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Writer in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150)
하늘을 나는 이카루스의 이름이 천박한 교만으로 취급되고, 비행이 단순한 동화나 망상으로 취급되는 시대.
이에 진심으로 도전하는 이들의 세계─ 이른바 항공 학계의 분위기는 사실상 경쟁이라기보단 상호협조에 더 가까웠다.
이는 비행이라는 불가능이라 여겨지는 일에 도전하는 이들끼리의 전우애기도 했고, 이 연구 자체가 자칫 잘못하면 돈 잡아먹는 하마 취급받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게 시험체를 휙 날릴 때마다 성공하지 못하면 고철로 변하는 분야지 않은가.
그런 상황에서 이들끼리 네가 낫네, 내가 낫네 해 봐야 무슨 발전이 있겠으며, 대체 언제 대업을 완성하겠는가?
그렇기에 항공인들 사이에서 전우애는 더욱 단단해지고, 서로 새로 알게 된 부분이 있으면 서로 협조하곤 했다.
이는 어찌 보면 미래의 우주인이 느끼는 것과 비슷한 동지애기도 했으며, 어떤 의미로는 ‘아, 아직 운 좋게 죽지 않았소.’라는 일종의 생존 신고기도 했다.
이 업계에서 언제 누가 어디서 포기를 하든, 아니면 사고로 비명횡사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는 것은 유구한 전통이었으니까.
그건 굳이 릴리엔탈의 케이스가 없다고 하더라도, 저 먼 그리스 시절 이카루스가 몸소 증명했던 일이었다.
그렇기에 국경과 직종, 그리고 신분을 초월하여, 항공인들의 사이는 제법 끈끈했고, 싫어도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구축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수님,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피, 필처 군. 그, 그게.”
“[랭글리 교수님, 설마······.>”
그 신뢰와 믿음이 마치 유리 조각마냥 산산조각 난 후배와 그 후배의 제자 앞에서, 항공업계의 원로 새뮤얼 랭글리가 한 선택은.
“······나는 잘못이 없네! 모든 건 저 아마추어들이 내 연구 성과를 도둑질해간 거야!!”
성대하기 그지없는, 자폭이었다.
***
항공학계에 있어, 오토 릴리엔탈이란 어떤 인물인가?
한갓 연날리기나 하던 인류가, 마침내 공중에서 탑승자의 의도대로 자동차나 철도처럼 ‘조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 준 인물이다.
그리고 조종. 즉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훈련이 가능하다는 뜻이고. 훈련이 가능하다면 이론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며, 이론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은 ‘학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뜻이었다.
즉, 오토 릴리엔탈은 사실상 항공학이라는 학문을 창조한 인물이며, 그 말은 곧.
항공학을 연구하는 한, 좋든 싫든 그 인물의 후발주자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후발주자들은 결국 두 가지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저 퍼시 필처처럼, 진심으로 릴리엔탈을 항공학의 개조(開祖)로써 여기고 신앙에 가까운 경애심을 품든가.
아니면─.
‘무슨 수를 쓰든, 그를 능가하는 업적을 달성하던가.’
그리고 새뮤얼 랭글리는 후자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차라리 나이라도 적으면 모를까, 나이도 많고 경력도 많은 그가, 인제 와서 릴리엔탈이 자신보다 위라고 인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그조차 아직 ‘활공’에만 성공했을 뿐, ‘비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요건이 없이 스스로 날아가는, 동력 비행기에 모든 것을 바쳐 왔다.
이에 성공한다면 언젠가 그를 넘을 수 있다─ 항공학이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게 여기며 노력해 왔는데······.
‘인제 와서 그걸, 그 릴리엔탈도 아니고 저런 코흘리개 애송이들한테 앞자리를 내주라고?’
그럴 수는 없다.
그 자신의 자존심도 자존심이거니와, 그만을 바라보는 스미소니언 과학협회의 후학들은 또 어찌할 것인가.
