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the Nine Dragons RAW novel - Chapter (41)
구룡전기-41화(41/217)
구룡전기 (41)
“화영 장로님께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솔직히 구룡장주의 말을 온전히 다 믿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건 그가 빙백소수신공을 익히고 있고, 송철 장로님의 말씀대로 위험한 자라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구룡장주가 빙백소수신공을 익히고 있을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지요. 그는 이미 우리를 뛰어넘은 무공을 소유하고, 장로님의 말씀대로 군대에서 겪은 수많은 실전 경험을 통해 그 무공들을 완숙을 뛰어넘어 통달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 문제지요.”
화영 장로의 말은 그를 함부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구룡장주를 건들지 않으면 그는 가만히 있을 것이라 하였으니 딱히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의 무력이 뛰어나다고 하여 무림에 큰 영향을 미칠 수는 없지만 간혹 개인이 집단을 뛰어넘는 경우가 있고, 그럴 경우 그 개인으로 인해서 무림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었다.
두 사람이 생각하기에는 구룡장주가 그 정도의 사람은 되지 못하지만 그가 사혈맹, 혹은 마교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그들을 돕는다면 향후 세력 간의 싸움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제가 그와 친분이 있으니 만남을 자주 가져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면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송철 장로님.”
“말씀하십시오.”
“송철 장로님과 구룡장주가 생활하였다는 그 군 특수부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 주십시오.”
송철은 잠깐 당황한 기색을 보였으나 고개를 끄덕이며 맹호사사혈전대에 이야기를 하였다.
지금은 화영 장로가 화린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곳에 퍼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을 하여서였다.
“부대의 이름은 맹호사사혈전대라 합니다.”
“맹호사사혈전대?”
“군 부대의 성격은 크게 두 개로 나뉘는데 그 하나는 수비에 집중을 하는 부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대가 국경 수비대와 같은 부대입니다. 다른 하나는 공격을 목적으로 하는 부대가 있습니다. 흥친어림군의 군 편성 육 할에 해당되는 부대가 전시에 적을 공격하여 섬멸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지요.”
송철 장로는 군대에 대해서 먼저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 준 뒤에 맹호사사혈전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다.
“다른 부대는 적의 침공을 해 왔을 때, 혹은 우리가 적국을 침공할 때 움직이지만 맹호사사혈전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군 정보부에서 중원의 변방, 색목국에 위치하고 영향력을 떨치는 집단 중에 중원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거나, 혹은 주변의 세력을 규합하여 큰 세력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을 보일 경우 수뇌부의 판단에 의해 맹호사사혈전대가 임무에 투입됩니다.”
“선제공격을 통한 억제 방법을 사용하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맹호사사혈전대 소속 군인들의 사망률이 구 할이 넘습니다.”
사망률이 구 할이 넘는다는 말에 화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게 사실입니까?”
“제가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지요. 부대가 창설되고 지금까지 부대를 제대한 사람은 저와 구룡장주를 포함 여섯 명뿐입니다.”
무림에서 송철 장로의 무공은 소문이 파다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종남제일검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뛰어난 무공을 소유한 그였지만 그가 무림에 나서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이번 일 역시 송철 장로가 나서고 구룡장주와 친분이 있어 산문을 내려왔다는 말을 듣고 조금은 의아하기도 했었다.
“사실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들어온 선배들이 위험한 세력들을 다 처리하였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런 경우가 있겠군요.”
“그럼에도 제가 그곳에서 오 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전역을 한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화영 장로는 이를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였다.
“그만큼 위험한 일에 많이 투입이 되는 부대이지요. 그렇기에 군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무공이 초일류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초일류 무인이면 무림에서도 제법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저는 오 년 동안 임무를 사십오 회 나갔습니다. 그리고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과정을 통해서 제법 성취도 얻었고, 실전 경험을 통해서 저만의 무학을 완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송철 장로님의 무공은 무림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알아주니…….”
“그런데 구룡장주는 백회가 넘는 임무에 투입이 되었고, 적 세력의 수장을 도맡아 담당하였다고 하니 저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요.”
“그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지요. 하지만 분명한 건 그가 살아서 전역을 하였고, 우리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무공을 익히고 있음은 물론 일가를 이룰 만큼의 경지에 올라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요.”
화영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송철의 말대로 구룡장주의 무공은 지금 자신의 경지로는 넘볼 수 없는 경지임을 확인을 하였다.
“그러니 믿을 수밖에요.”
“그럼 우리 화산도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군요.”
“제가 전에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화산이 위험에 빠질 경우 우리 종남보다 구룡장주에게 사람을 먼저 보내라고 말입니다.”
“그랬지요.”
“제 말을 믿고 구룡장주와 각별한 사이를 만들고 유지하면 화산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결코 해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 * *
화린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활짝 웃고 있었다.
화린이 자신의 무공을 선보이고, 거짓을 섞어 말하였지만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알려 준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송철 장로와 화영 장로에게 입조심을 하라고 둘러 말하였지만 그들이 자신들이 문파로 돌아가면 장문인에게 구룡장과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것이고, 결국 정천맹까지 보고가 될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물론 일반 문도들에게는 알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 자들에게는 알려질 것이고, 그들의 입을 통해서 자제들에게도 알려질 것이다.
