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 of the Fake Hero RAW novel - Chapter (112)
가짜 용사 이야기-112화(112/310)
#8 :
[3. 심연이 돌아왔다] 영주 아르츠레히드 [새로운 지역 : 엔더스킵 성채.]엔더스킵 성채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한낮이었다.
황야 한가운데 우뚝 솟은 조촐한 성채였다. 사쿠라이가 의아함 속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저딴 게 영웅들의 처소?”
“그래, 한국 국방부를 정확히 반영한 느낌이지.”
“한국 국방부가 저런 곳에 세워져 있어요?”
“말을 말자. 현수 씨는 알죠?”
“일개 군인으로서 국방부 지휘관분들을 평가하는 건…….”
아니, 현수야…… 일본 여자 앞이라고 신사적인 척하는 거냐? 설마 아니지? 그런 놈 아니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솔안개 숲> 어귀에서 사막을 가로지르는 동안 흙먼지를 잔뜩 마신 터라 목이 까끌까끌했고 괜한 짜증도 솟았다.
“저것만 봐도 알지.”
사쿠라이의 표정이 야릇한 위화감으로 변했다.
성채 주변으로 모인 민가, 그 구성원들을 본 것이다.
요정 여아와 인간 남아가 어울려 놀았다. 양지쪽에서 요정과 인간 부녀자들이 뒤섞여 깔깔거리고 있었다.
그걸 신기하게 보는 걸 보니, 뉴비 시절이 떠올라 괜한 그리움이 느껴졌다.
“신기해?”
“네. 요정과 인간은 견원지간이라고 들었는데요.”
그렇다. 그 이유는 인간은 태양을 섬기고 요정은 달을 섬기기 때문이란다.
왜 그딴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원래는 너도나도 태양과 달 모두를 섬겼다는데.
지금은 성도의 점유권을 두고 끝없이 싸우고 있는 형편이었다. 요정은 인간을 경멸했고 인간은 요정을 증오했다.
요정은 선택받은 첫 번째 자손.
선민사상에 찌들었으나, 최초의 해방 전쟁을 이끌었던 이들의 후예란 설정을 알게 되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그 증표로 귀가 길쭉해지는 할례(割禮) 의식을 치렀는데, 요정들은 확실히 기본적인 신체 능력이 인간보다 몇 수는 위다.
하지만 요정은 기술을 적대하고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여 기술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래 기울어져 있던 힘의 균형은 아인(兒人; Dwarf)들이 총기를 개발한 이후 이상하게 맞물리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인간의 폭발적인 번식 능력도 한몫했다.
요정병 하나가 근접전에서 인간 병사 10명은 거뜬히 상대한다지만, 너도나도 한 방인 총 앞에서는 상황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여긴 달라. 성도도 그렇고. 아직 왕이 살아 있거든.”
“아직, 이라는 소리는 곧 죽는다는 소리네요?”
“그러니까 정을 주지 마. 금방 다 죽는다.”
그렇게 가차 없이 말했다만 눈빛이 처연하게 흐트러지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래…….
내가 몇 번을 시도했는데…….
이 세계는 멸망할 운명이다.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어.
“말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 같은데, 제 착각 아니죠?”
“냅둬.”
“걱정 마세요. 그런 쓸데없는 정 같은 거 안 줄 테니까. 저요, 아빠 살리려고 여기 왔어요.”
“뭐?”
“우리 아빠요, 지금 식물인간 상태예요…… 살리고 싶어요. 살릴 수 있을까요?”
그 질문은 꼭 이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을까요, 이렇게 들려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나저나 아빠라…….
이 녀석이 거짓말한 게 아니라면, 우린 같은 아픔을 공유한 채 이 세상에 들어온 거구나.
왠지 모를 동질감이 뭉클거렸다.
그러나 친하지 않은 여자의 말은 결코 믿지 말라는 친형의 격언을 받들어서 완전히 믿지는 않겠다.
“에델, 나를 따라오게.”
엘우드를 따라 말을 몰아가는 곳에는 인파가 몰려 있었다. 거기에서 환성이 터져 나왔다.
“해냈습니다!”
“역시 영주님이십니다.”
“아니, 자네들 모두의 덕이네.”
위화감이 느껴지는 건 똑같군. 어젯밤, 그 끔찍했던 세계와 이곳이 정녕 같은 세계인가.
요정 장정과 인간 장정이 손뼉을 마주쳤고, 요정과 인간 아이들이 뒤에서 언제 달려볼 수 있냐고 징징거렸다.
