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 of the Fake Hero RAW novel - Chapter (243)
가짜 용사 이야기-243화(243/310)
시즌 3 : 51화
어형진이란 물고기 형태 진영이란 뜻으로 쐐기 돌파 대형의 심화 진용이었다.
– 기병대가 전진 방향으로 화살표 꼴의 대열을 갖추는 데에서 더 나아가, 후미에도 작은 화살표를 하나 갖추는 거야.
물고기의 머리와 꼬리지느러미에 해당하는 부분은 탐색의 더듬이였다.
탐색에 특화된 이들이 이곳에 배치되었으며, 본대와의 틈새에는 연락 부대(마법사나 마녀가 주력이다)가 위치한다.
이로써 대열은 전ㆍ측ㆍ후방에서 밀려드는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가능해진다.
– 여기, 이 음향탄 발사기를 받아. 조심히 다루고.
혈마 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 개요부터 소소한 전술까지 모두 꿰차고 있어야 했으며, 반응이 조금만 느려도 질책이 날아들었다.
“아이딘, 장막을 펼쳐라.”
붉은 사제, 아이딘의 힘을 목도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황금의…… 황금의 물결이 아득하게 굽이치며 수평선 가득 펼쳐졌다.
기적, 《광휘의 방패》.
저 기적을 이렇게나 크고 광대하게 펼칠 수 있는 인간은, 이후에도 아이딘 이외에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 빛의 장막 앞에서, 흩날리며 부딪치던 화산재들은 소리 없는 절규와 함께 소멸했다.
“카밀라! 아직 이 전술이 익숙하지 않을 테니까 내 뒤에 꼭 붙어 있어.”
조심스레 옆구리에 박차를 가하자, 적돌이가 콧김을 내뿜으면서 에쉬르의 뒤로 바짝 붙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기수의 미숙한 승마 기술을 군마가 자체적으로 보완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나 평화의 시간은 짧았다.
곧 어디선가 삐이이이이…… 음향탄의 소리가 터지더니 기수 하나가 비네사에게로 달려왔다.
“정찰대장 맥케넌으로부터 보고! 11시 방향에서 마물 출현을 감지했습니다. 모래 구렁이입니다! 진영 중심부로 급속도로 접근 중!”
모래 구렁이. 9랭크 마물.
모험가 조합은 마물을 위험성에 따라 1랭크에서 11랭크로 나누는데, 9랭크면 황금 등급부터 겨우 토벌 가능한 위험 개체다.
“흥, 인간이 나오길 기다렸나? 별것 아닌 마물이 주제도 모르고. 단장님, 제가 가서─”
오사리우스 학파 마법사 샤펠.
말을 끊고 나선 건, 측방 수비의 주축이자 이 돌파대의 대장인 비네사 본인이었다.
“─내가 간다.”
“예?”
“단장님께서 직접?”
“스승님께서 나설 만한 위험 랭크는 아닌 것 같은데요. 굳이? 원래 이런 일에 안 나서셨잖아요.”
모두의 당혹을 외면하듯, 비네사는 11시 방향으로 단호하게 기수를 돌렸다.
“내가 간다면 가는 거다. 에쉬르, 따라와라. 라미네아의 애완견, 너도 오고 싶으면 와라.”
방금까지 심장이 앵앵거리는 긴장감 속에 파묻혀 있었건만, 그 말을 듣자마자 흥분이 온몸을 적시는 걸 느꼈다.
직접 볼 수 있다고?
그 필두 페이쿼리어의 전투를?
얼마나 말을 달렸을까, 화산재의 소용돌이 저 너머에서 찢어지는 포효와 함께 모래 구렁이가 솟구쳐 올랐다.
“카밀라, 절대 스승님한테서 눈을 떼지 마.”
에쉬르가 경이에 잠긴 눈동자로 말했다.
“집중해. 널 가르쳐 주시려고 직접 나서신 거니까.”
그러나 싸움은 비네사가 르노드의 칼자루에 손을 얹은 순간 시작됐고, 그다음 순간 끝났다.
“나는 비네사 알터 르노드다.”
겨우 확인할 수 있던 정보는 파편적이었다.
“저 밤하늘의 별과 같이.”
비네사가 등자에서 발을 빼서 안장 위로 올라서더니, 일순 허공에 형성시킨 마력의 발판을 박차고 도약.
육참골단(肉斬骨斷).
붉게 타오르는 성검의 검광이 팽이처럼 회전하며 모래 구렁이의 육신을 훑고 지나갔다.
핏빛 폭풍…….
비네사가 다시 안장 위로 착지했을 때, 모래 구렁이는 그 거대한 몸이 고깃점으로 찢어발겨지며 모래 위로 쓰러졌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언니, 모르겠어. 봤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본 게 맞는지 모르겠어.”
