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 of the Fake Hero RAW novel - Chapter (244)
가짜 용사 이야기-244화(244/310)
시즌 3 : 52화
두 번째 발돋움, 필두 페이쿼리어와의 동행 (7)
“카밀라, 방향 특정이 늦어!”
“나침반만 보면 안 돼! 소리가 나는 대로 이동해!”
“우회 기동이야! 자세를 낮춰야 해!”
배워나가야 해.
배우는 것에서 끝이 아니야.
그걸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승마 기술은 크게 발로 하는 것과 몸으로 하는 것, 총 두 가지로 나뉘어.”
전투가 없을 때는 에쉬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배웠다.
말안장 밑에 설치된 그물 침대에서 단원들이 교대로 잘 때에 그 기술을 연마했다. 마력이 남아 있을 때에는 허공에 마력의 발판을 빚어내는 것을 수련했다.
제7식, 진뇌룡을 배울 때와 비슷해. 마력을, 그러니까 체내의 힘을 체외로 끌어내는 감각.
“9시 방향에서 적 출현! 제법 많습니다!”
유지 시간은 짧을수록 좋았다. 체외로 끌어낸 마력은 체내에 있을 때보다 더 휘발성이 높고 힘도 약해지니까.
베스트는 도약과 동시에 생성했다가 바로 소멸시키는 것. 그리고 도착 지점에 즉시 발판을 형성해야 해.
그 지점에 도달하는 궤도 위의 적들에게 검술도 써야 하고. 이른바 ‘공중 전투’를 할 수 있어.
‘세 사람한테서 마력의 상시 유지를 배워서 다행이야. 이렇게도 응용할 수 있구나.’
음, 뭔가 원리가 비슷한데…….
돌발격은 폭발시킨 힘을 제동력으로 변환시키는 것.
또 섬무참은 날뛰던 힘을 잠재워 집중시키는 것이고, 진뇌룡은 마력을 몸 밖으로 끌어내는 것.
“카밀라, 우리 차례야! 따라와!”
돌발격ㆍ섬무참ㆍ진뇌룡.
이 세 초식을 동시에 쓴다고 생각하면…….
아니, 반 박자 간격으로 쓴다고 생각하면?
“카밀라, 네가 처리해야 했던 녀석 아직 살아 있어!”
그래, 이거야!
방금 느낌이 딱, 하고 왔어!
“미안, 바로 다시 할게!”
“10초 안에!”
그래, 이거야. ‘공중 전투’는 저 세 가지 초식을 한 번에 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이 방식을 체득(體得)해야 해.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쓸 수 있게 되면 돼. 비네사 님이 십문자도를 어디까지 배웠냐고 물어봤던 게 이것 때문이었던 걸까?
“제3분대, 제5분대, 11시 방향에 지원이다. 에쉬르, 제2분대도 같이 가라.”
“네! 카밀라, 가자!”
“응, 가고 있어!”
냉철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니까 여기로 데려오신 거야.
그 기대에 부응해야만 해.
필두 페이쿼리어가 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한낱 수련생 나부랭이인 내가 못한다고 주저앉는 건 말이 안 되니까.
“똑바로 해! 너 때문에 이번에 진영이 위험했던 건 알고 있냐?”
“샤펠 님, 죄송합니다!”
“네가 1초 늦어질 때마다 그 1초가 진영의 균열을 일으킨단 말이다.”
더 빠르게.
어제보다 더 능숙하게.
방금 전보다 더 노련하게.
“샤펠 님, 마력을 순환시킬 때의 노하우를 좀 물어보고 싶어요.”
“너한테 질문을 받을 시간 따위가 있겠냐? 너 때문에 생긴 진영의 결함을 보완한다고 지금도 음향탄 울린 곳에 가야…….”
“제가 저길 해결하고 오면 대답해 주실래요?”
“네가? 하, 어이가 없군. 할 수 있다면 한번 해봐라. 도와달라고 했다가는 울 때까지 그 머리를 쥐어박아 주겠어.”
스승님께서는 실수할 용기를 가르치셨다. 실패는 끝이 아니며, 다시 일어서면 그 또한 경험이 된다고 했다.
“탐색반으로부터 연락, 7시 방향에서 왔던 적은 소수였고 격멸됨! 진영 방향 수정 없음!”
“!”
“이제 답변해줄 시간이 조금은 생겼죠?”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야.
이 나날도 마찬가지야.
옆이나 뒤를 보지 않고, 앞만 보면, 그 무엇 하나 절망으로 다가오지 않아. 더 나아질 수 있단 희망으로 작용할 뿐.
“언니, 섬무참 말인데…….”
“샤펠 님, 마력 발판을 형성하는 타이밍 말인데, 마법사들은 이런 걸 사용할 때…….”
