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over the family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0
10 : 하숙집에서 나가라구요? (1)
아름답다 못해 성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엉덩…. 여자를 따라 중앙그룹 본사 건물로 들어갔다.
이게 회사 건물이야 호텔이야! 겁나 으리으리하네.
그렇게 놀라는 내 시야에, 로비 한쪽에 설치된 보안검색대가 보였다.
중앙그룹의 보안은 유명하다.
살짝 과장해서 말하면, 중앙그룹에서 서류 한 장 빼 오는 것보다 공항을 통해 마약을 들여오는 것이 쉽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에이. 당연히 마약이 훨씬 어렵겠지. 아무리 그래도 마약이 서류보다 쉬울까?
아무튼 그 정도로 어렵다는 이야기다.
마치, 그런 루머가 진짜라고 주장하기라도 한 듯, 보안검색대 근처의 검은 양복을 입은 형들은 무서운 눈초리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노려보고 있다.
그런 검은 양복 형들이 무섭지도 않은지, 성스러운 엉덩… 아니, 여자는 거침없는 걸음으로 공항 보안검색대를 연상케 하는 중앙그룹 보안검색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응? 그리로 가면 안 되는 거 아냐? 직원인 여자야 그렇다고 쳐도, 나는 출입증 받아야 하는 거 아냐?
신분증 맡기고, 핸드폰에 스티커 붙이고, 여기서 서류 한 장이라도 빼 가면 장기와 맞바꾼다는, 그런 서류에 사인해야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닌가?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을 모르는 듯, 여자는 보안검색대로 성큼성큼 다가간다.
일단 따라가 보자. 뭔가 생각이 있겠지.
여자는 보안검색대 앞에 서더니, 짬밥 좀 드셨을 것 같은 검은 양복 아저씨 앞에 딱 선다.
보안 2팀장이라는 명찰을 달고 있는 무섭게 생긴 아저씨다.
“손님을 모셔 왔습니다.”
여자가 말하자, 보안 2팀장이라는 아저씨가 작게 고개를 숙인 후, 게이트를 열어 준다.
뭐야? 진짜야?
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여자의 엉덩… 아니. 이 자식아! 쫌!
여자를 따라, 게이트로 들어갔다.
보안 3팀장 무서운 아저씨는 나에게도 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내 그럴 줄 알았지. 그럴 것 같더라.
나도 재빨리 고개를 숙인 후, 지나간다.
후아. 이거 잘못한 것도 없는데 살 떨리는구만.
보안검색대를 지나자 바로 엘리베이터 로비가 보인다.
로비에는 가슴에 자랑스러운 중앙그룹 사원증을 단 수많은 사람들이 로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역시 30만 사원을 보유한 중앙그룹 글로벌 헤드쿼터! 사람 겁나 많구만.
나를 안내하는 여자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로비에 멈춰 있는 엘리베이터로 다가갔고,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타시죠.”
나는 주춤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새치기잖아. 이거….
그런 내 생각을 증명하듯, 로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모인다.
넌 뭔데? 넌 뭔데 줄도 안 서고, 엉?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나는 재빨리 여자에게 눈으로 말했다.
‘우리 줄 서서 타요. 기다렸다가 타요.’
그런 내 눈빛을 읽기라도 하듯 여자가 나에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입니다.”
여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엘리베이터를 잡고 있던 검은 양복이 나에게 고개를 숙인다.
나는 임원은 아니지만, 재빨리 엘리베이터에 탔다.
임원전용 엘리베이터고 나발이고, 나에게 모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안 되겠다.
내가 타자 바로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부드럽게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서류 한 장 빼 오기 힘들다는 중앙그룹 보안검색대를 아무런 등록 없이 지나가고,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인지 뭔지를 새치기해서 타고. 참 적응 안 되는데….
요 며칠간 상식이라는 것이 나를 비켜 가고 있었다. 오늘은 더욱 그렇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멈추었고 문이 열렸다.
