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Mage in a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755)
755화
다행히 변장이 효과가 있었는지, 사냥개들은 계속해서 흩어졌다.
목표물과 비슷한 기운을 흩뿌리는 존재들이 근처에 워낙 많아 혼란에 빠진 것이다.
버두스 교수는 역장 위로 충돌해오는 사냥개들을 보며 투덜댔다.
“왜 이쪽으로 제일 많이 오는 거 같지?”
“으아악! 교수님! 얘가 물고 늘어져요!”
가이난도는 비명을 질러댔다.
버두스 교수가 만든, 넓적한 그릇 모양의 비행 탈것은 그 형태가 그리 안정적이지 않아 사냥개들이 충돌할 때마다 좌우로 흔들렸다.
“어차피 역장 못 뚫어.”
“이렇게 노려보고 있는데요!?”
가이난도는 탈것을 보호하는 역장을 두드리며 산성 침을 뚝뚝 흘리는 악마들을 보며 벌벌 떨었다.
침이 떨어질 때마다 검게 타오르는 연기가 보통 무서운 게 아니었다.
“네가 떨어뜨리면 되잖아!”
“어떻게 떨어뜨려요?”
“워다나즈처럼 알아서 해봐!”
버두스 교수는 아티팩트를 사용해 정면에서 달려드는 사냥개들을 쓸어버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론 정신이 있었어도 귀찮아서 대충 대답해줬겠지만 지금은 정말로 손이 바빴다.
철컥!
허공에서 금으로 된 원반 형태의 아티팩트가 생겨났다.
아티팩트는 마치 햇빛을 응축시켜놓은 것처럼 불타오르더니 그 화염을 앞에서 공간이동으로 접근하는 사냥개들에게 뿜어냈다.
화르르르륵!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둥근 북이 나오더니 한 번 울릴 때마다 사냥개들을 쓸어버렸다.
“대단하십니다!”
앙라고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이런 걸 볼 때면 버두스 교수 같은 사람이 왜 에인로가드의 교수로 남아있을 수 있는지 납득이 됐다.
다른 건 몰라도 정말 아티팩트 만드는 실력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였다.
“가르시아! 배그렉! 도와줘!”
그러나 정작 버두스 교수는 기껏 만든 아티팩트를 이런 도주와 전투에 쓰고 싶지 않아서 동료 교수들을 애타게 불렀다.
이런 아티팩트들은 그 위력이 막강한 만큼 내구도가 썩 좋지 않았다.
짐승 같은 악마들에게 마법을 퍼부을 때마다 아티팩트나 탈것에 손상이 가는 것이다.
물론 두 교수는 매몰차게 무시했다.
버두스 교수는 투덜투덜대며 새로운 아티팩트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무식한 악마들! 고나달테스가 악마계를 쓸어버려야 했는데!”
“교수님!”
“이 아티팩트는 비싼데. 끙. 이건… 너무 잘 만들었고. 이것도 애매하고…”
“교수님!!”
“왜!”
앙라고가 자꾸 귀찮게 굴자 버두스 교수도 빽 소리를 질렀다.
“가이난도가 사라졌어요!”
“……”
아까 가르시아 교수의 경고가 떠올랐는지, 버두스 교수의 낯빛이 아주 조금 창백해졌다.
* * *
“이한 학생. 정말 고생 많았어요!”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리고 다른 분들도…”
본관에 도착하자 남은 사냥개들은 더 이상 접근을 포기하고 돌아가 버렸다.
가르시아 교수는 무사히 도착한 이한과 다른 학생들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블레 교수님! 교수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으응.”
“교수님?”
“으응…”
“왜 한 명이 없는 것 같죠?”
그 말에 이한과 친구들은 빠르게 인원을 확인했다.
가이난도가 없었다.
“…어느새 사라졌어…”
“……”
“……”
다들 경악해하는 사이 가르시아 교수가 버두스 교수를 상하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억, 흐억, 으어억.”
“찾아와요! 가서!”
“알겠어! 알겠어! 찾아올게!”
원래라면 ‘내가 왜?’라는 소리를 몇 번 했어야 했지만, 가르시아 교수의 손아귀에 멱살이 잡히자 버두스 교수는 자연스럽게 수락의 대답이 튀어나왔다.
쿵!
“?”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학생들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내밀었다.
사냥개들이 가이난도를 던져놓더니 저 멀리 점멸해서 사라져버렸다.
“……”
“어, 어떻게 돌아왔어?”
친구들의 질문에 가이난도는 시무룩한 얼굴로 대답했다.
“분신이 나 보더니 원래 있던 자리에 갖다놓으라고 하더라.”
“…미친 분신이라 그래!”
“맞아. 미쳐서 그런지 보는 눈이 없는 거야!”
