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 of the Fake Hero RAW novel - Chapter (266)
가짜 용사 이야기-266화(266/310)
시즌 3 : 74화
“혼자서 나 라그바우그를 상대하겠다? 하하하하! 좋아, 아주 좋아! 어디 한번 서로 흥을 띄워보자…… 인간 계집!”
도끼날의 표면에서 일렁이던 힘이 분출된다, 다시금 해일의 형상을 입고.
형태는 얇은 서슬.
그 서슬에 해안 지대를 초토화시키는 재앙의 힘이 압축된 것이다. 본래 무차별적 위험인 해일을 집중적 필살의 위협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라미네아 경, 조심하십시오! 그 힘은……!”
아이딘은 그렇게 외치다가 입을 다물고 말았다.
라미네아가 취한 그것은 마치, 꽃이 피어나는 듯한 자세. 새벽을 맞이한 꽃이 봉오리를 여는 듯한 자세.
창세의 아름다움이 저 한 몸에서 체현되는 것만 같은, 그러한 자세.
십문자도 제7식, 진뇌룡.
십문자도 제12식, 영멸섬(永滅閃).
진뇌룡, 그 뇌룡의 힘과 기세를 절식인 영멸섬에 그대로 싣는다. 용이 승천하고, 그 승천한 자리를 따라 빛무리가 눈부시게 번진다.
“……!”
영멸섬은 참격 하나로 베어낼 수 없는 적을 베어내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한다.
시공을 광대하게 긋는 참격, 그 큰 궤적을 따라 극소량의 검기가 전류처럼 수없이 퍼져나가며 폭발한다.
지금 이 상황에 저 묘사를 적용하면, 짓쳐들었던 해일의 참격을 분자 단위로 멸각시켰다고 할 수 있겠다.
십문자도는 연계의 검법.
십문자도 제5식, 돌발격.
예상치 못한 반격으로 상대의 의식 속에 한순간 열린 허점을 찰나에 파고드는 돌격의 법식.
라그바우그가 반응한다.
돌발격의 궤도로 도끼날이 올라오기 무섭게, 그 돌진의 기세를 뒤바꾼다. 거두어들이고 다른 방위로 집중시킨다.
십문자도 제6식, 섬무참.
귀가 아릿한 쇳소리 속에서, 심연의 성물과 빛의 칼날이 격돌하며 두 달인이 서로를 밀쳐낸다.
“Ka ge shi, 놓칠 것 같나!”
라그바우그가 도끼날을 짓쳐들자, 라미네아의 지천에 깔려 있던 바다가 일어섰다. 해일이 되어 팔방에서 달려든다.
‘바다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건가?’
그 파도를 아라다만텔의 칼날로 흩어 버리면서 생각한다.
‘왕의 힘을 계승한 게 둘이라니, 불가능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말았어.’
아니, 지금까지 없던 일일 뿐,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
‘결과론적 사고지만, 태산 병단이 여기에 오지 않게 돼서 다행이야…….’
밀집 대형을 짜는 태산 병단이 여기 왔다가는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른다.
근데 대체 왜지?
대체 왜, 이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반격 이래 후퇴만 거듭하다가 이 <라프타스>를 전장으로 삼은 거지?
‘이건 회전(會戰)도 아니야.’
고모님과 백부님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도록 왕의 결계를 펼쳐놓고 오히려 시간을 끄는 지연전에 가까운…… 뭐가 목적이지?
“제법 쓸 만하군, 인간 계집 주제에!”
다시, 칼날과 도끼날이 거칠게 맞붙는다.
“페이쿼리어란 놈들은 다 너처럼 강한가? 아니, 못난 동생들의 싸움을 봤었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는 상위 석차도 아닌걸?”
“하, 인간의 서열이란 한심하기 짝이 없지!”
힘겨루기에 들어가며 고주파에 가까운 소름 끼치는 금속성이 터진다.
“힘이 아니라 나이나 출신 따위를 따지니 말이다! 혈족 놈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놈들도 가장 우선되는 서열 규칙이 힘인데 말이다!”
“지금 여기 온 게 필두 페이쿼리어였다면, 그 입을 두 번 놀리기도 전에 네 목은 날아갔을걸!”
일대다에 강점을 둔 타르스 선배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비네사 선배님이 여기 계셨더라면…….
한 자루, 칼날 같은 분이셨다.
스스로를 잔혹할 정도로 연마하고 단련해서, 이 악몽이 사람들의 일상을 범하지 못하도록 지켜온 시대의 칼날이셨다.
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나는, 아직 그분처럼 되지 못했고 또 될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 이 세상에는 칼이 필요하다.