그럼 호승심이나 혹은 다른 이유들로 자신을 찾아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면 결국 하오문을 통해서 사파의 귀에도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런 것까지 다 계산을 하여 말을 하였고, 두 사람의 표정을 보니 자신의 계획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야지.”
그때,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장주님.”
“무슨 일입니까?”
“화양루의 루주님께서 장주님을 뵙고자 찾아왔습니다.”
“아, 그래요. 안내해 주세요. 그리고 정 대인이 드실 것 좀 부탁해요.”
잠시 후, 집무실이 열리고 화양루의 루주라는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는데 배가 산만큼 나온 중년의 사내였다.
그의 얼굴에는 욕심이 가득 붙어 있는 것처럼 살이 쳐져 있었는데 주변의 사람들은 그를 구두쇠를 넘어 수전노라 손가락질하곤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정 대인.”
“찾아오면서 혹시 장원에 없으면 어쩌나 싶어 걱정을 했소이다.”
“다행히 앞서 손님들이 오셔서 장원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무슨 일로.”
“장주님께서 기루를 좋은 값에 매입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 말을 하였습니다. 정 대인께서 주루를 파시려고 그러는 겁니까?”
“생각 중에 있습니다.”
“그럼 섭섭지 않게 가격을 드리면 파시겠군요.”
화린이 웃으며 말하자, 정 대인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산양현은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명산이나 호수가 있어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렇긴 하죠.”
“십시일반으로 나누어 먹기처럼 몇몇 개의 기루가 모여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장주님의 구룡루가 들어서면 우리 같은 작은 기루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지요.”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아니, 장주님께서 잘못했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저라도 능력이 되면 그리할 겁니다. 다들 욕심 때문에 이런저런 소리를 할 뿐이지, 그들도 능력이 되면 아마 장주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 이해를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장원에서 일하는 식솔 한 명이 다과를 가지고 와서는 정 대인의 앞에 놓아두고 나갔다.
“저는 앞서 손님이 오셔서 그분들과 함께 마셨습니다.”
혹여 혼자 먹는 것이 무안할까 싶어 화린이 먼저 말을 하였다.
“아, 감사합니다.”
화린은 잠깐 쉬었다가 정 대인이 차와 과일을 먹는 걸 본 후에 입을 열었다.
“그래서 화양루를 파실 생각입니까? 팔면 다른 일을 하실 겁니까?”
“기루가 이곳 산양현에서는 사양 사업 같아 다른 일을 해 볼 생각입니다.”
구룡루가 들어서면 주변의 기루들은 타격을 심하게 받게 될 것이다.
“다른 일이라고 함은?”
“그건 차츰 생각을 해 봐야겠지요.”
화린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수전노라 소문이 난 정 대인이니 그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많이 알아보고 돈이 되는 일을 할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화린은 정 대인의 생각을 알았으니 뜸을 들이기보다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하였다.
“화양루를 파시면 정 대인께서 생각하고 계신 금액이 따로 있으십니까? 참고로 제가 오송루를 매입한 금액은 부지와 건물을 다 합하여 금 오천 냥이었습니다.”
“오천 냥요? 그리 많이 주신 겁니까?”
“오송루는 대지도 넓고 건물의 크기가 있고, 또 루주인 미옥 님께서 우리 구룡루에서 일하는 기녀들의 교육을 맡아 주셔서 조금 후하게 드린 겁니다.”
“아, 그렇군요.”
정 대인은 조금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알고 있는 화양루의 부지와 건물은 오송루와 비교하면 절반의 수준입니다.”
“그렇습니다.”
“위치도 조금 안쪽에 있습니다.”
화양루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소상하게 말을 한 후에 정 대인에게 말을 하였다.
“저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후하게 줘도 금 이천 냥 이상은 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천 냥요?”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파는 것보다는 많이 드리는 것입니다. 정 대인께서도 어느 정도 알아보고 오셨을 것이니 제가 제시한 가격에 대해서 즉흥적으로 생각하시지 마시고 잘 생각해 보시고, 또 다른 업자를 만나 알아보시기도 하면서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면 받으십시오.”
화린이 이렇게 말을 하는 이유는 화양루에 금 이천 냥을 투자할 사람이 없음을 확신하고 있어서였다.
“알겠습니다. 이천 냥은 말씀하신 것처럼 구룡루가 영업하기 전까지 유효한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니 천천히 생각해 보십시오. 단, 말씀드렸지만 구룡루가 영업을 시작하면 그 가격에 드릴 수는 없습니다.”
“만약 구룡루가 영업을 시작하면 얼마까지 매입을 해 줄 수 있습니까?”
화린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때가 되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루주님들께서 한 명도 팔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한두 분 정도 저에게 기루를 파시면 그다음은 딱히 기루가 필요한 것이 아니니 후의 계획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군요. 장주님의 생각을 잘 들었습니다. 제가 조금 더 생각을 해 보고 결정을 하여 장주님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하십시오. 충분히 생각하시고, 후회 없는 결정을 하셔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