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Mage in a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805)
805화
-눈치를 못 챈 게 이상한 거 아닌가?
데스 나이트 중 한 명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말했다.
아까 들은 상황을 생각해보면 의심을 안 하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먼저 수상할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그래 놓고서 워다나즈가 누군지는 모른다고 한 뒤, 클럽에 방문할 때마다 후다닥 도망치는데…
인타렌달스는 그 질문에 진심으로 당혹스럽다는 태도로 대답했다.
“훨씬 더 사악하고 거친 마법사일 줄 알았습니다.”
-아!
-그런 거였군!
데스 나이트들은 바로 납득했다. 확실히 인타렌달스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들도 만약 해골 교장이 어디 가서 자신의 후계자 누구누구를 찾아오라고 한다면 머리는 세 개에 팔은 여섯 개 달린 마법사부터 찾을 것 같았다.
평범하게 생긴 마법사는 너무…
…안 어울리지 않는가!
‘뭘 그런 거라는 거냐?’
이한은 속으로 데스 나이트들을 욕했다.
저런 헛소리는 따끔하게 혼을 내줘야지 동의를 해주다니.
“잠깐. 당신이 워다나즈 가문의 이한이라면 왜 정체를 숨긴 겁니까?”
“별로 마법을 배우고 싶지 않아서?”
“말, 말도 안 되는 소리!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인타렌달스는 절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오늘 보여준 모습 중 가장 충격받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데스 나이트들 중 몇몇도 당황스러워했다.
-후계자께서 마법 배우기 싫어하실 때도 있나?
-음. 상대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놀랍긴 하군. 비블레 밑에서 배우는 거 보고 배울 수만 있다면 누구든 상관없겠구나 했는데 말이야.
다행히 이한은 인타렌달스를 상대하느라 데스 나이트들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 만약 들었다면 분노로 발광했을지도 몰랐다
“왜 거짓말이란 겁니까?”
“주인님께 마법을 배우는 기회잖습니까! 생각해보십시오. 이름도 없는 소국의 왕자로 태어나신 분이십니다. 그런 분이 왕국을 파괴하고 왕관을 녹이는 자가 되셨단 말입니다! 운명의 주인이 아니라면 누가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있겠습니까? 또 그런 분에게 배울 수 있는 게 얼마나 커다란 영광이란 말입니까?”
인타렌달스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안타까움과 믿음이 담겨 있었다.
이한은 상대를 설득하는 대신 데스 나이트들과 대화했다.
“교장 선생님께서 왕국을 파괴하고 왕관도 녹이셨습니까?”
-글쎄… 저희도 제각각 검을 바친 시기가 달라서…
-혹시 그때 일 아닌가? 왕들을 모아서 서로 꿰매버린 일?
-아냐. 그건 왕국을 파괴하지도, 왕관을 녹이지도 않았잖나.
‘괜히 물어봤다.’
사실 생각해보니 해골 교장이 >왕국 파괴자>나 >왕관을 녹이는 자>나 >왕들을 꿰매버린 자> 같은 칭호를 갖고있어도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냥 거절하는 거였다.
“아니. 왕관이고 왕국이고 싫습니다만..”
“대체 이유가 됩니까?!”
“그쪽 주인은 너무 가혹하게 가르치잖습니까.'”
“예!? 가혹이라니,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십니까. 워다나즈 가문의 이한 님! 이렇게 관대한 대마법사가 대륙에 어디 있다고?”
보다 못한 데스 나이트 한 명이 옆에서 말을 걸었다.
-이봐. 인타렌달스. 자네가 죽어있는 사이 대륙의 마법 전수는 많이 평화로워졌다네.
-예전처럼 제자를 죽이거나 하면 처벌받아.
유능한 시종장인 인타렌달스는 광신적이고 맹목적이었지만 멍청하진 않았다.
데스 나이트들이 하는 이야기가 무슨 소리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타락한 현 세태의 풍습이 주인님의 가르침을 방해한단 말입니까?”
-타락… 인가?
-흠. 요 젊은 기사 놈들이 좀 타락한 것 같긴 한데.
인타렌달스는 충격을 받았음에도 빠르게 추스르고 입을 열었다. 본인의 충격과 별개로 받은 일은 충실히 해내야 했다.
“좋… 좋습니다. 워다나즈 가문의 이한 님. 그렇다면 협상하도록 하지요.”
