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the Nine Dragons RAW novel - Chapter (208)
구룡전기-208화(208/217)
구룡전기 (208)
동굴 안, 입구 쪽에서 소란이 일어나자, 동굴 안에 있던 승려들이 손에 횃불을 들고 어둠을 밝히며 입구로 달려갔다.
화린은 어둠 속에 숨어 입구로 가는 승려들을 보고 백군성과 이서원이 걱정되었다.
“서원이는 조금 힘겨워도 이길 수는 있을 것 같고, 군성이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면 생각보다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자들이니 잘 극복하겠지.”
화린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동굴 깊숙이 들어갔다. 어둠에 익숙한 사람처럼 걸음을 옮기는 화린은 얼마 가지 않아 깊숙한 안쪽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빛을 볼 수가 있었다.
“저기군.”
아마도 저곳에, 주변에 있는 소뇌음사 승려들의 우두머리와 환매지체인 나탈프샤, 그리고 당가에서 훔쳐 온 천옥보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화린은 기척을 숨기고 빛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접근을 했다.
불빛이 흘러나오는 곳은 넓은 굴 안이었다. 동굴 안에 굴이 있는 경우는 흔하여 이상할 것도 없었다.
화린은 기척을 숨기고 은신하여 굴 안을 살폈는데 다섯 명의 소뇌음사 승려들과 두 명의 아이가 포승줄에 묶여 잠들어 있었다.
한 명은 여자아이로, 화린의 생각대로 나탈프샤였고, 다른 아이는 사내였는데 나탈프샤보다 어리게 보였다.
‘독마의 천옥보와 환마의 금강저를 얻으면 저 아이 둘의 몸을 이용해 독마와 환마를 소환하려고 한 모양이구나.’
화린은 굴 안을 살폈다.
화린은 배교의 비술, 그것도 일반적인 술법이 아닌 비전비술을 알고 있었기에 소환의식을 진행하려면 몇 가지 필요한 것들이 있어야 함을 알고 있었다.
‘바닥에 소환진법을 그려 놓았고, 천장과 벽에는 소환된 독마와 요마를 제어할 수 있는 진을 그려 놓았다.’
천옥보가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서는 아마도 소뇌음사 승려들 중의 한 명이 몸에 지니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놈들에게 물어볼 것이 많지만 쉽게 대답해 주지는 않겠지.’
오래전에 소뇌음사의 승려들을 한 번 경험해 보았기에 저들에게 정보를 알아낸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였기에 그냥 다 죽이는 걸로 결정을 하고 움직였다.
화린이 이들의 앞에 나타나자, 놀란 이들이 뭐라고 입을 열기 전에 화린의 손이 움직였다.
“누…, 커억!”
화린의 손이 앞에 있는 승려의 가슴에 닿자, 강한 폭발과 함께 육중한 덩치의 승려가 허공으로 날아가 벽에 부딪치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고개가 옆으로 꺾여 죽어 버렸다.
화린은 곧장 팔꿈치로 옆에 있는 승려의 가슴을 찍어 버린 후에 팔을 들어 올려 손등으로 얼굴을 강하게 때렸다.
코피가 터져 나오면서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걸 본 화린은 몸을 회전시켜 발을 쭉 뻗어 놈의 복부를 공격하였다.
이번에도 고스란히 당한 그는 그 자리에서 허물어지듯 무릎을 꿇고 몸을 웅크렸는데 발차기에 당한 복부에 강한 통증을 느끼며 앞으로 엎드려 숨을 몰아쉬었다.
화린은 그런 그의 목덜미를 발로 강하게 밟아 버렸다.
순식간에 두 사람을 쓰러뜨린 화린은 이번엔 다른 곳에 서 있는 승려를 향해 몸을 숙이며 접근하더니 손날을 이용해 허공을 베었다.
“으윽!”
승려의 옷이 찢어지더니 그 사이로 붉은 피가 배여 나왔고, 상처가 점점 벌어지더니 피가 분수처럼 흘러나왔다.
“내가…….”
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져 바닥에 나뒹굴었다. 화린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다른 승려에게 접근하며 빈손으로 무엇인가를 던지는 시늉을 했는데 갑자기 비수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 승려의 정수리에 깊게 박혀 버렸다.
화린은 네 명의 승려를 쓰러뜨린 후에도 숨을 돌릴 시간도 주지 않고 남은 한 명에게 접근했다.
