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Mage in a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806)
806화
데스 나이트들은 뽑으려던 검을 엉거주춤 집어넣었다. 아직 완전히 믿은 게 아니었기에 완전히 집어넣진 않았다.
-정말일까요.?
-신기하군. 자존심이 없나? 주인님의 분신인데?
-혹시 명예를 추구하는 분신이 아니라 다른 놈 아닙니까? 수면욕이라거나..
-아니야. 명예가 맞네. 몇 번이고 확인했잖나.
사전에 얼마나 준비했느냐에 따라 데스 나이트들의 전투능력은 크게 달라졌다.
영지에 비축된 마법들 중 어떤 마법들을 꺼내 쓰고, 어떤 무구를 꺼내서 활성화시키는지에 따라 전투력이 천차만별인 것이다.
당연히 해골 교장의 미친 분신을 상대할 때는 가장 강력한 마법들을 꺼내서 갖고 왔다.
영지의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대마법사 상대로 방심할 수는 없었으니까.
인타렌달스 또한 그런 식으로 쉽게 제압한 만큼, 해골 교장의 미친 분신이 혹시라도 나타나면 본때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평화롭게 일이 끝나버렸다. 그냥 허락하다니?
“정말 허락한 게 맞습니까?”
이한도 데스 나이트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허락할 성격이 아니었던 것이다.
‘혹시 함정 아니야?’
“예. 물론입니다!”
“화를 내거나 분노하시거나 주변을 박살 내거나 모든 생명을 없애버리거나 하진 않으셨고요?”
“주인님께서는 명예를 아는 왕족이십니다. 그런 짓을 하진 않지요.”
인타렌달스는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이 단호하게 말했다.
“저를 보십시오. 제 몸에 상처 하나 없잖습니까.”
-과, 과연..
-때리고 회복시킨 거 아닌가?
데스 나이트들은 수군거렸지만 인타렌달스가 한 대도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런 소식을 전한 것치고는 아주 멀쩡해 보였다.
“그럼 안타곤달스도 무사합니까?”
“안타곤달스가 누구인가요?”
“..그, 영역에 있는 마법범죄자..아까 말씀드렸잖습니까. 노예로 일하고 있는 그 사람….”
“아아. 죄송합니다. 가치 없고 하찮은 자들까지 일일이 기억하지는 않아서요.”
인타렌달스는 진심을 담아 예의 바르게 사과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금 한 말이 선량하고 따뜻하게 들리진 않았다
이한은 차라리 안타곤달스가 이 말을 못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마법범죄자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좀 챙겨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 노예는… 주인님께서 몇 번 죽이셨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군요. 말씀드렸듯이, 가치 없고 하찮은 자들까지 일일이 관심을 두거나 기억하진 않습니다.”
“……”
그럼 화난 거 맞잖아!
어이없는 인타렌달스의 말에 이한은 할 말을 잃었다.
듣고 나서 안타곤달스를 화풀이로 몇 번이고 죽여 버렸으면 화가 난 거지 안 난 게 아니었다.
“자. 이걸 받아주십시오.”
“..이게 됩니까?”
이한은 인타렌달스가 내민, 기묘한 작은 돌을 보고 경계했다. 저 돌을 잡으면 사악한 저주에 걸리거나, 지옥의 화염에 불타거나, 육신이 중독되고 썩어버리거나, 최악의 경우 해골 교장의 미친 분신이 있는 곳으로 이동될지도 몰랐다.
“이한 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잖습니까? 주인님의 가르침은 정말 받고 싶으나, 지금 이곳에서 받고 있는 쓰레기 같은 가르침들이 있어서 시간상 곤란하다고.”
“정확히 그렇게 말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자. 보십시오.”
순간 기묘한 작은 돌이 날아들더니 이한의 지팡이 끝에 자리 잡았다.
그러자 지팡이에서 아지랑이 같은 환영이 흘러나왔다.
해골 교장의 미친 분신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건방진 천것 같으니
-에, 에인로가드의 방어를 어떻게 뚫은 거지!?
– 정말 놀랍군…!
데스 나이트들이 에인로가드의 방어를 뚫고 환영으로 들어온 마법에 놀라워하자, 분진은 싸늘하게 내뱉었다.
시끄럽다. 이 무지몽매한 쓰레기들. 헛된 분신의 말에 속아 대업을 방해하는 놈들 같으니.
-거 말이 심하시군.
-그쪽이 주기적으로 나타날 때마다 제국 사람들이 얼마나 짜증 내는 줄 아시오?
-저번에 나타난 수면욕 분신이 차라리 나았습니다!