“협상이요? 혹시 몰라서 말하는 거지만, 금화로 저를 흔들려는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흑마법 학파에 금화를 쏟아 붓는다 하더라도 쉽게 솔깃하진 않을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저는 제국 금화에 그렇게 흔들리는 사람이..”
‘수상하게 말이 많아지시는군.’
데스 나이트들은 속으로 생각했다. 금화로 조금만 더 밀면 유혹에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고!
“워다나즈 가문의 이한 님. 제가 여러 클럽을 돌아다니면서 후원한 건, 당신이 주인님에게 마법을 배울 때 물질적인 측면에서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타렌달스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한이 생각하는 것처럼 인타렌달스가 사악한 의도의 후원을 한 건 아니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사악한 후원이 되긴 했지만, 일단 의도 자체는 이한의 시간을 만들어주려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마법사들은 금화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이 관심 없는 연구나 마법도 시간을 쏟아야 했다.
그런 헛된 시간 때문에 인타렌달스의 주인에게 배울 시간이 줄어든다면 얼마나 안타깝겠는가.
“그리고 흑마법 학파는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군요.”
“흑마법 학파에 후원하신 것 아닙니까?”
“예. 후원했습니다만 그건 이한님 때문이 아니라 그냥 주인님의 마법을 계승한 학파라서 후원한 겁니다만?”
“…그,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많이 응원해주시죠.”
“하하… 저 말고도 좋은 후원자들이 많을 텐데요.”
인타렌달스의 말에 데스 나이트들과 이한은 슬쩍 시선을 피했다.
차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실을 말할 수가 없었다.
“여하튼 이한 님. 저는 당연히 주인님께서 찾고 있으시다는 사실을 전해드리면 기쁨과 환희에 차서 오실 줄 알았습니다만…”
유능한 시종장인 인타렌달스의 계획은 간단하고 완벽했다.
1. 클럽 주간을 틈타 학교로 들어간다.
2. 이한을 후원해 시간을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3. 기쁨에 차서 달려오는 이한을 맞이한다.
‘미친 개소리를 하시는군.’
이한은 속으로 욕했다.
“그, 안타곤달스 비슷한 이름을 가진 마법범죄자가 보고한 것 없습니까?”
분명 안타곤달스 상대로 거절의 뜻을 밝혔는데 이런 천진난만한 기대라니.
도중에 혹시 무슨 일이 있어서 전달이 안 됐나 싶었다.
“안타곤달스? 마법범죄자?”
인타렌달스는 의아해하며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는 대답했다.
“죄송하지만 주인님께서는 원래 가치 없고 하찮은 자들의 말은 무시하십니다. 말 또한 옥석을 가리시는 거지요.”
“……”
나름 목숨 걸고 들어왔는데 고생하고 분신한테는 보고도 무시당하다니.
이한은 안타곤달스가 아주 살짝 불쌍해졌다. 마법범죄자 노릇도 쉬운게 아니었다.
“이한 님. 협상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전 시종장으로서 해골 교장의 대소사를 관장했던 인타렌달스는 바로 제안을 꺼내 들었다.
세상이 바뀌었다면 거기에 맞춰서 적응해야 하지 않겠는가.
“먼저 주인님의 가르침이 가혹하다고 하셨는데. 이러면 어떻습니까? 일주일의 사망에 대해서는 3번까지는 부활을 보장한다.”
“……”
-……
“음. 이것도 아닌가 보군요. 알겠습니다. 조금 더 올려보도록 하지요.”
인타렌달스는 분위기를 읽으며 점점 더 협상안을 다듬기 시작했다
3번 부활, 5번 부활, 7번 부활, 사망 금지….
“공격 금지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이한 님! 공격을 받지 않고서 어떻게 마법을 익힌단 말입니까!”
-쯧쯧. 이래서 옛날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고리타분하고 꽉 막혔단 말이지. 고지식하기 그지없어.
데스 나이트들은 평소 학생들에게 늙은 기사라고 놀림 받은 억울함을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해소했다.
인타렌달스는 괴로워하며 신음 소리를 냈다.
“하지만… 하지만 공격 금지는. 으윽. 어쩔 수 없군요. 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인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거절하실 것 같습니다만.”
“거절하면 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서로 존중하도록 하죠.”
이한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사실 미친 분신이 저 말을 듣고 거절하면 이한한테는 좋았지 나쁠게 없었다.
“또 다른 조건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말씀해주시죠.”
