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 of the Fake Hero RAW novel - Chapter (45)
가짜 용사 이야기-45화(45/310)
제45화
[정찰 보고대로다. <아우렐리노플>에서도 사막화 현상이 진행되기 시작했다.]1698년 2월 28일.
자색 도시, <아우렐리노플> 서부 레벤토 평원.
[사막화가 적색산맥에 닿지 못하게 방법은 도시를 탈환하는 길뿐이다.]결계석이 일으키는 파장에 의해 사계가 맑게 개었다.
그 맑게 갠 진로를 따라, 빛과 먼지의 대열이 질서정연하게 진군해 나갔다.
재편성된 제1방면군 40만 전력은 정면, 즉 <아우렐리노플> 북문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제1방면군을 시작으로 제2ㆍ3방면군 전체가 도시 외곽으로 남하 중이다.]그 광경은, 가히 장관이었다.
개전 이래, 길고 얇은 선으로 퍼져 있었던 인류의 병력이 하나의 짧고 굵은 쐐기로 결집했다.
빛과 먼지가 땅을 가득 메웠고 빛과 먼지의 대열 바로 위 하늘에서는 바람의 대열, 그리핀들의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화산재에 의해 확인 불가능했던 각 방면 적 주둔군의 정체를 식별했다. 지휘관들은 적의 특징 및 상대법을 다시 한번 장교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폭염 경보 발령, 즉 총동원령에 따라 최소한의 수비 병력을 제외한 전 병력이 본 공격 작전에 투입되었다.
훗날, 역사서가 기록하는 이날의 인류 병력은 1,111,756명이었다.
남부의 모든 망국의 병력과 페이쿼리어 전원이 투입된 총력전이었으며, 이 결전에서 패배한다면 인류에게는 뒤가 없었다.
[철십자가 길을 연다. 철성 병단과 용추 병단은 제2방면군의 선봉에서 북문을, 필중 병단의 제3방면군은 동문을 도모한다.]지축을 뒤흔들며 전진하는 거신 기갑부대, 그 틈새를 달리는 철십자 기사단의 대열에서 카이센은 뒤를 돌아봤다.
수많은 깃발들…….
그래, 수천수만의 깃발들…….
그 깃발들이, 하나의 통일된 생물처럼 하나의 동일한 운율로 행군하는 병사들 위에서 춤추는 광경을.
“부유성 총사령부에서 우리 철십자에게 서문 정면 돌파를 명령했다.”
발란드 왕국, 칼론 제3공화국, 호센 왕국, 아니마 공국, 베른 공국 등…….
모두 남부의 망국들이었다.
오래전에, 고향을 잃어버린 병사들이었다.
잃어버린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원념은 살기로 뒤바뀌어 흙먼지로 펼쳐지고 있었다.
“하! 만년 하이 쿤 타르크 2위라! 우리 철십자의 상대로 걸맞군!”
“키랄은 가장 군대다운 체계를 갖췄고 세력도 엄청난 편이야. 지금 저 앞에, 수평선을 꽉 채운 것만 봐도 알겠─”
메른이 트발에게 한소리를 하던 그때였다.
전방 저 너머, 미약하게 흩날리는 화산재 속의 도시, <아우렐리노플>의 성곽에서.
통상 규격의 세 배에 달하는 광폭한 투석기들이 고함에 따라 하나둘씩 기울어졌다.
“─전방에서 일제 포격! 트롤의 공성 포대입니다!”
알리도나가 허리춤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곧장 꺼내들었다. 그걸 길게 펼쳐내면서 소리쳤다.
“결계를 구축하겠어! 모두 앞으로 나서지 말고 속도 줄여!”
알리도나가 광역으로 펼친 결계 위로, 거석들이 으깨지고 또 바스러졌다.
그 흔적들이 돌 조각으로 흩날릴 때, 철십자 기사단이 결계 앞으로 치고 나갔다.
흑철 투구의 면갑을 내리쓴 트발이 신나게 소리쳤다.
“하! 트롤이 도대체 몇 마리야? 골통 쪼갤 맛이 있는 놈들이 저렇게나 많다니!”
“대장님, 트롤이 저렇게 많은 걸 보니 분명 오우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주의해야겠는데요.”
“동감이야.”
오우거는 심연의 영향으로 육체적ㆍ정신적 변이가 일어난 트롤의 변종이었다.
학자들에 따르면, 트롤과 달리 생각을 길게 할 수 있었으며 말을 뱉을 수도 있다고 했다.
트롤 종족은 압도적으로 거대한 힘을 지닌 것이 강점이나 우둔한 지능이 약점이었다.