“무사히 돌아와서 기뻐! 가이난도!”
친구들은 가이난도를 둘러싸고 달래주려고 애썼다.
실제로 무사히 돌아온 건 정말 행운이 맞았다.
당장 이한만 봐도 그랬다.
한 번 잡혔다가 일주일 가까이 고생을 하지 않았던가.
그에 비해 만나자마자 쫓겨난 것도 어떻게 보면 행운…
“가르시아. 돌아왔으니까 풀어줘.”
“……”
“왜 그렇게 쳐다ㅂ… 캑. 캑캑!”
* * *
“이한. 괜찮아?”
“괜찮다니까.”
“워다나즈. 괜찮냐?”
“괜찮다고…”
“워다나즈. 흰 호랑이 탑 놈들이 병문안 선물로 과일 놓고 갔어. 내 생각에, 여기 독이 있을 확률도…”
“……”
귀찮아진 이한은 친구들을 쫓아내고 >휴식 중, 접근 사절>을 개인실 문 앞에 걸었다.
놀랍게도 지금 이한은 휴식 중이었다.
주말부터 붙잡혀서 일주일 가깝게 고생한 불쌍한 학생을 위해, 가르시아 교수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어차피 이틀인데 주말까지 푹 쉬어요. 다른 교수님들한테는 내가 말해놓을 테니까.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다른 교수님들이…
-걱정하지 마요. 이 정도는 말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걱정이 되는군.’
이한은 가르시아 교수가 걱정됐다.
물론 가르시아 교수가 육체적 능력만 놓고 보면 에인로가드의 교수진들 중에서 최상위권에 속하긴 했지만, 원래 교수들의 사회란 건 경력과 연륜이 크게 작용하지 않던가.
가장 젊은 축에 드는 가르시아 교수가 저런 말을 하고 다녀도 될지 조금 걱정이 됐다.
가장 위험한 상대로부터 무사히 귀환한 걸 축하하며, 이 책을 선물할게.
일레그 채글라
클럽 작업 도중 납치당한 것에 대해 교장 선생님의 분신에게 정식으로 항의할 생각이야. 괜찮아지면 7층 빙하지역에 등대나 하나 같이 짓자고. 계획서도 같이 보낼 테니 읽어봐.
얼데 마르캉
잡힌 동안 쫄쫄 굶었을 후배를 위해 이 바구니를 보낸다. 잘 먹고, 다른 클럽 회원들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사제 팔크리우스
뛰어난 격구 선수를 납치하는 일이 학교 안에서도 일어날 줄이야. 그런 와중에도 그리폰을 타고 탈출한 기지에는 박수를 보내겠어. 여기, 장난감을 조금 구해왔으니 쉬는 동안 친구들한테 사용해봐.
카르넬라 호르마시
같은 학년의 친구들과 달리 다른 선배들은 편지와 선물들을 보내왔다.
일레그 선배가 보낸, 에인로가드에 갇힌 한 마법사가 탈출하는 내용의 >에인로가드 탈출>(놀랍게도 수십 년 전 졸업한 선배가 직접 쓴 소설이었다).
석공 클럽 회원들이 안정적으로 시약을 수급하기 위해 십 년 전부터 준비 중인 빙하지역의 >수빙광의 탑> 계획서.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말고기, 닭고기, 와이번고기, 사슴고기, 거위고기, 오리고기, 토끼고기, 드레이크고기 등 고기로 꽉 차있는 팔크리우스 선배의 고기 바구니.
그리고 장난감처럼 생긴 특이한 아티팩트를 보낸 카르넬라 선배까지.
‘이게 뭐지?’
이한은 방울이 달린 막대기 형태의 아티팩트를 보고 의아해했다.
친구들이 공부할 때마다 흔들라는 건가?
‘그런 식으로 훈련하면 나중에는 이 막대기만 흔들어도 공부할 수 있게 될지도.’
-!
막대기를 흔들자 바실리스크가 흥분한 쉿쉿 소리를 내며 꼬리를 내밀었다.
그제야 이한은 이게 동물들을 위한 장난감이라는 걸 깨달았다.
친구들을 동물 취급한 걸 반성하며, 이한은 장난감을 옆으로 슬쩍 밀어놓았다.
-선배. 다시 한 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때문에 너무 시간을 많이 쓰신 것 같아서 걱정이네요. 흑마법 학파는 괜찮나요?
이한은 디레트에게 글자를 남겼다.
답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
-그런 걱정은 전혀 할 거 없어.
-그런데 선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유크벨티레 선배도 참가하셨다고 들었는데, 그 선배는 절 왜 도와주신 건가요?
-같은 탑에 같은 부여 마법 학파잖아? 아닌 척해도 유크벨티레도 널 걱정한 거지.
