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 of the Fake Hero RAW novel - Chapter (123)
가짜 용사 이야기-123화(123/310)
#19 :
[5. 트라이폴] 뒤틀리는 퀘스트 라인“칼의 사도, 네 피비린내를 세계 구원의 제단에 향불로 바쳐주마.”
그대로 죽었을 거다.
이 게임에서 기사 클래스는 환각 상태에 약하지만 마법사 클래스는 ‘지력’ 스텟 때문에 환각 내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영목 기사단 갑주로 놈이 나를 기사로 착각한 것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갈랐다고 볼 수 있겠다.
원철극.
거대한 쇠말뚝을 소환하는 강철 속성의 2성 마법인데, 수백 개를 동시에 쓰면 말이 달라진다.
“미안하지만, 기사 아니고 마법사다.”
정확히는 힘법사. 나는 승리를 확신한 버그 플레이어에게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빙그르르 돌아가는 마방진.
“아니, 마법의 사도였다고?”
쇠말뚝이 나와 사쿠라이의 육신을 꿰뚫기 전에 주먹을 움켜쥐어서 마법을 발동시켰다.
[플레이어, 에델 바이스가 전용 스킬, 《대마력방호》를 시전합니다!] [경고 : 《대마력방호》의 이해도가 낮습니다! 위력이 5%만 발휘됩니다.]5%로도 충분하다.
이건 6성(成) 마법이니까.
난데없이 나타난 백색 마법진이 환영의 공간을 위압적으로 가득 메웠다.
끼릭, 끼리리리릭…….
톱니바퀴처럼 정교히 맞물려 돌아가던 6개의 마방진.
그 마방진들이 수백 개의 원철극을 모조리 막아내는 동시에 일시에 폭발하며 무지갯빛 파편으로 깨어져 내렸다.
대마력방호의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날리며 환상 공간을 무참하게 찢어발기기 시작한다.
“대마력방호……?”
놈이 다시 양손을 맞잡아 합장을 이루려고 하나 소용없다. 환상 공간은 이미 붕괴하기 시작했으니.
잠시,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 환상 공간이 완전히 깨지기 직전의, 정말 짧은 순간 속에서. 놈이 말했다.
“잠깐 목숨은 건졌군. 하지만 안심하지 마라. 곧 죽이러 갈 테니.”
“누가 할 소리를.”
말은 그렇게 했으나 두개골이 지끈거려 지금 제대로 싸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경고 : 마력이 부족합니다!] [경고 : 마력이 부족합니다!]《대마력방호》를 사용하면서 마력을 모두 소진한 탓이었다.
“오빠! 오빠!”
환상이 사라지고, 다시 햇살 내리비치는 광장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사쿠라이가 휘청거리는 나에게 손을 뻗어 부축해 주었다. 부축은 무슨, 오히려 자기가 당나귀 위에서 떨어질 뻔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행동했다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괜찮아요?”
“괜찮아졌어.”
“그 녀석, 진짜 뭐예요?”
“수상할 정도로 버그를 잘 쓰는 사이코 컨셉충.”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자.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공략법을 생각해 두도록 하자. 그게 좋다. 그게 옳다.
머릿속에서 회전하는 수십 개의 방법에 갈래를 틀고 골자를 맞춰간다.
첫 번째 문제는 전용 스킬 한 번 썼다고 마력과 몸 양쪽이 무너지는 쓰레기 같은 캐릭터 스텟.
지력을 70까지 올렸어야 했나?
상념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아까, 그러니까 환술의 본체였던 플레이어 소년이 다가왔으니까. 사라진 줄 알았는데.
“너 뭐야, 오지 마! 총 쏜다? 나 챌린저 원딜이야!”
사쿠라이가 그렇게 소리치기 전에 이미 내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저, 정말 감사합니다! 하, 하마터면 죽을 뻔했─”
순식간에 손을 뻗어 놈의 손목을 움켜잡아 제압한다.
그 악력에 고통스러워하며 품에 안고 있던 책, 『클라에논 단장』을 놓친다.
그 책이 지면을 때리기도 전에, 허리춤에서 빼든 단검이 이미 그 목을 겨누었다. 서늘한 칼끝에 핏방울이 몽글거리며 배어 나왔다.
탁, 이제야 책이 지면에 나동그라지며 펼쳐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상해…….
너무 쉬웠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쉬웠다.
힘도 없고 반응도 느린 것이 아까 그놈과 동일 인물이라고 도무지 생각하기가 어려웠다.
