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the Weakest Maid in the World RAW novel - Chapter (41)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41화(41/160)
하지만 비앙카는 잠시 눈을 떼지 못하는 듯하다가 이내 다음 장으로 넘겼다.
휴, 다행이다.
비앙카는 목욕을 끝내고 나서도 티파티에 초대하는 초대장만 잔뜩 확인하고선 그 어느 파티 하나 가려고 하지 않았다.
비앙카는 원작에서도 제법 사교계에 신경 쓰던 인물인 데다 티파티도 피하는 법이 없는데 말이다.
아마도 나를 신경 쓰는 것이 틀림없었다.
정원에서 차를 마시자고 하기에도 아직 수족들의 흔적을 치우지 못한 게 신경 쓰이기도 하고.
그래도 명색이 여주인공인데 저렇게 조심스러워하면서 풀 죽어 있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저러다 엔딩은커녕 지하 깊숙이 땅굴 파고 들어가서 살 것 같은데…….
차라리 레오니안이 와서 비앙카의 신경을 벅벅 긁으며 저번처럼 고양이, 강아지 싸우듯 서로 티격태격하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았다.
본래 땅굴 파는 여주를 남주가 구해 주는 게 묘미지 않겠어?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겠는데 둘을 붙여 놓을 좋은 방법이…….
“아!”
문득 스쳐 지나가는 생각 하나에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블린 뭐 하니?”
“에블린, 너 갑자기 왜 그래?”
“배고프니?”
자수를 놓던 비앙카, 실을 차례대로 내놓던 엠마, 주변 정리를 하던 레이나가 차례대로 내게 물었다.
고개를 돌리니 다들 나만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색 실타래를 쥔 채 결심에 차 있는 나를…….
“아하하. 아니, 다른 생각을 하다가 그만. 죄송해요.”
머쓱해진 나는 괜히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앉았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비앙카를 제일 안전한 사람한테 붙여 놓으면 되잖아?
로라는 어둠의 힘을 이용해 그림자와 마물을 다루는 게 특기다.
특히 그림자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서 일전에 디자이너 숍에서도 그랬듯, 감시를 한다거나 사람이나 마물을 포섭해 꼭두각시처럼 이용할 수도 있었다.
로라의 그림자에는 로라가 가진 어둠의 힘이 깃들어 있어 정신 지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해가 지고 어둠이 드리워지는 밤에는 그 힘이 어마어마하게 커진다고 했다.
그 힘 때문에 로라는 원작에서 조무래기 악당 시절일 때에도 제법 활약을 했었다. 그러니 <로라 크로니클>에서 타이틀을 따냈지.
하지만 그녀의 힘이 통하지 않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바로 어둠의 힘을 약하게 만들거나 무효화할 수 있는 빛의 힘이 강한 곳이다.
당연히 제일 처음 손에 꼽히는 곳은 신전. 그래서 원작 속 인물들은 신전을 아주 성스러운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자한 딸 바보> 비셔스 후작이 집안일을 거론하면서까지 신전에 정화를 부탁한 것도 그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신전만큼 신성한 장소는 아니지만 빛의 아티팩트를 가진 곳이 있다.
바로 황궁 안에 있는 황제궁과 황후궁. 그리고 황궁을 제외한 가장 큰 세력인 세 공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제국의 검이라는 바론스터 공작가. 막대한 부와 권력을 쌓았다는 퀸텀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주가 있는 펜들러 공작가다.
적어도 나열된 이곳은 아티팩트를 통해 빛의 수호를 받을 수 있어 저택 안에서는 어둠의 힘이 통하지 않는다.
거기다 레오니안은 모든 스킬을 올 마스터한 유일한 캐릭터. 속성 무효화를 통해 어둠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유일하게 갖고 있기도 했다.
원작에서도 그를 위협하는 건 로라가 아니라 로라의 괴롭힘에 괴로워하는 여주를 보는 것이었다.
공작저 창고에서 내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레오니안이 내게 속성 무효화를 걸어 준 적이 있었다.
빛의 아티팩트와 속성 무효화 스킬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붙어 있으면 비앙카가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 나 또한 그렇고.
비셔스 후작가도 물론 경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긴 하지만 로라의 어둠을 막을 수 있는 원천적인 힘은 아니었다.
가장 확실한 건 날 정화하러 오는 사제에게 빛의 아티팩트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뿐인데…….
하지만 이건 신전 고위 관련자와 빛의 아티팩트를 가진 그들 소수만 알고 있는 극비 사항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내가 먼저가 아니라 사제 입에서 먼저 그 말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비앙카와 레오니안을 붙여 놓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왕이면 일이 쉬워지도록 고위 사제가 오면 좋겠는데…….
주인공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게임 저장이고 뭐고 다 수포로 돌아가 또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니 최대한 안전하게 가는 수밖에 없었다. 다시는 그 지옥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비앙카가 당분간만이라도 안전해지면 퀘스트도 진행하기 더 수월해질지도……. 흠, 이게 낫겠는데?
