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 of the Fake Hero RAW novel - Chapter (218)
가짜 용사 이야기-218화(218/310)
시즌 3 : 26화
“요컨대, 오빠 마력 쩔더라?”
카밀라.
네가 그런 식으로 웃을 때 나는 그저 불쾌했다.
어릴 때는 그 감각의 이름을 모른 채, 그저 위화감이라고 생각하곤 했지만.
– 언니, 괜찮아? 안 아파?
조부님께 하루 종일 목검과 죽도로 얻어맞고도 너는 우리를 보고는 웃었다.
너는 왜 웃고 있는 거냐?
아니, 어떻게 웃을 수 있지?
한 번 실패하면, 한 번 부족함을 보였단 이유만으로, 그토록 징계를 받으면서도 웃는 너를 볼 때면 불쾌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내 마력을 가져갔다고…….”
발칸은 목구멍에 눌어붙던 피 섞인 가래를 뱉어내며 자세를 추슬렀다.
“엉, 칼집에서 오빠 마력의 잔류물이 흩어지는 거 안 보여?”
녀석은 빙그레 웃고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에 이르기까지, 모든 혈관이 바늘에 꿰뚫리는 것 같은 차가운 감각…….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감정은, 분노(忿怒)인가?
“대체 뭐가 재밌냐…….”
6, 7년 전…… 그러니까 카밀라가 저택을 떠나기 전에는, 이 감각이 늘 일상 속에 있었다.
네 개의 달이 만월을 이루던 밤.
달빛이 세상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히는 밤이면, 우리들은 부모님의 눈을 피해 저택의 정원에 모이곤 했다.
“대체 뭐가 그렇게 재밌냔 말이다…….”
그곳에서 만나는 카밀라의 몸은 성한 구석이 단 하나도 없었다.
항상, 그랬다.
검을 잡고 검을 휘두르는 부위 중에서 붕대로 감싸지 않은 부위를 찾는 게 힘들 정도였다.
– 언니, 괜찮아? 안 아파?
그 비참하고 추레한 모습이 참으로 딱하다 여겨져서, 칸니야의 요청으로 발칸은 녀석에게 검술을 지도해 주었다.
– 조부님께서 이런 것도 안 가르쳐 주셨단 말이냐? 그럴 리가 없는데.
이것저것, 아버지에게 배운 기본기의 이론과 동작을 가르쳐주자, 그 녀석은 어느 날엔가 눈물 한 줄기를 흘리며 웃었다.
– 발칸 오빠가 알려주는 건, 그 뭐냐, 상냥해서 좋다…….
그렇게 말하는 녀석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음역의 높낮이가 이상하게 흔들렸다.
– 아, 언니…….
이 저택에 와서 부모님에게 어떤 말을 들어도, 조부님께 어떤 꼴을 당해도 바보처럼 웃기만 하던 네가.
그때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그걸 보니, 이복이라도 혈육은 혈육인지 마음속 어딘가에서 북받쳐 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 뭐 이딴 걸로 우는 거냐. 앞으로도 여기로 와. 기본기라면 가르쳐줄 테니까.
말이라곤 일절 하지 않고, 단지 몸으로 깨달을 때까지 가르치시는 조부님의 교육이 사실 저 녀석에게도 벅찼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도 몰랐을 뿐.
아무도 모르게, 저 녀석이 미소로 숨겼을 뿐. 그 사실에 곤혹함을 느끼는 발칸 자신의 마음이 스스로도 당혹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네 그런 점이, 불쾌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뇌령검의 칼과 십문자도의 칼이 맞부딪치며, 전격계 마력의 입자와 쇠붙이의 불티가 흩뿌려진다.
그 몽환적인…….
꼭 꽃가루가 흩날리는 광경 속에서, 자꾸만 과거의 풍경이 현실 위로 포개어지는 건 어째서인가.
– 우리 가문 검술의 기본기는 뒤꿈치를 살짝 든 채로, 무릎은 살짝 굽힌 채로 하는 거랬어. 그게 몸에 긴장감을 줘서 빠르게 반응하게 해준다고.
왜, 왜 이토록 선명한가.
까치발을 들어보더니 우와, 하고 감탄하고, 칸니야와 함께 까르르 웃던 그 목소리가.
– 오라버니, 언니한테 더 알려줘! 아버지한테서 배운 게 잔뜩 있잖아!
착각하지 마라. 그때 나는 널 혈육이라 생각해 검술을 지도해준 게 아니다.
– 한 가지 더 알려줄게.
“한 가지 좋은 걸 알려줄까?”