순식간에 동료 네 명을 잃자, 살아남은 자가 화린에게 뭐라고 말을 하는 순간 화린이 검이 그 승려의 가슴을 파고 들어갔다.
“언제…….”
분명 자신에게 올 때는 빈손이었지만 손에 검이 들려 있어 물었는데, 그는 대답 대신 짓고 있는 화린의 미소만 보였다.
그 미소에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이름이 떠올랐다.
“며… 명왕.”
그리곤 고개가 꺾여 축 늘어졌다.
화린은 순식간에 다섯 명의 승려를 모두 쓰러뜨린 후에 포승줄에 포박당한 채, 한쪽에 잠들어 있는 어린 두 아이를 보았다.
“늦지 않아 다행이다.”
화린은 아이들을 바로 깨우기보다는 할 일을 먼저 해 놓고 깨우기로 하곤 죽은 승려들의 몸을 뒤졌다.
죽은 다섯 명의 몸을 뒤졌지만 찾고자 하는 천옥보는 찾을 수가 없었다.
“아직 암흔신영이 오지 않은 건가?”
화린은 잠들어 있는 두 아이를 양손으로 안아 들고는 굴을 나와 입구로 달렸다.
입구 근처로 가자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화린은 빠르게 달려 싸우고 있는 이들의 머리 위로 도약하여 넘어선 후에 내공으로 기막을 만들어 동굴의 입구를 막아 버렸다.
혹시 싸우는 소리로 인해서 암흔신영이 달아나 버릴까 하여 취한 조치였다.
“아직 안 왔어야 할 텐데.”
화린은 동굴 안에서 나오는 소리를 완전히 차단한 후에 자신의 기척까지 숨기고, 동굴로 접근하는 자가 있는지 살폈다.
그러다 살짝 눈을 좁혔다.
“한두 명이 아닌데.”
동굴을 향해 접근하는 자들이 못해도 열 명은 되었다.
“저 중에 암흔신영이 없다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는 건가?”
하오문의 지부를 통해서 암흔신영을 찾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그를 찾아 움직이는 것이 귀찮았기에 기회가 있을 때, 한 번에 처리할 생각을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화린이 찾아낸 기운의 주인들이 동굴로 접근했는데 모두 아홉 명으로, 전부 소뇌음사의 승려들이었다.
동굴 안에서 이들을 본 화린의 눈이 반짝였다.
붉은 가사를 입은 자는 분명 아홉 명이지만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들의 뒤를 은밀하게 쫓아온 암흔신영의 기운을 화린이 찾아낸 것이다.
“그렇지. 정보를 중요시하는 하오문이 그냥 돌아갈 리가 없지.”
화린은 암흔신영이 자신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화린은 동굴에서 더 뒤로 물러난 뒤에 안에서 싸우고 있는 백군성과 이서원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야, 싸운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못 끝내고 있어. 그게 어려운 일이야?”
“그게 내 마음대로 돼?”
“안 되면 되게 열심히 수련을 했어야지. 지금 밖에 아홉 명이 더 오는데. 어떻게 하려고.”
“뭐? 놈들이 더 온다고?”
“그렇다니까. 그러니 빨리 이놈들 죽이고, 동굴 안쪽으로 가면 불이 밝혀진 굴이 있을 거야. 그쪽으로 가서 입구를 막고 싸워.”
“왜?”
“입구가 좁아 한 번에 많이 들어 올 수 없으니까. 입구를 막고 싸우면 해 볼 만할 거야.”
“넌?”
“난 잠시 다른 볼일이 생겼어. 그 일을 처리하고 도와줄 테니까. 일단 그렇… 안 되겠다.”
화린이 움직여 두 사람과 싸우고 있는 소뇌음사의 승려들을 단숨에 죽여 버린 후에 시체를 어둠이 가득한 곳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곤 허공을 향해 손을 휘젓자, 불을 밝히고 있던 부적이 타면서 절로 꺼져 버렸다.
그러자 순간 어둠이 동굴을 찾아왔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해졌다.
“이 정도의 어둠은 장애가 되지 않지.”
“헉, 헉……. 당연히.”
“그럼 얼른 말한 곳으로 가. 아, 그리고 이 애들 잘 보호하고.”
화린은 백군성과 이서원에게 아이들 한 명씩을 안겨 주었다.
“누구?”
“있어. 나중에 다 말해 줄 테니까, 얼른 가. 지금 놈들이 동굴 가까이 왔어.”
