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the Weakest Maid in the World RAW novel - Chapter (16)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16화(16/160)
액티브 스킬 개방권……?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아까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랜덤 스탯 구슬도 3개나 받았다.
나는 비앙카가 창문 밖 바깥 구경에 정신을 팔고 있는 사이 인벤토리를 뒤져 파란 구슬 세 개를 꺼냈다. 구슬 안에는 반짝이는 빛무리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지금 당장 써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지도 모르니 혼자 있을 때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나는 구슬을 다시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퀘스트를 재차 확인한 후 모든 창을 닫았다.
그리고 다음 퀘스트를 위해 비앙카에게 말을 건넸다.
이번 퀘스트는 정말 해 보고 싶은 내용이라 마음이 콩닥콩닥했다. 무도회 준비라니. 꼭 인형 옷 입히기 같잖아.
“아가씨, 아가씨.”
“응?”
“그럼 아가씨 무도회 준비를 하셔야겠네요?”
비앙카가 빙긋 미소 지었다.
“그래야겠지?”
나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럼 예쁜 드레스도 고르셔야겠네요?”
“아마도 그렇겠지?”
“와, 저 그런 거 정말 해 보고 싶었어요! 가면도 주문하실 건가요?”
“가면무도회니까. 그렇게 좋아? 번거롭고 힘들기만 할 텐데. 네가 그렇게 즐거워하는 거 처음 본다, 에블린.”
나는 머쓱해져서 배시시 웃었다.
“아가씨는 뭐든 잘 어울리실 것 같아서요.”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구나. 그럼 이번엔 네가 골라 주련?”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네, 제가 열심히 도와드릴게요!”
스킬 개방권이 걸려 있거든요!
공작저에서 친밀도가 5단계로 오른 비앙카는 이전보다 말투도 더욱 상냥해지고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방긋방긋 미소를 지었다.
저택으로 돌아온 나는 방문 앞에서 곧장 베티에게 붙잡혔다.
“에블린! 에블린! 나 알았어! 나 알았어!”
어디선가 호들갑을 떨며 나타난 베티가 방문을 열던 나를 방 안으로 욱여넣으며 자신도 따라 들어왔다.
나는 뒤를 돌아서서 베티를 쳐다봤다.
“뭘 알았다는 거야?”
“아이참! 앉아 봐. 앉아 봐.”
베티는 그것도 모자라 내 손을 잡고 침대로 이끌며 얼른 앉으라며 급하게 손짓했다.
“뭔데 그래.”
침대에 앉으며 베티를 올려다보자 문을 한번 슥 보더니 내게 몸을 기울였다.
“나 아까 하녀장님하고 집사장님하고 대화 나누는 거 또 엿들었는데 그 문양이 글쎄 서쪽에 사는 대마법사 로라가 남긴 것 같다잖아.”
이제 다들 알게 됐구나.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깜짝 놀라는 척했다.
“진짜?”
“그래. 아무래도 대마법사 로라가 아가씨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 것 같아. 너무 착해서 탐이 났나? 그 대마법사 욕심이 어마어마하대. 어쨌든 우리 아가씨 완전 큰일 났어. 비상이야.”
나는 외투를 벗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주인님이시라면 로라를 막을 힘이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대마법사 로라는 막 사람도 잡아먹는다는데?”
“뭐?”
“물론 나도 직접 본 건 아니지만 그렇다더라. 아가씨랑 같이 외출하고 온 거야?”
“응, 펜들러 공작가에 다녀오는 길이었어.”
“펜들러? 그럼 공작님도 봤어?”
어느새 로라는 까맣게 잊은 듯, 베티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봤지. 아가씨랑 대화 나누실 때 옆에서 있었거든.”
“아, 좋겠다! 그렇게 잘생겼다며? 진짜 빛이 나?”
응. 아주 반짝반짝.
그건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사실이긴 했다.
“음, 그건 맞는 것 같아.”
“그치? 그치? 그러니까 엠마가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가고 싶어 하지. 걔 예전에 공작가 하녀 모집할 때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여기 온 거거든.”
얼마 전 엠마가 도끼눈을 뜨고 날 적대시했던 게 떠올랐다. 그날 이후 딱히 내게 찾아오면서까지 공격적으로 굴진 않았지만.
“그건 몰랐어. 아, 그래서…….”
“왜 너한테도 뭐라고 하디? 내가 혼내 줄까?”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응? 아니야. 그래도 나쁜 애는 아니던걸.”
“그래도 조심해. 걔 너 엄청나게 질투하거든. 뭐…… 후작저 하인들이 다 너만 좋아하니까 질투 날만도 하지. 그럼 난 이제 또 일하러 가 봐야겠다.”
“아직 일하는 중이었어?”
“그럼! 우리한테 쉬는 시간이 어디 있니? 너한테 말해 주려고 잠깐 온 거야. 그럼 이따 보자!”
“응, 조심히 해!”