여기서는 절대, 물러날 수 없다! 미합중국 과학도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랭글리 교수님?!”
“언성을 높이지 말게, 필처 군.”
그러니 여기서는 일단 묻는다. 새뮤얼 랭글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말했다.
“언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가 미국이라는 걸 잊었나? 유럽에서는 릴리엔탈이 최고일지 몰라도, 여기선 내 한마디로 부릴 수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
“교수님······!”
“이봐, 필처. 우리가 하루 이틀 본 사이는 아니지 않은가?”
“[필처, 랭글리 교수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겐가?>”
“내 말 듣게! 필처, 우리가 저 창공을 손에 넣기 위해 노력한 걸 생각해 봐! 인제 와서 저 아마추어들에게 역사에 남길 이름을 빼앗길 텐가?! 엉!?”
랭글리가 필사적으로 말했다.
어차피 영어를 모르는 릴리엔탈은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저 아마추어인 라이트형제도 독일어는 못할 테니 마음 놓고 하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것은 랭글리가 당혹감에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결과였으니······.
“흐음, 그렇구려. 무척 재미있는 논리였소. 이거, 타블로이드지의 기자들이 참 좋아할 만한 내용이군.”
“뭐야, 당신은 대체 누구요?!”
“아, 내 소개를 안 했군. 난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라는 사람이오. 당신과 같은 이름으로 불리긴 불쾌하니 대충 마크 트웨인이라고 불러 줬으면 좋겠군.”
“마크······!”
랭글리 교수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문학의 아버지, [톰 소여>와 [꼬마 케빈>의 작가로 유명한 그 사람?!
‘나 정도는 따위로 취급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명사가 아닌가.’
그냥 처음 보는 가이드인 줄 알았던 노인이, 그런 거물이었다고?
‘아냐, 아직 그래도.’
아무리 마크 트웨인이라고 하더라도 그는 결국 작가 아닌가? 과학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이고, 실제로 그가 발명가들에게 투자했다가 크게 실패했다는 얘기는 이쪽 업계에서는 잘 알려 있었다.
즉, 그의 의견은 어느 정도는 헛소리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면 된다.
랭글리 교수의 얼굴에 다시 생기가 돌아오던 그때, 그 마크 트웨인의 옆에 있던 창백한 얼굴의 젊은 중년이 다가와 경멸하는 눈으로 말했다.
“왜 그러지? 휘청거리고 있지 않나. 그 도둑놈인 에디슨도 최소한 태도만큼은 당당했거늘.”
“무, 무슨 말이오.”
에디슨? 그 발명계의 이단아 말인가? 대체 여기서 그의 이름이 나오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던 랭글리 교수는 문득 마크 트웨인의 최신작, [꼬마 케빈의 집 지키기>가 누구와의 합작인지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에디슨을 이토록 경멸조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미국에도 단 한 사람.
“서, 설마 당신은?!”
“니콜라 테슬라.”
“테, 테슬라라고!? 진짜로 본인이오?!”
“거, 이상한 소리 다 듣겠군. 세상에 가짜 테슬라도 있단 말이오?”
코웃음을 치는 니콜라 테슬라의 모습에 랭글리는 머릿속의 무언가가 당장 도망치라고 소리치는 것을 느꼈다.
릴리엔탈이나 필처만이었다면 그래도 괜찮았다. 미국에선 자신이 왕이니까.
마크 트웨인이라고 해도 뭐, 어찌어찌 싸울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는 결국 작가고, 과학과 발명은 랭글리 교수의 영역이니까.
하지만 니콜라 테슬라는?
미국에서의 입지도, 과학자로서의 명성보다 자신보다 높다. 심지어 그 전방위적 능력을 보면 항공에도 조예가 깊어도 이상하지 않다.
‘아, 아냐. 그래도!’