예전에, 가장 먼저 라미네아를 제자로 부른 건 미자리가 아니라 비네사였다.
– 칼은 누군가를 죽이는 도구인 동시에, 또 누군가를 지키는 도구가 되지. 제일 잘 죽이는 놈이 제일 잘 지키는 놈이 된다. 그게 바로 페이쿼리어의 세계다.
당시 미자리에게 존경심을 갖고 있던 터라 그 제안을 거절했으나, 그때 들은 비네사의 신념(信念)은 여타 페이쿼리어들과 비교해도 고고한 것이었다.
– 별이 밤을 밝힌다면, 칼은 전장을 밝힌다. 너라면 그 숙명을 지켜낼 그릇이 될 것 같다.
평생을, 칼날로 살아오신 분.
그 마지막만큼은 누구보다 평화롭고 따스하게 이루어져야 마땅했건만, 그때 네가, 너희들이 오지만 않았더라면…….
바닷속에서 솟구치는 문어발들을 베어내며 라미네아는 다시금 돌진했다. 해수면 위에 마력의 발판을 만들어 드높이 도약한다.
“Tabaka na, 멍청한 인간 계집 같으니, 공중에서는 허점투성이란 것도 모르고!”
이바요른이 깔깔대며 목탁을 울리자, 깊은 바다의 색채로 검푸른 문어발들이 치솟았다.
‘아니…… 이 인간 계집이 그만한 실력을 갖고 갑자기 이럴 리가. 이건 일부러 이런 거다.’
그러나 라그바우그의 판단은 달랐다.
뭐냐?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라미네아의 안광에서 웃음기가 번뜩인 그 순간, 사고는 저편에서 이루어졌다.
“카밀라!”
“응, 언니!”
이바요른이 라미네아를 노린 틈새, 그 호흡의 틈새, 그 힘의 간극을 겨누고 두 개의 칼날이 치고 든 것이다.
십일자도 제11식, 현월(弦月).
십문자도 제10식, 십자참수.
그 순간, 그대로 이바요른의 목이 잘려나갔을 것이다, 라그바우그가 집어 던진 도끼날이 두 칼날을 정확히 쳐내지 않았더라면.
“!”
“!”
“!”
도약의 기세 그대로 이바요른을 맹습했던 라미네아는 힘겨루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핑그르르…….
그러지 않았더라면, 부메랑처럼 라그바우그의 손으로 돌아온 도끼날에게 배후를 내주었을 것이다.
“안 돼, 안 돼, 안 돼! 그딴 잔재주, 바그카르의 딸이자! 필두 하이 쿤 타르크의 족장이며! 모든 우루크의 대족장인 내게는! 전혀 안 통한다!”
중장의 종반전, <라프타스> 탈환전 (5)
어떻게 된 힘이야…… 카밀라는 손목에서 날뛰는 격통을 억누르면서 생각했다.
‘방금, 십자참수를 위해 마력을 집중한 상태가 아니었더라면 칼날이 부서져 버렸을 거야.’
이게, 이게 바로 필두 하이 쿤 타르크 족장의 힘. 숨 막히는 위압감, 이런 존재를 상대로 스승님께서는 전면전을……?
기회를…….
그런 괴물을 상대로 스승님께서 만들어주신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어. 아 젠장, 아 이런 젠장……!
“카밀라, 넋 놓고 있지 마! 될 때까지 간다!”
이바요른의 공격은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아까는 끌어들여서 한 번에 죽이기 위해 일부러 허점을 열어준 것인가.
우리가, 상대하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쓰러뜨린다고 했는데.
쓰러뜨리기는커녕 이바요른의 사술 공격은 계속해서 저쪽 전장, 즉 라그바우그를 도와서 스승님까지 덮치고 있잖아.
“적들이 너무 많아! 뒤로! 뒤로! 최대한 진영을 좁힌다! 빨리!”
“서둘러! 이대론 다 죽어!”
“고립되어 간다!”
흑각검파의 맥케넌과 멜레브 학파의 페닐과 붉은 순례자 레오네는 잡졸들이 오지 못하게 막느라 최선을 다하고 있어. 아이딘은 환각 결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손쓸 틈이 없어.
‘해야 해.’
해야만 해.
지금 이 자리에서, 이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는 건 에쉬르뿐이야.
에쉬르가 갈 수 있게 도와야 해.
“Tibae ro, 너희가 뭘 하는지, 뭘 하려고 하는지, 나한테는 아무런 의미 없다.”
이바요른이 그렇게 외친 순간,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에, 혈관부터 시작해서 말초신경까지 꿰뚫리는 감각이 있었다…….
전신을 뒤덮는 소름…….