“욘석들아! 이건 철도라고 해서 열차가 와야 탈 수 있는 길이야.”
더 가까이 다가가니, 인파가 둘러싸고 있는 것의 정체가 보였다.
그것은 철도였다.
철강을 정교하게 짜 맞추어 만든 철로가 서쪽으로 길게 뻗어 나가고 있었다.
이 철로가 성도와의 길을 잇고 물자를 잇고 요정의 땅으로 가는 길을 잇는 날을 꿈꾸고 있을까.
“영주님.”
그때 엘우드가 말고삐를 당기며 소리쳤다.
영웅을 만날 시간이었다.
영웅…… 그 영웅이 인파 속에서 걸어 나왔을 때, 뉴비 때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었지.
키와 체격은 평범.
눈매가 서글서글한 하늘빛 머리칼의 청년.
미소가 호남형인 건 사실이었지만, 어떠한 영웅적 자질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그는 영웅이다. 이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성도의 정세를 어떻게든 지켜온 영웅.
안장에서 뛰어내린 다음 그 앞에 정중히 부복했다.
“화급한 사안입니다.”
엘우드도 말에서 내린 상태였다.
엘우드가 영웅에게 말하는 사이 사쿠라이에게는 “고개 숙여”라고 속삭였다.
“무슨 일인가?”
“여기서 말씀드리기가…….”
엘우드가 난감하다는 듯 주변을 쓱 훑었다. 인파가 눈을 반짝이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조용히 말해보게.”
엘우드가 그들을 슬쩍 살피더니, 입을 가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자 영웅의 미소가 천천히 걷히고, 그 눈동자에 어둠이 드리워져 갔다. 아까 엘우드가 보였던 반응과 똑같이.
심연은 그토록 두려운 존재다.
“……자네, 그게 정말 사실인가? 신들에게 맹세코?”
“예, 영주님.”
영웅이 부하들에게 일대 경계를 강화하라고 명령한 뒤에 나를 돌아보았다.
“자넨 날 따라오게.”
[서브 퀘스트 갱신 : 심연이 돌아왔다 (2)]ㆍ 영주 아르츠레히드가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심연이라니? 그 악몽의 재림을 어찌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에게 심연의 재림을 분명히 설명하십시오.
* * *
“영주님, 저자들이 말한 건 사실일 겁니다. 제가 <델라이텐> 중앙도서관의 문헌에서 보았던 전설과 완벽히 일치합니다.”
헐벗을 정도로 조촐한 영주관.
늙은 마법사가 <델라이텐>을 언급하자 영주 아르츠레히드의 표정이 또다시 일그러졌다.
그래…… 당연한 반응이다.
<델라이텐>은 마법사들이 학문을 수학하는 신성인류제국의 필두 대학으로, 이 세계 지식의 보고로 불리는 장소였다.
일반인은 감히 들어갈 수조차 없는 곳이다.
그런데 그곳의 지식을, 일개 하급 병사가 줄줄 외고 있는데 믿지 않고 배기겠는가.
“이보게, 젊은이.”
“말씀하십시오.”
“밤하늘에 균열이 생겼던 것 같다고 했지. 그러한가?”
마법사는 <잊혀진 왕들>, 벌레 군주 켈렉─샼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극적인 묘사로 켈렉-샼의 강림을 설명했다.
물론 켈렉-샼의 이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 이상 말하면 의심만 받을 테니까.
“오, 맙소사…… 결국 다시 때가 왔단 말인가.”
늙은 마법사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걸 보고는 아르츠레히드도 이 상황이 예사 사태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 것 같았다.
영웅 아르츠레히드.
그는 영리한 NPC였으니까.
“엘우드 경.”
“예, 영주님.”
“저들을 발견한 장소가 어디였지?”
“<솔안개 숲> 어귀였습니다. 양명군 포로들이 끌려갔다고 보고된 장소 말입니다.”
“행색은?”
엘우드가 나를 쓱 보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무장 하나 없었습니다. 가죽 갑옷도 저렇게 누더기였고요.”
“존경하는 영주님.”
마법사가 재촉하듯 말했다.
“어서 전하에게 알려야 합니다. 비단 전하만이 아니라 대륙의 황제 폐하와 법황 성하에게까지 알려야 하는 화급한 사안입니다!”
아르츠레히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한참 동안 집무 탁상을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신경질적으로.
나는 안다.
네가 지금 무엇을 계산하고, 무엇을 내다보고 있는지.
하지만 너는 모른다. 이 사건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를.