열린 문 뒤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딱 봐도 높은 직급으로 보이는 댄디한 분위기의 중년 남자였다.
“어서 오십시오. 비서실장입니다.”
남자가 정중하게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나에게 하는 인사가 아닐 거야. 내 뒤에 누군가가 있을 거야. 저 댄디한 비서실장 아저씨의 인사를 받을 만한 누군가가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는 나와 나를 안내한 여자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저 인사는 나를 향한 인사가 분명하다.
그렇게 합리적 결론을 도출한 나는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댄디한 비서실장님이 나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그가 안내한 문 앞에는 ‘회장실’이라는 명패가 붙어 있었다.
남자는 문을 노크하고는 대답도 듣지 않고 문을 열었다.
“들어가시죠.”
남자의 안내에 나는 주춤거리는 걸음으로 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문 뒤에 강민철 회장님이 서 있었다.
***
“어서 오십시오.”
내 등 뒤의 문이 닫히자, 강 회장님은 양손을 모으고 90도로 허리를 굽혀 나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나도 덩달아 허리를 굽혔다.
나이도 많으신 분이 90도로 숙이셨으면 난 100도로 숙이는 것이 맞겠지.
그렇게 허리를 숙이고, 자세를 유지했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다. 나는 이미 강민철 회장님과 인사를 나눠 봐서 안다.
허리를 펴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나는 그 자세를 유지했다.
아이고, 참말로 기운도 좋으셔. 참 오래도 접고 계시네.
오랜 시간 후에 허리를 펴신 회장님이 날 소파로 안내했다.
“방문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자리로 모시겠습니다.”
전화 통화를 할 때도 그랬지만, 참… 적응 안 되는 극존대다.
나는 어색한 자세로 강 회장님이 앉으라는 자리에 앉았다.
근데 여기 상석 아닌가?
“찾아오시는 데 힘드시지는 않으셨습니까?”
하석에 앉은 강 회장님이 자세를 낮추며 물어보신다.
“아닙니다. 지하철 타고 오니 금방이었습니다.”
강 회장님이 내 말에 황급히 놀란다.
“지하철을 타고 오셨습니까?”
“…네.”
“이 노복이 찾아뵈었어야 하는 건데….”
“아니! 아니요. 저 지하철 좋아합니다!”
난 지하철이 싫다. 정확히 말하면 그 계단이 싫다.
“죄송합니다. 우둔한 노복이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다음부터는 꼭 차량을…. 아니. 제가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음부터는? 또 뵈어야 하는 건가요?
“아… 네…. 뭐. 다음에… 뭐…. 그나저나 오늘 어쩐 일로 저를 보자고 하신 건지….”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자, 나를 이곳까지 안내한 여자.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엉덩이, 이보다 더 아름다운 가…. 아무튼 그녀가 차가 담긴 쟁반을 들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지금까지 모습을 살펴보았을 때, 아무래도 비서인가 보다.
“우선 목부터 축이시지요. 어찌. 진지는 잡수셨는지요.”
진지…. 그 단어가 적합한 나이가 아닙니다!
“네. 학식 먹었습니다.”
내 말에 회장님의 얼굴에 의문이 떠오른다.
“학식이라 하심은…?”
회장님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내 앞에 우아한 모습으로 찻잔을 내려놓는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은 여자였다.
“학생 식당을 말씀하시는 겁니다.”
내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인다.
“아. 그러셨군요. 참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학생 식당이라면 음식도 변변치 않을 터인데….”
아니요. 저기요. 회장님. 우리 학교 학생 식당 중앙그룹 계열사에서 하는데요?
“저희 계열사입니다. 식당 운영 업체가.”
찻잔을 내려놓은 그녀가 소파 말석에 조심스럽게 앉으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역시 아름다우신 분이 현명하시기까지 하시군요.
그나저나, 어쩌면 저렇게도 조신하게 앉을까?
저 다리 좀 봐 봐. 무릎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저 라인 봐 봐. 저 피부 봐 봐. 와. 씨… 와….