그것은 단지 동정(同情).
자신보다 못난 존재에게 베푸는 한 줌의 적선(積善).
“글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그랬는데.
그랬건만.
“넌 내 아버지의 핏줄이 아니다.”
왜 그 쓸모없는 기억은 이토록이나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그야 저 망할 인간 눈에는 그렇겠지!”
현실을 그 기억 속으로 불러들이는 것도 칼의 부딪침이고.
“도발이 아니다. 사실이지. 카밀라, 네 구역질 나는 출생의 비밀을 알려주마.”
그 덧없는 상념의 풍광을 깨트리는 것 또한 칼의 부딪침이었다.
“넌 우리 아버지가 아니라 돌아가신 조부님의 핏줄이다.”
지검제(地劍祭),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10)
아홉 살이 되던 해, 이복동생을 보면 마음속을 차갑게 들쑤시던 감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건 질투심이었다.
조부님께서 검술을 교육하신다는, 아버지조차도 거의 받아보지 못했다는 그 특혜를 입는 네가 미웠다.
“왜 그분께서 널 유독 특별하게 대했는지 이제 알 것 같지 않냐?”
뭐가 특별한 거냐. 뭐가 특별해서 저 녀석만 가르쳐주는 거냐.
재능도 나보다 뒤처지는데.
그렇게 기본기를 가르쳐주고 지도해줘도, 항상 바보같이 얻어맞기만 하는 널 보면 짜증이 치밀었다.
“웃기지 마.”
그런 나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건, 언제나 네 미소였다.
– 웃지 말고 봐봐. 이거, 오늘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건데, 오빠라면 더 잘 쓸 수 있지 않겠어?
그렇게, 온몸에 피멍이 드는 고통 속에서 겨우 한두 개 배워온 검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알려주는…….
대체 너는 뭐냐?
네가 그런 식으로 행동할 때마다, 나는 진심으로 전신의 혈관이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
“진실은 우습지 않다.”
나라면, 그걸 독점했을 텐데.
그 지식과 그 검술을 홀로 차지해서, 격차를 벌렸을 텐데.
“그분께서는 당신의 재능이, 재능 없는 아버지의 대에서 끝나는 게 두려워 씨를 여기저기에 퍼뜨리신 모양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너고.”
“헹, 그러셨어? 그 괴팍한 늙은이 힘도 좋지. 얼마나 좋은 걸 혼자서만 처먹었으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봄의 벌판을 어루만지는 밤바람에 민들레꽃이 새하얗게 춤추던 밤이었다.
들뜬 표정으로, 조부님께서 뇌령검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는데 그게 어떤 거냐고 묻던 네 모습이.
– 뇌벽검은 조부님께서 뇌령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신 거다. 아버지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았어.
그렇게 설명하는 순간, 네가 더욱 미웠다. 상세하게 대답해 주면서도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다.
머릿속이 시커멓게 불타는 것만 같은 패배감과 굴욕감 속에서, 그걸 바로 아버지에게 일러바쳤다.
– 조부님께서 카밀라에게 뇌벽검을 지도해 주시겠다고 했다는데요.
그래서 카밀라가 뇌벽검을 배우는 일은 없었다. 그날 새벽, 아버지께서는 조부님을 독살했다.
뇌벽검의 계보가 끊어졌다.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었는데, 아니었을 텐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입술을 떠듬거리자 아버지께서는 카밀라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 그년은 근본부터 불경하고 천한 년이다. 가문의 전성기를 이끄신 아버지의 위신을 더럽힐 수 없어 내 족보에 올리긴 했으나, 앞으로는 절대 가까이하지 마라.
후견인이나 다름없던 조부님이 사라지자, 그때부터 카밀라를 향한 노골적인 박해가 시작되었다.
만약…….
만약에…….
내가 그때 그걸 일러바치지 않았더라면 뇌벽검의 계보는 이어지지 않았을까? 그 굴욕감에 가까운 후회가 유년기의 어둠을 지배했다.
‘최고가 되어야 한다.’
가문 역사상 시조 다음으로 가장 뛰어나셨다는 조부님조차 뛰어넘는, 최강이.
‘그래서 뇌벽검보다 더 뛰어난 검술을 완성시켜야 한다.’
그렇게 다짐했다.
그렇기에 수신(修身)에만 전념하였고 동생들은 무시하였다. 어떤 일을 당하든, 어떤 삶을 살든.
아니, 외면하였다고 해야 할까.
“……십문자도와 뇌령검의 대결이 이렇게나 흥미로웠다니!”
“……남매 대결이라 그런 거 아닌가?”
