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a Writer in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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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아버지는 당대 최고의 호른 연주가이자, 스승은 당대 최고의 지휘자.
그야말로 현시대 최고를 자랑하는 독일 음악계에서도 희대의 천재이자 걸작이라고 할 수 있었던 그였으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30대 중반 1894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었다.
[슈트라우스의 도전적인 작품 ‘군트람’, 최악의 도전!> [오페라계의 충격, ‘군트람’의 노골적인 음란성과 선정성> [이건 최악의 실패작이다······ 공연 난제>“빌어먹을 새끼들.”
예술이라곤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 같으니라고.
리하르트는 읽던 신문을 구기며 중얼거렸다.
물론 그도 알고 있었다. 대차게 망해 버린 그의 오페라, ‘군트람’은 그의 지나친 욕심이 빚어낸 참극이라는 것을.
지나치게 어려운 악보, 지나치게 정밀한 화음, 지나치게 복잡한 기교.
이른바 음악 금수저의 폐해였다.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아, 작곡할 때도 터무니없는 기교를 연주자들에게 요구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는 자명했다. 하나 그는 그러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정도도 못 하면······ 음악을 왜 하지?’
연주자들이 들었으면 들고 있는 악기로 대가리를 깨 버릴 오만한 생각이었다.
그렇게 현실과 자기애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던 그의 목에 아름답고 새하얀 상아색의 팔이 휘감겼다.
“당신, 아직도 고민 중이야?”
“응? 오, 파울리네! 내 사랑!”
리하르트는 벌떡 일어나 사랑하는 신부를 벌떡 들어 올렸다.
신혼부부다운 달달한 키스를 나누고, 둘은 깨소금이 떨어지는 듯한 눈빛을 나누었다.
그리고 파울리네는 그의 사랑하는 신랑의 눈빛에 있는 근심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나직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직도 저 신문을 보고 있었어?”
“응? 아하하. 그야 뭐, 나도 세간과의 소통은······ 해야지?”
“지지리 궁상을 떨면서 소통은······.”
크흠, 큼.
리하르트는 헛기침하며 눈길을 피했다.
파울리네 데 아나.
그녀는 리하르트의 망작, ‘군트람’으로 얻은 최고의 업적이라 생각할 만큼 좋은 아내였다.
단지, 군인 아버지를 둔 탓인지 좀······ 직관적이라 가끔 그의 섬세한 마음을 흔들긴 했지만 말이다.
파울리네는 그런 그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신랑의 얼굴을 잡아 고정시킨 뒤, 눈을 맞추며 말했다.
“남자가 이미 끝난 일로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아니야. 자, 전에 말했던 다음 곡은 어떻게 된 거야?”
“아, 그게······.”
“그게?”
“큼, 큼흠. 이번에 뮌헨에서 ‘군트람’을 상영한다고 해서 그 리허설을······.”
“핑계는. 어차피 가 봤자 뻔할 텐데.”
크흑. 리하르트는 거침없는 신부의 팩트 폭력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분명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아내였으나······ 이럴 때는 울컥울컥 올라오기도 한다.
좀 좋게 말해 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자기가 주역을 맡았던 오페라기도 한데.
심지어 조금 더 과장돼서 말하자면······ 둘을 이어준 사랑의 증거와도 같은 작품 아닌가.
자존심에 금이 갈 거 같던 그때, 파울리네가 나직이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자기, 오페레타는 어떻게 생각해?”
“오페레타?”
리하르트는 의아하다는 듯 파울리네를 보았다.
오페레타는 뮤지컬과 오페라의 중간 단계에 있는 장르.
나름 붐이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많이 가라앉은 장르기도 했다. 이유 중 하나로는 도움이라곤 하나도 되지 않는 옆의 바게트국에서 그 유쾌한 내용을 경박하고 천박하게 바꿨기 때문이겠지.
이제는 기껏해야 문화의 변방인 영국과 그 식민지인 미국에서나 향유하는 장르.
그런데 갑자기 그런 이야기는 왜 꺼낸단 말인가?
