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the Nine Dragons RAW novel - Chapter (149)
구룡전기-149화(149/217)
구룡전기 (149)
“그러니까 나보고 구룡표국을 인솔해서 트라빌 왕국에 다녀오란 말이지?”
“네가 곡물 계약을 했으니 네가 다녀와야지. 동춘이 데리고 가서 그들에게 인사시켜 주면 앞으로 동춘이가 알아서 표국 사람들 데리고 오갈 거야.”
남궁수연은 딱히 반박할 수가 없어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 보내 놓고 어디 가서 사고 치는 거 아니지?”
“걱정 마. 봉문을 오 년간 당했는데 사고를 치려고 해도 칠 수가 있어야지.”
“알았어. 내가 나중에 다 물어볼 테니까 다녀올 동안 얌전히 있어. 알았지?”
“알았어. 그러니 얼른 다녀오기 나 해.”
남궁수연은 화린은 혼자 두고 가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불안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 호법!”
남궁수연은 이도문이 항상 화린의 주변에 있음을 알고 그를 불렀다.
이도문이 화린의 곁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남궁수연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인간 사고 치지 못하게 잘 감시해요.”
“그리하겠습니다.”
“사고 쳤다는 소리가 들리면 이 인간이랑 이 호법을 묶어서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그렇게 알아요.”
“걱정 마십시오. 주군의 몸 상태로는 지금 어디 가서 시비도 제대로 붙을 수가 없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전 이 호법만 믿고 다녀올게요.”
“그리하십시오.”
남궁수연이 화린의 집무실을 나서자, 화린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왜 주눅이 드는지 모르겠네.”
“뭔가 잘못한 것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아니면 과거에 큰 죄를 지었다든가, 혹은…….”
“혹은?”
“남궁세가가 부담스러워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화린은 이도문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남궁수연에게 딱히 잘못한 것도 없고, 남궁세가의 위세에 주눅이 들 만큼 자신의 가문이 형편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아닌 것 같은데.”
“그럼 혹시 남궁수연 님을 마음에 두고 계신 것 아닙니까?”
“내가? 저 왈패 같은 아이를?”
“사람 마음은 본인도 모를 때가 많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 ‘아, 그랬구나.’ 하며 후회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화린은 잠깐 생각을 해 보았다.
“음…….”
그러면서 이도문의 말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알았어. 그건 그렇고 살수들은?”
“지금쯤 연락이 닿았을 것입니다. 못해도 보름이면 오태산의 수로채로 살수들을 데리고 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 그럼 수연이 트라빌 왕국으로 출발하면 우리도 오태산으로 가면 되겠네.”
“그리 알고 준비를 하겠습니다.”
화린이 고개를 주억거리자, 이도문이 모습을 감추었다.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이라는 것에 굶주려 있어서겠지.”
화린은 자신이 성장하면서 정을 나눌 만큼 오랜 기간 동안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었다.
스무 살이 될 동안 거의 혼자 살다시피 하였고, 그 이후 군대에서 늘 죽음의 사선을 곡예 하듯 넘나들었다.
그 뒤 전역을 하고 그래도 군에서 함께 생활했던 남궁수연과 동춘을 만나 정이라는 것을 조금 나누는 중이었다.
자신이 동춘에게 시비를 거는 것도, 남궁수연의 말에 어느 정도 고분고분하는 것도 다 이러한 것에 대한 감정의 표현인지도 몰랐다.
“그놈의 정이 뭔지…….”
* * *
구룡표국에서 곡물을 구매하여 중원으로 들어오기 위해서 트라빌 왕국으로 출발하였다.
트라빌 왕국에서 팔 수 있는 것들을 임의로 결정하여 구매하는 것도 잊지 않고, 왕국으로 가는 여정에 있는 도시들의 특산물을 조금씩 구입하여 트라빌 왕국으로 가서 팔 요량이었다.
남궁수연이 이들을 인솔하였고, 동춘과 그의 사제들은 물론 구룡장의 영업장 안전을 지키던 호위 무사들까지 모두 동원되었다.