기만술을 쓰는 건가?
현실적으로 그럴 리가 없다.
내가 그냥 이대로 목을 꿰뚫어 버렸더라면 놈은 바로 배틀로얄에서 쫓겨나고 현실에서도 죽는다.
“저, 저는, 아니에요! 저, 저도, 계, 계속 붙잡혀서…… 그렇게 안 하면 죽이겠다고…….”
“계속 말해봐.”
“오빠, 사람들이 쳐다봐요.”
“안 보이는 각도야. 칼 겨눈 줄도 모르고, 좀도둑 잡은 줄 알걸.”
“수군거리는데요.”
“그러면 그렇게 알게 네가 소리치면 되겠네.”
“꺄아! 좀도둑이야! 아니, 바로 잡아 버렸잖아? 대박, 대박!”
“너 지금 부잣집 아가씨란 설정인데.”
“어흠, 좀도둑을 잡았느냐? 내 기사여, 잘했다.”
하지 마.
그냥 하지 마.
야, 인마…… 사람들이 더 수상하게 보기 시작했잖아.
“어흠, 어흠, 무엇을 그리 보느냐! 좀도둑 잡는 현장을 처음 보는 것이냐!”
지금 수상한 놈을 겁박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더라면, 미간을 붙잡고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내가 잘못했다.
그래, 앞으로 너에게는 절대 이런 일을 시키지 않으마.
그래도 역시 영목 기사단의 위세는 대단하다. 위병 부르는 사람 하나 없다.
“저 아이 어떡해요…….”
“아무리 궁해도 그렇지, 영목 기사에게 손을 대다니…….”
소란을 피해 으슥한 골목길로 놈을 끌고 갔다. 벽면에 놈을 내동댕이친 다음, 얼굴 옆에 단검을 꽂았다.
“저, 저는 피터예요! 믿어주세요! 플레이어라고요!”
“네 이름에는 관심 없어. 근데 뭐? 죽는다고?”
“갑자기 절 찾아왔어요. 그 책을 들고 광장에 서 있으랬어요…… 그러면 플레이어들이 꼬일 거라고. 저는 그냥 그러고 서 있으라고. 안 그러면 죽이겠다고…….”
섬뜩한 오한이 단검 쥔 손가락을 어루만지고 지나갔다.
“진짜 미친놈이었군…….”
“오빠, 왜요?”
“트라이폴은 이데아 스타팅 플레이어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야. 플레이 경험이 있는 플레이어는 당연히 다른 플레이어들을 이끌고 있었겠지. 그런 리더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클라에논 단장』에 반응했을 거고…….”
사쿠라이가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러면…….”
“일망타진으로 죄다 몰살시킬 생각이었던 거야. 그놈, 지금 어디에 있지?”
“다른 곳에 볼일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
이 정도 실력자가 만약 직접 나타났다면 난 이미 죽었다. 어지간히 바쁜 일이 있는 모양이다.
아니, 방금 그 결계만으로 죄다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실제로도 그렇고.
한시름 놓았군…….
놈의 본체가 여기 있다면 진짜 그냥 도망칠 생각까지 했다. 전술적 후퇴로 말이다.
“오빠, 그러면 그건 가품이야?”
“놀랍게도 진품이다.”
사쿠라이에게 『클라에논 단장』을 던져주었다. 책장을 넘긴 사쿠라이의 표정이 시시각각 고통스럽게 변했다.
“지렁이를 그려놓은 그림책인데요. 제가 이것보다는 더 잘 그리겠어요.”
“문자거든. 솔직히 말해서 일본어랑 거기서 거기 아니냐.”
“뭐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일본어가 얼마나 섬세한 문자인 줄 몰라요? 히라가나로 친숙한 일상 표현들을 모두 잡고 카타카나로 강조하고 싶은 표현은 강조하고 외래어나 외국어도 쉽게 음차해 표기할 수 있죠. 한자로는 동의어나 핵심 표현 등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어쩌고저쩌고 이러쿵저러쿵.”
“설마 지금 세종대왕님께서 만드신 한글의 위대함을 듣고 싶다는 거냐? 말만 해. 하루 종일 말해줄 수 있어. 원고지 240장으로도 정리 가능. 대한 독립 만세다.”
나는 Y대 국문학과 출신이다.
세종대왕님이 남기신 명언은 ‘지랄하고 자빠졌네’를 비롯해 대부분 외우고 있었다.
그게 국문학과랑 뭔 상관이냐고?