그는 자신의 반려가 이유 없는 소리는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역시나, 파울리네는 품에서 한 광고지를 꺼내 보이며 말했다.
“자, 안 그래도 요즘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소문 때문에 작곡하기 힘들었잖아? 그래서 환경을 바꿔 보면 어떨까 싶어서.”
“음, 어디 보자······ 사보이 극장?”
광고지에 보인 것은 다름 아닌, 런던에서 사보이 극장의 작곡가를 모집한다는 광고였다.
평소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독일 음악계가 자랑하는 샛별이었다면 이런 촌 동네의 극장에서 모집하는 작곡 광고 따위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파울리네가 이 광고를 그에게 보여 준 이유는 따로 있었다.
“[페터 페리>를, 사보이 극장에서 오페레타로 만든다고!?”
리하르트는 벌떡 일어섰다.
[피터 페리>, 독일식으로 읽어서 [페터 페리>.위대한 게르만 민족주의자이자 신화학자, 그리고 음악가인 바그너가 죽은 뒤, 독일 문화계는 큰 슬픔에 빠져 있었다.
─바그너는 죽었다. 게르만의 문화도 같이 죽었다.
─대체 우리는 바그너를 언제까지 잃어야 하는가? 토르의 쇠망치 소리를 들려줄 음악은 다시 나타날 수 없는 것인가!
─꼭 오페라가 아니라도 좋다. 희곡이 아니라도 좋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은 소설 양식이라도 좋으니, 독일 문화를 고취시킬 수 있는 작품을 원한다!
그리고 그것은, 바그네리안인 리하르트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늦은 ‘입덕’이 제일 슬프다 했던가?
그는 바그너를 싫어하던 아버지 탓에 생전 부정해 왔으나, 정작 그가 죽은 이후에나 그 아름다움에 눈을 뜬 것이다.
기존의 정체된 음악에서 타파하여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이념은 왠지 모르게 그의 가슴을 울렸다.
그리고 그중 제일 와닿았던 것은 다름 아닌 표제음악(標題音樂)이었다.
─음악은 단순히 듣기만 좋은 소리가 아니다. 문화의 총체로서 모든 것을 녹여내고, 영혼에 울림을 줘야 하는 것이다!
본디 독일의 지성인으로서 문학을 사랑하고,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있었기에, 영감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페터 페리>도 그 일환이었다.기독교 문화, 그리스 문화, 그리고 게르만의 문화까지 고루 녹였으면서도 절묘한 균형감을 유지하는 작품.
마치 베오울프가 그렌델에게 맞섰듯이 혹은 지크프리트가 파프니르를 토벌하듯, 어둠의 요정과 싸우는 페터의 모습은 니체가 말했던 ‘위버맨쉬(Übermensch)’와 비슷한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독일인은 이 ‘문화적 후진국’에서 온 소설에 깊게 빠져들었다.
어떤 의미로는 본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보다 더욱.
심지어 영국에서는 지나치게 운율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이들도 꽤 되었지만, 이는 독일어로 번역하면서 해결됐다.
번역가들이 독일 문학에서 선호하던 문장으로 훌륭히 바꿔 놨으니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역시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
안 그래도 최근 여러 전설에 심취해 있던 그에겐 이만한 작품이 없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충격도 클 수밖에 없었다.
“이, 이 작품을 감히 섬나라 원숭이(Inselaffe)들이?”
사실 영국 작품이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에게 그런 원초적인 건 중요하지 않았다.
음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영국. 그런 데에서 이런 위대한 대서사시를 만든다고?
Nein.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건 저 미개한 해적들이 흔히 그러듯, 뛰어난 식재료에 흙탕물을 뿌려 망치는 일일 뿐.
언젠가 [페터 페리>와 같은 낭만이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던 그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 남편의 얼굴을 보던 파울리네는 빙긋 웃어 보였다.
“어때, 아직도 작곡할 게 안 떠올라?”
“아니, 고마워. 당신 덕분에 눈이 떴어. 지금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었어!”
리하르트는 눈에서 불을 뿜었다.
그것은 별빛이기도 했으며, 파울리네가 리하르트에게 진심으로 반하게 만든 열정의 빛이기도 했다.