– 그러한 생물 병기에게 지성이 탑재되는 일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너희들, 페이쿼리어가 될 너희들이 처리해야 하니까.
<위용검전>의 교관 라헬은 그렇게 강조했었다.
그 비합리적인 무력 앞에, 이미 수많은 죽음이 충(忠)이라는 미명하에 스러져 왔으니까.
오우거는 비합리적 무력에 지성까지 탑재된 마물, 인류 또한 비합리적인 무력으로 상대해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 작전목표는 키랄이다. 수성 포대는 키랄을 돌파하고 난 뒤에 생각한다.”
총력전(總力戰),
아우렐리노플 공략 (3)
<아우렐리노플> 서문 앞 황야의 바람은 사나웠다.
황무지를 휩쓰는 화산재와 흙먼지의 바람이 돌진의 대열을 베고 지나갔다.
그 무인지경의 황야 위에서, 키랄의 블라쉬우르프들이 목을 쳐들고 우는 소리가 들렸다.
Auuuuuuuuuuu……
……Auuuuuuuuuuuuu……
……………Auuuuuuuuuuuuu……
찢어지는 울음소리가 화산재에 난반사되며 울려서, 그 소리는 더욱 두렵게 들렸고 군마들이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철십자, 창 들어!”
군마들이 속도를 올렸을 때, 화산재 속에서 괴물 늑대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충돌까지 20초!”
키랄의 문장, 포효하는 늑대의 깃발들이 클랜 기수들이 쳐든 기폭 위에서 춤추듯 흔들렸다.
블라쉬우르프의 피비린내, 키랄 우루크들의 전투 개가(凱歌)…….
이 전장의 구성 요소가, 카이센에게 더없이 친숙하게 느껴졌다.
‘친숙해? 아니…….’
친숙하기보다는, 도리어 신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1년 가까이, 아니, 1년 넘도록.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짚던 날의 기억과 일말의 차이도 없이 똑같았기에.
– 키랄. 본래 <화염만리> 이남의 마계에서 가장 비옥한 땅, ‘쥴라드 평원’을 차지했던 클랜이다.
평야가 넓고 산이 멀어서, 키랄의 전사들과 늑대들은 폭발적으로 번식해 숫자를 키웠다.
인류를 약탈하면서 배운 행정 능력을 갖추어 군대를 질서정연하게 통치하기도 했다.
그 무지막지한 숫자는 항상 인류에게 거대한 위협으로 작용해 왔었다.
– 제3석 엘티레 알터 플라디마르테가 <아우렐리노플> 방어전에서 늙은 족장 즈칸과 공멸하면서, 현재 둘째 아들인 키쉐가 족장직을 계승했다.
– 교관님, 첫째 아들은 어떻게 되고 둘째 아들입니까?
– 좋은 질문이다. 지금 저기서 열심히 딴생각을 하고 있는 남정네가 죽였으니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물어보도록.
그때는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딴생각을 해야만 했다.
키랄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마다, 그 이름에 얽힌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그날의 아픔이 또다시 밀려왔으니까…….
숨을 쉴 수도 없이 비렸던 물비린내와 죽고 죽어가던 이들의 신음 소리와 그리고…….
“카이센, 전에도 말했지만 이성을 잃고 개죽음을 하러 간다면 절대 널 지키라고 부하들을 보내지 않을 거다. 알겠나?”
소년기의 원수가 눈앞에 있었으나 마음속은 신기할 정도로 차분했다.
아니, 차분하다기보다는 차가운 것일까…….
죽음보다도 더욱 차갑게 얼어붙은 살기(殺氣)가, 심장 깊숙한 곳에서 삐걱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하! 키랄 놈들, 용창의 맛을 보여주마!”
블러드윈드의 옆구리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제일 선봉으로 치고 나아갔다.
나아갔다.
앞으로, 더욱 앞으로.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또 숨을 헐떡거리면서, 그리고 또 그렸던 원수의 앞으로.
나아갈 때, 이미 왼손은 칼집 위에 오른손은 칼자루 위에 포개져 있었다.
“Rokta! 인간 고깃덩어리가 가소롭구나! 키랄의 키란즈키 가가인 이 아트코르의 돌격대 앞으로 겁도 없이!”
인육과 인간의 피에 굶주린 블라쉬우르프들이 군침을 게걸스레 흘리며 마주 달려왔다.
그 위에서 전투의 함성을 터뜨리는 키랄 전사들의 쇠붙이들이 모래먼지 속에서 번뜩거렸다.