트라빌 왕국에서 가지고 오는 곡물의 양이 그만큼 많기도 하였다.
“형님, 우리는 저들에게 상대도 안 되겠는데요.”
구룡표국의 표사, 즉 동춘의 사제들은 합류한 구룡장의 호위 무사들을 힐끗 보며 그들의 강함을 어렴풋이 느꼈다.
구룡장의 호위 무사들이 딱히 무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그렇지 이들 역시 황궁의 동창과 금의위에서 제법 이름을 알렸던 황궁 고수들이었다. 다만 서대영과 마찬가지로 반골의 기질을 가지고 있어 답답한 황궁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와중에 황제가 이들로 하여금 화린을 지키게 하여 황궁에서 내보낸 것이다.
이들은 구룡장에서 생활하면서 나름 만족하였고, 화린으로부터 새로운 무공도 전수받아 익히는 중이라 동춘의 사제들이 넘보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었다.
“그러고 보면 구룡장의 무사님들은 하나같이 다 강해. 구룡전단의 형님들도 엄청나더만.”
“그러게요. 전 눈도 못 마주치겠던데요.”
“그게 다 실전 경험을 얼마나 치렀느냐에서 오는 차이다.”
동춘이 사제들의 말을 듣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무공의 완성은 깨달음이라고 하지만 그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것이 실전을 통한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다 같은 거 아닌가요?”
막내 사제가 물었다.
“육체적인 깨달음과 정신적인 깨달음이 다른 것처럼 실전을 통한 깨달음이 동적인 깨달음이라고 하면 내공, 즉 자신의 내면을 깨닫는 건 정적인 깨달음이다. 그 차이는…….”
동춘은 사제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 주었다.
말 위에서 동춘이 하는 말을 듣는 남궁수연은 피식 웃었다.
“어리바리했던 우리 동춘이가 이렇게 성장을 해서 사제들을 가르칠 정도라니.”
남궁수연은 동춘의 신병 때 모습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실전을 통한 깨달음을 얻으면 최소한 어디 가서 두들겨 맞지는 않지.”
다만 그런 깨달음을 얻은 무림인들이 최소 백 명이 넘으니 운이 없으면 비 오는 날 먼지 털리듯 맞을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였다.
“그래. 많이 가르쳐 줘라. 그래야 선배가 너를 가르칠 때, 어떤 고생을 하였는지 알지.”
남궁수연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때도 저 하늘은 참 푸르렀는데.”
남궁수연은 잠깐 동안 옛날 생각을 떠올렸다.
* * *
하늘은 구름이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지만 지상은 피로 얼룩지고 있었다.
“샅샅이 뒤져라. 발견하는 즉시 살려 두지 말고 죽여.”
맹호사사혈전대가 암흑대칸 율랍파가 이끄는 혈랑대마적단을 습격하였다가 오히려 함정에 빠져 격퇴당한 후에 뿔뿔이 흩어졌다.
그 당시 수많은 대원들이 그들의 손에 죽었고,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기에 급급하여 대원들의 생사는 뒷전이었다.
남궁수연 역시 혈랑대마적단과 싸우면서 자리를 이탈하여 탈출을 시도하였는데 큰 부상으로 인해서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가 여기서 죽나 보다 하고 생각할 때, 누군가가 나타나 그녀를 말에 태운 후에 밧줄로 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묶었다.
“이후, 살아나고 죽는 건 너의 복이다.”
그 말을 끝으로 말은 곧장 달려 나갔고, 남궁수연은 말의 등에 실린 체 정신을 잃었다.
그녀는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 얼굴은 보지 못하였지만 목소리만은 기억하였다.
그렇게 현장에서 탈출한 남궁수연은 지나가는 유목민들에게 말 위에서 탈진한 상태로 발견되어 살 수가 있었다.
다행히 대초원의 대도시라 할 수 있는 호화호특까지 무사히 이동했고, 그곳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는 와중 다시 혈랑대마적단과 다른 마적들이 호화호특을 약탈하기 위해서 침공하였고, 그녀는 다시 그들과 싸워야 했다.
