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the Nine Dragons RAW novel - Chapter (24)
구룡전기-24화(24/217)
구룡전기 (24)
화린은 미옥에게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얻은 후 며칠 후에 하오문이 아닌 다른 사람도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를 붙잡아 알아본 바, 그는 화명상단에서 보낸 자였다.
화명상단 역시 구룡장이 상단에서 출자를 하는 장원이라 오해를 하였고, 구룡장이 더 이상 커지는 걸 원치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만 하오문의 경우는 십대상단을 언급하였지만 화명상단의 경우에는 그 아래 상단들을 언급하였다.
“재미있네. 지들끼리 이래저래 생각하고 움직이는 걸 보면 말이야.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된 상단을 하나 만들어 움직여 봐야겠군. 화명상단이라고 그랬지.”
죽은 단리혁광이 자신의 두 동생을 화린에게 부탁을 하였고, 화린은 그런 두 동생이 잘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무공을 가르쳐 줄까도 생각하였지만 무공보다는 일반인으로 그저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자신이 할 일을 다 할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포목점을 운영하게 하고, 객잔에서 음식을 만들며 객잔을 운영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과 일머리를 배우게 한 것인데 주변에서 이렇게 나오면 작은 상단을 하나 만들어서 단리소소와 단리혁진에게 물려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대해서 공부도 좀 해야겠어.”
책으로 배우는 것이 세상일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책을 통해서라도 조금 알고 있다면 그나마 도움이 된다는 건 이미 경험을 통해서 느끼고 있었다.
“그 전에 도움을 받아야겠지.”
화린은 오송루를 찾아갔다. 홍루인 오송루는 오전에는 문을 닫고 오후 늦게 문을 연다.
화린이 오송루를 찾아간 시간은 사람들이 중식을 먹을 때쯤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구룡장주님.”
오송루의 루주인 미옥이 화린을 반겼다. 그녀는 지난날 화린을 만났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처음 만난 사람처럼 대하였다.
“이런 대낮에 홍루를 찾아오실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하였습니다.”
“루주님께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하여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저에게요?”
“그렇습니다. 제가 흑사방에서 운영하는 기루를 인수하고 그 주변의 건물과 땅을 사들여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미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그곳에 기루를 포함하여 도박장을 함께 운영할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기루와 도박장을 함께요?”
“그렇습니다. 듣기로 루주님께서는 화류계에 오랫동안 계셨다고 들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노래와 금을 연주하는 데 뛰어났다고 하시던데.”
“지난날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찾아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습니다.”
미옥은 화린의 말에 잠깐 멍한 표정을 짓더니 소리 내어 웃었다.
“장주님의 말씀처럼 그래서 슬프답니다. 여자는 늙어도 여자인데 말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제가 노래와 금을 연주하는 것과 장주님께서 저를 만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혹시 저를 데려가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이 오송루를 저에게 파시고, 루주님께서는 제가 짓는 기루에서 기녀들의 교육을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기녀들의 교육을?”
“그렇습니다. 저는 우리 산양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서안, 장안 서산, 화음 현까지, 섬서성을 오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화린은 자신의 사업 계획을 이야기하였고, 미옥의 눈이 반짝였다.
“도박장은 불법입니다.”
“그건 염려 마십시오. 이미 성주님의 허락을 받아 놓은 상태니까요.”
“성주님? 섬서성의 성주 이도백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분이 아니면 섬서성에서 성주라 불릴 수 있는 분이 누가 있겠습니까?”
‘도박장 허가는 쉽게 내어 주지 않는다. 상단 쪽 사람이 아닌 관부와 연이 있는 사람인가?’
미옥은 순간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물론 많은 돈을 들여서 도박장의 허가를 얻어 낼 수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도박장의 허가는 성주의 권한이지만 황궁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대단하시군요. 이도백 성주에게서 도박장 허가를 받아 내다니 말입니다.”
“이왕 하는 것 탈 없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로 인해서 성주님뿐만 아니라 동창과 다른 곳에서 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동창과 다른 곳?”
“그런 것이 있습니다. 루주님께서 기녀들의 교육을 맡아 주신다면 기루의 품격이 많이 올라갈 것입니다.”
“음…….”
“섬서성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이를 바탕으로 각 성에 하나씩 지점을 내는 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지점을?”
“그렇습니다. 전 이거 하나로 끝낼 생각이 없으니 말입니다.”
“음…….”
“루주님께서 이 기루를 운영하시면서 얼마나 큰 수익을 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가 구상하고 있는 곳으로 오셔서 기녀들의 스승으로 생활하시며 노후를 편하게 보내시는 것도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주 괜찮은 제안이군요. 그럼 이곳을 매입하신 후에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여전히 홍루로 사용을 할 것입니다.”
“홍루로?”
“청루는 어리고 재주가 많은 아이들을 필요로 하지만 그녀들이 나이를 먹고, 배운 재주가 없다면 결국 몸을 팔기 위해서 홍루로 가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요.”
“그러니 이곳을 폐쇄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건물이 오래되었으니 보수를 하거나 새로 건물을 지어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정도일 것입니다.”
“음…….”
화린이 내건 조건은 그리 나쁜 건 아니었다.
“루주님께 섭섭지 않게 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루주라고 하지만 저 밑에 딸린 식솔들이 많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그리하여야겠지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고 저에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그리하겠습니다.”
* * *
“그러니까 적호문의 무인들을 죽인 자가 최소 두 명, 많으면 세 명이란 말씀인가?”
“그렇습니다.”
개방의 섬서성 지부장인 걸충선은 적호문의 멸문에 대한 조사를 정천맹 섬서 지부에서 알렸다.
