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the Weakest Maid in the World RAW novel - Chapter (42)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42화(42/160)
동시에 신비로운 BGM과 함께 휘황찬란한 오로라 빛이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5초도 안 지나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오, 대박.”
드디어 내가 원하는 것이 나왔다.
바로 궁극의 호신 스킬!
체력과 공격력이 약하다 보니 급하게 도망이라도 갈 수 있게 해 주거나 단발성이라도 공격력을 높여 주는 스킬이 있었으면 했다.
생명력을 반이나 써야 한다는 게 좀 걸리긴 하지만 걷어차자마자 피로 회복제를 들이키면서 도망가면 되지 뭐.
“공격 스킬 하나라도 있는 게 어디야.”
다음 것도 액티브 스킬로 받아야겠다. 나는 다음 스킬 개방권도 지체 없이 찢었다.
띠링!
[축하합니다! 선택 스킬 개방권을 사용하였습니다.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 중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습니다.]▶ 액티브 스킬
▶ 패시브 스킬
[액티브 스킬 개방권을 선택하였습니다.]빠밤!
[스킬 : 하녀의 신들린 손길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하녀의 신들린 손길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계속] [스킬 사용법 : 신들린 펜을 사용해 자동으로 필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녀의 신들린 손길 스킬은 최대 Lv.5까지 강화할 수 있습니다.▶현재 레벨 Lv.1
평범한 필기 30분 지속
쿨타임 12시간
10%의 확률로 정성어린 필기가 가능합니다.
▶다음 레벨 Lv.2
평범한 필기 30분 지속
쿨타임 12시간
20%의 확률로 정성 어린 필기가 가능합니다.]
툭. 허공에서 날카로운 촉이 달린 펜 하나가 내 손으로 툭 떨어졌다.
어리둥절하게 펜을 쳐다봤지만 그저 이곳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펜처럼 보였다.
하녀의 신들린 손길이라고?
자동필기를 할 수 있는 스킬이면 지금껏 받았던 스킬 중에서 가장 하녀다운 스킬이긴 했다.
그래도 이런 잔챙이 같은 스킬 말고 아까처럼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호신 스킬이나 하나 더 주지. 이럴 줄 알았으면 패시브 스킬을 받을 걸 그랬다.
그런데 자동으로 어떻게 쓰게 해 준다는 거지? 이 펜을 쓰는 건가?
나는 책상에 수북하게 쌓여 거절 답장을 매일 써도 부족한 고백 편지들을 쳐다봤다.
모르면 직접 써 보는 게 최고지.
나는 대충 펜을 가지고 종이를 준비해 앉았다. 그리고 펜을 쥔 채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스킬을 활성화시켰다.
[‘하녀의 신들린 손길’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자동필기를 시작합니다. 스킬은 30분 동안 지속됩니다.]파앗!
[정성 어린 필기가 발동됩니다!]10%의 확률로 쓸 수 있다던 정성 어린 필기가 발동됐다.
갑자기 팔과 손목이 구름처럼 가벼워지더니 멋대로 편지 위에서 펜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슬쩍 펜을 쥔 손에 힘을 뺐더니 아예 펜이 멋대로 움직였다.
“헐.”
미안하지만 일이 너무 바빠 고백을 받아 줄 수 없다는 거절의 내용이 담긴 글자가 순식간에 편지를 가득 채웠다.
심지어 정성 어린 필기가 발동한 덕분인데 약간의 시적 표현까지 들어 있었다.
“이거 제법…… 쓸 만한데?”
안 그래도 거절하는 게 한두 번도 아니고 곤란했는데 말이다.
이거라면 비앙카의 파티 초대장을 거절하는 편지도 대신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거절 편지 한 장 쓰는 데 고작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나는 서둘러 남은 종이를 더 꺼내 책상 위에 던지듯 펼쳐 놓았다.
이윽고 펜이 다시 사각사각 듣기 좋은 소리를 내며 미친 듯이 거절의 편지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사제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나는 전날 스킬로 써 둔 거절의 편지를 문밖에 붙여 놓고 부리나케 씻으러 갔다. 그리고 하녀장을 만나 그녀가 안내하는 대로 접견실로 향했다.
그리고 하녀장의 인사를 끝으로 나는 접견실에서 사제와 단둘이 남아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
요하네스
성별 : 남
나이 : 27세
특이 사항 : 신전의 신관. 정화, 치유형.
친밀도 : ○○○○○
나는 프로필을 빠르게 눈에 담으며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원작에서 요하네스 사제는 비앙카를 돕는 데 꽤 활약을 펼쳤던 캐릭터다.
