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the Weakest Maid in the World RAW novel - Chapter (124)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124화(124/160)
Chapter19. 어둠의 늪
“……말도 안 돼, 진짜.”
어떻게 이렇게 압도적인 힘 차이가 날 수가 있어.
아무리 그래도 황궁인데 이 안까지 아 무도 모르게 그것도 단숨에 들어올 수 있 었던거지?
그리고 중간 보스도 없이 최종 보스가 바로 나타나는 건 도대체!
기껏 챙겨 온 것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래서 퀘스트도 뜨지 않았던 거였어.”
내가 그때 로라의 퀘스트를 막아 실패 로 몰아넣었듯 이번에는 로라가 나보다 더 빨리 움직여 내 퀘스트를 막았던거다.
수족을 보냈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테지만…….
이미 후회는 늦었다. 조금의 준비도, 아니 손톱만큼 반격도 하지 못한 채 비앙 카가 잡혀갔다.
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주저앉아 다 포 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전혀 올라갈 수 없는 절벽 앞에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로 있을 수 없었다.
“후, 망할.”
나는 가까스로 힘을 주어 겁에 잔뜩 굳어 있는 몸을 일으켰다.
금이야 옥이야 지킨 비앙카를 그렇게 데려가다니. 죽었어, 로라 필렌.
“찾아오라고?”
기어코 찾아내서 악신 바르모트가 봉인당한 것처럼 그녀도 똑같이 아니 더 처참하게 만들어 줄 거다.
로라가 한 말을 보면 당장 비앙카의 심 장을 취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서둘러 비앙카가 있던 방으로 가 레이나와 체리를 살폈다.
의식만 잃었을 뿐 다행히 숨을 쉬고 있 었다. 이윽고 끙끙 앓는 소리를 내는 걸 보니 이제 막 깨어날 참인 것 같았다.
“조금만 기다려. 사람을 불러올게.”
어차피 로라는 사라졌으니까.
나는 심호흡을 한 뒤 그대로 드레스를 부여잡고 휴게실을 뛰쳐나왔다.
[애완 다람쥐가 소환 해제되었습니다.]츄를 재소환하기 위해 소환 해제를 하 고 연회장으로 가는데 연회장 문 근처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케인!”
레오니안하고 같이 나왔나? 왜 혼자있지?
어차피 연회장에 가자마자 로즈에게 체리와 레이나를 부탁하고 레오니안을 찾을 셈이 었는데 잘됐다.
어디론가 향하던 케인이 몸을 돌려 나 를 쳐다봤다. 케인은 나를 잠자코 쳐다보 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예.”
“아, 지금 케인도 연회장에 들어가려는 거예요? 저도 막 들어가려던 참이거든 요. 공작님 아직 안에 계신 거 맞죠?”
“아뇨, 좀 전에 공녀님을 찾으러 나가셨습니다. 못 보셨습니까?”
엥? 언제?
“저를요? 못 봤는데……. 어디로요?”
“엇갈리신 것 같습니다. 조금 문제가 생겼다고 급하게 찾으셨습니다. 저를 따 라오시겠습니까?”
문제가 생겼다니……. 설마 레오니안의 발목도 잡힌 건가?
나는 급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케인을 따라가려다 멈췄다.
“저기. 잠깐만요. 안에 들어가서 도움을 청해야 해서요. 케인, 조금만 기다려 봐요.”
그런데 문고리를 잡기 전에 케인이 내 팔을 막았다.
“급하니 경비에게 말하고 다녀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그의 행동이 조금 의아했지만 워 낙 급했던 터라 그런 걸 곰곰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급한 거라면……”
나는 바로 옆에 서 있던 경비병을 붙잡 고 부탁했다.
“오른쪽 첫 번째 휴게실에 내 하녀가 쓰러졌네. 안에 사람에게 부탁해 치료를 해 주겠어?”
“첫 번째 휴게실 말입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으로 가리키기까지 했다.
