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the Nine Dragons RAW novel - Chapter (200)
구룡전기-200화(200/217)
구룡전기 (200)
화린은 대리세가의 가주 대리명한을 만나 백군성을 비롯하여 십이사가의 소가주들과 단리혁진을 소개해 주었고, 대리명한은 이들을 위해서 별채를 따로 내주었다.
먼 길을 와서 피곤한지 이들은 일찍 잠이 들었고, 화린은 대리명한과 대화를 나누며 대리세가의 상황을 들었다.
“그들이 노골적으로 대리세가의 보물을 노린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요마의 금강저를 내놓지 않으면 본가의 영업장, 채석장을 비롯하여 대리현에 사는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며 요마의 금강저를 내놓으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화린은 탁자 위에 놓인 금강저를 보았다.
“요사스러운 힘을 가진 금강저라 요마의 금강저라 부르는 모양입니다.”
“그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태고에 제석천이 아수라의 무리들과 싸우면서 아수라의 수하들인 수마, 요마, 몽마, 환마, 투마, 독마를 제압하여 각기 다른 매개체에 봉인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금강저에는 요마의 힘이 봉인되어 있어 요마의 금강저라 부르는군요.”
“그렇습니다.”
화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에 듣기로는 소뇌음사의 보물이 모두 일곱 개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럼 육마를 제외하고 나머지 하나는 무엇입니까?”
“우두머리인 아수라입니다.”
“제석천이 아수라를 제압하고 그 힘을 이런 매개체에 봉인했단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라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요마의 금강저가 존재하고 있으니 아수라의 힘을 봉인한 물건도 존재할 것입니다.”
“그럼 소뇌음사의 목적은 봉인된 힘을 얻는 것이겠군요.”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봉인된 힘을 얻으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수라를 비롯하여 수하들을 부활시키려고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화린은 요마의 금강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금강저에 봉인된 요사스러운 기운은 어설픈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강했다.
이 기운을 누군가가 물려받는다면 큰 혼란을 가져다줄 것은 분명했다.
“혹시 봉인된 성물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제가 듣기로는 제석천이 사용하였던 검, 투구, 갑주, 수투, 금강저, 보주라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수라를 봉인한 물건은 모릅니다. 제석천이 아수라를 생포하였던 천망이라는 기물이라는 말도 있고, 또 제석천이 사용하였던 호리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검, 투구, 갑주, 수투, 금강저, 보주…, 보주?”
“알고 계십니까?”
“최근 당가에서 보관하고 있던 천옥보가 도난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네. 혹시 천옥보도 아수라의 수하들이 봉인된 물건이 아닐까 합니다.”
“당가에서요? 감히 누가 있어 당가의 담을 넘을 수가 있겠습니까?”
“감히 대리세가한테도 겁박하는 놈들인데 당가라고 별수 있겠습니까?”
“본가는 중원과 떨어져 있고, 무가가 아닌 상가이니 그러한 협박을 하지만 당가는 무가라 자칫 무림의 관심이라도 받게 된다면 소뇌음사의 뜻을 이룰 수가 없을 텐데요.”
“직접 담을 넘지 않아도 얼마든지 훔쳐 나올 수 있는 자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막대한 돈을 들여 그런 자에게 부탁했겠지요.”
대리명한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당가가 잃어버렸다는 그 보주가 독마의 힘이 봉인된 보주일 가능성이 높겠군요.”
“독마요?”
“지금의 당가는 독과 암기로 유명하지요. 하지만 당가가 지금처럼 성세를 얻기 전에는 의원의 가문에 불과하였습니다.”
화린은 당가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듣자, 관심을 가졌다.
“당가는 무림인들을 치료하는 의원이었습니다. 무림인을 치료하다 죽은 자들도 한둘이 아니지요. 그들은 그런 무림인들이 무공을 빼돌려 익히고, 계승 발전시켜 왔습니다.”
“지금의 당가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독에 중독되어 죽음을 맞이할 겁니다.”
화린의 농에 대리명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가가 유독 독에 뛰어난 성취를 얻었고, 그들이 만든 독이 무림에서도 조금씩 명성을 얻으면서 지금의 당가가 만들어졌지요.”
“웃긴 집구석이군요.”
“하하, 하지만 당가에게 그리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명왕뿐입니다. 다른 사람은 감히 그런 말을 입에 올릴 수도 없지요.”