“언니, 발판에 닿기 전에 칼날을 휘두르는 각도를 이런 식으로 보완하면…….”
비네사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1일차, 2일차, 3일차, 5일차.
그렇게 하루, 또 하루가 쌓여갔다. 다음 하루는 더 벅차졌고 더 험난해져 갔다.
“단장님, 곧 몰락지대에 도착합니다.”
“놈들도 우리 목표를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모두 긴장을 놓치지 말라고 해.”
“단장님! 08시, 11시 방향에서 적 동시에 출현했습니다!”
“제2분대는?”
“이미 다른 곳에서 교전 중!”
“스승님, 11시는 카밀라와 저희 둘이서 갈게요. 카밀라와 제 실력이면 충분해요.”
그러나 적의 공세가 더욱 심각해져 가는데도, 모두가 느끼는 피로감은 예전과 비슷했다.
아니, 전보다 나아지는 듯했다.
에쉬르와 카밀라의 독립 분대의 활약이 진영을 양쪽에서 제대로 떠받치기 시작한 덕분이었다.
“스승님, 저긴 저희가 갈게요. 가자, 카밀라!”
“08시에서 발생한 음향탄은 우리가 처리하러 간다고 스승님한테 보고해줘. 따라와, 카밀라!”
“탐색반한테 여긴 우리 둘한테 맡기고 다른 쪽에 집중해 달라고 전달해줘. 카밀라, 준비됐어?”
믿을 수가 없군…… 대응반 단원들 모두 감탄했다.
‘에쉬르를…….’
‘세기의 천재로 일컬어지는 그 에쉬르를…….’
‘어느새 완벽하게 보조하고 있잖아…….’
홍련 병단의 저 꼬맹이, 이 5일 만에 어느새 병단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어. 이 작전에서 발생하는 모든 경험을 죄다 성장의 기반으로 만들어서.
그렇게 하루.
하루, 하루, 또 하루.
하나의 전투, 그다음의 전투, 그 너머의 전투.
“탐색반에서 긴급 연락! 2시 방향에서 모래 구렁이 출현! 이쪽으로 빠르게 접근 중입니다!”
“제1분대는 어딨지?”
“이미 제2분대와 함께 10시 방면 전투 중!”
“에쉬르는.”
“제4ㆍ5분대와 함께 교전 중입니다! 움직일 수 있는 분대 없음!”
“단장님, 12시 방향, 바로 북쪽에서 적 추격대입니다!”
혈마 병단에 당혹의 기류가 번진다. 대응반 중에서 전투가 가능한 병력이 없는 이 순간에, 하필?
“저는 임무 수행 가능해요.”
그때 그렇게 말한 건 소녀였다.
에쉬르와 별동 임무를 받았으나 그걸 어느새 해결하고 온…… 소녀 검사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병단의 애물단지로 여겨져 왔으나, 지금에 와서는 완전히 위상이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한…… 카밀라였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게 아니라면 그때 보여준 모래 구렁이 잡는 법은 기억하고 있겠지? 탐색반한테 무기의 절삭력을 강화시켜 주라고 명령할 테니, 조금은 쉬울 거다.”
“네.”
“좋아. 12시로는 내가 간다. 모래 구렁이 토벌 임무는 너한테 맡긴다. 벌레 잡는 일에는 갓 벌레를 탈출한 년이 딱 아니겠냐?”
비네사는 전황이 시급하다고 아무에게나 임무를 맡기지 않는다. 진영 전체의 배치를 바꾼다면 모를까.
그렇기에…….
심장이 부르르 떨린다…….
단독 임무 배정은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선다. 필두 페이쿼리어에게 신임받았다는 증거니까.
“네!”
그걸 모를 정도로 카밀라는 어수룩하지 않았지만…… 또 그걸 알기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뜨겁게 치받치게 되는 흥분과 감격을 억누를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도 않았다.
“맡기신 임무, 최선을 다해 완수하겠습니다!”
* * *
모래 구렁이가 웅대한 육신으로 지축을 갈아엎으며 나아오는 것이 보였다.
세계 전체가 떨린다…….
아니, 떨리는 건 내 손인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등자에서 발을 빼내고 안장 위에 쭈그려 앉는다.
‘십문자도 제4식, 발(發).’
발(發) 상태에서 마나하트를 폭주시킨다. 칼자루가 요동치기 시작하면 칼날을 살짝 빼내 마력의 기류를 흘린다.
그 기류를 발판으로 사용한다.
세로로 형성시킨 발판을 밟은 발에 전력을 집중, 몸을 급속도로 앞으로 밀어낸다. 이른바 ‘쏜살같이’ 말이다.
동시에 제5식, 돌발격을 시전.
요컨대 이건, 발(發)과 심화 초식 연계에 발판 형성이란 중간 과정을 하나 추가한 거나 다름없다.