그래도 설마, 마크 트웨인이나 니콜라 테슬라가 이번 일의 내막에 대해 뭘 안다고 여기서 입을 열겠나.
법정 다툼으로 간다면 아직 승산이 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러고 보니 나도 그쪽 협회에 나름대로 지인들이 있어서 관련 자료를 찾아봤소만.”
“차, 찾아봤다고?”
“이런 논란에 가장 익숙한 사람이 나 아니오? 꼼꼼히 찾아봤지.”
테슬라는 이를 드러내며 그리 말했다.
그 명백한 적의에, 랭글리는 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
“그랬더니 랭글리 교수, 댁의 이론에서 저 형제만큼의 비행기가 탄생하면 그거야말로 신의 이적이겠더군. 왜 그런 줄 아시오? 어미는 간신히 있는지 알아보겠는데 애비가 없거든.”
“크, 크헉.”
“게다가 댁은 이미 몇 번 꼬라박았다지? 세상에, 그딴 것도 비행기랍시고 만들고 있었소? 그 목재 낭비의 결과물에 비하면 저 형제의 것은 조악하지만, 그래도 이전부터 훌륭하게 결과를 만들어 왔더군. 연구의 방향성도 명확하고, 결과도 명확하다라······ 이보다 더한 증거가 있을까?”
“헉, 헉.”
폐부를 찔러도 너무 깊이 찌르는 통에, 랭글리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제가 제일 싫어하던 부류. 그런 그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던 니콜라 테슬라는 잠시 마크 트웨인 쪽으로 눈을 돌리더니, 이윽고 혀를 차며 말했다.
“내가 여기서 꺼지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시오.”
“그, 어, 으······.”
결국 새뮤얼 랭글리는 비척거리며,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곧장 오하이오를 떠났다. 그리고 여전히 시큰거리는 테슬라에게, 마크 트웨인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잘했네. 자네 성질머리가 도움이 될 때도 있군.”
“맘 같아선 여기서 모가지를 분질러 버리고 싶었네.”
“그건 우리 일이 아니지.”
우린 우리 할 일을 하세.
마크 트웨인은 그렇게 말하며, 여전히 혼란에 빠져 있는 애처로운 항공인들을 가리켰다.
***
“······세상에! 한슬로 진 작가님이라고요?”
“허허, 그렇다네.”
마크 트웨인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젊은 남매를 보며 빙긋 웃었다.
‘역시 젊은이들은 이래야지.’
사실 동생인 오빌이 스물다섯, 형인 윌버는 스물아홉으로 젊은이라 하기엔 좀 아슬한 나이긴 했지만, 원래 60대 시선에서 보기엔 다 같은 MZ인 법이다.
“릴리엔탈 씨에, 테슬라 씨에, 마크 트웨인 작가님까지. 저희를 보러 와 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거기에 한슬로 진 작가님이라니······!”
“저희가 좀, 그. 과분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긴 했는데요······.”
“[절대 그리 생각하지 마시게.>”
쭈뼛거리면서 말하는 형제에게, 릴리엔탈은 중후하게 말했다.
“[자네들은 우리 항공인들이······ 아니지. 이카루스 이래 인류가 염원했으나 그저 의심만 하고 있던 것을, 실제로 가능하다고 훌륭하게 입증한 영웅들일세.>”
“여, 영웅이라뇨.”
“필처 씨. 통역 제대로 하고 계신 것 맞죠? 릴리엔탈 씨가 저, 그게.”
“[부탁하네. 윌버 군, 오빌 군. 부디 이 후학에게 가르침을 주시게나.>”
라이트 형제는 아예 혼이 나가 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다.
후학이라니······ 저들이 이쪽을 공부하며 참고한 그 [항공학의 기초>의 저자이자, 인류 최초로 조종이 가능한 글라이더를 만든 오토 릴리엔탈이 스스로를 후학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다니!