그만큼 지금의 당가는 위세가 대단한 가문이 되었다는 말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걸 가지고 계시면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입니다.”
“알고 있습니다만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화린은 요마의 금강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기운을 가주님께서 흡수하면 어떻겠습니까?”
대리명한은 요마의 금강저를 보며 조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려고 하였습니다. 본가의 선조들이 이 기운을 흡수하려고 노력했지만 감당하기가 힘들어 포기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기도 했다. 인간이 아닌 요마의 기운을 인간이 흡수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일이고, 흡수했다고 하여도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지 모르니 가진 것이 많은 대리세가의 가주들의 입장에서는 요마의 힘을 무리해서 흡수하기보다는 보관하는 것이 가문을 위해서도 더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네에?”
“제가 술법을 이용하여 요마의 금강저에 있는 요마의 기운을 제거하고 순수한 기운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요마의 기운을 제거할 수 있단 말씀입니까?”
“정확히 말씀드리면, 요마의 기운을 제가 흡수한 후에 저의 몸을 통해서 정화하여 가주님께서 흡수하실 수 있도록 차력흡성이기의 술법을 사용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차력흡성이기의 술법?”
“상대의 힘을 흡수하여 다른 상대에게 전달하는 술법입니다.”
“그러한 술법이 있습니까?”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처럼 이 대륙에 존재하는 수많은 왕국에서는 다양한 공부를 이용하여 자신이나, 혹은 자국을 지키는 수단으로 사용을 합니다.”
화린은 차력흡성이기의 술법이 배교의 비술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자신의 힘을 전하는 방법들도 무림을 비롯한 새외의 마법이라는 공부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다만 배교의 비술이 다른 술법에 비해서 안전하다는 것과 악한 기운을 보다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술법과는 다른 점이었다.
“부작용은 없습니까?”
화린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가주님께서는 지금의 내공과 기운을 합일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더 이상 소뇌음사가 대리세가를 위협할 수 없을 것입니다.”
* * *
“그러니까 소뇌음사의 놈들이 여기를 공격하겠다고 했단 말이지?”
“그래. 그리고 당가와도 관련되어 있는 것이 확실해.”
이들에게는 요마의 금강저나 독마의 천옥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너희들이 이번 일을 해결한다고 했으니 일단 너희들이 소뇌음사 놈들을 맡아서 처리해. 난 만약을 대비해서 대리명한 가주님을 보호하고 있을 테니까.”
“알았어. 소뇌음사 놈들은 우리에게 맡겨.”
“놈들은 술법을 쓴다.”
“우리도 그 정도의 대비책은 가지고 있어.”
백군성이 말하자, 화린이 피식 웃었다.
“배교에서 빼돌린 술법을 믿고 있는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 술법으로 술법을 어느 정도 막을 수는 있지만 상대의 술법이 더 뛰어나면 막을 수 없다.”
백군성은 화린을 보고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눈빛을 하고 보았다.
“내가 음사문과 혈사파와 싸울 때, 사혈맹에서 파견한 술법사들을 때려잡은 적이 있어. 그놈들에게 들었지.”
“죽어도 싼 놈이군. 본맹의 비밀을 발설하다니.”
“나의 고문에 당하면 너도 입을 열 수밖에 없어. 군대에서 배운 고문 기술이 몇 가지인데.”
“그런 것도 가르쳐 줘?”
“그럼 사람 죽이는 것만 가르쳐 주는 줄 알았어? 군대는 필요에 의한 모든 걸 배울 수가 있는 곳이다.”
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이들이 모이는 곳이라 별의별 인간들이 다 모이는 곳이 군대였기에 배우고 익히고자 하면 얼마든지 많은 기술들을 배우고 익힐 수가 있었다.
“너의 말만 들으면 나도 군대란 곳을 가고 싶은데.”
“배부른 소리 한다.”
“진짜, 너의 말을 들어 보면 군대에서 안 배운 것이 없잖아.”
“네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가 문제지. 내가 볼 때, 넌 내가 있었던 특수부대에 소속되었다면 일 년을 못 넘기고 죽을 거야.”
“악담을 해라. 너랑 남궁수연은 살아서 제대를 했잖아.”
“너보다 강하니까. 넌 지금 나보다, 아니 수연이보다도 많이 약하잖아. 심지어 동춘이보다 약한데 네가 무슨 수로 견뎌.”
“넌 말을 정말 매섭게 한다. 너의 말을 들으면 내가 미련이 안 생길 정도야.”