안 되겠어. 난 오늘 신력을 써야 되겠어.
할아버지가 알아채겠지? 패널티를 주겠지? 매우 아프겠지?
까짓 거 쓰고, 맞으면 되지.
저 다리 라인은 목숨을 걸 가치가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저 비서분 왜 안 나가시지?
“그런가? 그럼 당장 식단과 식재료를 재점검하라고 지시를 내리도록. 작은어르신이 드시는 식사인데.”
강 회장님은 그렇게 말씀하시곤 다시 나에게 고개를 숙인다.
“작은어르신, 죄송합니다. 이 노복이 우둔하여 모르고 있었습니다.”
“업무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비서님이 말씀하신다.
네? 저기요? 회장님? 비서님?
“아니. 아니. 저기. 좀. 그. 잠시만. 아니. 저기 회장님.”
당황한 내가 손을 들며 말했다.
두 사람, 회장님과 소파 끝에 앉아 있는 거어어어어어업나 아름다운 비서님의 시선이 나에게 모인다.
그런데 조금 다르다. 회장님의 시선에는 의문이 담겨 있는데, 여자의 시선에는 미소가 담겨 있다.
비서… 아닌가?
“아니. 저기. 갑자기 그러면. 좀. 이상해하지 않을까요? 저 하나 때문에…. 그리고 학생 식당 괘… 괜찮은데요. 싸고 맛있고.”
앗! 이런. 너무 나갔다. 내가 뭐라고. 감히 회장님 앞에서. 주제도 모르고!
“그리 말씀하신다면…. 알겠습니다. 작은어르신의 뜻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어? 이건 아닌데?
“우둔한 노복을 깨우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참으로 이 나이 먹고도 이렇게 아둔한지. 작은어르신 일이라 급한 마음에. 생각이 짧았습니다.”
회장님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까먹었을까 봐 이야기하면, 중앙그룹은 대한민국 재계 그룹 서열 1위, 글로벌 7위의 기업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넘게.”
나도 다시 고개를 숙였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이 모든 것이 어르신, 그리고 작은어르신의 것입니다. 주인께서 자신의 것을 주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거늘. 그런 말씀은 거두어 주시옵소서.”
미치고 환장하겠네. 이거 적응 안 되네. 저 극존대만 해도 참 버티기 힘든데, 내용은 더하다.
회장님. 저 겨우 21살, 대학 2학년이라고요! 저 같은 놈 이야기 들으시면 안 돼요! 여기 직원만 40만 명이라고요!
잠깐만, 중앙그룹이 내 것이라면…. 저기, 저기, 저 비서님도.
아니다. 그런 생각이 아니다. 회사가 내 거니까, 직원도 내 거야! 그러니 비서도 내가 마음대로 농락하겠어! 이런 미친 생각을 하는 게 아니고, 그 뭐냐. 그 있잖아. 그 자주 보면 정분난다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의미로 하는 이야기지.
아무튼, 중앙그룹은 욕심 없지만, 아니, 욕심 조금 나지만, 무엇보다 저 비서님과 가까워질 수 있다면….
그런 망상을 하는 내게 강 회장님의 과분한 칭찬이 이어진다.
“허허허. 다시 한번 놀랍습니다. 참으로 작은어르신의 깊은 지혜는.”
지혜요? 저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건 그렇고. 제가 이렇게 뵙자고 한 이유는….”
나는 자세를 바로 했다.
드디어 본론이다.
“그동안 가까운 데 있으면서도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를 드리려 함입니다.”
넵? 사죄요?
“저번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주인 되시는 분이 찬 이슬을 맞을 때, 노복이 비단 금침을 덮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동안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시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노복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잤습니다. 정말 죄스러움이 천지에 가득한 심정입니다.”
저 노숙한 거 아니라니깐요? 그리고 밥도 잘 먹고 다니는데요? 하숙집 주인 할머니가 세끼 다 챙겨 주시는데요?
“아니. 뭐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는….”