베티는 대답을 하며 번개같이 사라졌다.
나는 베티가 나간 문을 잠시 바라보다가 얼른 옷을 갈아입고서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아까 확인했던 랜덤 스탯 구슬을 꺼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사용하지?”
한참 손에 쥔 채로 조물조물 만지며 살피자 안내 창 하나가 떴다.
[Tip! 랜덤 스탯 구슬은 능력치를 올려 주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섭취해 각종 능력치를 올려 보세요!]“…….”
섭취? 나 지금 이거 엄청나게 조몰락거렸는데……?
실컷 만지던 걸 갑자기 입에 넣으려니 거부감이 들었다.
나는 앞치마로 구슬을 쓱쓱 닦아 낸 뒤 하나를 입에 넣었다.
“아무 맛도 안 나는데.”
사탕처럼 입 안에서 데구루루 굴러다니는 구슬을 어금니로 깨물었다. 그러자 와자작 깨지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기운이 입 안 가득 퍼지며 녹아내렸다.
[민첩력이 +1 되었습니다.]차가운 기운이 사라지며 능력치가 올랐다는 알람이 떴다.
나는 얼른 두 개를 연이어 입에 넣었다.
와자작. 와자작.
차가운 연기가 입 안에 가득 차 머리가 띵해졌다.
[지력이 +1 되었습니다.] [힘이 +1 되었습니다.]아악! 생명력 하나도 없어! 할 수 있다면 3개의 구슬 모두 생명이나 민첩에 투자하고 싶었는데.
나는 얼른 프로필을 열어 봤다.
★
하녀 에블린 피어스
성별 : 여
나이 : 21세
특이 사항 : 하급 하녀, 절세미녀
힘 2
생명 | 1
민첩 2
지력 2
매력 100
랜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민첩, 지력, 힘이 나란히 1씩 올라 있었다.
하, 진짜 하찮다. 하찮아.
그래도 매력 수치를 제외하고 1스탯이 전부였던 프로필 숫자가 조금 바뀐 것을 보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나도 별 열 개 달고 싶다. 아니면 다섯 개라도. 그것도 안 되면 3개라도……. 그래도 이걸로 정말 효과가 좀 있었을까?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나 하녀였지 참.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나는 앞치마를 정리하고 비앙카에게로 갔다.
*
다음 날.
“흐으으윽.”
나는 온몸이 비명을 지르는 느낌을 받으며 아침에 눈을 떴다.
어제 밤까지 외출했다고 또 몸이 이렇게 고달플 건 뭐람!
몸을 비틀던 나는 다시 풀썩 누워 몸을 바르작거렸다.
“5분만 더 자고 싶다. 딱 5분만…… 아니 1분만.”
몽롱해지는 시야 속 따가운 BGM과 함께 알림이 떴다.
[아침이 밝았습니다. 하녀의 하루가 시작되었으니, 어서 일어나 비앙카의 아침 준비를 돕도록 하세요!]아아악!
내가 몸을 일으킬 때까지 BGM이 더더욱 커졌다.
“즈블…… 즈응흐즈…….”
결국, 나는 귀를 막으며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람시계가 없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 너무 고마워라!
“퀘스트도 아니면서 저렇게 집요하게 깨우는 건 뭐냐고…….”
얼른 인벤토리를 열어 수련자용 피로 회복제(Ⅰ)과 수련자용 활력제(Ⅰ)을 한 병씩 꺼내 두 개를 동시에 빈 컵에 섞어 따랐다. 그리고 마치 폭탄주처럼 휘휘 컵을 흔든 뒤 벌컥벌컥 마셨다.
“아, 살 것 같다…….”
나는 더듬거리며 협탁에 다시 컵을 내려놓았다.
[활력제로 인해 생명력이 +5 되었습니다. 효과는 30분 동안 지속됩니다.] [Tip! 무분별한 약물 오남용은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생명력이 가득 찬 상태라 회복제에 대한 알림은 뜨지 않았지만 예상한 대로 잔소리가 쏟아졌다.
그런데 가만 조금 말이 바뀐 것 같은데……?
나는 구시렁거리며 눈을 감은 채로 잠옷을 벗고 하녀복으로 갈아입었다. 밤새 자느라 몽실몽실 구름처럼 부푼 머리를 대충 빗어 내리고 씻으러 가기 위해 수건을 쥐고 문을 열었다.
직속 하녀는 방 안에 씻을 곳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하녀들이 씻는 곳을 가려면 똑같이 한참 걸어야 했다.
달칵-문을 여는 순간.
달그락, 우르르-.
“……?”
문을 열자마자 뭔가 쏟아지며 유리병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응?
의아해하며 내려다보니 바닥에는 수련자용 피로 회복제(Ⅰ)과 수련자용 활력제(Ⅰ)이 가득했다. 달그락거리며 쏟아지는 소리는 약병들이 부딪치는 소리였다.
“이, 이게 뭐야?”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