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as the Weakest Maid in the World RAW novel - Chapter (77)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77화(77/160)
마차를 타고 돌아가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기억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
띠링!
[메인 시나리오 Ⅴ-3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계속] [대마법사 로라의 수족 대장 앞에서 생명력 50% 이상 유지하기. 제한 시간 :5분 ▶계속] [보상: 로라의 정보 두루마리(1) ▶계속]마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할 때쯤 퀘스트 알림이 울렸다.
메인 스토리 하나가 끝났으니 또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하려나 보다 예상했던 나는 퀘스트를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
수족 대장 앞에서 생명력을 유지하라고? 그것도 지금?
[04:59]그와 동시에 타이머가 뜨며 마차가 크게 덜컹거렸다.
“악!”
창문에 세게 머리를 박은 나는 머리를 감싸 안았다.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생명력이 13 감소하였습니다.]더럽게 아프네.
“에블린 씨,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은데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제가 나가서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밀러드 경이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자마자 한 번 더 크게 덜컹이더니 마차가 기우뚱 빠르게 기울기 시작했다.
“어? 어!”
쾅! 마차가 쓰러지며 몸이 바닥에 크게 부딪혔다.
악 진짜 뭐야, 이거.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생명력이 20 감소하였습니다.]두 번의 큰 충격과 고통으로 생명력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나는 서둘러 수련자용 피로 회복제(Ⅰ)을 마셨다.
[04:20] [수련자용 피로 회복제(Ⅰ)으로 인해 생명력이 회복됩니다. 생명력이 15만큼 회복되었습니다.]하나 더 마시려는 순간 문이 벌컥 열렸다. 복면을 쓴 남자와 눈을 마주쳤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퀘스트의 주인공임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내게 쏟아지는 살기에 온몸에 가시가 돋친 것처럼 쭈뼛쭈뼛 털이 서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03:49]이제 고작 1분 정도가 지났다. 구원을 부르는 스킬을 쓰려는 순간 푹. 지독한 고통이 느껴졌다.
[03:12] [공격을 받아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습니다. 생명력이 100 감소합니다.] [생명력이 0이 되어 사망하였습니다.] [퀘스트에 실패하였습니다.]내 시선이 내 의지와 다르게 옆으로 꺾이며 회색 창으로 물들었다.
잊고 있었던 음울한 BGM이 흐름과 동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그리고 지금……. 그날 아침으로 돌아온 것이다.
순간적으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아프거나 슬퍼서가 아니라 뒤늦게 어제의 충격이 쏟아져 나오고 말았다.
몸이 덜덜 떨렸다. 처음에 혼란 속에서 벌에게 죽었던 것과는 말도 안 되게 끔찍했다.
수족 대장은 정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내게 칼을 찔러 넣었어.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신음했다. 그간 힘이 들고 고통이 느껴져도 이렇게 끔찍함을 느껴보진 않았는데…….
더구나 저장 능력도 없었다면 나는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겠지.
아, 충격이 너무 컸다. 나는 한참을 그렇게 얼굴을 묻은 채 충격에 빠져 있었다.
한참 후에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퀘스트 창을 열었다.
[축제 이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당신, 퀸텀가의 입성에 성공했군요! 마침 골드 폭스에게 당신이 필요한 물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에겐 요즘 고민이 있다고 하던데……. 한번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계속] [골드 폭스에게 찾아가 그가 필요한 물건을 전달하세요. ▶계속] [보상: 진실의 나침반(1)]역시나 골드 폭스를 만나기 전 퀘스트에서 멈춰 있었다.
그리고 내 목 부근을 더듬거리자 정화의 목걸이도 다시 걸려 있었다.
“하으, 진짜.”
비앙카가 저택에 있어서 그나마 안전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분명히 나만 노리고 공격한 게 분명해.
그럼 벤을 본 것도, 그림자를 본 것도 우연이 아니었나……? 오히려 나를 감시하고 있었던 건가?
어디부터 의심하고 어디부터 확신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레이나와 엠마가 일찍 일어나 출근했기에 망정이지…….
나는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에 손을 뻗어 협탁에 놓인 물 컵을 집었다.