“……벨체스터도 검성 코즈 벨체스터가 죽으면서 끝난 줄 알았는데, 엄청난 풍년이구만.”
또 십문자도 원(圓)이냐.
둔(鈍)으로 마력을 막고 원(圓)이 검을 막는, 동작 하나하나가 심히 거슬린다.
– 아버지, 그 계집년한테 뇌벽검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신 게 정말입니까?
아니, 네 존재 자체가 거슬린다.
너를 보면 가문에 똬리를 튼, ‘친족 살해’라는 용서받을 수 없는 암흑이 발목을 휘감는다.
– 내 말이 땅에 떨어지는 일이 있었더냐?
– 장난하십니까? 저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은 걸 대체 왜, 그딴 서출 계집한테! 심지어 재능은 발칸이 몇 배는 더 뛰어난데!
– 검의 계보는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네 마음은 내 검을 계승하기에는 너무 어둡다.
사라져라.
내 눈앞에서 사라지란 말이다.
“……우왓, 저기서 더 뇌령검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라미네아 님, 이거 승부의 귀추가 어떻게 되는 거죠?”
“……두 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클 수밖에 없어. 특히 성장기에는. 체력과 마력의 절대량에서 한계가 먼저 오는 거야.”
너의 존재 자체가 저주다.
그 저주를, 오늘 완전히 끊어낸다.
“……근데 뭔가 이상해.”
“……엄청 치열한데도, 저 둘은 왜 저렇게 즐거워 보이지?”
최강의 자리로 한 걸음 더 올라서서, 내 손으로 뇌벽검의 계보를 새로이 시작하기 위해.
– 오라버니는 최강의 검사가 되는 게 목표야. 언니는 어때? 아니다. 언니도 최강이 되면 되겠다!
그런데.
– 최강은 한 명뿐이기에 최강인 거다.
– 맞아, 칸니야. 최강 뜻도 몰라?
그래야 하는데.
– 아니야. 오라버니랑 언니는 성별이 다르잖아. 그러니까 오라버니는 남자 최강이 되고, 언니는 여자 최강이 되는 거야. 그러면 둘이서 함께 최강일 수 있잖아!
그래야 할 터인데.
어째서…….
인간으로서의 마음을 베고, 그동안 쌓아온 혈육으로의 정도 베어버리고, 수신에만 전념해왔던 나날 속에서.
“……뭐지? 벨체스터 후계자의 공세가 흔들렸다!”
“……저쪽도 마력이나 체력 쪽에 한계가 온 거 아냐?”
“……스승님, 어떻게 된 거죠? 발칸의 호흡이나 마력은 안정화되어 있는데, 왜 저런 실수를?”
항상, 생각나는 거냐.
왜 이토록, 모든 기억 중에서도 가장 선명하게 생각나는 거냐.
그날 밤, 민들레꽃이 새하얗게 나부끼던 밤, 내가 아버지에게 일러바치면서 모든 게 뒤바뀌기 직전에 네가 지었었던 미소가.
– 그래? 뇌벽검이 그렇게 대단한 거란 말이지?
그 미소를 떠올릴 때면, 미워진다.
비참해서, 처참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진다.
– 그러면 내가 열심히 배워서 오빠한테 몰래 다 알려주면 되겠다. 그치? 히히.
네가 아니라.
그렇게나 해맑고 순수하게 웃으면서, 미소 짓던 네가 아니라.
“……영문은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이건 기회야!”
“……그래, 카밀라에게도 십문자도 심화 초식을 쓸 시간적 여유가 생겨났어!”
“……그럼 이제 각자의 결정타 초식으로 승부가 갈리겠군!”
천박하고, 뒤틀리고, 끔찍한 질투심으로…….
가문의 비전을 소실시키고 아버지로 하여금 친족을 살해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네 삶에서 미소가 사라지게 만들어버린…….
나 자신이.
──────쩌어어어어엉!
체력, 근력, 마력, 기합…… 요컨대 의지를 깃들인 칼날의 충돌이 발생시키는 힘의 와류(渦流).
“……뭐야, 어떻게 됐어!”
“……승자는 누구냐?”
“……저 마력의 기류 좀 걷어봐!”
곧 자욱하게 퍼져 있던 마력의 회오리 속에, 새까맣게 서 있던 인영(人影)의 정체가 밝혀졌다.
카밀라 플라워.
발(發)에서 시작한 돌발격을 마친 자세였는데, 어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발칸은?”
“벨체스터의 후계자는 어딨어?”
발칸 벨체스터는 광장…… 그러니까 시합장 밖에 널브러져 있었다.
