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the Weakest Maid in the World RAW novel - Chapter (102)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102화(102/160)
*
두둥!
드디어 원로 회의의 날이 밝았다. 저녁에 회의가 열린다더니 늦은 오후부터 저택 안으로 마차가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더불어 내 긴장도 한층 더 심해졌다. 그냥 알리는 자리라고 몇 번이고 들었는데도 심판대 위에 올라가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오늘은 최대한 차분하게 해 줘.”
“네, 아가씨. 그럼 옆으로 모아서 땋을까요? 장식은 투명한 게 좋을 것 같아요. 우아한 것으로요.”
“응, 그게 좋겠다. 부탁할게.”
이제 체리를 대하는 것도 제법 익숙해졌다. 체리는 밝고 발랄한 편이라 그런지 베티를 생각나게 했다.
“네, 아가씨! 저한테 맡겨 주세요!”
체리는 오늘도 의욕이 넘치는 모습으로 내 머리카락을 만졌다.
준비를 거의 마치고 장신구를 고르고 있는데 마침내 헤임이 데리러 왔다.
“아가씨, 준비 다 마치셨습니까? 각하께서 모셔 오라고 하셨습니다.”
“네, 이것만 달면 돼요.”
“다 됐어요, 아가씨.”
“고마워. 날 도와주느라 정말 수고 많았어. 가요, 헤임.”
나는 마지막으로 단장을 점검한 뒤 헤임을 따라 가문 회의를 하는 곳으로 향했다.
퀸텀 공작가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가문 회의에 모인 원로는 퀸텀 공작까지 합쳐 모두 일곱 명이었다.
원래 회의에 참석하는 이는 열 명이었는데 셋이나 줄은 숫자라고 했다.
원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비교적 젊은 가신들의 숫자까지 세면 어마어마해지겠지만 그들이 회의에 모두 참석할 리는 없어서 안심했다.
“문 열겠습니다.”
“네.”
나는 헤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헤임이 문을 열어 주자마자 타원형 테이블에 자리를 맞춰 앉아 있던 원로들의 시선이 내게로 꽂혔다.
호기심을 가장한 날이 잔뜩 선 공기, 하녀들과의 텃세에서도 느끼지 못한 중압감이 느껴지는 공기였다.
오우, 분위기 장난 아닌데…….
아주 예전에 취업하기 위해 면접장에 가서 압박 면접을 봤던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다.
“허……. 저 아이가.”
“틀림없이 제이든의 딸이 분명…….”
“다들 조용하게. 어서 오거라, 리브.”
퀸텀 공작의 옆자리가 비어 있었다. 나는 드레스를 쥔 채 무릎을 굽혀 인사를 한 뒤 사뿐사뿐 빈자리로 향했다.
내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원로들의 시선이 집요하게 따라붙었다. 내가 착석하자마자 회의가 시작됐다.
빠밤!
[축하합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친밀도 수치 증가 이용권(3)을 얻었습니다.]띠링!
[메인 시나리오 Ⅶ-2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계속] [드디어 원로 회의에 참여하게 된 당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가문의 힘을 쓰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원로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세요. ▶계속] [원로원 설득 성공하기 0/7보상 :
▶5명 이상 중립 및 설득 성공 시 <퀸텀의 공녀> 타이틀 획득.
▶7명 모두 설득 성공 시 <퀸텀의 상속자>, <퀸텀의 소가주> 타이틀 획득]
띠링!
[보너스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원로 회의에서 당신에게 진짜 호감을 보이는 원로에게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을 사용하세요. 그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계속]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 사용 성공하기 0/4 보상 : 히든 퀘스트 개방주의! 반드시 호감을 보이는 원로에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패 시 수치 증가 없이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이 소모됩니다. ▶수락/거절]
자리에 앉자마자 퀘스트가 정신없이 쏟아졌다. 메인 퀘스트를 확인하면서 나는 보너스 퀘스트도 바로 ▶수락을 눌렀다.
보너스 퀘스트를 해서 아직 손해 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두 퀘스트 모두 지금 이 자리에서 해치워야 하는 것들이었다.
메인 퀘스트 보상이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어차피 오늘 바로 깰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접었다.
나는 어제 저녁 식사 후 헤어지기 전 그레이슨 백작이 줬던 힌트를 잘 활용해 보기로 했다.