퍼시 필처 역시 이에 당황하면서 옆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던 마크 트웨인은, 문득 생각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 확실히 그게 방법이겠소.”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작가님?”
“두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혹시 두 사람이 왜 랭글리에게 고소당했다고 생각하시는가?”
“그건······.”
라이트 형제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그러고는, 깊은 한숨을 쉬며, 거의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몇 개월 전에 찾아갈 때만 해도 그렇게 적대적인 분은 아니었는데요.”
“그저, 저희가 정식으로 가르침을 받은 게 아니라서 그러신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은 있습니다만─.”
“허, 그럴 리가.”
그렇게 쏘아붙이듯 말한 것은 내내 불퉁한 표정을 지으며, 마치 죽일 듯이 라이트 형제가 만든 플라이어 1호를 노려보고 있던 니콜라 테슬라였다.
‘거, 슬슬 인정 좀 하지’라는 마크 트웨인의 눈길을 천연덕스럽게 받아 흘리며, 테슬라는 당당하게 말했다.
“아직 애송이들이라 풋내가 물씬 올라오는군. 하긴, 저런 어설픈 걸 비행기랍시고 주장하는 시점에서 뻔하긴 하지만, 그것조차 스미소니언 과학협회보단 나으니 그건 참아 주지.”
“이봐, 본론으로 넘어가게.”
“지금 넘어가고 있잖나! 크흠. 하여튼, 내가 보기에 자네들이 얕보이는 문제는 딱 하나야. 지금 자네들이 야인(野人)이란 점이지.”
“그, 아마추어란 말씀이신가요?”
“그것도 틀리진 않지만 근본적인 부분이 다르지. 즉 뒷배가 없단 말이야, 뒷배가.”
테슬라는 마치 이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씹어 먹을 듯이 말했다.
“내가 그놈의 전기 싸움에서 에디슨을 이긴 건 알고 있겠지?”
“그, 그건 모를 수가 없죠.”
“그래, 물론 거기서 내가 이긴 건 당연히 그 무식한 주제에 돈으로 해결하는 특허 도둑놈보다 내가 잘난─!”
“짧게 하게.”
“······덕이긴 하지만, 크흠! 웨스팅하우스의 도움이 적다고 말할 순 없겠지.”
그래그래.
마크 트웨인은 테슬라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면 잘하는 인간이.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퍼시 필처의 통역을 들은 릴리엔탈이 물었다.
“[그렇다면 두 분은, 이 형제가 어딘가의 회사에 소속되어야 한다고 하시는 말씀이오? 그 기술을 갖다 바쳐서?>”
“[뭐, 굳이 취직까지 할 필요는 없소, 중요한 것은 그 뒷배가 있느냐, 없느냐니까.> 알겠나? 자네들이 직접 회사를 세워도 돼. 그리고 투자금을 받고, 주식을 내주게. 그러면 그 주주들이 뒷배가 되어 줄 걸세.”
마크 트웨인이 정리하여 말했다.
물론, 자신 역시 그 주식을 살 생각이 있다는 얘기까지 포함해서.
“예전이라면 모를까, 나도 지금은 꽤 돈이 되네. 게다가 한슬로 진, 그 친구도 말은 안 했지만, 굉장히 선구적인 투자안이 있으니 분명 자네들 회사의 주식이 탐이 날 게야.”
“[과연, 그런 이야기라면 저도 주식을 사고 싶군요. 아니, 아예 제가 그 회사에 취직하고 싶습니다.>”
“······라고 하시는데, 이쪽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오히려 이쪽입니다. 연구하시며 저희 회사와 합작을 하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저희는 이번 행글라이더 회사를 운영하며 대량 생산과, 여러 소재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지요. 분명 두 사람의 회사가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겁니다.”
회사라는 것이 단순히 돈을 받고 연구를 지속하는 것만이 끝이 아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이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반과 사업성이 합쳐질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으로 이미 유럽을 비롯한 다방면(딕터가 팔리고 있는 곳)에서 충분한 매출을 내고 있는 행글라이더라는 사업체와의 협업은 명백한 호재였다.