정천맹 섬서 지부의 지부장인 화산의 청명 진인과 부지부장인 종남의 종백은 걸충선이 알아 온 내용을 듣고 조금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오문에서 말하기를 검상은 두 개, 하나는 알 수가 없고, 하나는 잔살십육검에 의한 검상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적호문의 문주인 민형두는 탄지공에 머리가 뚫렸는데 기둥에 철전과 비슷한 것이 박혀 있는 흔적을 찾아내었습니다.”
“잔살십육검을 익힌 고수가 무림에 등장했다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하오문에서 유추하기로는 무림 초출의 젊은 사내가 아닐까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검상에 대해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화검 허난설 님의 독문 검법인 천화난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천화난무!”
청명이 눈을 크게 뜨고 놀라 물었다.
“그렇습니다. 여기 상처가 난 자들의 몸에서 뜬 검상의 표본입니다.”
걸충선은 상처나 부위의 가죽을 잘라 그걸 종이 위에 놓고 먹을 이용하여 표본을 뜬 걸 보여 주었다.
“음…….”
“검상이 비슷하여 확신할 수가 없었지만 문헌에 따르면 천화난무의 검화에 의해 상처를 입으면 가지에 핀 꽃과 같은 흔적을 남긴다고 하여 그걸 대조해 보니 천화난무와 비슷하다는 걸 확인하였습니다.”
허난설은 화산의 속가제자이다. 그녀의 속가제자이기에 화산의 진산무공을 배울 수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가히 무공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며 화산파의 기본 검공으로 진산칠매검이라는 희대의 검술을 창안하였고, 진산칠매검을 바탕으로 그녀의 독문 무공이라고 할 수 있는 천화난무를 완성시켰다.
그녀는 오직 자신의 검으로 매화를 피우겠다는 일념으로 정진을 하였고, 그 결과 천화난무를 완성시켜 비록 매화는 아닐지언정 검화를 피울 수가 있었다.
그녀의 무공은 무림에 알려진 것보다 더 대단하였는데 화산은 그녀의 무공을 회수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하였지만 거짓말처럼 모습을 감추었고, 지금까지도 그녀의 검술은 실전된 상태였다.
그런 가운데 천화난무의 흔적이 나타났으니 청명 진인의 입장에서는 놀랄 법도 하였다.
“잔살십육검과 천화난무가 한 장소에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무림의 정세를 잘 알지 못하는, 그러니 이제 막 나온 무림 초출의 신성들이 만나서 함께 다니다 적호문과 시비가 붙어 그들을 멸문시키지 않았을까 파악하고 있습니다.”
“천화난무야 그렇다 치더라도 잔살십육검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듣기로는 사공에 심취한 육문식이 민간인을 학살하면서 무공을 완성시켰다고 하니 그 사악함이 고스란히 무공에 녹아 있을 겁니다.”
종남의 종백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하였다.
보통 마공을 익힌 자들은 마공에 영향을 받아 점점 포악해지고 과격하게 성격이 바뀌고, 사공을 익힌 자들은 사공에 영향을 받아 성격이 점점 냉혹하고 잔인하게 변한다.
마공의 단계는 다섯 단계로 나뉘는데, 마공을 익히면서 마성에 빠지는 단계를 입마入魔, 마성에 물들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단계를 능마能魔, 마성을 극복하는 단계를 초마超魔, 마성을 벗어나는 단계를 탈마脫魔 그리고 마성을 넘어서서 대악인으로 거듭나는 단계가 신마神魔이다.
이는 사공 역시 마찬가지로 다섯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단순한 시비로 적호문을 멸문시켰다 함은 잔살십육검을 익힌 자가 초마의 과정에 있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까?”
사공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일을 벌였으니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살인을 저지르고 다닐지 알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였다.
“고수들을 보내어 놈들의 흔적을 쫓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상남현이면 종남과 화산 그리고 성도인 서안과 그리 멀지 않은 곳입니다.”
종백은 고수들을 보내어 흔적을 쫓아 그들을 잡아들이고자 의견을 내었다.
“그렇게 해야겠지요. 천화난무를 익힌 자 또한 아직 사파의 인물과 함께 다닐 정도면 아무것도 모르는 무림 초출의 신성인 것 같은데. 다른 큰 죄를 범하기 전에 그를 데리고 와 자세하게 알려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탄지신공을 사용할 줄 아는 자입니다. 그 정도의 고수 둘, 혹은 셋을 잡으려면 못해도 우리는 여섯, 일곱을 보내어야 합니다.”
걸충선이 말하였다.
상대의 무공에 대해서 확신할 수가 없으니 비슷한 수위의 무공을 지닌 자들을 보내어야 하는데 혹여 한두 명을 보내었다가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싶어 더 많은 인원을 보내어 확실하게 일을 처리했으면 한다고 말을 하였다.
“지부에는 그 많은 인원이 없으니 종남과 화산에 연락을 하여 사람을 파견해 달라고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하지요. 상대가 상대인 만큼 대비는 하여야겠지요. 전 화산에 연락하여 매화검수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을 하겠습니다.”
“그럼 전 종남에 태을검수들을 보내어 달라고 연락을 하겠습니다.”
태을검수는 화산파의 매화검수처럼 종남을 대표하는 검수들이었다.
매화검수와 태을검수를 요청한다는 말을 듣고 걸충선은 그제야 안심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매화검수와 태을검수들 중에서도 무공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들 모두가 절정의 고수들로 문파를 대표하는 하는 이들이었기에 제아무리 잔살십육검과 천화난무를 익힌 자들이라고 해도 이들을 상대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럼 전 개방의 다른 지부에도 연락을 하여 은밀하게 이들이 행방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리하십시오. 그리고 하오문에도 요청해서 도움을 구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