*
초반에는 분명히 나를 알리는 자리였는데 회의가 점점 심각해졌다.
노바 퀸텀의 복권을 바라는 의견과 나를 소가주로 올려 후계자 수업을 받게 하자는 다소 극단적으로 갈리는 의견이 나왔다.
그리고 공녀를 찾았을 뿐 두고 보자는 의견까지 팽팽하게 대립했다.
잃어버린 손녀인 것이 밝혀졌어도 원로에게 인정을 받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나는 살벌한 회의 속에서 최대한 퀘스트에 신경을 쓰며 경청했다.
퀸텀 공작이 내 손을 잡는 게 느껴졌다.
퀸텀 공작을 쳐다보자 공작이 나를 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나는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인 뒤 슬슬 퀘스트를 하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우선 마야 백작과 엘도 후작은 빼고. 데릭 후작은 분위기 봐 가면서 도전해 봐야지.
이미 제할 사람을 제하고 나니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이 원로원의 수보다 많았다.
하지만 이용권 한 장에 어느 정도가 오르는지 가늠이 안 돼서 최대한 필요한 때에 써야 했다.
“지금 당장 소가주로 결정하는 것은 너무 이른 처사입니다.”
“맞습니다. 하다못해 사교계에도 진출하지 못한 공녀를 소가주로 올렸다간 망신살을 살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가신의 자손 중에서 현명하고 총명한 이를 뽑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레슬리 남작이 테이블을 잡고 일어섰다.
“사냥 대회에서 노바 퀸텀이 한 짓을 잊으셨습니까? 이미 퀸텀의 평판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가문의 수치입니다.”
“그건 그렇지만.”
“가문의 재산을 탕진하려고 했던 것도 모자라 가문에 먹칠까지 했습니다. 남작 작위마저도 회수하시고 당장 이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모르십니까?”
“남작 말대로 그에게 자리가 주어졌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죠!”
“그게 지금 공작님 앞에서 할 말씀입니까?”
“크흠!”
나는 레슬리 남작을 눈여겨봤다. 다소 흥분하는 경향은 있으나 확실히 노바 퀸텀의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를 두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이 사람에게 첫 번째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을 사용하기로 했다.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 1장이 사용되었습니다.] [레슬리 남작의 친밀도가 1단계 상승했습니다.]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 사용 성공하기 1/4]기묘한 느낌이라도 들었는지 레슬리 남작이 나를 보는 게 느껴졌다.
나는 살며시 웃으며 다음 표적을 골랐다.
데릭 후작이 서로 싸우다시피 하는 그들을 말렸다.
“공작 각하와 공녀님 앞에서 무례한 모습들을 보이지 마시오. 각하, 저도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퀸텀 공작을 보며 말했다.
“말해 보시게, 데릭 후작.”
“오늘은 공녀님과 인사하는 가벼운 자리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 후계 선정은 접어 두고 공녀님을 찾았다는 것을 우선 대대적으로 알리고 천천히 자리를 잡도록 노력하심이 어떻겠습니까. 안 그래도 지금 귀족들의 관심이 퀸텀에 모두 몰려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가 다음 회의 구성원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마야 백작이 나섰다.
원로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 싸우는 기세로만 보면 10년 이상도 거뜬할 것 같았다.
“그게 자네가 되고 싶지 않다면 조용히 하시게. 두 분께서 말씀하고 계시지 않는가.”
다른 원로가 말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각하께서 현재 건강이…….”
옆에서 마야 백작이 거들다 분위기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저도 데릭 후작의 말씀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마음이 조급하신 것은 알겠으나 이건 퀸텀의 미래가 걸린 일입니다. 이렇게 급하게 결정할 것이 못 됩니다.”
헤나 남작은 데릭 후작과 같은 의견이었다.
저 사람 인상은 조금 유해 보이긴 하는데…….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 1장이 사용되었습니다.] [헤나 남작의 친밀도가 1단계 상승했습니다.]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 사용 성공하기 2/4]오! 벌써 두 명 성공!
중립을 고수하는 가신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통했다. 1단계뿐이지만 말 한 마디 나누지 않았는데 효과를 내다니 기특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 방금 성공한 것에 자신감이 붙어 데릭 후작에게도 사용해보았다.
[호감도 수치 증가 이용권 1장이 사용되었습니다.] [친밀도가 오르지 않았습니다.]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