화린이 급하게 말을 하자, 이들은 아이들을 안고 서둘러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화린의 말대로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 나오는 곳이 있었고, 그곳으로 가자, 굴이 그곳에 있었다.
이들은 굴 안으로 들어가, 그곳에 다섯 명의 소뇌음사 승려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한 명도 아닌 다섯을 언제 죽였대.”
“그러게. 진짜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놈이네.”
“그러니 맹이랑 싸웠겠지.”
두 사람은 안고 있는 아이들을 한쪽에 눕혀 놓았다.
“입구에서 막으라고 그랬지?”
두 사람이 입구에 서자, 조금 좁아 보였다.
“싸우다 서로 부딪치겠는데.”
-누가 둘이 함께 싸우래. 한 사람씩 교대로 싸워. 한 사람이 싸우는 동안 잠깐 휴식을 취해서 체력을 회복하고, 또 교대하고 하면서 최대한 버티면서 싸워.
화린의 전음이 두 사람에게 전달되자, 서로 시선을 마주 보았다.
“죽는 건 아니겠지.”
“그러게 말이다. 괜히 따라나섰나 보다.”
말을 하면서도 두 사람은 피식 웃었다.
“내가 먼저 막을 테니 네가 좀 쉬어.”
“괜찮겠어?”
“설마 화린이 우리가 죽게 내버려 두겠어. 이를 악물고 버티는 거지.”
백군성이 굴의 입구에 서서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에 내뱉었다.
“친구를 잘 뒀는지, 못 뒀는지 버티다 보면 알겠지.”
백군성은 싸울 준비를 끝내고 정면을 응시하였다.
한편 화린은 동굴의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소뇌음사의 승려들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들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난 후에 한 사람이 동굴 앞에 내려섰다.
중년의 나이에 호리호리한 몸을 가진 사내였다. 그가 하오문의 문주인 암흔신영이었다.
“이 안에서 일을 꾸민단 말이지.”
암흔신영은 동굴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화린은 암흔신영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허공 속으로 손을 넣어 무엇인가를 꺼내었다.
푸른색의 종이였는데 이 또한 부적이었다. 화린은 이 부적을 천장과 바닥, 그리고 좌우 벽을 향해 던졌고, 부적이 단단한 돌벽에 붙더니 안으로 흡수되는 것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동굴 입구에 투명한 막이 생겨났는데 일종의 차단막과 같은 것이었다.
화린이 들고 다니는 부적은 모두 세 종류로 노란색 부적은 공격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부적이고, 붉은색 부적은 아군에게 도움을 줄 때 사용하는 부적이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푸른색의 부적은 방어 목적으로 사용하는 부적이었는데 동굴 입구를 외부와 차단하여 안에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단 화린의 힘을 상회하는 힘을 가진 이라면 차단막을 찢어 버릴 수는 있지만 지금 동굴 안에는 그 정도의 실력자가 없기에 화린의 뜻이 아니라면 누구도 동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화린은 모든 조치를 취한 후에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화린은 동굴 안에서 암흔신영의 숨긴 기척을 찾아낸 다음 그의 곁으로 접근하였다.
“여기서 뭐 해.”
“허엇!”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암흔신영이 놀란 눈을 하고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화린은 그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며 옆을 쫓았는데 암흔신영은 동굴 입구를 향해 내달렸다.
“그쪽으로 가면 안 될 텐데.”
화린은 일부러 암흔신영을 놀라게 하여 그를 동굴 입구로 달아나게 만들었다.
혹여 자신이 암흔신영을 죽이는 모습을 소뇌음사의 승려들과 싸우고 있는 백군성이나 이서원이 보게 된다면 피곤해질 것을 염두에 두고 암흔신영을 입구 쪽으로 유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암흔신영은 입구를 통해서 동굴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거대한 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강한 충돌과 함께 뒤로 튕겨 나왔다.
“뭐지…….”
입구를 막고 있는 차단막이 있음을 손으로 확인한 암흔신영은 뒤를 돌아보았다.
흐릿한 인영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음을 보곤 단전의 기운을 일깨웠다.
파지지직!
암흔신영의 손에서 뇌전의 기운이 일어나는 것처럼 불꽃이 일어나더니 투명 차단막을 찢어 버릴 기세로 양손을 휘둘렀다.
파아아아앙!
투명 차단막에 불꽃이 일어나며 사방으로 튀었지만 찢어지기는커녕 멀쩡했다.
