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the Nine Dragons RAW novel - Chapter (21)
구룡전기-21화(21/217)
구룡전기 (21)
구룡장의 사업 계획
“적호문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은 모두 일곱 개입니다. 합법적으로는 객잔과 홍루를 두 개씩 운영하고 있고, 불법으로는 도박장과 대부업 그리고 밀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구룡장의 총관을 맡고 있는 서대영이 적호문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을 파악한 후에 화린에게 보고를 하는 중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객잔과 홍루, 대부업입니다.”
“도박장과 밀수업은?”
“도박장의 경우, 장주님께서 산양현에 새로 짓고 있는 도박장과 겹치기 때문에 도박장을 찾는 손님들이 흩어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산양현의 경우에는 성주님의 허락이 떨어진 합법적인 도박장이므로 주변에 다른 도박장이 없다면 다른 현과 시의 사람들도 찾아올 것입니다.”
“그래서 도박장을 없애겠다?”
“그렇습니다.”
화린은 서대영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생각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밀수업은 큰돈을 벌 수 있지만 위험부담이 너무 큽니다. 그렇기에 밀수업은 업자들까지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업자들까지?”
“업자들을 그냥 두면 그들은 다른 문파나, 혹은 그들이 밀수업을 계속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먹고살게 두면 안 되나?”
“성주님께 장주님께서 치안까지도 어느 정도 맡아서 감당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면 계속해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의 치안을 담당해 준다?”
“그렇습니다. 중원의 성도와 시, 현과 같은 행정구역에는 관찰사를 비롯하여 관원과 관아가 들어가 있지만 행정구역으로 정해지지 않은 마을에는 관원이나 관아가 없습니다.”
“행정구역으로 정해지지 않은 마을?”
화린은 이를 알지 못하여 되물었다.
“그러니까 살 곳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이들이 모여서 만든 마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화전 마을이나 빈민촌, 산 초입에 지어진 마을 등이 그러합니다.”
“우리가 있는 현은 아니지 않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 산양현의 관아에서 상남현과 상주현까지 관리를 하기에 산양현의 관아에서 근무하는 관병들로는 이 모든 치안을 유지하기가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세 개의 현을 모두 감당할 수 없으니 우리가 어느 정도 치안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말이지?”
“그래야, 성주는 물론 현의 현감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화린은 어느 정도의 친분을 유지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섬서성의 동쪽 지역들은 화산과 종남의 영향력 아래 있어 덩치가 있는 사파는 없지 않나?”
“그렇습니다. 지금은 무림인들까지 신경을 쓰시는 것보다 왈패 패거리들을 정리하는 것이 장원의 입장에서는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내가 무림을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런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내실을 다질 때입니다.”
“내실이라…….”
화린은 잠깐 동안 생각을 정리하였고, 그러는 동안 총관인 서대영은 다음에 할 말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장원에서 필요한 것은?”
화린이 장고한 후에 물었다.
“우선 사람입니다. 그냥 일할 식솔이 아닌 영업장을 지키면서 또 그 지역의 치안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무림인으로 말입니다.”
“그건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
“그렇습니다. 낭인 시장에서 낭인들을 사거나 아니면 시간은 더 걸리지만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무공을 가르친 후에 영업장의 관리를 맡기면 됩니다.”
“첫 번째는 돈이고, 두 번째는 시간이군. 총관의 생각은?”
“시간은 걸리겠지만 두 번째가 장주님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고, 또 믿고 맡길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 어린아이들은 어디서 구하지?”
“거리를 배회하는 아이들도 많고, 또 고아원이나, 광대 집단에서 어린아이들을 사 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을 사 와서 무공을 가르친다. 음…….”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무공을 가르치면 최소 오 년은 걸리겠군.”
“그동안 장원의 내실을 다지면서 사업장을 확장, 혹은 축소하여 재정을 튼튼하게 만들면 될 것 같습니다.”
“산양현과 상남현 그리고 상주현에 길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이 있지?”
“그렇습니다. 왈패들이 관리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럼 그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되겠군.”
“왈패들 정리도 하고, 거리 정화도 할 겸 백 명 정도면 적당하겠군.”
“백 명이나요?”
“무공에 재능이 있으면 무공을 가르치고, 학문에 재능이 있거나, 혹은 다른 쪽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있을 터이니 그들을 일단 거두어들여 재능을 알아본 후에 맞춤으로 교육을 시켜 배치하는 것이 장원의 입장에서도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적호문의 땅과 건물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것 같군.”
“다른 방안이 있습니까?”
“무인을 서른 명이나 키우는데 표국도 운영하면 괜찮지 않을까? 사업이 커지면 우리 물건을 자급자족하는 게 싸게 먹힐 테니 말이야.”
서대영은 잠깐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준비를 하겠습니다.”
* * *
“그러니까 분타주께서는 구룡장이 의심스럽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지부장님.”
하오문 섬서성 지부의 지부장인 남선영과 산양현 하오문의 분타주인 미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적호문이 멸문당하기 전에 적호문의 무인들이 구룡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업장에서 행패를 부리며 장사를 못 하게 방해를 하였습니다.”
“무엇 때문에 적호방이 구룡장을 노린 겁니까?”
“상남현의 대방 패거리라고 왈패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산양현의 시전과 저잣거리를 노리고…….”
미옥은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모두 하였다.
“그래서 적호문이 구룡장에 시비를 걸었고, 구룡장이 적호문을 응징한 것이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보고를 하였지만 구룡장의 장주인 화린이란 사람은 위험한 자입니다.”
“위험한 자?”
“확실히 이런 면이 있어 위험하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그를 직접 보고 느낀 것입니다.”
“감이란 말씀입니까?”
