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Bireido, a parody RAW novel - Chapter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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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음(血觀音)
느릿하게 철덩어리가 허공의 물살을 반쯤 헤쳤다. 마치 공기가 질량을 가진 듯 철덩어리의 움직임에는 생동감이 짓눌려서 바닥의 절규를 토해내고 있었다. 이른바 무예의 정세(定勢)을 잡는 장면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일 초 일 초마다 지나가는 장면의 연속에 침을 꿀꺽 삼켰다.
조경소운(照鏡素雲)의 풍경이다.
지금까지 정검(靜劍), 정도(靜刀)를 비롯해서 정(靜)에 속하는 무학과 대면할 기회는 많았다. 동(動)을 활력으로 삼는 무공보다 빈도는 적었지만 대전경험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극도의 자기절제와 연마를 바탕으로 한 순간의 미학(美學)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신마(武神魔)의 절학이다. 아니, 천외일도는 이미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한 것이다. 천하의 어떤 무공인들 그 앞에서 묘리(妙理)를 논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나 눈 앞의 혈관음이 펼쳐내는 진경(眞境)의 수위는 천외일도와 그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완성된 예봉(銳鋒)을 선보이기 보다는 흉악한 무언가를 [토해내려는] 불길한 움직임 그 자체였다.
사람의 움직임에 시야가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이게 세 번째다.
그런 만큼, 상대방의 다음 한 수는 필살기(必殺技)라고 표현할 수 있으리라.
혈관음의 붉은 입술이 점과 점을 잇는 찰나의 사이에 조그맣게 열렸다.
“ 이게 음유마전(陰幽魔電).”
스윽, 하고 혈관음의 상반신이 완전히 먹이를 노리는 중단세를 잡았다. 자세는 흔한 무공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반쯤 뒤틀려 있었다. 명백히 상대방을 일 초만에 베어 넘겨 버리겠다는 패기(覇氣)가 느껴졌다.
“ 방금 전까지 너를 상대했던 천마삼태도(天魔三太刀)의 제 일 단계다.”
“ 천마삼태도.”
나는 들어본 적이 없는 무공이었다. 천하에 기인이사와 기공(奇功)이 많으니 그럴 법도 했지만, 어쩐지 천마(天魔)라는 울림이 심상치 않았다. 혈관음의 몸은 야수적인 양태(樣態)을 유지하며 엄청난 살기를 뿜어 내었다.
파앗!
그러더니 돌연, 산 정상을 메우던 저릿한 살기가 거짓말인 것처럼 고요함을 되찾았다. 혈관음은 마치 무공을 익히지 않은 것처럼 정적에 휩싸여서 도첨(刀尖)을 땅바닥으로 내리고 있었다.
하수가 보면 전투를 포기했다고 착각할 법한 자세. 그러나 팔왕과 동일한 경지에 도달한 나는 보는 즉시 알아챌 수가 있었다.
‘ 음!’
목공이 완전한 하나의 결(缺)을 얻기 위해 수백, 수천 번이고 같은 나무막대를 다듬는 것처럼. 서예가가 미(美)의 정점에 도달한 일획(一劃)을 긋기 위해 수만 번이나 연습하는 것처럼…
그녀는 방금 전까지 존재하던 어설픈 예기(銳氣)를 버리고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며 간격을 극도로 좁힌 것이다. 살기의 범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이제 혈관음의 일 장(一丈) 내는 천하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다.
“ 정말.”
나는 찬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록 나를 삼 초만에 없애겠다는 흉적(凶賊) 앞이라도, 무인이기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는 찬탄이다.
“ 훌륭한 자세요.”
자연체(自然體).
모든 무도에서 가장 균형잡히고 완벽하다고 알려진 자세를 구현하고 있었다. 단순히 힘을 빼고 서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녀의 사소한 움직임과 시선, 근육의 반응 모든 것이 일점(一點)의 쾌도(快刀)를 위해 집중되어 있다.
말하자면 저 흔해빠진 자세에는 좁쌀만큼의 낭비도 없다. 인간의 몸이 수천만 개의 자세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말 그대로 쾌도(快刀)를 연성하는 자들의 극점에 이른 것이다.