-아하. 감사합니다.
-그래. 푹 쉬어! 한동안 밖은 돌아다니지 말고!
‘거짓말을 하고 계시는군.’
이한은 냉정하게 판단했다.
버두스 전문가인 이한에게 저런 어설픈 거짓말은 통하지 않았다.
버두스 교수에게 같은 탑, 같은 마법 학파 같은 감정론은 결코 통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한이 보기에 유크벨티레는 버두스 교수와 비슷한 사람이었다.
‘혹시 날 도우려고 이상한 거래라도 하신 건 아니겠지. 제국 은화를 냈다던가…’
혹은 최악의 경우 제국 금화까지 냈을 수도 있었다.
그런 끔찍한 계약을 했다면 이한은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이악투스:결국 문제는 수습된 건가?
바콴탈라나:그렇다고 볼 수 있지.
이악투스:제기랄. 한동안 산맥은 정말 접근도 못하게 생겼어. 그래도 그 2학년, 용케 탈출했군. 괜히 전 학파 수강생이 아니야.
바콴탈라나:어지간해서는 과대평가를 좋아하지 않지만, 동의하지.
‘!’
오랜만에 >에인로가드의 파수꾼> 페이지를 보니 회원들이 마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비버-펭귄-여우:마법적으로 건질 건 없었고?
이악투스:있기야 하겠지. 하지만 목숨이 아깝지 않다면 거기 접근하는 건 추천하지 않겠어. 5학년들도 교수님 도착하기 전까지는 손발이 묶인 것마냥 아무것도 못했다는데.
비버-펭귄-여우:아쉽네. 고대 마법에 관심이 있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군.’
이악투스나 바콴탈라나는 저번에 본 적 있었지만, 비버펭귄여우는 처음 보는 회원이었다.
‘왜 하필 비버를 가명에?’
불길하기 짝이 없는 이름이었지만 이한은 먼저 인사했다.
고나달테스:다들 반갑다.
비버-펭귄-여우:…교, 교장 선생님??
이악투스:아니. 그냥 미친 신입일 뿐이야.
이악투스와 바콴탈라나는 신입 회원의 가명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오해가 풀린 비버펭귄여우는 스물아홉줄짜리 욕설로 페이지를 도배했다.
“……”
살짝 억울해진 이한은 항변했다.
고나달테스:그쪽도 이상한 가명이잖나.
비버-펭귄-여우:내 가명이? 어디가?
고나달테스:비버가 들어갔잖나. 버두스 교수는 비버 수인이지.
비버-펭귄-여우:…그냥 귀여운 동물들 고른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네가 더 소름끼쳐.
이악투스:맞아. 고나달테스. 귀엽고 죄없는 짐승한테 버두스 교수를 왜 얹는 거지? 앞으로 그 짐승을 볼 때마다 교수가 떠오르면 네 탓이다.
‘이런 비열한 사람들 같으니.’
이한은 기존 회원들의 텃세에 한탄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가 이상했는데 자신의 탓으로 몰다니. 역시 어느 곳이든 텃세는 피할 수 없었다.
고나달테스:5학년 학생들 하니까 생각난 건데, 흑마법 학파의 디레트에 대해 아는 사람 있나?
이악투스:모를 리가.
바콴탈라나:모르면 신입생 아닌가?
비버-펭귄-여우:그건 왜?
고나달테스:마법 연구에 도움이 필요해서 편지를 보내려고 하는데, 대가로 뭘 지불해야 수락할까 싶어서.
비버-펭귄-여우:한동안은 힘들걸. 부여 마법 학파 연구를 돕는다던데.
고나달테스:부여 마법 학파 연구를?
비버-펭귄-여우:응.
이한은 깃펜을 내려놓고 좌절했다.
지금 같은 시기에 부여 마법 학파 연구를 돕는다면 유크벨티레밖에 없었다.
제국 은화나 금화보다 훨씬 더 사악한 거래를 한 것 아닌가!
‘선배라는 표현도 아까운 작자 같으니.’
후배의 불행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 하다니.
괜히 버두스 교수의 제자가 아니었다.
고나달테스:그렇군. 다들 고맙다. 이만 가봐야겠군.
이악투스:아니, 벌써? 묻기만 하고 가지 말라고. 뭐라도 대답해주고 가야지.
고나달테스:그럼 물어봐라.
신입 회원의 오만한 태도에 살짝 심술이 난 이악투스는 골려주기 위해 일부러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이악투스:이번에 일어난 일에 마법범죄자도 끼었다는 소문이 있던데, 혹시 누군지 알고 있나?
고나달테스:안타곤달스다. 다들 조심하도록. 보통 괴팍한 마법사가 아니니까.
이악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