“너무 빠르게 쓰셔서 아직 네 눈으로는 좇기 힘들었을 수도 있어. 나도 겨우 봤거든.”
“난 겨우 보지도 못했어. 도약하실 때랑, 방향을 바꾸실 때 마력 발판을 형성하시던 것 정도만 겨우 봤다구.”
“제2식 궤(軌)와 제6식 섬무참의 조합이야. 십문자도와 십일자도가 공유하는 초식이지. 궤로 회전하는 사이사이에 섬무참을 두 번 정도 섞으신 것 같은데, 나도 정확하지가 않아.”
에쉬르의 목소리도 압도적 무위에 대한 경이와 그런 스승을 향한 경외로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물론 착각이었을 수도 있다.
에쉬르는 일상 속에서 당연하게 보는 과정이었을 테니까. 카밀라야말로 경이로운 무위에 대한 경외심으로 떨고 있어서 그렇게 느낀 걸지도 모른다.
‘이게 필두 페이쿼리어구나.’
저 비현실적인 속도와 위력…… 스승님의 검무가 매혹적이라면 비네사의 것은 압도적이었다.
“쳇, 화산재 때문에 힘 조절에 실수가 있었군.”
그렇게 내심 감탄하는데, 말을 몰고 나타난 비네사는 저렇게 중얼거리는 게 아닌가.
‘저게 진짜 실력이 아니라고?’
저런 수준에 이르고도 아직도 더 위로 향하는 갈망이 있단 말인가?
“제대로 봤냐, 에쉬르?”
“보긴 했죠. 겨우겨우 어떻게든, 이라는 사족을 붙여야 하겠지만요.”
“올해 말까지 똑같이 할 수 있게 돼라. 아니면 파문이다.”
“네~ 노력해 볼게요.”
“파문이라니까, 이 멍청아. 기회가 또 있을 것 같냐?”
“그러게 말이에요.”
에쉬르가 능청스럽게 웃었다.
에쉬르는 스승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지만, 설령 못한다고 해도 자신을 쫓아내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
비네사는 그런 스승이라 했다. 너무나도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스승님이라고.
“애송이. 내가 에쉬르에게 명하고 가르치는 일의 절반만 따라올 수 있어도 넌 다른 애송이들보다 페이쿼리어에 몇 발은 더 다가선다. 물론 낙오하는 일 없이 계속 따라올 수 있을 때 말이지만.”
“네!”
“뭐가 웃기지?”
“죄송합니다!”
“이유를 말하랬지, 누가 그 말이 듣고 싶다고 했나?”
“아뇨, 그게, 방금 말씀은…… 어떻게든 따라가면 그렇게 성장할 거란 약속처럼 들려서요.”
에쉬르가 아하하 웃었다.
흥, 비네사가 기수를 돌렸다.
“이미 벌레인데 스스로에게 실망할 것도 없겠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쳐봐라. 벌레답게.”
예전이었더라면, <테르베노플>에서 비네사를 처음 본 순간이었다면, 에쉬르가 한 말을 믿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한 달 동안의 짧고도 길었던 동행에서 그게 사실이란 걸 알게 되었다.
비네사 알터 르노드는 어떤 말로 감히 형용할 수 없는 위대한 스승이자…… 용사(勇士)라는 걸.
두 번째 발돋움, 필두 페이쿼리어와의 동행 (6)
물론 그 깨달음은 훗날 일이다.
그때는, 그러니까 화산재 폭풍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그 미친 나날 속에서는 그런 걸 생각할 틈조차 없었다.
어형진은 통상적인 쐐기 진형과 달랐다.
쐐기 진형은 단거리 돌파 대형인 반면, 어형진은 장거리 이동 진형인 것이다.
탐색조에 술사 비중이 많고, 가장 중요한 진영 중앙에는 병참ㆍ말 관리반도 따로 있을 정도였다. 혹시나 말이 다치면 교체할 수 있도록.
요컨대 대단히 세심한 진영으로, 대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말도 안 되는 집중력을 필요로 했다.
“한동안은 날 보조하도록 해. 익숙해지면 단독 임무를 받게 될 수도 있어.”
“응, 언니! 열심히 할게!”
“아으~ 귀여워.”
배울 게 산더미였다.
그리고 홍련 병단과 다르게, 모두가 우호적인 것도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샤펠이 있었는데, 혈마 병단을 대표하는 부대인 용기병대에 카밀라가 소속된 게 늘 못마땅하단 눈치였다.
– 우호적인 놈에게 인정받는 건 쉽다. 적대적인 놈들에게조차도 인정받는 거야말로 용사(勇士)의 덕목이라 할 수 있지.
비네사의 말은 항상 저토록 단순했다. 단순하되, 핵심을 명료하게 찌른다.
그렇기에 모두가 따른다.