그녀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 그리고 이것이 이 단계인 참선(斬仙). 천마삼태도를 연성하는 자들은 지난 칠백 여년간 참선도경(斬仙刀境)을 넘어서지 못하고 그 생을 마쳤다.”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다는 소리다. 혹자는 칠백 년 동안 아무도 궁극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비웃음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참선의 자세를 마주하는 나는 식은땀을 삼키면서 결코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나는 지금 완벽하게 확신하고 있다.
일도삼백참(一刀三百斬)의 주인은 바로 팔왕 혈관음이다!
지금의 참선도라면 동일한 경지에 이르지 못한 자 따위는 일격에 쓸어버릴 수 있다. 수가 얼마나 되든 상관 없다. 나는 혈관음이 취한 극정의 자세에서 일순(一瞬)이면 반경 오십 장을 베어넘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혈관음. 무슨 생각으로 관견음을 살려둔 건가?’
지금의 혈관음에게서 형체없이 몸을 빼내어 도망칠 수 있는 것은 천하에서 세 손가락에 꼽으리라. 팔왕조차 이 길항상태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 하은천조차 그렇다. 섣불리 움직이는 순간 전신이 수백 조각으로 토막나버릴 것이다.
지금 내가 버틸 수 있는 것은 한 순간에 집중해서 반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무신마나 월승혼과의 접전이 없었다면 이 경지까지 올라올 수 없었을 것이다.
” 마지막의 아광(亞光)에도 살아있다면, 그때야말로 나의 숙원이 풀리는 것이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씁쓸한 울림이 끝났다.
혈관음의 얼굴은 어둡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혈관음이 예고한 삼 초의 경계가 눈 앞으로 시꺼멓게 다가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파카캉
시퍼런 빛이 가슴팍에서 튕겨 나갔다. 한 순간, 말 그대로 소리의 속도를 몇십 배나 초월해서 날아든 공격이 일 장의 거리에서 더욱 빨라졌다. 나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절격을 파악해서 한 점에 내공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내 몸은 크게 휘청이며 세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중심을 잡을 틈도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빨랐다. 한 순간의 속도라면 절대로 백식관음에 뒤지지 않는 극속이었다.
이런 무식한 속도라면 무공의 상성이니 경지 따위는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냥 무엇보다도 빠르게 베어버리면 그만이니까. 새삼 마교삼태도라 불린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
의령수가 반사적으로 튀어나간 것은 무공의 수법이 아니었다. 수많은 전투경험 속에서 생겨난 감각이 본능의 영역에서 내 몸을 보호하고자 한 것이다. 본능을 절제해서 움직이는 것이 고수라지만, 이번에 뻗어나간 의령수는 내 전투경험이 접착된 부산물이기 때문에 막지 않았다.
판단은 옳았다. 나는 의령수가 쾌도에 터져나가는 기분나쁜 감각이 뇌에 도달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목숨을 건지는 쾌감도 함께 느꼈다.
쿵
그리고 내 몸은 다시 반대편으로 튕겨 나갔다. 허공에서 망치라도 맞은 것처럼 휙하고 내던져져서 땅바닥에 뒹굴고 말았다. 산 정상의 흙무덤에 부딪히자 귓전으로 흙더미가 우수수 떨어져 흘렀다.
나는 마치 백식관음과 다시 한 번 상대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백식관음은 합장이 모아지는 일순간의 속도만이 극도로 빨라지는 반면 이 참선태도는 자신이 원하는만큼 쾌속의 길이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작해야 두 번의 참격으로 내 자세를 무너뜨리고 던져버린 혈관음의 상태도 그리 안정적이지는 않았다. 혈관음의 자세 또한 빈틈으로 텅텅 비어 있었고 얼굴의 안색이 하얘져 있었다.
혈색이 없는 백짓장이었다.
‘ 역시, 이런 말도 안되는 초쾌도를 연속으로 펼치는 건 무리겠지!’
나는 그 사실을 깨닫자 전신에 힘을 돋우었다.