“이게…….”
자신의 기운에도 멀쩡한 차단막을 보며 암흔신영은 다시 한 번 투명 차단막을 향해 손을 움직였지만 불꽃이 일어날 뿐 입구를 막고 있는 차단막은 멀쩡했다.
“백날, 천날 해도 소용없을걸.”
화린이 암흔신영의 앞에 서서 말을 하였다.
“네놈은 누구냐?”
“나? 구룡장주.”
암흔신영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대리세가에 있어야 할 네가 어째서 여기에?”
“그 대리세가와 소뇌음사가 일이 있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지. 그런데 이번에 하오문에서 욕심을 너무 냈어.”
“그게 무슨 뜻이냐?”
“당신이 당가의 천옥보를 훔쳤잖아. 그리고 천옥보가 당신의 품에 있는 걸 보니 소뇌음사의 중들에게는 가짜를 만들어 준 모양이네.”
화린의 말에 암흔신영이 흠칫했다.
“뭐, 소뇌음사의 중들이 당신을 쫓아오면 당가에게 저들이 천옥보를 훔쳤다고 알려 줄 생각이었던 모양이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나는 천옥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다들 그렇게 말을 해.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것을 빼앗으려고 했잖아.”
“그건….”
“삶이 그런 거야.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하고, 남의 것을 얻으려면 나의 것을 잃을 수 있음을 알아야지. 안 그래?”
암흔신영은 화린을 노려보았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너에게는 없어. 차기 문주가 될 사람이 하오문의 문주가 되고, 섬서성의 지부장이 바뀌면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니까.”
“정보를 말하는 것이냐?”
“그렇지. 하오문에서 얻을 게 그것밖에 더 있어?”
“내가 정보를 제공해 주마. 그리고 구룡루에 대해서는 손을 떼겠다. 그러니 살려 다오.”
암흔신영은 화린을 무력으로 이길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그에게 목숨을 구걸하였다.
“이미 계획을 실행했어. 지금쯤 구룡루에 위장 취업한 놈들은 다 죽었을 것이고, 지부장인 남선영의 자리는 미옥 님이 대신하겠지.”
“분타주가 배신을 하였구나.”
“배신이라…, 네놈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군. 미옥 님은 분명 구룡루에 대한 계획을 반대했을 텐데. 남선영과 네놈이 다른 문도들의 목숨은 상관치 않고 밀어붙였기 때문이 아니야?”
“그건 남선영이 할 수 있다고 하였기에….”
“너도 잔머리를 굴렸을 거 아니야. 문도들이야 모집하면 그만이니 남선영이 말대로 했겠지. 안 그래?”
암흔신영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여기서 죽는 걸 너무 억울해하지 마.”
“잠깐!”
암흔신영은 황급하게 외쳤지만 화린의 검이 암흔신영의 목을 향해 움직인 후였다.
그는 빠른 발을 이용해 화린의 검을 피해 보려고 했지만 그가 생각한 것보다 화린의 검은 더 빨랐다.
서걱…….
암흔신영의 몸은 화린의 검을 피해 움직였지만 그의 머리는 움직이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져 한쪽으로 굴러갔다.
그럼에도 몸은 여전히 움직였는데 그것도 잠시 앞으로 꼬꾸라지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것으로 하오문은 정리가 되는 건가? 나머지는 서 총관이 알아서 하겠지.”
화린은 목이 떨어진 암흔신영의 몸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의 품을 뒤졌다. 품에서는 한 권의 무공 비급과 가죽 주머니, 그리고 전낭이 나왔는데 무공비급을 본 화린의 눈은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의 눈처럼 변해 있었다.
“재미난 걸 익히고 있었네.”
화린의 입술이 양쪽으로 벌어졌다. 그리고 가죽 주머니를 보았다.
“천옥보인가?”
화린은 가죽 주머니를 열어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을 꺼내 보았다.
“음…….”
천옥보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피독주에 가까운 기물이었다.
“독마의 독기가 봉인되어 있으면 독을 뿜어내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면 독기를 흡수하나?”
화린은 일단 천옥보를 가죽 주머니에 넣고 허공으로 던졌다. 그러자 허공이 천옥보를 흡수하듯 집어삼켜 버렸다.
“그럼 안에 있는 놈들만 제거하면 되는 건가?”
화린은 안쪽에서 싸우고 있는 백군성과 이서원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