“저기에. 두 명이 쓰러져 있으니 최대한 빨리 사람을 불러다 주게. 내가 지금 급한일이 있어서.”
“예, 알겠습니다.”
경비병은 고개를 꾸벅하고 나 대신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어서 가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가시죠.”
나는 걸음을 서둘러 케인의 발 속도를 따랐다.
평소보다 풍성한 드레스를 입어서인지
케인의 발이 빨라서인지 숨이 찰 정도였다.
모두 연회장에 있어서 복도가 한산했다.
나는 한참을 따라 뛰다시피 걷다가 물었다. 대체 어디까지 간 거야?
“케인, 그런데 공작님께서 저를 찾으러 어디까지 가셨는데요? 내가 어디 가지 말라고 부탁했었는데 공작님답지 않게 그새를 못 참고……”
말을 하다 이상함을 느끼고 진녹색의 제복을 입은 케인의 몸을 쳐다봤다.
“케인, 그런데 옷 갈아입었어요? 아까 분명히 들어올 때 새카만 옷 입고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공작님과 맞춘 줄 알 았는……데.”
분명히 케인이 맞는데.
“잠깐이면 됩니다.”
케인의 말과 동시에 갑자기 눈앞이 캄 캄해졌다.
*
“바론스터는 지금 영지에서 올라오는 중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영지에서 작은 폭동이 일어나 그걸 해결하러 갔었다고 합니다.”
제국의 검인 바론스터가 황후 탄신 연 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보를 물어 온 케인이 은밀하게 레오니안에게 전달했다.
“갑자기 폭동이 일어났다?”
“예, 영지에 내려간 것은 어제 한 차례통신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현재 있는 곳을 파악하려면 저택에 돌아가 통신구로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다. 어차피 결정했으니 상 관없지. 연회장 입구에서 나일리브가 무사히 돌아오는지 확인해.”
케인이 고개를 꾸벅하고 사라졌다. 이 윽고 황제, 황후 폐하의 퇴장을 돕던 황태자가 돌아왔다.
“레오, 폐하께서도 승인하셨다.”
레오니안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윈체스터가 조금 고민하는 얼굴을 했다.
“하지만 황실의 위신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 한때 영웅 소리를 듣던 가문이니 잡음이 없을 순 없겠지. 물론 나는 너와 퀸텀 공작을 지지할 예정이다.”
“……고맙군.”
“그래서 언제 움직일 예정인가?”
윈체스터가 레오니안에게 물었다.
레오니안은 나일 리브가 휴게실에서 돌아오기만 기다리느라 연회장 문에 시선 이 꽂혀 있었다.
아까 나일리브와의 대화 이후 그녀와 붙어 있으면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비앙카가 홀라당 데려가 버려서 이렇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
레오니안의 말에 황태자 윈체스터는 짐짓 놀란 얼굴을 했다.
“……애초에 답을 알고 있었던 거지?”
“당연하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니까.”
반드시 그를 심판대에 올릴 예정이니까.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말에 윈체스 터가 골치 아프다는 듯 미간을 꾹꾹 눌렀다.
아무리 형제와 다름없다지만 한 번 마 음먹은 일은 돌리는 법이 없는 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머리가 아플 뿐이었 다.
“레오, 너 말이야. 지금 벌집을 쑤시다 못해 불을 지른 격이라고. 알고 있나?”
“응.’
“하……. 네 연인이 될 사람이 아니라 면 나도 반대했을 거야. 무려 세 가문이 얽혀 있네. 그것도 하나는 황가의 핏줄이 고 하나는 영웅 가문이지. 심지어 그 피 해는 퀸텀가라니. 벌써 머리가 아플 지경이야.”
레오니안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
“심판이 끝나면 바론스터의 재산과 영지 전부를 손 하나 대지 않고 황실에 넘기겠다고 했잖아. 퀸텀가의 지지까지 받아다 준다는데 황실이 손해 볼 것은 없지 않나? 오늘도 비셔스 영애와 춤을 출 수 있게 도와줬잖아.”