그러곤 마시는 게 아니라 욱여넣듯 벌컥벌컥 마셨다. 물이 턱을 타고 주륵 흘렀다.
“하아, 진짜. 미친.”
이건 게임이다. 이건 게임일 뿐이야. 멘탈 나갈 거 없어. 정신 차려, 유나비.
나는 계속 주문처럼 되뇌며 정신을 가까스로 부여잡았다. 그렇지 않으면 머릿속 어딘가가 망가질 것 같았다.
몇 번이고 그렇게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분노가 치솟았다.
수족 대장 이 개만도 못한 놈! 빛나는 꽃벌보다 못한 자식.
어떻게 그렇게 무식하게 찌를 수가 있어? 시커먼 복면이나 쓰고 게르마 코딱지 같은 게.
내가 그런다고 엔딩 못 볼 줄 알아? 내가 기필코 엔딩 보고 만다, 진짜.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
“오늘은 최대한 안전한 길로만 갈게요.”
나는 되감기를 한 것처럼 말했다.
그러자 밀러드 경이 웃음을 터트렸다.
“안전하게 지켜 드릴 테니 편하게 움직이셔도 됩니다.”
“고마워요. 바로 여기로 가 주실 수 있을까요?”
나는 출발하기 전 케인에게 부탁해 받은 약도를 내밀었다.
“룬 길드 말입니까?”
“네, 여길 들렸다가 가려고요.”
“예, 알겠습니다. 그쪽으로 가라고 마부에게 이르겠습니다.”
“고마워요. 그럼 바로 출발해요.”
다행히 룬 길드는 골드 폭스 길드보다 가까운 곳에 있어 들렀다 가기가 수월했다.
나는 룬 길드에 도착하자마자 교환권을 다 끌어모아 만든 금화 주머니를 턱 내밀고 말했다.
“용병을 빌리고 싶은데요. 상급자들로요.”
직원이 금화 주머니를 보고 화사하게 웃었다.
“의뢰를 하러 오셨군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에블린 피어스예요.”
“네, 에블린 피어스 씨.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의뢰에 걸맞은 용병 목록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직원은 상냥하게 말을 한 뒤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이 다시 돌아왔다. 직원이 내게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했다.
“저희 VIP 회원이신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대표님의 지인이라고 하시던데 정말 죄송합니다!”
“네……?”
레드 룬하고는 초상화 일로 봤을 뿐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 길드의 VIP회원이 되어 있었다.
학연, 지연, 혈연이 여기서도 빛을 발하나?
“사과의 의미로 엘리트급의 용병들로 목록을 가져왔습니다. 인원수는 최대 99명까지 가능하며 그 이상은 3일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그렇게 많이는 안 필요해요.”
느닷없이 마차를 덮치는 바람에 피해가 컸던 거지 수족의 인원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대장을 제외하고도 다섯 명이 채 안 됐었던 것 같은데.
나는 찰나에 스쳐 가는 기억을 되짚었다. 엘리트급이면 열 명 정도면 되겠지?
“열 명 정도 필요해요. 시간은 두 시간 남짓이요.”
“네, 접수 되었습니다. 최상의 실력을 가진 엘리트급의 용병들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시간은 약 10분 소요됩니다.”
“고맙습니다. 비용은 어떻게 되죠?”
“에블린 피어스 씨께서는 VIP 할인이 따로 되시지만 저희가 사과의 의미로 일반 용병급의 의뢰비를 받겠습니다. 차액금은 저희 쪽에서 처리하게 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예, 돈 굳었다!
직원은 일반 용병급 10명의 수수료로 10골드를 정산했다.
엘리트급은 듣자마자 입이 떡 벌어질 것 같아서 감히 물어보지도 못했다.
마차를 호위하기 위한 엘리트급 용병은 정말 직원의 말대로 10분도 되지 않아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분위기를 폴폴 풍기는 용병들이었다.
밀러드 경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에 대해 의아해했지만 ‘꿈자리가 뒤숭숭했다’라는 말 한마디로 정리되었다.
그리고 골드 폭스의 길드로 들어서는 순간.
“친애하는 에블린 씨!”
돈 지랄을 할 시간이 돌아왔다.
세계관 최약체
하녀로 살아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