***
“······그래서 여기까지 오신 거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거참, 행동력이 굉장히 불도저시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잠시 슈트라우스를 보았다.
그나저나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열렬한 내 팬이었을 줄이야······.
슈트라우스라면 그거잖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오프닝을 만든 사람.
CF나 뭔가가 벌떡 서는 장면을 합성한 영상에서 자주 들렸기에 대충 알곤 있다.
그런데, 그런 걸 만든 사람의 음악이 과연 내 작품과는 잘 어울릴까?
“그렇게까지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아니요, 오히려 이쪽이 영광이지요. 작가님의 정체는 솔직히 예상외였습니다만······ 신기하군요. 아니,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초인’이라 할 수 있겠지요.”
“초인이라뇨. 과찬이 심하십니다.”
“아니요, 저도 별의별 말을 들었기에 잘 압니다. 하지만 저희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저희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지요.”
“어, 음······ 예.”
최근 몬티의 행보를 봤기 때문인가? 난 그를 기이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새벽 2시에나 나올 법한 말을 술도 안 먹고 술술 내뱉는 게 대단하긴 하네.
“아무튼! 이제 제가 왔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라면 [페터 페리>에 가장 어울리는 곡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아, 안 그래도 그래서 말인데······.”
자신감이 과다해 보이는 그를 향해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말했다.
“그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뭔가 비전이 있으신 거 같은데, 혹 이미 준비 중인 게 있으신가요?”
“물론이죠!”
“아니, 벌써 준비가 되었다고요?”
너무 당연한 것을 물어본다는 듯이 답한 그의 모습에 놀란 것은 뜻밖에도 내가 아닌 옆에 있던 이 극단의 주인, 카르테 씨였다.
“네, 전 페터 페리를 수도 없이 읽으며 그때마다 필요한 풍경을 그려 왔지요. 어디, 한번 들어 보시겠습니까?”
“네, 좋지요.”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슈트라우스는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카르테 씨의 단장실 안에 있던 피아노로 다가가, 탄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와아······.’
나는 숨 쉬는 것조차 잠시 잊어버렸다.
피아노의 건반 위에 올려진 손가락은 마치 발레리노의 다리처럼 우아하고 아름답게, 그러면서도 굶주린 표범이 내달리는 것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손끝에서 흘러나온 폭발적인 음향에, 나는 내가 런던의 극장 사무실에 있는 건지, 아니면 태고의 숨결을 간직한 숲속에 있는 건지 잠시 헷갈릴 정도.
확실히 슈트라우스는 괜히 21세기까지 이름이 남은 천재 작곡가가 아니었다.
물 흐르듯 쏟아지는 음율은 그 변환도, 중의도 자유로웠다.
때로는 간드러지게, 그리고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호기심으로, 때로는 모험심으로 내 마음을 채웠다.
‘이건······!’
피터가 처음으로 요정의 숲에 들어서는 장면. 이루릴과 윙키를 만나며 당혹스러워하지만, 동시에 그 아름다움과 신비함에 환희하고, 또 경탄하는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고 있었다.
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나라고 해도······ 그저 감탄만 나온다.
“후우! 어떻습니까!”
“굉장하군요. 슈트라우스 씨.”
괜히 자신감이 넘치는 게 아니었군. 난 그렇게 감탄을 연발했다.
하지만.
“으음, 역시······ 작가님, 이래서는 좀 곤란합니다.”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것을 막은 것은 바로 옆에서 함께 듣고 있던 리처드 도일리 카르테였다.
카르테의 반박에 슈트라우스는 발끈하는 표정으로 답하였다. 마치 네가 음악에 대해서 뭘 아느냐는 듯한 표정.
“아니, 음악은 좋네. 훌륭해. 정말 좋은데······ 이거, 너무 어렵지 않은가?”
“아······.”
나야 그냥 듣는 입장이다 보니 별생각 없었는데, 경영자로서는 다른 게 보인 모양이다. 하긴 모르는 내가 들어도 엄청난 기교의 곡이긴 했다.