슈칵……!
주둥이를 벌리고 긴 혀를 날름거리던 모래 구렁이, 여섯 개의 눈알 중 하나를 돌발격으로 깊숙이 저며낸다.
“Kaaaaaaaaaaaaaaaa!”
돌발격에 실려 있던 마력, 칼날에서 요동치던 마력이 기류로 흩어지기 전에 그걸 허공에서 응결(凝結)시킨다.
그래서, 발판으로 삼는다.
발판을 확보할 수 있다면 지면에서 십문자도 연계 동작을 취할 때와 해야 할 것에서 그다지 큰 차이는 없다.
‘좋아, 탐색반의 강화 술식 덕분에 절삭력이 엄청 높아졌어…… 다음!’
포효를 내지르며 주둥이를 떨치는 모래 구렁이의 반격을, 발판을 박차고 도약해 피해낸다.
그리고 다시 발판 형성.
이 발판은 공격을 위한 발판, 집중시키는 마력을 각력으로 쏘아내기 위한 발판이다.
슈칵!
모래 구렁이의 아가리가 옆으로 길게 찢어지며, 고통스러운 울음이 사막을 뒤흔든다. 그에 공명하듯 짜릿한 전율이 몸을 흔들었다.
‘된다! 되고 있어! 생각한 대로, 훈련한 대로!’
다시, 다시, 다시!
쓰러뜨릴 때까지, 다시!
챙, 챙, 채채채채채채챙……!
아아, 안 돼…… 스승님께서 생명체를 벨 때는 결코 즐거워하면 안 된다 하셨는데, 대체 왜 이렇게 짜릿하지?
‘아니 아니야.’
이건 무언가를 베어서 생기는 짜릿함이 아니었다. 마침내, 마력을 이용한 공중전이 가능하게 된 상황에 대한 자축의 기쁨이었다.
그렇게 몇 번을 베었을까.
흥분 상태에서 스무 번이 넘는 참격을 한순간에 반복해서 그런지 마력의 한계와 함께 위기가 찾아오고 말았다.
“!”
다음 참격을 먹이려던 순간, 모래 구렁이가 보인 예상 이상의 힘과 속도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것이다.
“얌마! 마지막 마력으로 발판을 만들어서 뒤로 최대한 빠져!”
그 위기의 순간을 모면할 수 있던 건, 모래 구렁이의 머리통에 내리꽂힌 낙뢰 덕분이었다. 삿갓 쓴 인영이 저 멀리 비쳤다.
오사리우스 학파는 뇌전 마법의 대가였던 대마법사 린의 가르침을 좇는 자들.
배틀메이지로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서, 팔대학파 중 최고의 전투 학파인 리븐델 학파와 우열을 가리는 수준까지 와 있었다.
거기서 샤펠은 10명뿐인 글라도스(4성) 등위 마법사이자 혈마 병단 소속의 마법사. 약하고 싶어도 약할 수가 없다.
“저놈은 이제 한동안 앞을 보지 못해! 움직이지도 못하고! 토벌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네!”
“멍 때리지 말고 빠르게 말에 올라타! 본대에서 낙오되기 전에 빠르게 합류한다!”
샤펠의 뒤를 따라 화산재의 폭풍을 지나 본대로 복귀했을 때는, 한순간 폭발하듯 찾아왔던 소요가 가라앉은 기분이었다.
돌아왔다…….
살아서, 돌아왔어…….
다른, 그러니까 훨씬 치열하고 혹독했을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에쉬르가 난리법석을 피웠다.
“카밀라! 모래 구렁이 임무를 혼자서 해결했다며?! 세상에! 그거, 황금 등급 모험가들이 파티를 짜서 잡는 마물이라고!”
“아니, 나는 별로 한 게 없어. 마법사랑 마녀님들이 많이들 지원을 와주셔서…… 마지막에는 샤펠 님도 와주시고.”
“다 널 칭찬하던데 뭘! 샤펠, 어땠어?”
에쉬르의 시선을 받은 샤펠이 어깨를 마지못해 으쓱해 보였다.
“뭐…… 모래 구렁이의 발목을 잡을 정도는 되더군요.”
“이제 우리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모래 구렁이의 발목을 잡는다는 소리네?”
“그만 좀 치켜세우십시오. 기껏 군기 다 잡아놨더니 이러다 다시 기고만장해지면 어떡합니까?”
예전이었더라면, 그러니까 지검제를 막 우승했었던 때라면 모래 구렁이를 상대하는 건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하지만…….
원시화 저주와 용혈 혈청 주입 이후, 근력과 마력의 절대량이 최소 서너 배는 증강된 느낌이다. 에쉬르와 샤펠에게 필사적으로 배운 지식이 그 힘을 뒷받침해 줬다.