당신이 지금 어렴풋이 그려내려 하는 소박한 미래의 소망조차 무참히 깨어져 멸망하는 게 이 세계의 끝이라는 걸.
멸망의 운명이 분명하게 정해진 세계의 원주민들이라니, 그 깨달음에서 오는 슬픔은 이미 버린 지 오래다.
그때 두들김의 소리가 멎었다.
아르츠레히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기까지 긴장감이 영주관을 맴돌았다. 창밖에서 새가 짖었다.
“성도로 가겠다.”
“직접 말씀이십니까?”
마법사의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위병들에게 우리를 가리켜 보였다.
“저들을 씻기고 예복을 입혀라.”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빠르게 끝을 봐야 한다.
전율로 몸이 떨렸다. 이데아 반도의 이벤트를 어서 마치고 대륙으로 건너가야 살길이 있었으니까.
황녀 선출전이 일어나기 전에, 성배 전쟁이 개전하기 전에.
다른 엘리트 플레이어들이 대륙에서 세력을 완전히 확립하기 전에.
“영주님, 어떤 예복을 입힙니까?”
“어전으로 나아갈 만한 예복.”
어전이라니…… 병사들이 아연실색했다.
아르츠레히드가 나를 바라보았다.
아직 의심의 기색이 눈동자에 남아 있었다.
“전하께 저자를 데려갈 것이다.”
[서브 퀘스트 갱신 : 심연이 돌아왔다 (3)]ㆍ 영주 아르츠레히드가 당신을 성도의 왕, 의수왕(義手王) 요르한 3세에게 데려가고자 합니다. 심연, 그 악몽의 재림. 이 세계에 종말이 시작된 걸까요? 결과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왕에게 알려서 대비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아니,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어. 이 사건을 시작으로 세계는 빠르게 멸망해 간다.
의수왕 요르한도 요정왕 발데마르도 황제 유레곤도 제1황녀 힐더도 막지 못하는 <잊혀진 왕들>의 재림, 그로 인한 확실한 종말의 미래.
그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러니 이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이 세계는 멸망해야만 한다.
바로 그것이,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이 세계의 운명인 것이다.
* * *
흑양 기사단의 망나니들과 조우한 건, 성도로 향하는 서명가도(西明街道) 위에서였다.
아직 엔더스킵까지는 열차가 통행하지 않았으므로, 성도로 향하려면 서명가도를 따라 동진해야 했다.
그때, 흑양 기사단이 황야의 모래바람을 몰고 나타났다.
우리는 아르츠레히드 기마대의 후미에서 말을 몰고 있었다. 기마병 일곱에 기사 1명.
상대 흑양 기사단은 기억하기로 기사만 10명은 될 것이다. 종자에 시종까지 합치면 최소한 40명이겠지.
슬슬 나타나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눈앞에서 대규모 요정 상단(商團)이 이동하고 있었으니까.
아르츠레히드가 상인들에게 사근사근하게 말을 건네던 중이었다. 아르츠레히드는 저토록 요정에게서도 평판이 좋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나는 닥쳐올 위험을 알고 있었기에 그 광경을 긴장 속에서 살피고 있었다.
“현수 씨.”
“네.”
“총 잡으세요.”
박현수가 엔더스킵에서 받은 증기총(蒸氣銃; Steamgun)을 쥐었다.
이 시대는 증기 문명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발전한 시대다.
총 또한 화약이 아닌 증기나 가스로 발포되었는데, 그 구조가 신기한지 박현수는 아까부터 거듭 총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래도 역시나 UDT/SEAL 출신인지 금방 사용법을 알아챈 것 같았다. 마음에 든다.
“총, 느낌 괜찮죠?”
“다만 제가 이런 종류의 총을 쏴본 적이 없어서…… 영점 조절도 안 됐을 텐데요.”
“속사 스킬 올렸으면 문제없습니다. 그리고 707이랑 어깨를 맞대는 UDT가 뭔 엄살이 그리 심합니까?”
“UDT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건 제가 받은 훈련에 없었습니다.”
아, 답답해 돌아가시겠네.
이래서 부사관 놈들은…….
“걱정 말고, 제가 쏘라는 놈 쏘세요. 무조건 맞을 테니까.”
내 허리춤에는 칼이 차여 있었다.
물론 마법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까지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박현수를 사용할 생각이었다.
“근데 왜 상단을 덮치는 거예요?”
안장 앞에서 사쿠라이가 고개를 뒤로 쳐들었다.
우리 챌린저 누님.
챌린저 누님께서는 원딜이시라 말 타는 법을 몰라서 이렇게 불가촉천민인 서포터가 고삐까지 잡아 드려야 하는 것이다.