죽음의 기사들이 아무리 야유를 퍼부어도 분신은 흔들리지 않았다
환영이 빙글 돌아서더니 이한을 쳐다보았다. 이한은 지팡이를 옆으로 던질까 고민하다가 눈이 마주치자 바로 멈췄다.
감히 멋대로 빠져나간 것도 모자라 부름도 무시해? 네 알량한 재주를 믿고 그렇게…
“사정이 있었습니다. 스승님!”
이한은 재빨리 변명했다.
에인로가드에서 들어야 하는 강의도 있고 과제도 있고 클럽도 해야 하고 기타 등등 일들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했다…
그런 하찮은 일들에 집착하다니. 천것 네놈의 어리석음이 나를 어지럽게 만들 정도다.
계속 어지럽게 만들면 혹시 퇴치할 수도 있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왕족이 양보하도록 하지. 천것 너는 이 일을 잊지 말고 자손만대 전해야 할 것이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이한은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미친 분신을 조심하렴’이라고 말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할 말을 다한 분신은 오만하게 턱을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준비해라
“… 뭘 말입니까?”
분신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경멸과 모멸과 모욕이 아주 짙게 담긴 이었다. 말 한마디 도 없는데 ‘이딴 놈을 제자라고 가르쳐야 한다니’처럼 들렸다.
저번에 뭘 완성 했었는지 벌써 망각한 것이냐?
“아닙니다. 염동력 마법을 조금 익혔었죠.”
이한은 상대가 기억에 혼동을 일으키길 빌며 슬쩍 말했다.
불운하게도 상대는 매우 날카롭고 정확한 기억력을 갖고 있었다.
5서클이었지. 지금 바로 다음 5서클 마법을 시작해라. 갈 길이 멀다.
-5서클 마법 말입니까? 벌써요?
-내가 들었는데, 염동력 계열의 5서클 마법이라고 하더군. 무영창을 기반으로 한 5서클.
-말도 안돼! 너무 빠른 것 아닌가? 고작 2학년 밖에 안 되셨잖나!
-나는 오히려 이 정도면 딱 적당하다고 본다네. 어떻게 보면 느리다고 할 수도 있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비교적 난이도 낮은 5서클 마법도 아닌 무영창 염동력이라니.
“다들 워다나즈 가문의 이한 님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걸 보니 기쁩니다. 저도 감히 한 마디 조언하자면 이미 한번 성공한 만큼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뒤에 왜 이렇게 시끄러워?’
이한은 데스 나이트들과 인타렌달스가 꺼져 줬으면 하는 마음에 인상을 찡그렸다.
공격당하진 않겠지만, 환영 분신과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심란했던 것이다.
지금 다음 5서클 마법을 배우느냐 마느냐의 상황인데 뒤에서 저딴 소리나 지껄이고 있다니..
“지금 딱히 다음 5서클 마법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5서클 마법부터는 단순히 마법을 따라 하고 외우는 게 아닌 아주 좁은 분야라 하더라도 완전한 이해를 필요로 했다.
배우고 싶다고 해서 대뜸 배우는 게 아니라 그쪽 계열 마법에 대해 작정하고 깊게 파고들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한의 변명을 들은 분신은 싸늘한 목소리로 조언했다.
영지에 방문해라. 천것. 쓰레기 같은 가르침이 네 지능을 낮추고 있다.
“음. 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직접 방문하면 죽기 전까지(혹은 죽을 때까지) 마법을 떠올리라고 공격받을걸 잘 알았기에 이한은 말을 돌렸다.
“하지만 염동력을 제외하면 제가 자신 있는 마법이 없어서…”
“이한님은 전반적으로 재능이 특출나시지만, 그 중 번개 원소와 냉기원소, 암흑 원소를 많이 다뤄보셨다고 합니다.”
“……”
이한은 인타렌달스의 목을 치지 않은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바로 흙으로 돌려보냈어야 했는데!
그 짧은 사이에 이한의 정보를 많이도 수집한 것이다.
원소를 고르는 취향은 아주 조금 봐줄 만하군. 쓰레기 같은 원소를 고르지 않은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예. 감사합니다.”
칭찬을 들어도 별로 기쁘지 않았다. 이한은 차라리 평범한 원소부터 배울 걸 하고 후회했다.
“아. 저 물 원소도 잘 다룹니다.”
지금 물 원소도 5서클 마법을 완성시키겠다고 주장하는 거냐? 제법 열의가 있군. 가르침을 피하는 건가 의심했었는데, 그건 착각이었던 모양이구나.