그야말로, 자본가라면 침을 질질 흘릴 만큼 말이다.
“그런 거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지요!”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본래 여러 가지 단계를 거쳐 커티스-라이트 사로 흘러가야 했을 회사.
라이트 브라더스(Wright Bros), 줄여서 WB가 몇 달 후 정식으로 설립되었다.
***
“······그래서 저희 [앨리스와 피터> 재단이 WB사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네, 잘됐네요.”
어째 이름이 비행기가 아니라 영화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이름이지만 말이지······ 내가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밀러 씨는 떨떠름하게 중얼거렸다.
“흐음. 비행기라······ 그거 괜찮은 거 맞나? 릴리엔탈 씨도 목숨 위험한 적이 몇 번 있다고 들었는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밀러 씨! 이건 혁명입니다, 그쵸? 작가님!!”
그렇게 말하며 옆에서 눈을 빛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라이오넬 로스차일드였다.
다만 이 친구가 눈을 빛낸 건 딱히 공학적인 관심이라기보단······.
“사람이 새들과 함께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니, 세상에! 그 우아하고 찬란한 비행을 얼마나 더 자연스럽게 구경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군요!!”
그래, 이 동물 덕후가 그 점을 놓칠 리 없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고, 밀러 씨가 혀를 차며 그의 희망을 부수었다.
“이야기 들어 보니 엔진을 네 개나 달았다잖소.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다 날아가겠군.”
뭐, 밀러 씨의 말은 관점이 다르긴 하지만 돌고 돌아 정답이긴 했다.
비행기와 함께 난다는 꿈이 허황됐다는 게 말이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내 시대까지도 비행기에 있어 최대의 적이었으니까.
하지만 라이오넬은 그럼에도 지지 않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럼 무음 엔진을 개발하도록 투자해 줘야지요! 아니지, 시야가 열리면 그것만이 아니겠군요. 세렝게티나 사바나의 초원을 내달리는 동물들을 하늘에서 볼 수도 있겠어요! 크으으으! 생각만 해도 전율이 돕니다, 작가님!!”
“아, 그럼 투자는······.”
“당연히 해야지요! 아니지, 아예 필처 씨를 통해 영국에도 지사를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군요!! 저는 이걸 위해 이 골치 아픈 소가주 자리를 받아들인 겁니다!!”
“알겠습니다. 알겠으니, 조금만 목소리 좀요.”
예상은 했지만, 아니 예상보다 더 적극적인 그의 모습에 나도 밀러 씨도 살짝 학을 떼었다.
아니, 애초에.
“정숙! 그쪽, 더 하면 퇴장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여기, 우리 집 아니다.
오랜만에 경매장 와서 그림 수집 좀 하고 있었거든. 구스타프 클림트 그림이 올라오더라.
“아무튼, 돌아가면 한번 아버님께 이야기를 넣어 보겠습니다.”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작가님, 혹시 지난번 본가에서―.”
“뭐, 긴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죠. 우선 마차를 잡아 볼까요?”
긴 이야기를, 이렇게 길거리에서 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아무튼 크리스티 경매장 밖으로 나온 내가 멀리 손을 뻗으려던 그때였다.
그 손을 누군가가 잡고, 다짜고짜 소리치듯 말했다.
“이보시오! 당신, 경매장에서 나왔지요, 그렇지요!?”
“예? 어, 그런데요.”
“그 말은, 당신 꽤 재산이 있는 듯한데!”
처음 보는 사람.
약품 냄새가 풀풀 나는, 의사인 듯한 그는 내 손을 꼬옥 붙잡으며 말했다.
“지금 당신의 동포가 곤란에 빠져 있소. 동포를 좀 도와줄 수는 없겠소이까?”
“예?”
동포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