게 스윽 다가가 뒤에서 그녀의 몸을 가볍게 안았다.
“시윤 씨…?!”
“저… 다 알고 있어요. 루미 씨가 제가 샤워하는 모습을 본 것도,
제 그걸 보고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리셨다는 거.”
“그… 그런 게 아니라! 흐으읍?!”
시윤은 사실 루미가 했던 것들을 다 알고 있다며 추궁하더니,
어떻게든 해명하려고 애쓰는 루미의 입술을 빼앗는다.
“흐으읍! 우우움…?!♥”
마치 뱀에게 사냥당하는 쥐나 토끼가 된 것처럼,
루미는 재빠르게 덮쳐오는 시윤의 입술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그대로 입술과 입술을 포개며 진한 입맞춤이 이어지고,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혀가 루미의 구강 내부를 거칠게 침범한다.
“쮸우우움…!♥ 하우우움…?!♥”
시윤은 거칠고 빠른 움직임으로 루미의 혀를 유린하고,
그 안에 자신의 타액을 흘려 넣어 자신의 것이라는 영역 표시를 남긴다.
“우우움…♥ 푸하아…?!”
숨이 막힐 것만 같았던 기나긴 딥키스가 마무리되고,
시윤과 루미의 입술 사이에는 긴 타액의 실이 이어진다.
“지… 지금 뭐 하시는 거에요…!”
“루미 씨께서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었나요?”
입술이 떨어지자 루미는 약간 화난 얼굴로 시윤에게 소리쳤지만,
시윤은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루미의 몸을 안고 있었다.
뻔뻔한 태도로 나오는 시윤에게 루미는 아니라고 부정하려 했지만,
여태껏 자신이 해왔던 행동을 생각하니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 그건… 꺄아앗?!♥”
시윤은 루미의 샤워 가운을 벗기고,
새하얗고 탱글탱글한 루미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스윽 쓸어내렸다.
그리고 그 손가락은 끝끝내 새하얀 가슴 끝에 새초롬히 핀 연분홍빛 꽃잎,
다시 말해 살며시 발기하고 있는 유두 끝에 닿았다.
“젖꼭지도 이렇게 단단하게 서 있는 데다…,
에어컨을 이렇게 세게 틀었는데도 루미 씨는 땀을 흘리고 있지 않나요?”
시윤이 하고 있는 말에는 하나도 틀린 점이 없었다.
살며시 고개를 들고 있는 핑크빛 유두.
22도로 설정되어 차가운 바람을 내뿜는 에어컨 밑에서도 다시금 땀방울이 맺힌 피부.
시윤과 함께 오늘 하루를 보내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루미는 단 한 순간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에 얼굴은 계속해서 붉게 달아오르고,
무의식적으로 살며시 자신의 몸을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하다못해 그에게 구해지고 난 뒤 그날에도,
그의 이름을 계속해서 울부짖으며 자기 몸을 위로하기도 했다.
“아이스 퀸은 히어로로서 멋진 모습으로 시민을 지켜야 하지만…,
그 속에 루미 씨까지 자신을 속일 필요는 없잖아요?”
시윤이 루미의 얼굴을 마주 보며 볼을 스윽 쓰다듬고,
자신의 머리에 루미의 머리를 기대며 부드러운 스킨쉽을 나눈다.
“좀 더 솔직하게 자신을 받아들이는 거에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안기고 싶다는 그 마음을.”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자신이 시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에 이런 행동을 했던 건지,
정말 그에게 안기고 싶어서 이런 감정이 드는 건지 혼란스러운 듯한 루미.
‘내가 여태까지 시윤 씨를 보면 부끄럽고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것도,
눈도 못 마주치면서 자꾸만 힐끗거리며 봤던 것도…
전부 시윤 씨를 좋아하는 마음에 그랬다는 걸까…?’
시윤이 그녀에게 접근해서 의도적으로 행한 것들도 있겠지만,
루미는 분명 그런 시윤의 모습이 좋았다.
‘그렇구나…. 이런 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
루미는 무언가 굳게 결심한 듯이 시윤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다시 시윤의 입술에 자기 입술을 포개었다.
‘인간 설루미는… 솔직해져도 좋을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