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in the Academy as a Warlock RAW novel - Chapter 228
227화
창조신 아브락사스.
이 세상을 창조한 절대자.
영겁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오며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온갖 기행을 일삼은 신.
그런 그가 처음으로 당황함을 느끼고 있었다.
“…….”
“꼴이 좋네? 제 아무리 절대신이라 해도 팔이 베이면 당황하나봐? 하긴, 당신들 재미를 위해서 불러낸 꼭두각시들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낼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겠지.”
“그래. 그대들이 이 정도로 강해질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솔직하게 놀랍군. 자일 지그하르트와 천악천 그대들은 정말 최고의 배우다.”
“지랄하고 있네.”
내 뒤편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지옥의 군세.
마신 바알을 제외한 지옥의 모든 존재들이 내 발밑 아래 모였다.
71명의 마신(魔神).
10명의 재앙(災殃).
그리고 수 억 명의 악마들.
“너희들의 가짜 왕을 죽여라.”
그들 모두가 지금은 나의 종속이었다.
【바알이 라파엘이었다니……. 결국 우리 또한 저자가 만든 장기말에 불과하지 않았다는 건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거 아니었어? 걱정 마. 아스모데우스. 네 꿈은 내가 이뤄 줄 테니까.”
【든든하군. 허나 이제 와서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냔 생각이 드는 구나. 어차피 나는 이 세계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을.】
“천천히 생각해봐.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까. 물론, 저 개새끼를 죽이고 난 뒤지만.”
【불가능 할 것 같지는 않구나. 그대에게는 저 마신이 존재하니까.】
“그치? 솔직히 나도 쟤 없었으면 감당 안 됐을 거 같긴 해. 근데 다행히도 쟤랑 나랑 드디어 같은 목적을 가졌잖아? 내가 이 세계에 온 이후로 이만큼 든든한 적이 없었어. 상대가 창조주? 뭐, 어쩔 건데. 내 검은 천악천인데.”
신살(神殺)의 검.
이미 의지만으로도 무엇이든 벨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천악천은 절대신의 근원에도 상처를 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제 아무리 창조주라고 해도 그의 검을 결코 피할 수는 없었다.
근원(根源)을 베는 검.
개연성을 베는 검.
이미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극의 주인.
이레귤러.
그것이 바로 천악천이었다.
그 어떤 신화 속 무기도, 절세의 보구도, 다른 차원에서 온 무기도 그에게는 필요 없었다.
그가 죽이고자 하면 죽는 것이고, 그가 베고자 하면 베는 것이다.
신검합일을 넘어서 신화경의 경지에 도달한 투신(鬪神).
세상을 창조하는 권능을 지닌 조물주조차 오로지 평생을 투쟁하며 살아온 천악천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야 말로 파괴와 투쟁, 무를 위해 만들어진 마귀.
“천마신공天魔神功.”
내가 곧 하늘이고.
“최종식最終式.”
이 세상의 중심이다.
“파천즉살신검破天卽殺神劍.”
나는 ‘죽음’조차 벨 수 있다.
* * *
천악천의 심검(心劍)은 결국 창조신 아브락사스의 근원을 베었다.
이 세계의 ‘절대신’조차도 모든 깨달음을 얻어 지고한 경지에 도달한 천악천을 막을 수 없던 것이다.
그 덕분에 나는 레메게톤의 마지막 페이지를 채울 수 있었다.
레게메톤을 만든 장본인인 아브락사스를 무력화하여 종속시킨 것.
마지막 페이지의 주인인 서열 1위, 마신 바알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근원이 박살났기에 반쪽짜리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었으니까.
“네가 원하는 소설의 종지부 드디어 썼다. 억울하게 붙잡혀온 두 명의 빙의자가 만악의 근원을 물리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끝~”
“……어찌 된 게 너는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군.”
“이해해라. 난 너랑 다르게 강인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지 않아. 본래는 평범한 인간이었다고.”
“나도 마찬가지다.”
“넌 처음부터 평범한 적이 없었어. 하여튼 잘 가라. 다시는 보지 말자고.”
“……우연이라도 보게 된다면 그땐 기필코 죽여주마.”
“제발 그러지 말자고 말하는 거야.”
천악천과 약속했던 대로 나는 그와의 종속계약을 해제했다.