바로 그러한 야만적인 장사진의 정면으로, 순백의 칼집에서부터 뽑혀 나온 성검의 칼날이 붉게 흐드러진 순간.
파죽지세(破竹之勢).
첫 번째 거합에, 백여 명의 전사들이 도륙되어 깃발 위 상공을 날아가고.
“Bak to……?!”
두 번째 거합에, 그 너머 이백여 마리의 늑대들의 모가지가 허공으로 솟구치며 피 안개를 자아내며.
“이 무슨……?!”
세 번째 거합에, 돌진의 격세가 격파된 키랄 돌격대가 좌우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카이센 알터 아라다만텔, 키랄 돌격대 정면 돌파……!] [엄청납니다! 키랄, 카이센 알터 아라다만텔의 돌파를 전혀 막지 못합니다!] [고위험 심연 인자, 카이센에게로 고속으로 접근 중!]네 번째 거합을 준비하는 카이센에게로, 통상 블라쉬우르프보다 두 배는 거대한 늑대가 쇄도했다.
블러드윈드가 즉시 몸을 틀어, 제 숨통을 노리던 송곳니가 허공을 찢게 만들었다.
그 순간, 군마와 늑대 위에 타고 있던 기수들의 힘이 격돌하며 고막을 찢는 금속성이 폭발했다.
쩌어어엉…………!
블라쉬우르프를 부리는 우루크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짙은 모랫빛 피부의 거한이었다.
모래 입자를 하나하나 엮어 만든 듯, 기괴한 갑주와 건틀릿이 모래 폭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널 전장에서 죽이게 되는 날이 찾아오기만을 고대했다. 카이센 키슌칼리하츠.”
키쉐, 칼타케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카이센을 놔주었던…….
이는 1년 만의 재회.
서로가 서로에게 원수였는데, 양쪽 다 힘과 외형이 1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변해 있었다.
“너…….”
목소리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가슴속에 뚫린 구멍에서 응어리지고 응어리져, 체내에서 썩어 문드러져 가던 분노가 성대를 틀어막고 있었다.
“아무도 끼어들지 마라! 이놈은 나의 사냥감, 지금 여기서 네놈의 그 머리통을 짓이기고 형님의 무덤 앞에 바치겠다!”
아라다만텔의 칼날과.
옛 왕의 축복을 받은 건틀릿이 수없이 맞부딪치며 칼바람이 휘몰아칠 때.
아픔 때문에 도저히 목소리를 낼 수가 없어서, 카이센은 속으로 멍하니 중얼거리고 있었다.
‘야, 키쉐…… 알고 있냐?’
그날, 너희들이 내 두 번째 가족을 모조리 쳐 죽였던 그날부터.
마음속으로 대체 몇 번을…….
수백 수천…….
아니, 어떻게 헤아릴 길이 없을 만큼 많이 맹세했는지…….
내 손으로, 키랄 클랜 너희 모두를 절멸시켜 주겠노라고…….
한 마리…….
이 땅 위에 단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그래…….’
오늘이다.
오늘, 그 맹세를 이루겠다.
너희들 너머에 숨어 있는 발크루쉬에게로 가기 전에, 우선 너희부터 모조리 묻어주마.
쩌어어어어억……!
일점에 집중된 심연의 힘이, 건틀릿의 타격부에서 폭발하며 강렬한 모래 폭풍을 일으켰다.
모래와 용암은 예로부터 옛 왕, 네이갈라스의 권위.
휘말리는 모든 것을 흙과 모래로 만들어 버리는 그 권능을, 칼과 칼집을 십자로 교차시켜 막아냈다.
“대장, 카이센 저놈 용령 사용도 금지됐으면서 지금 키랄 족장 놈과 일대일로 맞붙고 있는데요?”
“엄호해! 길을 마저 뚫어라!”
“Kasas, 제대로 들어갔다! 끝장내버려, 키쉐!”
투구와 갑주가 모래로 부서지고.
피부는 갈라지고 근육이 경화되어 가고 키쉐가 마무리를 짓기 위해 두 번째 일격을 내찌른 그 위기일발의 순간에.
카이센은 아라다만텔을 순백색 칼집에 도로 납도했다.
그때 그 찰나의 모습은, 어딘가 경건하게 보였다.
피비린내의 풍취로 얼룩지는 전장에서의 검사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고요한 평화의 성당에서 기도하는 수사처럼 고요하고 거룩하게 느껴졌다.
붉게 춤추던 살기(殺氣)가 칼집 속으로 모두 빨려 들어가서, 그때 그는 어딘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 십문자도 제4식, 발(發).