“……”
혹 떼려다가 혹 붙인 이한은 좌절했다.
뒤에 있던 데스 나이트들이 끼어들었다.
-번개 원소나 냉기 원소, 암흑 원소에 비하면 물원소가 평범해 보일 수는 있소. 하지만 워다나즈 님은 그 물 원소를 한층 더 깊게 파고들었단 말이오!
-맞습니다. 마법의 평범한 활용만 보고서 얕잡아보다니. 당신이 그러고도 대마법사란 말입니까?
흥. 마법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기사들이 지껄이는군
미친 분신은 데스 나이트들의 항의를 가볍게 무시했지만, 그 말 중 일부는 받아들였다
어디, 물 원소를 사용한 5서클 마법이 어떤지 한 번 지켜보겠다. 다른 5서클 마법보다 한층 더 깊게 파고든 게 무엇인지 증명해보도록
“… 저 사실 물 원소 잘 못 씁니다. 응용도 되게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만 하는데요.”
이한이 말했지만, 분신은 듣지 않았다. 제자의 쓸데없는 겸손 따위를 들어주며 낭비할 시간은 없었던 것이다.
번개부터 시작해라.
“예?”
미친 분신은 잠깐 말이 없어지더니, 환영이 흐릿해졌다.
환영 너머로 어디서 들어본 듯한 마법범죄자의 구슬픈 비명이 들려왔다. 다시 돌아온 미친 분신이 혀를 차며 말했다.
번개 마법을 써보란 거다. 천것 네가 익힌 하찮은 번개 마법들 전부 저 썩어들어간 기사들한테 쓰는 것도 괜찮겠지.
-나쁜 생각은 아닙니다. 제가 상대해 드리지요.
데스 나이트 중 한 명이 의욕적으로 방패를 들더니 앞으로 나섰다.
후계자의 배움에 도움이 된다면 못할 게 무엇 있겠는가.
물론 저 미친 분신이 입을 놀리는 건 무례하고 건방졌지만 원래 에인로가드는 그런 놈들 투성이였다.
그냥 새로 들어온 비블레 교수의 쌍둥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면 됐다.
“왜 이렇게 의욕적이신… 아닙니다. 섬뢰창이여!”
이한은 포기하고 주문을 외웠다
섬뢰창과 함께 추가로 주문을 외우자 번개 망토가 이한을 휘감기 시작했다.
원래 이런 계열의 형태 변환이 가장 난이도 높은 번개 원소인 만큼, 번개로 된 창과 망토를 안정적으로 두르고 있는 이한은 데스 나이트들의 찬사를 받았다.
-훌륭하군!
-번개 원소를 이렇게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마법사는 드뭅니다!
닥쳐라, 시끄럽다. 마법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놈들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냐.
미친 분신은 데스 나이트들의 칭찬에 못마땅한 기색을 보였다
아직 걸음마 정도만 땐 수준인데 저걸 저렇게 칭찬하면 안 그래도 미숙한 제자가 오만해질 수 있는 것이다.
광!
이한은 번개로 된 창을 휘두르며 데스 나이트와 격돌했다.
데스 나이트는 강력한 마법이 깃든 방패를 휘두르며 이한을 밀어붙였다.
번개로 된 망토가 굉음을 내며 주변을 쓸어버리려 하자 데스 나이트는 재빨리 방패 뒤로 몸을 숨기며 계속 버텼다.
잠시 싸움이 멈추고 이한이 숨을 돌리자 분신이 입을 열었다.
느꼈겠지, 지금
“예. 데스 나이트들은 사기적인 언데드입니다.”
후후.
미친 분신은 제자의 같잖은 대답에 안타곤달스 를 한 번 더 죽여서 분노를 억제한 뒤 말했다.
번개 원소를 활용하는데 공격이 평면적이다. 명검을 두고서 닭이나 잡는 꼴이지. 천것 네가 익혀야 할 것은 번개 원소 그 자체다.
-자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데스 나이트 하나가 의문을 표했지만, 이한은 무슨 소리인지 금세 이해했다.
“고위 번개 정령은 사람의 몸을 빌려도 번개 그 자체가 될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나마 그걸 구현하란 거군요.”
저번에 페르쿤트라가 보여줬던, 번개 그 자체가 되는 섬뢰화.
이 강대한 능력을 순간적으로나마 쓸 수 있다면 어마어마한 활용이 가능했다.
그렇다. 지능이 없진 않군
하나를 안 알려줘도 알아서 열을 깨닫는 대화에, 데스 나이트들은 뒤에서 지켜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사실 이 일은 워다나즈 가문의 소년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