-흠. 중립지역에서 가르치는 게 어떻습니까? 서로 공격할 수 없는 아차원에서 말입니다.
-아예 원거리에서 통신으로 가르치는 방법이 좋겠네. 그러면 훨씬 더 안전할 것 아닌가. 거울 안에 있으면 우리도 안심이고.
“원거리… 아티팩트… 통신… 안전거리…”
인타렌달스는 깃펜을 휘날리며 빠르게 메모했다.
“또?”
-아무래도 이한 학생이 다른 강의들을 많이 듣느라 시간이 부족할 텐데…
“하지만 그런 강의들은 주인님의 가르침과 비교한다면 쓰레기….”
-어허! 이 옛날 사람이 또! 자꾸 그런 고지식한 소리 할 텐가!
“죄, 죄송합니다. 말씀하시지요.”
-그에 상응하는 보답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거지.
데스 나이트들의 은근한 요구에 인타렌달스는 처음으로 곤란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저는 물론이고 주인님도 가지신 게 없습니다. 워낙 무욕하신 분이라 왕국의 영지도, 징세권도…제가 가진 거라고는 막대한 제국 금화와 보석밖에 없습니다만.”
“……”
-…그거면 될 것 같소.
“아. 그렇습니까? 참 사소한 보답이로군요. 이 정도는 제 재량으로 확정해 드리겠습니다.”
이한은 인타렌달스가 대체 가문의 금화를 얼마나 빼돌렸는지 진지하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 *
“그러면 이 서신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타렌달스는 꽁꽁 묶여서 데스 나이트들에게 들린 상태로 진지하게 말했다.
표정은 유능한 외교관 같았지만, 완전히 묶여있어서 좀 볼품이 없었다.
-잘 가게. 인타렌달스. 서로의 주인이 달라서 이렇게 만났지만, 옛사람을 만나게 되어 즐거웠네. 조심히 돌아가게.
“저 또한 그랬습니다. 기사 여러분. 영원한 안식을 거부하고 명예를 좇는 기사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 그리 흔하겠습니까.”
데스 나이트들은 훈훈하게 인타렌달스를 배웅했다
그리고 인타렌달스가 저 멀리 산맥으로 날아가자마자 말했다.
-잘 심어놨나?
-예.
“??”
이한은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뭘 심으셨습니까?”
-아. 저놈한테 칼을 박을 때, 몸속에 암흑 스카라베를 심어 넣었습니다. 놈이 접근하면 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
데스 나이트들은 같은 일을 비효율적으로 하는 걸 싫어했다.
다음에 본관에 잠입하는 순간 인타렌달스는 암흑의 칼날을 몇 대 맞고 시작하게 되리라.
“…여러분!”
이한은 감동해서 데스 나이트들을 껴안았다. 데스 나이트들은 흐뭇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저한테도 뭘 심으시진 않겠죠?”
-역시 후ㄱ, 아니 워다나즈 님다운 발상이시군요. 어차피 넣어봤자 마력 밀도가 높아서 죽어버릴 겁니다. 그보다 저자를 돌려보낸 것에 조금 놀랐습니다. 처형하거나, 그러진 않더라도 영원히 감금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텐데요.”
“둘 다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어차피 미친 분신은 다음 하수인을 보낼 테고…가장 좋은 방법은 그쪽을 설득해서 절 포기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데스 나이트들은 이한의 말을 듣고 자기들끼리만 미묘한 눈빛을 교환했다.
‘될 것 같나?’
‘대체할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
‘실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네.’
“일단 상대의 자존심이 되게 강하지 않습니까? 저런 역제안을 받으면 기분 나빠서라도 안 가르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흠. 그건 오히려 가능성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
“오히려?”
-제 턱뼈가 오래되어서 삭은 탓에 발음이 종종 샙니다. 하하.
이한의 말을 듣자 데스 나이트들은 가능성을 꽤 높게 올렸다.
확실히 워다나즈 가문의 소년이 대체 불가능한 인재긴 하더라도, 그만큼 상대의 자존심이 강하지 않은가.
제자가 이런 건방진 역제안을 하는데 가르치겠다고 고집을 피울 것 같지는 않..
“기사 여러분!”
떠난지 몇 분이나 됐다고 인타렌달스가 빠르게 돌아왔다. 데스 나이트들은 깜짝 놀라 검을 잡았다.
‘들켰나?’
“주인님께서 허락하셨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