혈랑대마적단을 공격할 때도, 지금 호화호특에서 이들의 공격을 받을 때도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
부상이 완쾌되지 않았지만 이를 악물고 싸우는데 한 사람이 나타나 자신의 앞을 막아 세웠다.
“작전은 실패했다. 그런데 아직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여기서 뭣 하는 거지?”
남궁수연은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자신을 말에 태워서 보내 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곳 부족민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상처가…….”
남궁수연은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였다.
“그 몸으로 싸우는 건 무리다. 그러다 죽게 되면 개죽음일 뿐이다. 그러니 어디 들어가 숨어 있어라. 아니면 이 길로 부대로 복귀하든지, 세가로 돌아가든지 해.”
“하오나…….”
“이건 선임으로서 명령이다.”
단호한 그의 한마디에 남궁수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숨어 몸을 사리고 있겠습니다.”
“치료가 끝나면 부대로 복귀하거나 세가로 돌아가라.”
사내는 그 말을 남기고 자신의 일을 찾아 현장을 떠났다.
“제기랄.”
뭔가 모를 감정이 솟구쳐 올랐는데 이제까지 살면서 처음 느끼는 그런 감정이었다.
분함, 억울함, 이런 감정 따위가 아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으로 인해 자리를 떠난 사내를 떠올렸다.
“화린 선배의 말대로 지금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일단 몸을 숨기자.”
남궁수연은 화린의 말대로 몸을 숨기기 위해서 적당한 집을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집의 창고와 같은 곳에 몸을 기대고 있었는데 부상을 당한 곳이 욱신거렸다.
“내가 반드시 살아서 부대로 복귀를 할 터이니 선배도 살아서 부대로 복귀해요.”
그렇게 남궁수연은 하루 동안 창고에 숨어 있다가 주변이 조용해졌음을 느끼고 창고에서 나왔다.
호화호특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혈랑대마적단을 욕하고, 대초원의 대부족장을 흉보며 분풀이하는 모습들을 어디서나 볼 수가 있었다.
남궁수연은 몸의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서 의원을 먼저 찾았고, 다행히 의원은 큰 피해가 없었는지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많아 차례를 기다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터진 상처를 다시 꿰맬 수가 있었다.
남궁수연은 의원에서 이틀 동안 머무르며 상처를 치료하였고, 움직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자, 곧장 부대로 복귀를 하였다.
부대로 복귀하니 부대는 초상집과 같은 분위기였다.
“분위기가 왜 이래?”
“아닙니다. 대장님께서 기다리십니다.”
남궁수연은 대장을 만나러 그의 집으로 갔다. 그를 만나 자세하게 설명하며 화린이 살아 있고, 그는 여전이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화린이 살아 있어?”
“네. 혈랑대마적단을 멸한 후에 부대로 돌아올 생각인 듯하였습니다.”
“알겠네. 자네는 쉬면서 상처를 치료하게.”
남궁수연은 대장인 표일수가 화린이 살아 있다는 말에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는 것에 의아해하였지만 이에 대해서 묻지는 않았다.
‘하긴 화린 선배가 있으면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테니까.’
남궁수연이 그렇게 부대에 복귀하여 교역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교역 도시로 왔다.
“화린 선배!”
화린이 부대에 복귀하자, 분위기가 금세 달라졌다.
어두운 분위기에서 밝은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할까?
“살아서 복귀했구나.”
“그렇습니다, 선배.”
“세가로 돌아가지, 왜 힘든 부대로 복귀한 거야?”
“그냥요. 뭔가 이루고 싶어서 세가를 나왔는데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어서요.”
“배부른 소리군.”
화린은 그 말을 끝으로 대장인 표일수를 만나러 갔다.
남궁수연은 걸어가는 화린의 뒷모습을 보며 안도하고, 또 기뻐하였다.
“살아서 돌아왔네요.”