감이라는 건 때로는 아주 위험하지만 가끔은 너무도 정확하여 크게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남선영은 미옥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감을 흘려듣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그가 무림에 대해서 어떠한 행동을 보이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아직은 세력이 없어 그런 것이지만 시간이 흐른다면 그에게도 조력자가 나타날 것이고, 그리하면 무림에 대한 행보를 이어 나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장주의 나이가 어때 보였습니까?”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젊고 어리게 보였습니다. 많아도 약관의 나이 정도.”
“스물이라……. 그 나이에 하나의 장원을 세울 정도의 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뒤에 누군가가 있을 가능성이 크겠군요.”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말입니까?”
“저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니면 스무 살에 옛 단리세가의 터를 살 수가 없겠지요. 건물과 토지가 한두 푼 하는 것이 아닐 테니 말이죠.”
“무림맹에서 지원하는 장원일까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지척에 화산과 종남이 있으니 말입니다.”
“그럼 사파? 사파라면 흑사방과 적호문을 멸문시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미옥이 묻자, 남선영은 고개를 저었다.
“사파도 아닙니다. 적호문의 문도들 시체에서 사파의 무공과 정파의 무공 흔적이 모두 보였습니다. 개방에는 무림 초출의 신성이 벌인 일이라 말하였지만 이곳까지 오면서 생각해 보았는데 흑사방과 적호방과 관련이 되어 있는 곳은 한 곳뿐이더군요.”
“네에? 둘과 관련이 되어 있는 곳요?”
“상림!”
미옥은 남선영의 결론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상림라고 하면…….”
“상림 전체라기보다는 두세 곳의 상단이 연합을 하여 구룡장을 지원해 주는 건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구룡장의 이름처럼 아홉 개의 상단이 연합을 할 수도 있고 말입니다.”
“그럼 지부장님께서는 상림이 무림을 넘본다는 말씀입니까?”
“그건 아니겠지요. 상림이 제아무리 돈으로 밀어붙인다고 해도 무림의 힘을 능가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하면?”
“아마도 자신들의 재산을 무림에 갈취당하는 것이 못마땅하여 어느 정도 힘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옛날부터 그러한 시도는 많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상림도 조사를 해 봐야겠군요. 누가 구룡장의 뒤에 있는지 알아내려면 말입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상림을 조사하는 건 지부에서 알아서 하겠습니다. 미옥 분타주님께서는 구룡장의 행보를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기록해서 칠 주야 간격으로 보고해 주십시오.
“그리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우리가 구룡장의 정보를 모으고 있음을 화린 장주에게 들켰을 때는 구룡장이 생긴 이후, 흑사방과 적호문이 멸문당했기에 혹시 관련이 있나 싶어 조사를 한다고 말을 하고 용서를 구하십시오.”
미옥이 흠칫하였다. 듣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신보고 죽으라는 소리와 같이 들려서였다.
“괜찮을 겁니다. 단 상림과 관련이 있을까 의심해서라는 말지 마십시오.”
미옥의 생각을 읽은 듯 그녀를 안심시킨 후에 말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삼십 년 전 무림이 배교를 친 이후 너무나도 조용하였습니다.”
남선영은 현 무림의 상황에 대해서 미옥에게 알려 주었다.
“마교도 그렇고, 사파도 그렇고 이 지루한 대립을 원치 않는 듯 조금씩 움직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교는 변방과 새외의 세력을 힘으로 굴복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마교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의문의 세력에 의해 변방과 새외의 거대 세력들이 하루아침에 괴멸되었고, 그들이 힘을 잃자 마교가 힘으로 그들을 제압하여 휘하 세력으로 복속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 마교가 중원을 노리고 들어올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까?”
“당장은 그렇지 않겠지만 변방과 새외의 세력을 손에 넣는다면 간을 볼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여 정파와 사파도 나름 방법을 간구하고 있지만 사파에서는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림의 정세가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차후 오 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흘러야 마교나 사파, 혹은 정파가 어떠한 행동을 취하게 될 것입니다.”
“하면 우리 흑도는 어떠합니까?”
“우리 역시 방법을 간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저들의 싸움으로 우리가 헛된 희생을 치르는 일은 없도록 노력 중입니다.”
미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무림, 혹은 상림, 서림, 관림에서까지 일어나는 작은 일도 다 귀담아들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훗날 정사, 혹은 정마 대전이 일어났을 때 우리도 대비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하겠습니다.”
“그럼 전 문주님을 만나 뵙고 구룡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우리가 조사한 정보가 전달되기 전까지는 구룡장의 변화만 알아내셔서 보고해 주십시오.”
* * *
산양현의 시전과 저잣거리에서 구걸하는 어린아이들을 구룡장에서 거둔다는 소문이 산양현에 퍼지면서 사람들은 구룡장의 장주를 칭찬하였다.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 혹은 부모가 상인에게 판 후에 그곳에 도망쳐 나온 아이들, 부모가 죽고 홀로 된 아이 혹은 형제, 자매, 남매들까지 모두 구룡장에서 거두어들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이들에게 구걸을 시키는 패거리를 정리하면서 거리까지 깨끗해지니 시전상인들과 저잣거리의 상인들은 구룡장의 장주를 구세주 만나는 것처럼 반기며 좋아하였다.
구룡장에서 산양현을 넘어 상남현과 상주현의 아이들까지 거두어들인다는 소문으로 인해서 구룡장의 장주는 현세에 재림한 관음보살이니, 원시천존이니 하며 그를 추켜세우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화린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마냥 착한 사람만은 아니었다.
맹호사사혈전대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오 년 동안 해 오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기에, 화린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는 그저 좋은 일로 보이게 포장하는 것에 달인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