나는 자수에 집중한 비앙카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
오후에는 비앙카가 조용히 기도를 하고 싶다고 해서 한 시간 정도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내게는 퀘스트를 깰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무리 저택 안이라도 저녁에 돌아다니려니 뒤늦게 나도 좀 겁이 났다. 그리고 사제가 오고 나서 비앙카를 대피시키는 데 성공하기라도 하면 퀘스트 깨기가 번거로워질테니까.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겠다는 엠마와 레이나를 두고 나는 곧장 정원 개구멍으로 향했다. 하인들이나 기사들이 아주 가끔 야간 외출을 위해 쓴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가 보는 건 처음이었다.
성인 남자가 들어갈 정도의 개구멍이니 그래도 좀 크겠지?
“기사단 훈련장 쪽 담이라고 했는데……. 이거다!”
벽을 따라가다 마치 뭔가를 가리듯 나무판자를 기대놓은 것이 보였다.
생각보다 제법 큰 크기에 벌써부터 땀이 삐질 흘렀다.
에이, 설마 이거 옮기다가 사달이라도 나겠어?
나는 양손을 탈탈 턴 뒤 널찍한 판자를 들어올렸다.
“허윽.”
들자마자 묵직함이 느껴졌다.
이 약한 몸뚱이!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악!”
[발등에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생명력이 10 감소합니다.]옆으로 치우려고 내려놓다가 그만 팔 힘이 빠져 그대로 떨어지며 내 발을 찧었다.
허엉. 진짜 아파 죽겠네.
나는 인벤토리에서 수련자용 피로 회복제(Ⅰ)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후…… 2성이 되면 끊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련자용 피로 회복제(Ⅰ)로 인해 생명력이 회복됩니다. 생명력이 15만큼 회복되었습니다.] [Tip! 무분별한 약물 오남용은 신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나는 알림 창이 잔소리를 하든 말든 주저앉아 발을 문지르다 눈앞에 펼쳐진 초라한 개구멍을 쳐다봤다.
개구멍은 여길 어떻게 기사들이 드나들었나 싶을 정도로 작았다. 이런 웃긴 몰골로 개구멍을 나가야 한다니 다시 수치심이 몰려왔다.
나는 엎드려 엉금엉금 기어 개구멍을 통과했다. 그리고 나가자마자 높다란 저택 담을 샅샅이 뒤지며 수족의 흔적이 있는지 살폈다.
수족이 숨어서 지켜볼 만한 곳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살피며 한 시간쯤 걸었을 무렵…….
후문 근처 나무 사이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꼭 작은 해골 손이 웅크린 것처럼 가시덤불이 웅크린 모양을 한 반지였다.
“……생김새가 왜 이래.”
반지에 꽃을 엮은 것은 봤어도 가시덤불을 엮은 건 처음이었다. 다시는 안 볼 원수한테나 줄 반지랄까.
버리려는 찰나 알림 음이 나를 막았다.
띠링!
[수족의 흔적 : 가시 발톱 반지(1)을 찾았습니다. ▶계속] [후작저 근처에서 로라의 수족이 남기고 간 흔적 찾기 1/1] [축하합니다! 메인 시나리오 Ⅱ-3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선택 스킬 개방권(2)을 얻었습니다.]오, 깼다.
*
나는 낑낑 대며 개구멍을 다시 막고 돌아와 퇴근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비앙카가 잠듦과 동시에 내 방으로 번개처럼 뛰어갔다.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 안에 얌전히 보관되어 있는 선택 스킬 개방권 두 장을 꺼냈다.
열심히 개구멍을 통과해 완료한 보상을 확인할 차례였다. 두 장의 종이를 앞뒤로 살펴봤다.
액티브 스킬 개방권을 받았을 때랑 차이는 없었는데 액티브인지 패시브인지 스킬의 종류가 적혀 있지 않다는 것과 절취선이 은색으로 되어 있다는 것만 달랐다.
“이왕이면 좋은 거 걸려라.”
나는 액티브 스킬 개방권을 사용했을 때처럼 선택 스킬 개방권을 부욱 찢었다.
그리고 1초도 지나지 않아 파삭 소리와 함께 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띠링!
[축하합니다! 선택 스킬 개방권을 사용하였습니다.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 중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습니다.]▶ 액티브 스킬
▶ 패시브 스킬
[액티브 스킬 개방권을 선택하였습니다.]빠밤!
[스킬 : 고다의 결정타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지금부터 고다의 결정타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계속] [스킬 사용법 : 분노의 신 고다의 힘을 빌립니다. 생명력 50%를 사용해 상대방 급소에 100%의 확률로 회심의 일격을 날려 5분간 그로기 상태로 만듭니다. 최대 Lv.5까지 강화할 수 있습니다.▶현재 레벨 Lv.1
5분 지속 쿨타임 24시간
▶다음 레벨 Lv.2
5분 지속 쿨타임 18시간
※주의! 남성에게 공격이 특화된 스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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