아마도 혈관음은 이도(二刀)로 내 자세를 무너뜨리고 마지막 공격으로 내 목숨을 취할 생각이리라. 그렇다면 내가 그 전에 일어나서 지금의 빈틈을 공격하는 것이 유일한 승기를 잡는 방법이다.
투둥
내 의지에 따라 모아진 검결(劍缺)이 바람의 흐름을 타고 상반신에 날아가 꽂혔다. 혈관음의 호신강기가 강력해서 이백개 중에 다섯 번밖에 맞히지 못했지만, 혈관음의 몸은 큰 충격을 받은 듯 휘청거렸다.
이제 한 번의 공격만 취하면 혈관음의 목숨은 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내가 의령수를 뻗어서 혈관음의 명치를 만자(卍字)로 뚫어버리려는 순간이었다.
[ 나락에 몸을 던지는 행자(行者)가 우자(愚者)인가 현자(賢者)인가 ] [ 꿈속에 꿈, 미친사람이 혼잣말하듯 ]알 수 없는 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건… 정말로 뜬금없는 회상이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초고수들의 대결에서 이런 회상을 하게 되다니, 개연성조차 없었다. 내가 한때 노자행전(老者行傳)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지은이의 주석이 떠오른 것이다.
그 때문에 나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되었다.
‘ 안 돼! 늦었다!’
파앗
그리고 더 이상 혈관음의 목숨을 취하기는 커녕, 내 목숨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력으로 절벽 아래로 뛰어 내렸다. 혈관음의 마지막 일격을 맞느니 차라리 절벽에서 떨어지는 편이 낫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쿠구구궁
낙하 도중 투둑거리며 떨어지는 돌덩어리들을 흘겨보며, 나는 난데없이 내가 서 있던 절벽의 정상에서 아련한 빛의 잔상(殘像)이 멀리 비춰나가는 것을 보았다. 소리조차 없었지만 그것은 연하게 드리워진 빛의 기둥이었다.
‘ 어째서… 인간의 무공이 저런 걸 만들어낼 수 있는 걸까…’
저것이 천마삼태도의 최후경지, 아광(亞光)인가.
퍼억!
그 순간, 내 전신에서 수백 개나 되는 참상(斬傷)이 터져서 피비가 중력을 거스르고 솟아올랐다. 가슴, 배, 어깨, 허리, 발바닥까지 온전한 곳이 없었다. 급소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난도질을 당했다.
아까의 참선도를 버텨내는 과정에서 입었던 부상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다. 나는 이 부상이 하루아침에 치료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절벽에서 떨어지면 큰 부상을 입는다. 원래 내 공력으로 호신강기를 만들어 내면 멀쩡하지만 지금은 기(氣)가 흩어지고 집중되지 않아서, 잘못하면 반신불수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죽을 수는 없다.
내가 여기서 죽으면 종남파는 오늘 여기서 멸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혈관음이 큰 힘을 썼다고 해도, 종남파의 남은 인원으로 그녀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검군들이 합공을 한다고 해도 초쾌도를 간파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나는 흩어지는 정신을 가까스로 모으며 절벽에 의령수를 박아넣었다.
전신의 혈맥에 모인 기가 모조리 허공에 날아가는 와중에 짜낸 마지막 힘이었다.
콰악
떨어지던 내 몸이 지상까지 일 장을 남겨두고 크게 흔들리며 멈췄다. 그 순간 내공이 올옳이 흩어지는 것을 깨달으며, 의령수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쿵하고 바닥에 떨어졌지만 다행히도 혈관음에게 입은 것 이외에 더 큰 상처는 없었다. 다만 상처가 너무 심해서 바닥에서 몸을 꿈틀거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는 차분하게 내력을 운용하면서 눈을 번히 떴다.
‘ 안 돼… 일어서려면 반 시진은 걸린다… 지금 누군가가 나를 공격하면 죽은 목숨이다.’
반 시진은 너무 길었다.
지금 당장 혈관음이 필살기를 펼쳐낸 몸을 추스르고 나를 쫓아오기만 해도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이를 으득 악물었지만 몸의 회복속도를 급격히 증진시킬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다.
그 때였다.
” 무슨 일입니까. 본산에 복귀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죠?”