“엔더스킵에서는 요정과 인간들이 함께 잘 살았잖아요.”
검지와 엄지를 비볐다.
돈.
“돈이 되니까. 이교도 척살이라는 명분도 있고.”
역시 그때였다. 언덕 위에서 행진하던 상인들이 이쪽으로 쫓기듯 달려오고 있었다. 상인뿐만이 아니라 아이들과 여자도 있었다.
땅을 크게 울리는 말발굽 소리.
그 소리에 칼이 살점을 저미는 단말마의 비명들이 섞여들었다.
잠시 후 언덕 위로 학살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둔중한 투구에 기병용 권총을 찬 기마병들, 바람에 휘날리는 순백색 망토와 깃발에서 검은색 태양이 힘차게 펄럭였다.
검은 태양을 섬기는 흑양 기사단, 성도의 대표적인 과격파 세력이다.
“전원, 전투 준비!”
압도적인 열세 속에서도 아르츠레히드는 침착했다. 엘우드 역시 그러했다. 아르츠레히드의 기마병들이 즉시 증기총을 겨누었다.
[전투 퀘스트 : 태양의 칼 or 순례자의 방패.]ㆍ 흑양 기사단의 창으로부터 성도의 평화를 지키거나, 흑양 기사단과 함께 이교도를 척살하십시오.
ㆍ 보상
[1] 아르츠레히드와 의수왕 요르한 3세에게서 평판 상승. [2] 흑양 기사단장 로바르에게서 평판 급상승.선택형 퀘스트. 참으로 난감한 퀘스트이기도 하다.
‘급상승’이라는 말은, 그 반대의 퀘스트를 행할 경우 ‘급락’ 한다는 뜻이니까.
여기서 아르츠레히드를 배신하고, 요정 상인들을 학살하면 흑양 기사단 입단 퀘스트가 활성화될 정도로 상승 폭이 높다.
참고로 이데아 반도의 인류 세력 중에서 현재 흑양 기사단은 제법 강한 편에 속한다. 입단 보상도 엄청나고, 대우 및 혜택도 엄청나게 좋다.
성도 내에서 그들과 어깨를 견줄 만한 세력도 구제 기사단밖에 없고 심지어 단장 로바르는 왕녀의 약혼자이다.
만약 내가 1회차 플레이어였다면, 흑양 기사단의 밧줄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뿌리 깊은 나무는 흑양 기사단이 아니라 아르츠레히드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끝이 가장 창대하다.
저놈들은 얼마 안 있어 요정왕 발데마르에게 모조리 처형당한다. 가담한 플레이어의 운명도 그렇겠고.
“이야, 이거 용병 영주님 아니십니까?”
언덕 위에서 덩치가 황소처럼 큰 기사가 소리쳤다. 저놈 이름이 아마 부단장 기렉이었을 거다.
그 모욕에 아르츠레히드는 초연했으나 부하들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왜냐면 아르츠레히드가 한때 탕자로 방황하며 용병 생활을 하던 과거를 비꼬는 속어였으니까.
“이젠 요정 놈들에게도 용병질을 해주는 겁니까? 보상은 몸으로 받으셨고? 요정은 수컷들도 근육질 몸매가 끝내주긴 합니다만.”
“우하하하하하하하하!”
저렇게 아가리를 터는 놈을 죽이면 된다. 아르츠레히드는 태연한 표정이지만, 속에서 불꽃이 끓고 있겠지.
“현수 씨.”
박현수가 즉시 조준경 위로 시선을 올렸다.
기렉을 죽이면 어드밴티지도 있지만 페널티도 크다. 의수왕이 죽고, 로바르가 실권을 잡았을 때 잠시 숨어 살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제3의 길이 없는 건 아니다. 죽이지 않는다면 페널티는 작아지고, 어드밴티지만 커진다.
모욕감(侮辱感).
그것만 주고 시간을 벌면 된다.
상인들이 멀리 달아날 시간이 아니다. ‘그들’이 와주기까지의 시간이지.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냐고?
“쏴 죽이세요, 저놈 말을.”
▶ ▶ ● ◀ ◀
현재 열람 가능한 역사 :
요정 역사에서 번역 –
샤릴리온을 따라 이데아 반도로 집결했던 인류 병력은 전쟁의 참상 속에서 무인지경이 된 반도 남서쪽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눌러앉았다.
놈들은 침략자이며, 불청객이다.
그 사악한 것들을 이 신성한 땅에서 몰아내야만 한다. 이것이 위대한 월광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