“사람 목숨이 걸린 문제야. 그건 제대로 이야기를 해 줘야…….”
“알았어. 내가 너랑 무슨 말을 더 하겠냐.”
“알았으면 됐어. 그럼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소뇌음사 놈들이 오면 잘 막아. 내가 움직이도록 만들지 말고.”
“알았어. 걱정 마.”
* * *
“우리 정미소를 사시겠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이번에 본가에서 점포를 늘일 생각인데 새로 점포를 열어 영업하는 것보다 웃돈을 주더라도 기존의 점포를 인수하여 장사를 이어 나가는 것이 수익을 올리는 데 더 괜찮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점포를 알아보는 중이오.”
화명상단의 화정수는 섬서성의 서안에서 영업하고 있는 정미소를 사고자 하는 사람이 나타나 그와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하필 우리 정미소입니까?”
“조금 알아보았소. 정미소의 영업 이익이 준수한 것도 있지만 화명상단에서 지금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소.”
자신을 덕수장의 장주라고 소개한 이도문의 말에 화정수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들었는지 모르겠소이다.”
“이리저리 들렸소. 하여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면 팔지 않을까 하여 제의를 드리고자 이리 만나고자 하였소.”
“정미소는 팔 생각이 없소. 하지만 다른 상점을 원한다면 팔 용의는 있소.”
화정수는 당장 어려움을 해결할 돈이 필요하긴 했다.
대륙전장에서 빌린 돈을 모두 상환하였지만 대리세가에서 전답을 담보로 빌린 돈은 아직 한 푼도 갚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빌린 돈을 갚기는커녕 맡겨 놓은 전답을 언제 되찾을 수 있을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전답을 되찾지 못하면 그곳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구할 수도 없게 된다. 그럼 자신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곡물 유통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가 있다.
‘이미 거래처를 많이 잃었다. 지금 붙잡고 있는 거래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곡물을 확보할 수 있는 돈이 필요하다.’
“다른 상점이라면 어떤 상점을 말하는 것이오?”
“객잔도 있고, 창고도 있소.”
“창고?”
“그렇소. 석취산에 있는 창고도 있고, 호주에 있는 창고도 있소. 두 창고 모두 곡물을 보관하던 창고요.”
이도문은 화정수의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태연하게 물었다.
“창고를 사서 어디에 쓰오?”
“창고는 임대업에 유리하고, 우리는 곡물을 유통하고 있으니 곡물을 저장하기 위해서 사용하였지만 다른 것들도 보관할 수가 있어 그들에게 임대를 해 준다면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오.”
“그렇소. 창고 임대업을 하면 수익이 확실한 거요?”
“그건 걱정 마시오. 임대업이 안 되면 우리 화명상단에서 어느 정도 보전해 줄 수도 있소.”
“보전해 준다는 말은?”
“우리가 곡물을 사들이면 창고를 임대해서 수익을 어느 정도 보전해 주겠다는 말이오.”
속셈이 뻔히 보이는 화정수였지만 모른 척하고 물었다.
“알겠소. 그럼 창고만 있으면 좀 그런 것 같으니 혹시 창고 주변에 객잔이나 기루를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 줄 수 있겠소?”
“객잔이나 기루?”
“창고를 빌려 쓰는 사람들이 머물 곳도 필요할 것이 아니오?”
이도문의 말을 듣고 화정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럼 우리가 운영하는 객잔까지 사는 것은 어떻소?”
“그곳에 객잔을 운영하시오?”
“장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역시 곡물을 운송하는 이들이 중간에 쉴 수 있도록 객잔을 운영하고 있소.”
“아, 그럼 잘되었구려. 현장에 가서 창고와 객잔을 보고 마음에 들면 모두 구입을 하겠소. 시간이 나면 나랑 함께 다녀오지 않겠소?”
이도문이 말하자, 화정수는 한발 물러났다.
“나는 지금 바쁘니 나 대신 나의 동생과 다녀오시오. 그곳을 관리했던 이라 나보다는 더 잘 알 것이오.”
“누구라도 상관이 없소. 나는 현장에서 물건을 보고 시장의 수요만 따져 당신이 말한 것처럼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면 구입할 예정이니 말이오.”
“그럼 나의 동생과 함께 다녀오시면 되겠소. 경비는 우리가 다 낼 것이니 편히 다녀오시오. 자세히 둘러보고 계약을 진행하면 되지 않겠소.”
“알겠소. 그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