심판이 두 눈을 끔뻑였다.
그러다 곧 정신을 차리고, 카밀라 쪽으로 손을 들어올렸다.
“발칸 벨체스터, 장외! 4강 제1경기, 승자─”
그 말을 끊을 기세로, 카밀라가 돌발 행동을 보였다.
냅다 뛰어나간 것이다. 장외에 쓰러진 발칸의 몸 위에 올라타서 멱살을 움켜잡은 것이다.
지켜보던 요한이 당혹감에 벌떡 일어섰다. 라미네아에게 말했다.
“라, 라미네아 님! 말려야죠!”
“아니, 여기서 매듭지어야 해. 델프레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걸 느낀 라미네아가 델프레드를 바라봤다.
델프레드가 이복 남매 주위로 즉시 소음(消音) 결계를 펼쳤다.
카밀라는 그때, 발칸의 멱살을 미친 듯이 흔들며 이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지금 뭐야, 뭐 했어, 장난해? 왜 전력을 안 썼냐고!”
순간적으로, 패배를 직감했다.
카밀라와 달리 발칸은 호흡이나 마력이 온전했으니까. 그건 곧 끌어낼 수 있는 힘의 최대치가 더 높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어째서?
“이딴 식이 아니잖아. 이딴 식으로 끝내는 건 이상하잖아!”
심판이 달려오고 있었다.
패자에 대한 명예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몰수패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런 결과를 생각할 여유가 카밀라의 머릿속에는 없었지만, 발칸에게는 있었다. 발칸이 말했다.
“페이쿼리어가 되어서, 가문에 복수할 마음을 갖게 된다면…… 나와 아버지는 마음대로 하되 칸니야는 살려줘라. 어머니 때문에 네게 가까이 가지 못했을 뿐. 항상 널 생각하고 걱정했다.”
“뭐? 지금 뭐라는 거야.”
“그리고 조부님께서는 네 어머니를 진정 사랑하셨으나 거동이 불편해지고 내 부모님의 반대가 극심해 널 보러 갈 수 없었다. 일지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
“닥쳐…….”
“내 이야기는 끝났다. 더 할 말 없으니 그만 내려가라. 이대로는 몰수패를 당할 수도 있다.”
“닥쳐, 닥치란 말이야! 대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마침내, 마음속에 응어리져 썩어가던 진심을 마주했을 때.
그걸 밖으로 꺼내었을 때.
얼굴 위로, 영혼 속으로 방울지며 떨어지는 것은 눈물의 온기(溫氣)…… 어두운 실내에서 햇빛 가득한 실외로 나갔을 때처럼.
“그 인간들은…… 지금도 정말, 정말정말 싫지만…… 내가 오빠를 대체 왜 죽이는데…….”
제발, 이러지 마라.
나를 이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말란 말이다.
“그때…… 오빠가 항상 상냥하게 도와줘서…… 엄청 힘들었는데도…… 웃을 수 있었는데…….”
네 미소도 그토록 고통스러웠는데, 이 눈물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품고 살아가야 한단 말이냐.
“아냐, 하지 마, 아냐, 싸우지 마, 오라버니, 언니, 서로 싸우지 마……!”
조부께서는 나와 내 아버지의 마음이 어두워 그분의 검을 품을 수 없다고 했다.
그 말대로다.
그렇기에 이 추악한 마음으로 몇 번 남몰래 꿈꿔보곤 했었다.
“칸니야, 어떻게…….”
만약, 내가, 그때 그 순간에…….
이 썩어빠진 질투심을 조금이라도 억눌렀다면…….
지금 너는, 그리고 우리들은 어떤 모습일까……?
– 그러면 내가 열심히 배워서 오빠한테 몰래 다 알려주면 되겠다. 그치? 히히.
모른다.
아마, 평생 모를 것이다.
너와 같은 세상에 서는 걸 포기한 건 바로 나 자신이니까.
– 오라버니는 남자 최강, 언니는 여자 최강이 되는 거야!
조부님이 자신의 검을 품을 마음을 가졌다고 말한 너는, 그걸 증명하듯 용사에게도 제자로 선택된 너는, 후일 역사가 어떻게 기록하는 인물이 될까.
그리고 나는.
그런 검을 품을 자격도 없는데 도리어 너로부터 그 기회를 빼앗아 짓밟아 버렸던 나는, 뭐라고 기록될까.
“……물러나십시오! 이는 중대 규칙 위반입니다. 몰수패가 될지 말지 심사위원들께서 판단할 거니, 따라오십시오!”
제기랄…….
아아, 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