게다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묻겠네만······ 혹시, 관현악단의 구성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음, 현악기는 하프를 빼더라도 최소 90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니벨룽의 반지>에서처럼 8대의 호른으로 두터운 성부를 만들어 준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겠지요.”
슈트라우스가 뭐라고 말하긴 했지만, 솔직히 나한텐 그냥 외계어처럼 들리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카르테는 다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 그럴 줄 알았지. 자네 스승만큼 관현악단을 잘 조율하던 사람이 없었으니.”
문제는.
“우리 극단의 규모가 아무리 크다 해도, 그 정도의 대규모 인원은 무리일세. 게다가, 저 정도 곡을 연주할 수 있는 연주자를 구하라는 건······ 솔직히 무리에 가깝네.”
“하지만, 그렇다고 완성도를 낮추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현실적으로 무리인 것은 어쩔 수 없어. 자네도 최근 그걸 느끼지 않았나! ‘군트람’의 이야기는 나도 들었다네.”
“으음! 하지만······.”
흠. 뭔가 있었나? 난 그 모습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잘은 모르지만 확실히 슈트라우스의 음악은 문외한인 내 마음조차 사로잡을 정도로 대단했다. 이대로 내치기엔 아쉽다 여길 만큼.
하지만 현실적인 것을 무시할 수도 없다.
그사이에도 두 사람의 논쟁은 더욱 심화되어만 갔다. 이대로면 감정적으로까지 번질 게 뻔히 보일 정도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일단 두 분 모두 진정하시고요.”
“하아, 하아······ 실례했군요. 좀 감정적으로 변한 거 같습니다.”
“아니요, 그럴 수도 있지요. 그게 창작자라는 직업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슈트라우스는 마치 그림으로 그린 듯한 장인 타입의 예술가니까. 타협한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안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니 필요한 것이 바로 조율(arbitration)이겠지.
난 둘 사이에 껴서 말을 꺼냈다.
“일단, 이게 오늘 당장 결정해야 하는 일은 아니잖습니까.”
“으음······.”
“그건······ 그렇죠.”
“그러니 우선 알아보도록 하지요. 카르테 씨?”
“네, 작가님.”
“연주자 쪽은 필요하다면 제가 추가로 투자를 해 볼 테니, 최대한 알아봐 주실 수 있으신가요?”
“으음, 알겠습니다.”
물론 탑 클레스의 연주자는 단순히 돈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혹시 아나? 거절할 수 없을 정도의 황금이 있다면 신념이 꺾일지도?
그리고.
“이쪽은 그렇게 진행해 보고······ 그럼 일단 슈트라우스 씨도 그사이 한번 다른 방도를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다른 방도라······.”
“뭐, 제가 음악에는 별 조예가 없어서 모르긴 하지만. 늘릴 수 없으면 대체지요. 바그너도 ‘사람의 목소리는 하나의 악기다’라고 했잖아요? 그런 만큼 배우의 연기를 이용하거나, 혹은 이런저런 악기 편성을 바꿔 보든지 해서요.”
“으음, 과연······.”
나로선 대충 가볍게 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은지 잠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바그너는 필요에 의해서라면 직접 악기를 만들기도 했지요. 그런데 저는 단순히 그의 편성을 따라 했을 뿐, 본질까진 고민하지 않았군요. 아아, 어째서 이렇게 쉬운 것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진작 알았다면 ‘군트람’도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텐데······.”
그리고 과장되게 머리를 쳐들더니, 이윽고 번뜩이는 눈동자로 이쪽을 응시하며 내 손을 붙잡았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덕분에 눈이 뜨인 듯합니다! 다음 만날 때는 반드시 지금처럼 반쪽짜리가 아닌, 저만의 [페터 페리>를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러더니 카르테 씨를 한번 강한 눈빛으로 쏘아보곤 밖으로 나가는 그. 정말 폭풍 같은 사나이였다.
그나저나 어, 뭐랄까······ 저래도 되나? 아무리 내가 원작자라지만, 직접 고용주는 카르테 씨 쪽인데?
아무튼.
“그럼 악곡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된 거 같으니 다른 것도 확인해 볼까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