그 제왕적인 카리스마에 모두가 전심으로 따르게 된다. 카밀라는 생각했다. 나도 저런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일단 공부에 집중하자. 어형진에는 세 개의 저지선이 존재…….’
1차 저지선은 별동대가 처리한다. 본대의 이동 방향에 피해가 가지 않게 신속하게 처리하는 게 중요했다.
‘1차 저지선에서 처리하지 못 하면 2차 저지선을 맡은 최고 간부진이 나선다.’
카밀라는 에쉬르를 도와 1차 저지선을 맡아야 했다. 그래도 탐색조에서 적이 오는 방향을 다 알려주니 괜찮을 거라 낙관했다. 적이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탐색반에서 긴급 연락! 9시 방향에서 적 출현, 네크론 첨병입니다!”
“첫 손님이 왔군.”
그 순간, 자세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살갗이 베일 것만 같은, 어떤 기류가 일어섰다.
날카로운 긴장감…….
아니, 이건 살기인가……?
숨소리조차 허용되지 않는 전투 달인들의 살기가 이곳 우측 측방에서 끓어오른 것이다.
“제1분대가 9시 방향 정면을 요격한다. 제2분대는 10시 방향으로 가서 별동대가 있으면 차단, 제3분대는 8시 방향으로 우회해라.”
결정이 빨라. 그 명령을 받는 부하들도.
진열에 어떤 흐트러짐도 없어.
그동안 홍련 병단에서 경험했던 전술과는 완전히 달라.
‘보병과 기병대의 차이는 이렇게나 크구나.’
훨씬 더 거칠고, 또 시간이 촉박하다고 해야 하나.
“카밀라, 뭐 해! 따라와!”
“괜히 멍 때리고 있지 마라. 또 그러면 내쫓는다.”
“죄송합니다!”
“7시 방향에서 네크론 증파 병력 출현!”
“제5분대장, 페닐이 갑니다.”
“샤펠, 제1분대를 이끌고 뒤에서 지원해라.”
“예, 단장님!”
“다음, 8시 방향에서 음향탄 신호를 확인.”
“9시 방향으로 우회할 수 있다. 레오네, 네 제3분대가 가라.”
“아하핫, 맡겨주시죠!”
전투가 끝도 없이 일어나…….
숨 돌릴 틈도 없어.
거기에다 두 발로 땅을 짚고 싸우는 게 아니고, 마상 전투도 아니고, 마력으로 발판으로 만들어야 제대로 싸울 수 있다니…….
“카밀라, 또 음향탄 신호가 확인됐어. 11시 방향이야! 따라와!”
여기에서 11시 방향이면, 그래, 나침반을 먼저 보고…….
“제2분대가 교전 중이야! 뒤로 우회할 거야. 따라와!”
우회 기동을 할 때는 말을 최대한 비스듬히, 그리고 말발굽 소리가 덜 나게 상체를 굽혀서…….
아이 씨, 미치겠네…….
동작이 다 너무 느려. 사고의 흐름이 병단의 지휘 체계를 따라가질 못해. 어떻게 말을 타고 쫓아간다고 해도 전투가 또 문제야…….
“카밀라, 앞에 다섯 놈은 내가 잡을게. 넌 저 녀석 처리해!”
비네사와 에쉬르의 마상 전투는 말 위에서 칼을 휘두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공중전(空中戰).
마력 발판을 여기저기 형성하며, 쏜살같이 적진을 누비며 적정을 도륙 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마력, 마력 발판을…… 나도, 허공에 생성한 다음, 박차야…….’
그러나 아직 일류의 반열에 들지 못한 카밀라가 그런 동작을 매번 완벽하게 성공시킬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단장! 홍련 꼬맹이가 적진 한가운데에서 사라졌습니다! 허공 발판 형성에 실패한 모양인데요?”
“에쉬르는?”
“홀로 찾으러 간 모양입니다. 두 사람의 말만 돌아왔습니다.”
“레오네, 그 벌레 녀석들 말을 끌고 따라와. 내가 직접 간다. 조금만 늦어도 화산재에 휩쓸리겠어.”
“그러겠습니다!”
“페닐의 제5분대가 에쉬르의 빈자리를 대신 맡는다. 샤펠, 공격 마법은 그만두고 조명 마법으로 전장을 환히 밝혀라.”
“예!”
“연락반, 대응반의 본대 복귀가 5분 정도 늦어질 거다. 탐색반에 그렇게 전달해.”
“알겠습니다!”
점점 거칠게 휘몰아치는 모래 폭풍 속에서, 칼을 휘두르고 또 휘두르며, 혹시 이대로 버려져서 죽는 게 아닌가 싶은 절망감이 들 때쯤 구원의 손길이 왔다.
악몽을 눈부시게 태우는 빛.
악몽을 붉게 도륙하는 검광.