“그렇기에 할 수 있었어요. 언니, 고마워. 샤펠 님, 감사합니다.”
카밀라의 솔직한 소감에 에쉬르가 방그레 웃고, 샤펠은 불편한 기색으로 헛기침을 했다.
“네가 쓸모가 있어져야 진영이 붕괴되지 않으니 알려준 것뿐이다.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그러면 고맙단 말 취소할게요. 돌려주세요. 이자까지 쳐서요.”
“뭐, 인마?”
“앗하하하하하하! 카밀라, 귀여운 것도 반칙인데, 이렇게 재밌어지면 어떡해! 세상의 밸런스가 무너져 버리겠어!”
그래, 할 수 있었겠지…….
에쉬르의 웃음 속에서 카밀라는 샤펠이 마구 휘두르는 봉으로부터 이리저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 그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비네사는 생각했다.
‘할 수 있는 게 당연해. 넌 내 친구 미자리가 직접 고르고 키운 제자, 라미네아가 선택한 녀석이니까.’
다만 그 순둥이 라미네아가 내게 이빨을 드러낼 정도로, 소중한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온 게 문제였지만…….
넌 방금 알을 깨고 나온 거다.
다른 놈들이 알 속에서, 어미의 품 안에서 꿈틀거릴 때, 몇 배는 빨리 세상으로 나온 거야.
– 스승님, 저 방금 라미네아 님의 제자를 만나고 왔어요!
– 나도 봤다. 별것 없는 년이던데.
– 아녜요! 엄청 귀여워서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속에는 엄청난 향상심을 갖고 있더라니까요? 겁도 안 내고 저랑 검무까지 합을 맞췄고요!
– 그 계집애가?
– 네! 글쎄, 저처럼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약속했어요! 나중에 같이, 르노드와 아라다만텔을 갖고 나서 춤을 추기로요. 아, 기대된다.
미자리와 라미네아가 그랬듯, 너는 피비린내가 전부인 전장에 순수한 빛으로 웃음꽃이 피어나게 만드는 재능이 있다.
그건 아주 대단한 재능이야.
나 같은 놈은 원해도 얻지 못하는 재능이지.
‘그 빛을 갈고닦아서, 어엿한 어른으로, 용사로 성장해라.’
그래서, 같이 걸어가 줘라. 네 스승 라미네아의 곁에서.
그리고 언젠가, 나도 그 녀석도 죽고 없어진 세상에서는…….
내 제자 에쉬르의 옆에서, 사제도 친구도 아닌, 사명(使命)의 동반자로서 같이 걸어가 줘라.
‘나와 미자리가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던 것처럼 말이야…….’
* * *
뇌향심공명진의 도움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혈마 병단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나의 생물처럼.
‘엄청나다…….’
진심으로 감탄했다.
홍련 병단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혈마 병단은 그 이상이야.
늘 전장에서 함께하며 합을 맞춰왔기에 이게 가능한 걸까.
“말을 갈아탄다. 제1분대 순서로 말 호위반으로 이동해라. 말을 바꾸는 시간 동안 시계 방향으로 타 분대의 빈자리를 메운다.”
바로 그런 집단이었기에 몰락지대를 돌파한다는 비상식적인 행위가 가능했던 걸지도 모른다.
진영은 괜찮았다, 9일차까진.
진영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문제가 터진 건 마지막 10일차부터였으니 말이다.
“3시 방향에서 대규모 적 출현, 네크론 원시 군대입니다! 예상되는 적세는 10만! 대군입니다!”
지금에 와서도 알 수 없다. 어떻게 그 화산재와 모래 폭풍이 휘몰아치는 풍절음과 말발굽의 소음 속에서…….
딱…… 딱딱딱딱딱…….
원시의 해골이 소름 끼치게 맞부딪치는 소리가 그렇게나 선명히 귓가에 울리던 건지.
“중앙 대열을 어떻게든 사수해야 한다. 우측면, 전투 준비.”
모래 폭풍 속에서 네크론의 원시 군대가 쏟아져 나왔을 때, 그 위로 벼락이 눈부시게 내리꽂혔다.
오사리우스 학파는 뇌전 마력을 주력 속성으로 삼은 학파, 낙뢰는 샤펠의 특기라 할 수 있었다.
굉음 속에서 원시인들이 재로 바스러졌건만, 그 잿더미를 짓밟고 더 많은 숫자의 해골들이 내달려왔다.
“카밀라, 준비해. 한순간이야.”
에쉬르는 이미 고삐에서 손을 놓고, 태도를 반쯤 뽑은 상태였다.
전투 직전의 긴장감…….
카밀라 또한 심장과 호흡의 떨림을 억누르면서도 칼자루에 손을 얹었다.
“응, 언니. 나는 준비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