“저번에 작은어르신께서 먼저 올라가신 후, 제가 눈물로 읍소해 어르신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어르신의 당부 때문에 제대로 준비는 못 하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거하실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해 드릴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습니다.”
“…할아버지가요?”
그럴 양반이 아닌데요?
“그렇습니다. 어르신도 말씀은 안 하시지만 내심 작은어르신이 마음에 걸리셨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럴 양반이 아닙니다!
“그래서 서울에 올라와 바로 준비를 했지만, 노복이 부족하여 이제야 준비가 끝났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거처를 옮겨 주심이 어떠하신지요?”
요약하면 이사를 가라?
흐음…. 이사 가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뭐 사실 지금 하숙집 나쁘지 않다. 하숙집 주인 할머니가 잔소리가 조금 심하지만, 난방 빵빵하게 틀어 주시고. 밥도 맛있고, 하숙집 형들도 다들 괜찮다.
무엇보다 태어나서 처음 가진 나만의 공간인데. 나름 정들었는데.
“저기.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제가. 그. 좀. 뭐랄까요.”
“어디 불편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아니. 그 역시. 할아버지도 좀 걸리고….”
“그 부분이라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노복이 허락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조만간 거처를 옮기셔야 하는데 조금 이른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조만간?
“저번에 성소에서 어르신의 지시를 받았습니다.”
성소란다. 성소(聖所), 성스러운 장소.
그 시골집이. 30년은 넘어 여기저기 삐걱거리는 그 시골집이 성스러운 곳이란다. 아이고야.
“그… 이사하려면 저도 준비도 좀 필요하고. 그 주인 할머니와 계약 기간도 남았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부분이라면. 이 노복이 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어르신께서 허락하셨습니다. 허락은 이제 노복에게는 지켜야 할 명령이고, 의무가 되었습니다. 이 노복을 봐서라도 제발 허락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 말을 끝으로 회장님은 몸을 일으켰다.
안다. 저 자세가 뭘 의미하는지 나는 알고 있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두 손을 허벅지에 올리는 저 자세. 무릎을 꿇기 위한 준비 동작이다.
무릎?
“네! 알겠습니다! 옮기겠습니다! 당장 옮기겠습니다!”
빠르게 말했다.
노복이고, 주인이고를 떠나서, 저렇게 나이 많은 분이 무릎을 꿇는 것은 생리적으로 불편하다.
할아버지가 그랬잖아. 무릎도 안 좋다고.
“그래 주시겠습니까?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회장님은 무릎을 꿇으려는 그 자세 그대로 다시 허리를 굽혀 머리를 조아렸다.
나도 질 수 없지. 재빠르게 일어나 같이 조아렸다.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회장님은 말석에 앉아 있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그나저나, 저 여자분, 백 명에게 저 여자 예쁘지 않냐고 물어보면 오십 명은 그렇다고 말하고, 사십 명은 졸라 예쁘다고 말하고, 열 명은 대답도 못 하고 얼굴만 멍하니 바라볼 것처럼 예쁜 여자분은….
비서 아닌가? 비서가 이런 장면을 봐도 되나? 중앙그룹의 회장님이 어리고 어린 나에게 고개를 숙여 굽신굽신거리는 모습을 봐도 되는 건가?
여자의 얼굴에는 놀라움 같은 표정은 없다. 그저 예쁜, 아주 예쁜, 아아아아아아아주우 예쁜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준비시키렴.”
회장님이 여자에게 말했다.
준비? 무슨 준비?
“알겠습니다.”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뭐를?
그리고는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얼굴로 가져갔다.
전화? 어디에?
“진행해 주세요.”
여자가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전화기 너머로 ‘알겠습니다. 어쩌구….’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진행? 무슨 진행?
“저기….”
“하명하십시오.”
회장님이 다시 머리를 숙였다.
“진행이라 하심은….”
내 질문에 대답한 것은 비서로 추정되는 여자분이었다.
“작은어르신의 짐을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짐 자체가 많지 않으니 3시간 정도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짐을 옮겨? 지금 당장? 3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