윈체스터가 침을 꼴깍 삼켰다.
원래라면 그를 심판대에 올린 펜들러 가에게 몰수한 재산의 일부를 주는 게 맞 지만 그의 제안은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 을 만큼 파격적이긴 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말은 더욱…….
윈체스터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알아서 해. 나는 전달했으니 심판이 나올 때까지 관여하지 않겠다.”
레오니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윈체스터 는 자신과 대화를 나누려고 기다리고 있는 귀족에게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케인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의 말을 듣지 않고서도 무슨 일이 생 겼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각하, 문제가 생긴 것같습니다.”
“닐을 불러 근처에 이동석을 추적해.
걸어서는 못 나갔을 거다. 퀸텀 공작에게 다녀올 테니 너 먼저 출발해.”
“예, 각하.”
레오니안이 딱딱한 얼굴로 퀸텀 공작 에게 향했다.
*
“하……”
눈을 떴을 땐 이상한 자루 속에 담겨 있었다. 그것도 아주 꾸깃꾸깃 구겨진 몸으로.
보지 않아도 내 머리는 산발이 되었을 것이고 드레스조차 엉망일 게 뻔했다.
나는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내 머리를 쥐어뜯었다.
도대체 케인이 왜……?
진짜 흑막이었어? 계속 의심이 들었지만 그는 항상 날 도와주기만 할 뿐 폐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과묵하긴 했지만 늘 내 편이었고 그래 서 내 의심이 잘못됐다고, 프로필이 뜨지 않은 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거라고 여겼 는데…….
그리고 레오니안도 지금껏 그를 믿고 함께했기에 더는 의심이 쓸모없다고 생 각해 거두던 차였다.
진짜 나쁜 놈은 골드 폭스라는 걸 알았으니까.
그런데 결국은 케인도 나쁜 놈이었어?
여긴 나쁜 놈 천지야?
미친년, 미친년! 사람을 믿다니. 세상에 귀신보다 믿을 수 없는 게 사람이거늘.
그때 누군가 나를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
악! 조금의 조심성도 없는 행동에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은 고통의 신음을 흘렸다.
이미 납치된 몸, 겁먹고 얌전히 있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나 죽고 너 죽자는 마음으로 덤벼야 원 래 승산이 더 높다고 했다.
비앙카와 레오니안을 지킨다고 했을 때 한 번 더 죽음까지 각오했던 나였다.
여기서 탈출하지 못하더라도 딱 한 번 만, 딱 한 번만 눈 딱 감으면 돼. 그러면 된다.
아직 아침 6시가 되려면 멀었으니까.
그 다짐을 하는 순간 시야가 밝아졌다.
자루의 입구가 활짝 열렸다.
나는 눈앞에 케인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냅다 몸을 던졌다.
[스킬 : 고다의 결정타를 사용합니다. 생명력이 50% 감소합니다.] [활력제로 인해 생명력이 +5 되었습니다. 효과는 30분 동안 지속됩니다.]마음껏 흐트러진 분홍색 머리카락 사 이로 케인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덤빌 걸 생각 못 했는지 우당탕 소리를 내며 케인이 넘어졌다.
나는 그의 멱살을 있는 힘껏 잡아 뜯었 다.
[고다의 분노를 가득 담아 회심의 결정 타를 날립니다!]“악!”
자세가 불편하긴 했지만 어쨌든 스킬 은 통했다. 뻑 소리와 함께 공격이 성공 적으로 통했다.
“후…”
나는 고통스러워하다 널브러진 케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케인, 당신이 어떻게 이럴 수 있……”
그와 눈을 마주하며 그의 이름을 부른 순간 그토록 뜨지 않던 프로필이 떴다.
★★★★★
케인
성별: 남
나이 : 20세
특이 사항: 쌍둥이, 실종자.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