모든 것, 치부, 행동, 생각, 힘의 흐름, 마력의 순환, 그 모든 걸 넘어 머리털이나 손톱의 미세한 성장이나 뇌파의 전류 따위도 모두 누군가에게 엿보이는 듯한…….
“진정한 왕의 축복이, 예지안(豫知眼)이, 너희를 전부 통찰하여 나를 계몽시켜 주시고 있으니.”
카밀라는 두 눈을 감고 있기에(뜬다 해도 제대로 볼 수 없다) 이 이변의 정체를 알지 못했으나, 에쉬르는 전율 속에서 보았다.
눈이…….
계몽의 눈동자가…….
이바요른의 흉골 부위가 눈꺼풀처럼 찢어지며, 사특하고, 요사스러운, 문어의 그것을 닮은 형태로…… 그 사이로 거대하게 돋아나는 것을.
“너희들이 닿을 수 있는 모든 미래가, 모든 세계의 선이, 이 눈에 비쳐지는 영역 안에 머무른다.”
저게 허세가 아니라는 건 한 합만 겨뤄봐도 단박에 알 수 있게 된다.
공격을…….
우리들의 공격을…….
최단 경로로, 최적의 경로로 차단하는 동시에, 이쪽을 공격해 오기도 하고 누이를 지원하기도 하는 문어발들.
베고…….
피하고…….
또 베어도…….
지척으로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오히려 문어발에 휘감겨 몇 번이고 뼈가 으스러져 죽을 뻔했다.
“카밀라!”
카밀라가 에쉬르의 배후를 겨누던 문어발을 잘라내고는 해수면을 나뒹굴 때, 에쉬르는 헛숨을 삼켰다.
‘한계인가?’
한계일 수밖에 없어. 시야가 차단되어 있는데도 이만큼 보좌해준 게 기적에 가까운데.
그렇게…….
그렇게…….
기력이 점점 쇠하면서 반응이 무뎌지고, 서서히 공세가 밀리기 시작하고, 오감이 둔해지고, 둘이 알지 못하는 사각(死角)으로 문어발이 짓쳐들던 그때.
“!”
이바요른과 둘 사이에 빙벽이 가파르게 솟구쳤다.
그 순간, 에쉬르와 카밀라의 경추를 으스러뜨리기 직전이었던 문어발은 이상한 곳을 때렸다.
이바요른의 표정에 처음으로 당혹감이 떠올랐다. 냉기가 형성한 안개 저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그 눈이 있어도 상대가 보이지 않으면 모든 미래를 볼 수는 없는 모양인데.”
요한, 요한 프로스트.
그 말도 안 되게 명철한 두뇌로, 잠깐 전투를 관찰하고 그 허점을 파악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야각만 피하면, 그 시야각 이외 전체 각도가 네 사각이겠네!”
이바요른이 소리의 진원으로 목탁을 울리자, 문어발이 안개 너머로 날아갔으나…… 들려온 건 얼음이 깨지는 파열음뿐이었다.
“지금이야! 가, 카밀라!”
이바요른이 다시 흉부를, 예지안을 에쉬르와 카밀라 쪽으로 돌렸는데…… 보이지 않는다.
‘사방에, 얼음이……?’
대기가 시퍼렇게 얼어붙으면서 반사광을 형성하고 또 은폐와 엄폐의 구조물을 이루었다.
예지안의 시야가 닿지 않는…….
에쉬르가 즉시 그 빈틈을, 시야가 닿지 못해 미래를 읽지 못하는 틈새를 달려 이바요른에게로 쇄도했다.
‘기회는 한 번…….’
허용량을 초과한 마력 사용의 반동, 요한은 안개 속에서 피를 쏟으며 생각했다.
‘다음에는 문어발로 얼음을 즉시 깨트릴 테니, 이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할 거야.’
마지막 한 줌의 마력조차도 그러모아서, 이 순간에도 에쉬르의 진격을 겨누는 문어발을 하나라도 더 막아내면서.
‘그러니 이번 한 번뿐……!’
순간.
그 순간.
에쉬르가 미래를 내다보기에 성립하는 모든 저항을 물리치고, 살(殺)의 간격, 이바요른의 목전으로 칼끝을 내찌르던 그 순간.
“얕보지 마라, Bekzu들이……!”
이바요른의 등에서 해괴하게 솟구친 세 가닥의 문어발이 에쉬르의 몸을 휘감았다.
그 근골을 비틀었다.
그 육신을 완전히 뒤틀어서 내장까지 쥐어짜낼 기세로, 그 순간, 짓쳐들던 죽음의 순간 앞에서, 에쉬르가 마지막 기력을 짜내 소리쳤다.