어차피 내가 해제하지 않았더라도 지금의 그라면 어떻게 해서든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내 마기로 움직이는 놈이긴 하나 이미 깨달음을 얻어 근원을 벨 수 있게 되었으니, 결국 나와의 연결고리 그 자체도 베어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나를 베지 않고서 스스로 우화등선(羽化登仙)을 했다.
웃긴 건 자신의 세계가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등선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직 죽일 놈들이 많이 남았다. 바알이 말하지 않았던가. 이 세계를 보며 즐기는 외신들이 있다고. 내 세상을 찾아 여행을 떠나며 그들을 모조리 죽여 버릴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자극을 원했으니, 이 또한 좋은 자극이 되겠지.
즉, 자신을 구경거리로 삼던 타차원의 외신(外神)들까지 전부 찾아가 죽이겠다는 말이었다.
그들이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명복을 빌어줄 뿐이었다.
이제는 그 앞에 괴물이니, 전설이니, 이딴 수식어를 붙이는 것도 우스울 지경이었다.
그가 죽인다고 선언했으면 죽는 거다.
“천악천도 떠났겠다. 슬슬 이제 나도 가야겠지.”
그 전에 정리를 좀 하고.
바알까지 무릎 꿇게 만들었으니 나는 공식적으로 지옥의 왕이 되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고, 아스모데우스와는 약속한 게 있었으니 그녀에게 왕의 자리를 넘긴다고 말했다.
물론, 그냥 덥석 넘겼다가는 다른 강력한 마신들이 그녀의 자리를 탐낼 게 뻔했으니 내가 지니고 있는 마기 일부도 넘길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생각이 바뀌었다. 지옥의 왕이 되고 싶은 생각 따위 들지 않는 구나.】
“그래? 그거 때문에 나랑 계약한 거였잖아.”
【그랬었지. 허나 지금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구나.】
“그러면 어떻게 하고 싶은데?”
【그대와 함께 하고 싶다.】
“그 말은……. 내가 살던 세계로 함께 돌아가고 싶다는 거야?”
【그래.】
당황스러웠다.
아스모데우스가 이런 제안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황스러울 뿐이지, 사실 그녀가 내 옆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도 가지고 있었다.
【왜? 싫은가? 그 금발 계집은 괜찮고, 이 몸은 함께 하는 게 싫다는 말인가? 마신인 이 몸이 후계를 잇지 못하는 것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냐? 그거라면 괜찮다. 어차피 이 몸도 다 생각한 바가 있…….】
“진정해. 누가 싫대? 나야 정말 좋지. 이미 너는 내 동반자니까. 근데 중요한 건 만약 나를 따라오면 네가 마신으로서 쌓아온 힘을 전부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거야. 괜찮겠어? 몇 만 년 동안 신으로 살아왔는데?”
【그까짓 힘 따위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이다.】
그녀의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다.
“……참. 너는 진짜 할 말이 없다. 고마워, 아스모데우스. 네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야.”
【그렇게 고마우면 네놈이 살던 세계로 돌아가서 잘 하거라!】
“그래그래.”
생각해보면 그녀는 내가 살던 세계에 관심이 많았다.
그것 때문에 가려고 하는 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옥은 뭐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겠지. 애초에 특별한 규율이 있던 것도 아니고.”
차원을 이동하기 위한 마기만 필요했기에 다른 마신들에게는 계약을 해지해준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대부분 내 제안을 거절했다.
극마신(極魔神)의 종속으로 있는 것이 마신들에게는 커다란 업적이자 힘이라나 뭐라나.
아, 참고로 극마신은 나를 부르는 호칭이다.
자기들이 괜찮다는데 굳이 계약을 파기할 이유가 없었기에 나는 극소수의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계약을 유지했다.
“지옥은 대충 해결됐고. 남은 건…….”
나와 인연이 있는 자들.
갈 땐 가더라도 그들 모두를 챙겨주고 싶었다.
* * *
첫 번째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 이든에게 내가 지니고 있는 두 개의 재앙을 선물했다.
카미르(Camir)와 아트록스(Atrox).
이정도면 제국을 이끄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뢴달 하르만.
처음엔 적이었지만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어준 친구 같은 이였다.