나도 몰라, 싯팔. 꼴받게 하지 말고 대충 알아들어.
Y대 국문학과와 소설가 지망생 사이에서 문자 한일전이 시작되려던 그때, 소년 플레이어가 나직이 말했다.
“혹시 엘리트 클래스세요……?”
“아닌데?”
사쿠라이가 즉시 구라를 쳤다.
조용히 있으라고 옆구리를 살짝 꼬집었다.
“엘리트 소서러다. 왜.”
그때였다.
소년 플레이어의 목에 시퍼런 칼날이 들어온 건. 사쿠라이도 화들짝 숨을 멈췄다.
“거기까지다.”
와, 이럴 수가 있나?
머릿속은 놀람의 경지를 넘어서 어처구니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 꼬맹이들의 놀람과는 규격이 다른 놀라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트라이폴의 메인 퀘스트가 시작되는 도입부였으니까.
“싸우고 싶지 않아. 용건이 있을 뿐이야.”
상대는 검은 두건 망토를 눌러쓴 10여 명의 검사들.
플레이어가 아니라 NPC들이란 점부터 미리 알려두겠다.
정확히는 트라이폴 백작 크달칼론 리드의 장녀이자 훗날 용부인(龍婦人)으로 명성을 떨치는 여걸이자 끝판왕 빙룡 스케사리의 어머니, 그 크세리니아의 호위 기사들.
누가 배신자이고, 누가 충신인지까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요컨대 ‘크세리니아 트라이폴 탈출’이라는 히든 퀘스트가 지금 이 순간, 『클라에논 단장』을 얻는 퀘스트를 스킵하고 시작됐다는 걸 말이다.
“순순히 따라오면 생명에 위협은 끼치지 않겠어.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하지. 같이 가주겠어?”
그래, 따라가면 일단 생명의 위협은 없겠지.
하지만 클리어하기까지 생명의 위협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하기야 저 여검사. 바이로니카가 그렇게 말할 리는 없다. 저 여자가 미래를 알 턱이 없으니까.
[히든 퀘스트 도착 : 정체 모를 살수들.]– 갑자기 나타나 칼을 겨눈 살수들. 그들이 당신에게 동행을 요청합니다. 과연 생명에 위협이 없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 경고 : 거절 시, 살수 집단과 적대 관계 형성.
그런데 나도 모르고 있었다.
이 뒤틀려버린 시나리오에서, 이 퀘스트가 어떤 전개를 맞이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 * *
“어떻게 할 거야? 영목 기사단.”
“알면서 뭘 물어. 선택의 여지가 없을 텐데.”
“없지.”
정철이 대꾸하자, 여검사가 피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말귀를 잘 알아듣는 기사님이네. 마음에 들어.”
사쿠라이는 두려웠다.
칼 쥔 살수들이 두려운 게 아니었다.
저 뱀 가죽 표지였다.
아까 정철에게 넘겨받아서 아직까지 펼쳐두고 있었던 책, 그 페이지에 그려진 문장이었다.
사람의 넓적다리 3개가 풍차처럼 하나의 중심에서부터 뻗어 나가는 문장은 끔찍했다.
볼 때마다 음산한 한기가 등뼈를 훑는 게 느껴졌다.
[전용 스킬, 《세계의 기억》이 『*L4#@논 단장(斷章)』을 읽으려 합니다.]하지 마.
읽고 싶지 않았다. 정말로.
[전용 스킬, 《세계의 기억》이 『*L4#@논 단장』을 읽으려 합니다.]하지 말라니까!
[『*L4#@논 단장』이 당신에게 잊혀진 기억을 보여주고자 합니다.]그 알림이 들려왔을 때, 사쿠라이는 영혼이 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감각을 받았다.
오감이 멀어져간다…….
세계의 저편, 그 다른 시간대의 어딘가로.
“사……쿠……라이……!”
정철이 다급히 팔을 뻗는 게 보이던 그 순간, 어둠이 찾아왔다.
너무 겁이 난 나머지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오빠, 오빠? 오빠…… 그 다급한 외침들은 속삭임처럼 입가에서만 맴돌았다.
[새로운 지역 : 옛 슈율켈리스.] [경고 : 시간축을 역행했습니다. 안리달의 사냥개들이 시간 여행자의 흔적을 쫓습니다!]사쿠라이는 야밤의 폐허를 걷고 있었다. 어떻게 걷는 건지는 자신도 몰랐다. 그저 꿈처럼, 몽환적으로 몸이 움직일 뿐이었다.