남궁수연이 입가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여전히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
* * *
“그놈의 날씨 더럽게 맑네. 이렇게 날씨가 맑은 날은 그냥 좀 지나가면 안 되나?”
남궁수연의 말이 끝나고,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니 동춘이 뭔가를 느꼈는지 남궁수연을 불렀다.
“그냥 가. 뭣 하러 시간을 낭비해.”
“알겠수다.”
이들이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니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을 볼 수가 있었다.
하얀 백의를 입고 창이 넓은 둥근 모자에 면사가 길게 내려와 얼굴을 어느 정도 가리고 있는 여성과 반대로 검은 흑의를 입고 머리에 영웅건을 두른 사내가 홍의를 입은 사내들과 싸우고 있었는데, 홍의를 입은 자들의 왼쪽 가슴에는 유림이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남궁수연과 그 일행들은 이들의 싸움을 보고도 모른 척 지나갔다.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동춘의 사제가 물었다.
“쓸데없는 일에 엮이면 안 되는 거 몰라? 그리고 우리는 무림에 관여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야. 그러니 그냥 간다.”
사제들에게 구룡장은 사혈맹에 의해 오 년 봉문을 해야 하고 무림의 일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 후에 갈 길을 재촉하였다.
그런데 백의를 입은 여인이 이들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리자, 이들을 상대하던 자들 역시 그녀의 뒤를 따라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가던 길을 멈추게 되었고, 남궁수연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
“우리와 상관없으니 저리 가서 싸워.”
“조금 도와주시지요.”
“우리는 구룡장의 사람들이라 무림에 관여할 수가 없어. 그러니 쓸데없는 일에 휘말리게 하지 말고 당신들끼리 해결해.”
남궁수연의 입에서 구룡장의 이름이 나오자, 유림이라 쓰인 홍의를 입은 이들이 흠칫하였다.
“그래도 조금 도와주시지요. 저들의 흉악함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림문은 선하다 알고 있는데 왜 흉악하다고 말하지? 그리고 당신들이 누구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고.”
남궁수연의 말에 백의를 입은 여인의 눈이 살짝 좁혀졌다.
“헛짓하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 많이 봤으니 우리를 끌어들이려고 하지 마. 동춘아, 가자.”
남궁수연은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백의를 입은 여인이 물러나지 않자, 남궁수연은 짜증이 나 동춘에게 명령을 내렸다.
“동춘아, 저기 검은 놈 잡아. 난 이년을 잡아서 유림문에 넘겨줄 테니까.”
남궁수연의 명령이 떨어지자, 동춘이 움직였고, 검은 흑의를 입은 사내는 동춘의 개입에 당황하였다.
“아니…….”
백의를 입은 여인이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남궁수연 역시 그녀를 공격하였다.
백의를 입은 여인은 순식간에 남궁수연에게 제압당했고, 흑의를 입은 사내 역시 동춘의 무력 앞에 힘을 크게 쓰지 못하고 생포당했다.
“도움에 감사를 드리오.”
유림문의 한 사람이 나와 두 사람을 생포한 남궁수연에게 고마움을 전하였다.
“누가 도움을 줬다고 그래.”
남궁수연이 그에게 퉁명하게 말하고는 동춘에게 고갯짓하자 동춘이 흑의 사내를 풀어 주었고, 남궁수연도 백의를 입은 여인을 풀어 주었다.
남궁수연은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두 사람을 언제든지 손쉽게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들에게 알려 준 것이다.
“한 번 더 말하지만 우리는 무림에 개입하면 안 되니까 너희들 일은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 한 번 더 우리를 끌어들이려고 하면 너희 둘 다 죽여 버릴 테니까.”
남궁수연은 백의를 입은 여인을 겁박한 후에 동춘에게 말하였다.
“동춘아, 갈 길 멀다. 얼른 가자.”
백의와 흑의를 입은 이들은 남궁수연의 일행이 떠나가는 걸 멍하니 지켜보았는데 이들의 얼굴에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지.’ 하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이를 알 리 없는 남궁수연은 길을 재촉하며 트라빌 왕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