“카밀라, 지금이야!”
그와 동시에, 극위성검 르노드가 맹렬한 검광을 토해냈다.
시세포가 불타는 듯한 통증, 이바요른의 두 눈은 순간적 실명 속에서 빛과 어둠도 분간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또한 어두운 시대에 빛을 비춰온 그 성스러운 힘은 옛 왕의 권능에게도 손상을 입혔다.
‘하지만 아직 시야는 열려 있다.’
카밀라는 움직이지 않았다.
발도 자세…….
이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기력의 가닥은 단 하나뿐. 마력도 한 줌뿐.
그렇기에 그 하나를, 무엇보다도 강력하게 증폭시켜서 사용해야 했기에.
‘제일 잔챙이인 저 계집년이 무슨 수작을 부리든, 손쉽게 막아낼 수 있다. 설령 미래를 예지하지 못해도.’
지금 속박한 이 계집을 죽이는 동시에, 목탁을 한 번 더 울려서, 저 계집도 동시에 죽인다.
그 순간.
그 한순간.
인간 계집이 황망히 내쉬던 호흡을 중단하며 발도에 전심전력을 쏟으려는 것을 본 그 순간.
‘?’
지금, 이 시간대에 존재할 수 없는 ‘누군가’의 모습이 그 위로 떠올랐다.
‘백발(白髮)……?’
페이쿼리어들의 후천적으로 탈색된 백발과는 달랐다.
선천적으로 장작의 사명을 갖고 태어나면서 받은 잿빛의 백발.
이바요른은 알 수 없었으나, 그것은 바로 엘디아 용사의 색채였다.
식별 번호, 엘디아 오메크(06).
그렇기에 당연히, 그 전신에 거느리고 있는 것은, 기원의 암흑조차도 두려워 떨게 만들었던 빛의 칼날…… 다섯 자루의 진성검.
‘예지안의 손상, 너무 먼 미래까지 볼 수 있게 되어버린 건가?’
설마, 저 인간 계집의 미래인가?
아니…….
‘저건 남자잖아. 성별이 바뀌는 게 가능할 리가.’
극위성검 르노드는 옛 진성검 갈라디엘을 본떠서 만들어졌다. 그 검광이, 왕의 지각으로 하여금 먼 미래에 닥치는 환난조차도 내다보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소녀에게…….
먼 미래에, 소녀의 검을 배우게 되는 제자의 자세와, 지금 소녀의 자세가 너무나도 똑같기에,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편린을 이토록 선명히 엿보게 된 것인가.
‘미래가……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고……?’
정확히는 그려지지 않는 게 아니었다.
지금 저 한순간에.
갈라디엘의 칼날이 칼집에서 뽑혀 나오려는 한순간에, 수천만에 이르는 미래가 뇌리로 쇄도해든 것뿐이지.
인지 영역의 과부하.
왕의 힘을 한 줌, 겨우 빌리는 것이 전부인 필멸의 지각으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영역.
그것은 세계(世界).
창세 경계의 소우주(小宇宙).
시공간을 지배하는 심연의 절대자조차도 압도했던 광속 그 너머의 속도. 필멸의 존재가 인지할 수 있는 순간(瞬間) 속에 이루어지는 영원(永遠)의 참무.
감히 견디지 못한다, 그 미래를.
감히 바라볼 수 없다, 그 검을.
계몽의 힘이 보여주는 미래의 잔상조차도, 필멸의 눈과 뇌는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리는 것이다.
“끄, 끄아아아아아아아……!”
예지안이 터지면서 말할 수 없는 격통이 이바요른을 덮었다. 결정적으로, 예지안이 파괴되며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었다.
‘무슨 일이……?’
요한은 지금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는 확실히 알았다.
기회다.
이걸 놓치면, 다시는 이 정도의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했다.
“카밀라, 가────!”
체중의 이동, 마력의 분배, 힘의 결핍, 근력의 집중, 응축과 강압, 집중과 폭발.
십문자도 제4식, 발(發).
십문자도 제7식, 진뇌룡.
십문자도 제11식, 뇌격단.
벼락이 몰아치듯, 십여 보 이상의 거리를 단번에 좁히며 쇄도해든 칼날이 이바요른의 상반신을 깊고 넓게 베었다.
‘몰락지대의 폭풍 속에서도 몇 번이고 싸웠어.’
그 참격의 끝자락에서.
‘그때 배운 걸 그대로 적용하면, 눈을 감고 있어도 적을 정확히 노리는 것쯤은……!’
전류처럼 꿈틀거리던 미세 검기의 파동이 움직이며, 첫 참격으로 베어내지 못한 적들의 체내를 도륙 내었다.
“──────참(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