몇 번이고 몇십 번이고 몇백 번이고 보고 또 지도받았던 자세.
적의 맹공 직전에 그 자세를 취할 때,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뇌리를 스치는 기억의 파편.
파편은 냄새였고 소리였고 촉각으로 찾아왔다.
─ 발(發) – 십문자도 제12식.
음담패설을 늘어놓으며 웃어대던 백골 병단의 웃음소리…….
늘 머리를 쥐어박으면서도 자세를 일일이 세심히 교정해주던 카밀라의 손가락의 온도…….
그리고, 그리고 또…….
─ 영멸섬(永滅閃).
그 모든 기억을 떨쳐내듯, 슬픔의 늪 속으로 자신을 끌어당기고 베어내듯.
키쉐의 정권이 눈앞으로 쇄도해들던 일순간, 흐느끼듯 파르르 떨리던 칼날을 뽑아낸 일순간.
빛의 칼날이, 모래의 폭풍을 가르고 그 너머 원수의 모래 갑주와 피육을 뚫고 늑골을 넘어 심장을 깊숙이 찢고 위로 솟구쳤다.
– 그래, 이 개새야. 알려준다, 알려줘! 귀찮게 하네, 정말.
필멸의 눈으로는 감히 뒤쫓을 수 없는 찰나의 속도로 적을 벨 때, 아라다만텔이 평소보다 몇 배는 붉게 포효했다.
– 이게 십문자도의 마지막 초식이야.
수직의 참격으로 적을 베어내고.
그 궤도에 수십 개의 초미세 검기를 남겨두고 오는 십문자도의 최종 오의.
수십 개의 검기는 표적의 체내를 수없이 난도질하다가 폭발한다.
– 12식은 그 사용 방법이 심히 난해하지만, 극에 이르면 어지간한 적은 반드시 죽일 수 있어. 자, 한번 따라 해봐.
지금, 바로 이 순간.
참격에 휘말려 허공으로 솟구치던 키쉐의 육신이.
무수히 쪼개지는 기억의 파편과 함께, 수백 개로 토막 났다가 모래밭 위로 살점과 뼛조각과 핏덩이와 핏물로 흩뿌려지는 것처럼.
툭, 툭, 툭…….
모래의 건틀릿이 황무지를 나뒹굴었다.
블러드윈드가 말발굽으로 그 부정한 물건을 짓밟으며 콧김을 내뿜었다.
그 소리가, 멍하니 그 무아지경의 전투를 바라보던 이들을 현실로 몰아냈다.
잠시, 전장에는 오직 모래 바람 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종전의 전율이.
적막의 형태로 전장을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것도 잠시, 양측에서 희비가 요란하게 교차했다.
“Ruk no…… 이럴 수가…….”
“와나, 카이센 저 양반 또 저질렀어! 하이 쿤 타르크 2위를 용령도 없이……!”
“감탄할 때냐! 이 질긴 놈들, 이번에야말로 전멸시켜 버리자고!”
카이센이 열어낸 길로.
카이센이 뒤바꾼 전운 속으로.
철십자 기사단을 필두로 제1방면군이 치고 들어와 키랄 기병대를 쓸어내는 모습은 세계수의 호수에도 선명히 비쳤다.
“<아우렐리노플> 서문 전황, 압도적 병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선전 중입니다!”
“적진, 중심을 잃고 분열 중! 혼란이 퍼져 나갑니다!”
“철십자 기사단의 맹위에 대부분의 반격이 꺾여 나갑니다!”
뇌향심공명진을 전개시킨 채, 호면에 비치는 전장을 십자 무늬 눈동자로 들여다보던 세츠넨의 입가에 슬픈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라미네아. 이게 네 아들이로구나…….’
너를 닮아서, 이 어두운 세상을 칼로 밝히는구나.
너를 닮아서, 이 소망 없는 세계에 칼로 소망을 세워 내는구나.
그리고 또 너를 닮아서…….
‘칼의 길을 걷는 모습이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워 보이는구나.’
지금, 저 아이의 마음속을 지배하는 감정은 복수의 쾌감이나 쾌락 따위가 아닌 슬픔…….
어떤 죽음을 바친다 한들.
어떤 복수를 마친다 한들.
이미 죽은 자들의 죽음과는 바꿀 수 없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에서 오는, 무너질 듯한 슬픔…….
‘그런데…….’
너와 마찬가지로, 그 고통과 아픔과 슬픔을 어떻게 덜어줄 수가 없어서…….
늘 이렇게…….
그저 무력하게 지켜보는 내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