아직 고위급은 아니지만 신성력이 강해서 훗날 치유 계열에 재능이 있는 비앙카를 돕는 역할이었다.
보기 드물게 되게 순수하고 착한 사제였는데 그래서인지 원작에서 묘사되었던 모습보다 훨씬 더 성스럽고 순수한 이미지였다.
그야말로 청량한 이온 음료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후반에 비앙카를 돕다 보니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 친밀도까지 뜬 모양이었다.
“안녕하세요, 사제님. 에블린이라고 합니다.”
고개를 들자 방금보다 볼과 귀 끝이 발그스름하게 올라온 사제의 모습이 보였다.
나랑 눈을 마주치자마자 깜짝 놀라더니 사제는 이내 사선으로 시선을 돌리고 입을 열었다.
“흠,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사제 요하네스라고 합니다.”
“네, 요하네스 사제님.”
“그럼 제가 에블린 씨라고 부르면 될까요?”
나는 여전히 시선이 옆으로 틀어진 사제를 보며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에블린이요.”
“네, 에블린 씨. 정화를 위해 여기에 앉아 주시겠습니까?”
요하네스가 친절한 미소로 의자를 가리켰다.
나는 얌전히 의자에 앉아 요하네스를 쳐다봤다.
요하네스는 들고 온 상자를 열어 육각 유리병에 담긴 성수와 은접시를 꺼냈다. 성수가 담긴 병뚜껑을 열더니 은접시에 조르륵 따르곤 소매를 걷어붙였다.
“정화를 시작하겠습니다.”
요하네스는 손가락에 성수를 찍어 내 이마, 코, 양 볼, 턱 그리고 양 손목까지 모두 발랐다.
“정화를 위한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요하네스는 기도문을 읊기 시작했다. 요하네스가 기도할수록 그의 목소리가 점점 몽환적으로 들렸다.
기분 탓인지 성수가 닿은 부분이 시원하고 청량하게 느껴졌다. 그 느낌은 점점 차가워져 거의 얼음을 올려놓은 것처럼 차갑다고 여길 때쯤 기도가 멈췄다.
오, 진짜 묘사랑 똑같잖아?
“정화가 끝났습니다. 다행히 사술에 걸린 흔적은 없었습니다. 불편하신 곳은 없으신지요?”
“아, 네 없어요. 조금 차가웠던 거 빼고는요.”
요하네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이번에는 눈을 마주쳤다.
“차갑다고 하시는 분들도 더러 계십니다. 이상한 것이 아니니 안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제 저 가도…… 되나요?”
“네, 그러셔도 됩니다. 아, 에블린 씨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네?”
잽싸게 나가려던 나는 요하네스의 말에 발길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요하네스가 상자 안에서 은색의 줄로 보이는 것을 꺼냈다.
“신전에서 만든 축복의 목걸이입니다. 강한 힘은 없지만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어둠을 내쫓는 효과가 있는 물건이니 꼭 몸에 지니시길 바랍니다.”
띠링!
[특수 아이템 : 정화의 목걸이(1)을 얻었습니다.]은색 줄 끝에 성녀가 기도하는 모습을 각인한 듯한 펜던트가 달려 있었다. 펜던트는 은으로 만들어진 듯했는데 묘하게 투명하고 푸른빛이 돌았다.
이건 처음 보는 건데…… 사제가 주는 거니까 괜찮겠지?
뭐 요하네스 사제는 원작에서 주인공의 뒤통수를 치던 인물은 아니었으니까.
“고맙습니다. 꼭 지니고 다닐게요.”
“아닙니다. 신의 가호가 앞으로 에블린 씨를 지켜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리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더불어 말할 기회를 손수 만들어 줘서요.
그러고는 힐끔 요하네스를 보고 그가 잠시 딴 곳을 보는 사이 스킬을 발동시켰다. 요하네스가 당황하는 게 목표니까 아주 잠시면 된다.
[‘메소드’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이제부터 혼신의 연기를 펼칠 수 있습니다. 효과는 60초 동안 지속됩니다.]스킬이 활성화되고 마음을 먹자마자 서러움이 밀려오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오, 이거 장난 아닌데?
“저, 요하네스 사제님…….”
나는 요하네스에게 들릴 만큼의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내 눈물을 뚝뚝 떨구는 나를 보고 요하네스가 크게 놀랐다.
“아, 아니. 에블린 님 아니, 에블린 씨 왜 그렇게 갑자기 우, 우세요? 정화가 부담되셨던 건가요? 아니면 무슨 문제라도?”
“실은 제가 어제 저택 담 바깥 주변에서 수상한 것을 주웠는데…….”
나는 가까이 다가온 요하네스의 사제복 끝을 살짝 잡았다.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