그에게는 내가 지닌 각종 아티팩트와 불사의 군단, 그리고 지금은 살신(殺神)이 되어버린 과거 푸른달 출신의 로만을 선물했다.
평소에 감정을 그렇게 드러내지 않던 로만도 나와의 이별 앞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의외였다.
“울지 마, 인마.”
“…눈물 아닙니다.”
사역마인 그 또한 나를 따라가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졌지만 그에게는 여동생 데이지가 있었다.
세 번째로는 요한.
그는 이미 초월자의 경지에 올랐지만 나는 그에게 악시온을 선물해주었다.
들리는 얘기로는 살로몬 아카데미의 차기 이사장이 그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아, 그리고 조교인 무명과 결혼을 한다고…….
네 번째로는 발렌타인 자매.
반인반마와 성기사라는 환상적인 조합이지만 그녀들은 서로와 떨어져 있던 시간만큼 현재는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사이가 되었다.
모두 다 그녀의 어머니가 살아있어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나와 인연이 있는 두 자매에게는 쌍둥이 검을 만들어주어 선물했다.
다섯 번째로는 샬럿 메이지.
괘씸한 꼬맹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싫지는 않았다. 또 왜 그런 성격이 되었는지도 알고 있었으니까.
그녀에게는 정령왕과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여섯 번째로는 실프.
하이엘프인 그녀가 필요할 건 딱히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세계수의 씨앗을 선물했다.
마지막으로는 프레이.
내가 그녀에게 줄 선물은…….
“다녀왔어. 프레이.”
“어서 와요. 자일.”
지금껏 내 생환만을 기다리고 있던 그녀가 웃으며 나를 반겼다.
“정말 성공했군요.”
“응. 이제 전부 끝이야.”
그녀가 내 품에 안겼다.
“고생했어요. 정말로.”
“그래. 이제는 돌아가려고 해. 아직도 그 마음은 변치 않았어?”
프레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에요. 저는 이미 결정했는 걸요. 당신과 평생 함께 하기로.”
“하지만 이곳에는 너의 가족들과 네가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잖아.”
“……그렇죠. 그래도 전 자일과 함께 있고 싶어요.”
나를 위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녀의 얼굴은 씁씁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녀에게 줄 선물은 바로.
“그럼 조금 더 있다가 갈까?”
“네? 그래도 되는 거에요?”
“물론. 그거야 내 맘이니까.”
바로 이곳에 더 머물다 가는 것이었다.
적어도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제 수명이 다해 죽는 모습을 볼 때까지.
나야 이미 수명은 의미가 없는 존재였고, 그녀 또한 초월자이자 내 사도가 되었기에 100년, 200년 정도는 구애 받지 않는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내 힘이 있다면 불멸로 만드는 것 또한 가능했고.
아, 물론.
본래 세계로 돌아가면 이것들 모두 아마 사라질 것이었다.
허나 나는 절대자가 되어 얻은 이 힘보다도…….
이제는 그저 본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 뿐 이었다.
“고마워요. 자일.”
“고맙긴. 그동안 기다려줘서 고마워.”
그녀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를 최대한 배려해주기로 결심했다.
.
.
.
.
2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예상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였기에 그리 길지 않게 느껴졌다.
이만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선 죽은 사람보다 살아있는 사람이 더 많았다.
초월자가 된 요한이나 발렌타인 자매.
하이엘프인 실프.
마신들은 뭐 말할 것도 없었고.
아, 샬럿과 이든은 수명이 다해 사망했다.
말년에는 좀 철이 들었나 싶었지만 여전히 개떡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던 둘이었다.
그 날 프레이가 어찌나 눈물을 흘리던지……. 아마,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눈물을 흘렸던 걸로 기억한다.
나와 프레이는 조촐하게 식을 올렸다.
부부가 되었지만 아이는 일부러 갖지 않았다.
우리는 돌아가야 했으니까.
그리고 드디어 때가 됐다.
“준비됐어, 프레이?”
“네. 자일.”
마신, 바알의 힘으로 차원문을 열었다.
200년간 지구로 돌아갈 좌표는 확실하게 계산했기에 어디 이상한 곳으로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잘 있어라.”
나와 프레이는 손을 잡고서 차원문 안으로 들어갔다.
* * *
지구로 귀환하고 한 달이 흘렀다.