그 성검의 번뜩임 아래서 모든 것이 두 개로 나누어지는 것에 전율했다. 소음(騷音)이라는 소리조차도 잘려나가는 것을.
“카밀라, 내 손 잡아!”
겨우 구조받기는 했으나, 에쉬르와 혈마 병단을 돕기는커녕 발목만 잡았다는 죄책감이 치밀었다.
또 격심한 후회가 치받쳤다.
이럴 줄 알았으면 준사관 교육 때 승마 교육을 더 적극적으로 받을 것을, 샤론에게 이것저것 더 물어보며…….
“그딴 실력으로 우리 병단에 배속되고 싶다고 한 거냐? 그것도 혈마 병단 중에서도 최정예인 용기병대에?”
겨우 살아 돌아왔나 싶었더니만, 샤펠이 석장 밑동으로 이마를 탁탁 때렸다.
“샤펠.”
“공녀님께서도 그렇게 마냥 감싸고돌지 마십시오. 방금 이 꼬맹이 실수 때문에 진열 전체가 위험해졌던 걸 잊으셨습니까?”
최고의 부대는 오직 최고의 대원만을 받는다. 최고의 전사가 등을 맡길 수 있는 존재는 같은 최고의 전사뿐이므로.
샤펠은 그 강자(强者)의 법칙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우리 오사리우스 학파를 혼자만의 업적으로 팔대학파로 승급시킨 대마법사 린께서도 그런 강자였기에, 단 열세 살에 리스타 알터 쉬르팽의 파티에 소속될 수 있었지! 그리고 무수한 업적을 남겼고! 약한 상태였는데 동료들이 희생해서 키워준 게 아니란 말이다!”
샤펠도 그렇게 되길 원했다.
오사리우스 학파는 팔대학파가 된 이후로 많은 선진들이 마법계에 활약을 남겨왔으나, 린 같은 대마법사는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샤펠은 그 사실에 절망하기보다는 오히려 기뻐했다. 자신이 그 자리를 이어받으면 된다고 생각했으므로.
“내 말뜻을 알겠냐? 여기 있는 모두가 다 그렇다! 다 능력이 있으니 여기 소속된 거야.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지키겠단 마음가짐으로 여기에 있다. 이 무능력한 꼬맹아, 우리 용기병대에 너 같은 무능력자는 필요 없다. 홍련 병단처럼 네 어리광을 받아주는─”
“─다음부터는 실수하지 않을게요, 죄송합니다.”
카밀라가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음……?
완전히 기를 죽여서, 앞으로의 작전에는 참여할 용기조차 못 내게 할 생각이었는데, 샤펠의 눈이 가늘어졌다.
‘방금 죽을 뻔한 것도 있고, 이렇게 혼쭐이 나기까지 했으니 심리적 타격이 클 텐데.’
에쉬르가 대견한 미소를 지었다. 샤펠이 노려보고 있지만 않았어도 카밀라를 꼭 안아줬을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은 거야. 우리 카밀라는, 나랑 똑같이 용사의 제자니까.’
샤펠이 다시 입을 열려던 그때, 비네사가 말했다.
“오늘 꼬라지로 봐서는 계속 실수를 연발할 것 같은데.”
“스승님.”
“이 작전은 인류 반격의 실마리를 찾는 작전이다. 적진으로 가는 거나 다름없으니 날이 갈수록 더 공세가 더 심각해지겠지. 소화해야 할 전투가 두세 배씩 는단 소리다. 근데 한 놈이 계속 이렇게 발목을 잡는다? 내일까지 이따위라면 널 진영 중앙에 처박아버릴 줄 알아라.”
에쉬르가 안절부절못하다가 비네사의 뒤를 따라갔다.
“스승님, 그러지 말고 검법 지도라도 해주셔요.”
“지금 저놈은 검술을 배울 때가 아니다. 실전을 배울 때지. 그리고 실전은 누가 가르쳐 준다고 해서 늘지 않아. 직접 대가리를 박아가며 배워야 한다.”
카밀라는 혼자 남겨졌다.
모래밭을 뒹굴 때 까진 살갗에 포션을 부을 때, 절망감 따위는 들지 않았다.
‘이 작전은 9일에서 10일 정도 걸릴 거라 했지.’
카밀라는 칼자루를 꽉 쥐며 의지를 다잡았다.
이대로는 절대 못 끝내. 열흘이 다 지나기 전까지, 혈마 병단 전원에게 인정을 받고 말겠어.
몸이 아프고, 또 마음이 아파서,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입술을 짓씹어 집어넣었다.
‘도전은 즐겁게……!’
언젠가는 꼭.
푯대에 도달하리라 믿고.
리스타 알터 쉬르팽과 대마법사 린이 도달한 것과 같은 푯대에.
‘지금은 멀기만 한 것 같아도, 앞만 보고 나아가면 언젠가는…… 도착할 테니까.’
그렇죠, 스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