곳곳에 시체가 널려 있었다.
사람과 물고기의 형상이 끔찍하게 조합된, 어인(魚人)들.
양 볼에 세 줄로 길게 패어져 뻐끔거리는 아가미를 보자 소름이 돋았다. 저게 진짜 사람이야?
“어서 가…… 이 멍청아…….”
그때 목소리가 들렸다.
“못 가요.”
무너진 기둥들의 파편 속에, 웬 남녀가 있었다.
상황은 마치 소설의 묘사처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여자는 파편에 파묻힌 채 죽어가고 있었고, 남자는 그 앞에 주저앉아서 흐느끼는 장면이었다.
“리암…… 내가 몇 번을 말했냐, 난 어여쁜 미남의 품에서 죽고 싶다고……. 네가 옆에 있으니 임자가 있는 줄 알고 미남들이 오질 않잖아…… 어서 가라…….”
“리드워즈, 어떻게 당신을 두고 갑니까!”
“……가, 가란 말이야!”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도 내비치던 장난기는 어디로 갔을까.
폐부에서 공기가 다 빠져나간 자 특유의, 힘없이 갈라지는 목소리로 여자가 외쳤다.
그 주먹으로 맥없이 기사의 흉갑을 때리면서.
“가서, 가서 마무리해야 할 것 아니야……! 다 널 기다리고 있어……. 샤릴리온이랑 시렌이랑 할바론은 어쩌고…… 네가 여기에 와서…….”
사쿠라이는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들을 보았다.
헛구역질이 나왔다.
파묻힌 여자는 어떻게 살아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온몸이 피 칠갑으로 엉망이었다.
사지는 끔찍하게 뒤틀렸고, 내장은 반쯤 비어져 나오고 있었다. 악취가 코를 찔렀다.
“어서 가. 시렌, 벨라, 두카스, 유러칼…… 모두 죽게 놔두지 마…… 내 죽음은 네 탓이 아니지만, 그놈들 죽음은 다 네 책임이야.”
“리드워즈, 제발.”
“지지 마, 리암…… 알겠지? 다 끝내줘. 끝내서, 세상의 새벽을 밝혀줘.”
그 말을 끝으로, 리드워즈란 여자의 눈동자에서 생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리암의 흉갑을 때렸던 팔도 축 늘어졌다. 죽어서 차갑게 식었다.
리암의 팔이 허공에서 부르르 떨렸다.
[경고 : 안리달의 사냥개들이 당신의 냄새를 맡았습니다!]쿠구구구구구…… 그때, 폐허의 땅이 흐느끼며 갈라졌다. 음산한 진동과 흙먼지가 일어났다.
콰아아아앙!
다음 순간 지면이 산산이 박살 나며 웅대한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실로 기괴한 형상이었다. 끔찍한 형상이었다.
얼굴에서, 문어의 촉수 같은 것이 꿈틀거렸고 수십 개의 팔은 갑각류의 집게발이었다.
문어가 피투성이가 된다면 저런 느낌일까? 하지만 저 괴물의 상태도 그렇게 좋지는 않은 듯했다.
「참으로 흥미롭다. 하등한 필멸자가 기어이 이 슈’율큘라의 신전까지 욕보이러 왔는가.」
슈’율큘라? 정철이 말했던 그 <잊혀진 왕들>?
그러고 보니, 상황이 켈렉-샼이 강림할 때와 비슷했다. 밤하늘에서 별들이 눈이 아프도록 희번덕이고 있는 것이다.
리암이 일어섰다.
진실로 매서운 살기였다.
그때서야 이상한 것을 보았다.
리암의 방패는 거울이었다. 아니, 비췻빛 보석 같기도 했는데 어찌나 맑고 투명한지 거기에 세상의 모든 것이 비쳤다.
그런데 저 괴물의 모습은 비치지 않았다. 사악한 것,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그 거울에는 비치지 않는 것이다.
「우습구나. 그런 것이 네 무기인가?」
“그래, 네 질긴 숨통을 끝장낼 무기다.”
비웃음. 순간 문어의 촉수 하나가 쉭, 매섭게 날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공격의 표적은 리암이 아니라 사쿠라이였다. 촉수는 순식간에 온몸을 휘감았다. 억죄는 힘이 살을 짓이기듯 고통스러웠다.
「그 혐오스러운 방패를 이른 것이 아니다. 오호라, 깨달음이 왔도다. 이 시간을 걷는 자의 지혜를 빌려서 본좌를 깨뜨리러 왔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