무표정한 얼굴을 한 하얀 머리카락의 청년이 수풀 너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종남파의 복식을 한 채 등에 검을 매고 있었는데, 척 보아도 종남파 소속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특이한 것은 그의 머리카락과 함께 눈동자마저 티끌하나 없는 백색이라는 사실이었다. 내가 알기로 종남파의 어떤 기공을 연마해도 저런 상태가 될 수는 없다.
내가 말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져 있으니 그는 힐끔 절벽 정상을 올려다보더니 말했다.
” 위에서 강대한 기(氣)가 멈춰있군요. 그렇군… 당신이 유천영입니까?”
” ……”
” 운이 좋군요.”
백색 머리칼의 청년은 단숨에 상황을 알아챈 듯 내 몸을 들쳐업었다. 자신의 옷에 질척한 피가 묻어서 흘러도 아랑곳하지 않는 기세였다. 그는 내 몸을 업고 오던 길로 날아가듯이 뛰며 말했다.
타다닷
” 제가 검군(劍君)의 다섯째인 무검(無劍)입니다. 지금 적에게 상대가 될 수가 없으니 일단 도망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목에서 가까스로 소리를 흘려냈다.
의식이 가물가물할 지경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죽을 지경은 아니다. 심후한 천단공력이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 나머지가… 위험해… 혈관음의 상대가 못 된다.”
” 상관 없습니다.”
단호하게 대답한 무검의 몸이 한 차례 위로 상승했다. 아름드리 나무를 뛰어넘어서 수월하게 움직이는 경공은 최소한 절정급 수위를 넘어서 있었다. 역시 검군중에서 제일 약하다고는 해도 이 또한 검귀로 불리는 괴물인 것이다.
그는 장력을 발출해서 거치적거리는 나뭇가지를 박살내며 말했다.
” 난주에서 임무를 하던 중 유천영님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 판단에 따르자면, 종남파의 칠백육십오 명의 제자와 장문인, 검군(劍君)이 몰살당하는 한이 있어도 당신이 죽으면 안 됩니다. 종남파의 미래를 위해서는 당신을 살려야 합니다.”
무검은 어느 새 종남산의 경계를 빠져나와서 숲이 없는 지대에 도달해 있었다. 나는 핏물때문에 눈이 제대로 떠 지지가 않아서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의식을 겨우 붙잡고 있을 때, 무검이 앞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런, 당신도 저도 죽겠군요.”
그 말은 능청이나 허세가 아니라 진심(眞心)이었다.
검귀는 원래 자신의 목숨조차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이었다.
쿠구궁
갑자기 요란한 폭음이 울렸다.
나는 슬며시 눈을 들어서 무검의 앞을 가로막은 장애물을 확인했다.
그리고 새삼 그의 말에 동의했다.
” 그런 거 같군.”
야트막한 소로(小路)를 가로막고 있는 인영은 예전에도 한 번 보았던 존재였다.
전신에 치렁거리는 흑색 도포를 둘러싼 채, 두 눈은 시뻘겋게 물들여져 있었다. 그리고 흑포괴인의 양쪽 옆에는 종이로 소환된 쌍룡(雙龍)이 구현화되어서 적을 찾고 있었다. 술법이나 주술에 있어서 중원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자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팔왕(八王) 천무대제(天武大帝)가 팔짱을 낀 채 말했다.
” 원한은 없다. 팔왕에 대항하는 자를 처리하는 본보기일 뿐이다.
네 녀석은 그리 싫은 놈이 아니었으니 고통없이 끝장내 주마.”
끼이이이 –
통천적룡(通天赤龍)의 술법으로 만들어진 쌍룡이 용틀임을 하며 울었다. 저 두 마리의 용은 술법으로 만들어져서 고강한데다, 내 진신내력이 담긴 검강에도 크게 다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방어력을 자랑한다.
내가 최후를 예감하고 있을 무렵 쌍룡의 움직임이 점차 거세지더니 날아들듯이 덮쳐 왔다.
무검이 백색 머리칼을 흩날리며 말했다.
” 당신이란 사람을 직접 만나서 좀 더 오래 알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군요.”
그러더니 조용히 웃었다.
” 잘 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