우습게도 내가 소설에 빙의한 동안 지구의 시간은 단 1도 흐르지 않았다.
마치 내가 겪었던 그 모든 일들이 꿈이었던 것처럼.
“아. 씨X 꿈.”
사실 이거야 말로 가장 합리적인 결말이기도 하다.
애초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겪는 것부터가 꿈이 아니라면 설명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그러나 내 옆에 있는 여성의 존재가 그 사실을 전면으로 부정했다.
“자일. 일어났어요? 아침 했으니까 밥 먹어요.”
“고마워, 프레이.”
식탁에 앉은 나는 그녀가 끓여준 김치찌개를 먹었다.
옆에는 매혹적인 색기를 발산하는 육감적인 몸매의 여인이 크게 하품을 하며 투덜거렸다.
“또 김치찌개더냐. 다른 것 좀 해와라. 프레이.”
“내일은 부대찌개 해드릴 게요.”
“오! 그거 좋구나.”
그녀의 이름은 아스모데우스.
이곳에서는 김아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무직, 백수, 기생충이다.
좋아하는 건 롤.
티어는 아이언 2.
“아스모데우스! 내가 마기 쓰지 말랬지.”
“깜빡했구나.”
마기를 이용하여 숟가락을 공중에 띄운 아스모데우스를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지구로 귀환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마력과 마기를 다룰 수 있었다.
전에 비하면 세발의 피에 불과하지만 그 전이 워낙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기에 지금도 웬만한 마신들은 가볍게 털어먹을 정도의 마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 정도의 차원을 넘어도 마기가 유지된다는 건……. 레메게톤의 계약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거겠지.’
이참에 완성된 레메게톤을 소환하자 내 앞에 거대한 책이 모습을 드러냈다.
내 의지에 반응한 레메게톤이 저절로 페이지를 넘겼다.
서열 10위 부에르(Buer).
서열 9위 파이몬(Paymon).
서열 8위 바르바토스(Barbatos).
서열 7위 아몬(A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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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3위 바사고(Vassago).
셔열 2위 아가레스(Agares).
셔열 1위 바알(Bael).
여전히 그대로였다.
차원을 넘어 귀환했음에도 힘이 그대로 유지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기에 당황스러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에게 나쁠 건 없었다.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이었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평화주의자다.
이곳에서 또 새로운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스모데우스와 프레이에게도 정말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힘을 사용하지 말자고 얘기를 해놓은 상황이었다.
허나 저 청개구리는 쉽게 내 말을 들을 위인이 아니었다.
“자일. 저 일 다녀올게요. 오늘도 파이팅 하세요.”
“고마워, 프레이. 프레이도 고생해.”
“네~”
프레이가 내 뺨에 입을 맞춘 뒤 집을 나섰다. 이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인근에 위치한 검도 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 외에도 많은 것을 하고 싶은 듯 했으나 일단 천천히 하나하나 시작해보라고 권유했다.
뭐가 됐든 그녀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전부 밀어줄 것이다.
식사를 마친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갔다.
책상에 앉은 나는 노트북을 연 뒤 한글파일을 켰다.
내가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드디어 웹소설로 연재할 계획이었다.
이미 머릿속에 글이 가득했다.
이렇게나마 내가 격은 일들을 알리고 싶었다.
누구에게는 그저 한낱 유희거리에 불과하겠지만 그러면 어떻고, 이러면 어떠하리.
어떤 세상에서는 정말 이런 일을 겪은 이들이 존재할 수도 있었겠다 라고만 생각해주어도 내가 바라는 바는 이루는 것이었다.
“필명은 뭐라고 할까…….”
문득 떠오르는 구도의 마신.
구도는 너무 딱딱하니까 ‘구원’으로 하자.
타닥. 타닥.
“제목은…….”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이내 딱 맞는 제목을 떠올렸다.
아카데미 흑마술사로 살아남기.
“많은 독자 분들이 내 이야기를 읽어주었으면 좋겠네.”
간절한 소망을 담아 업로드를 한 뒤, 노트북을 닫았다.
아마 그렇게 될 거다.
그리고 내 글을 끝까지 읽어준 분들에게 나는 무한한 감사를 표하게 되겠지.
-아카데미 흑마술사로 살아남기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