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the Nine Dragons RAW novel - Chapter (98)
구룡전기-98화(98/217)
구룡전기 (98)
화린은 혁지석에게 구룡루에 대한 설명을 해 준 뒤에 함께 구룡장에서 운영하는 영업장을 둘러보았다.
“영업장이 많습니다. 마치 산양현에 있는 기루, 객잔이 모두 구룡장의 소유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됐어. 그래도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니까 좀 낫지.”
화린과 함께 오송루에 들른 혁지석은 다른 기루와 조금 다른 것을 느꼈다.
“여긴 원초적인 본능을 해결하는 곳.”
중원에도 사창가가 있고, 성마다 그런 곳이 존재한다.
그곳은 단순히 사내들의 욕정을 푸는 곳이지만 오송루는 그런 사창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위생적으로 깨끗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돼. 간단하게 술도 팔고. 홍루에서 바가지를 씌운 것만 덜어냈다고 생각하면 쉬울 거야.”
“이들의 수익도 구룡장으로 들어옵니까?”
“당연하지. 우리는 여기서 임대업과 주류업을 해.”
혁지석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하는 기녀들이 돈을 벌어서 자신들이 사용하는 방의 사용료를 월세로 받아. 그리고 찾아오는 손님과 간단하게 술 한잔 하고자 하면 그 술과 안주를 만들어 우리가 파는 거지.”
“그럼 다른 포주처럼 화대에서 따로 얻는 건 없습니까?”
“없어. 그래도 이곳에서 일하는 기녀들은 구룡장에서 운영하는 객잔에서 식사를 하고, 포목점에서 옷과 장신구, 화장품, 노리개를 사고 하니 결국 구룡장의 수익으로 들어오는 거나 마찬가지야.”
혁지석은 화린을 보았다. 구룡장처럼 영업장을 순환시켜서 돈을 버는 구조를 처음 보아서였다.
“대단합니다.”
“서로 조금 더 벌어 가자고 돕는 거지.”
“기루가 더 많다고 들었습니다.”
“구룡루가 개업하면 기루들이 망할 것 같으니까 루주들이 나에게 기루를 다 팔았어. 난 기루를 조금 개조해서 구룡루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숙소로 사용하고, 다른 기루는 먼 곳에서 오신 분들을 위해서 객잔으로 이용할 생각이야.”
“객잔은 이미 있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오면 지금의 객잔으로는 다 수용할 수가 없을 거야.”
“음…….”
“그럼 일부 기루는 오직 잠잘 수 있는 객잔으로 개조할 생각이고, 또 다른 기루는 요리와 술, 식사만을 제공하는 음식점으로 개조해서 장사할 생각이야.”
“그럼 객잔과 음식점의 거리는 조금 가까워야 할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거리는 유지하겠지만 그 사이사이에 다른 무엇인가를 파는 상점 몇 개를 집어넣을 생각인데 아직 상점을 판다고 하는 이들이 없어 지켜보는 중이야.”
“대단합니다. 이런 식으로 확장을 하다 보면 산양현은 구룡장의 땅이 되는 것 아닙니까?”
화린이 활짝 웃었다.
“그게 궁극적인 목표야. 그래야 구룡장이 안전해질 테니까. 이제 객잔으로 가서 식사를 하지. 우리 숙수장이 음식을 엄청 잘하거든.”
화린은 구룡객잔으로 혁지석을 데리고 갔는데. 혁지석은 함께 가는 동안 만나는 사람들마다 화린을 보며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가 있었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인심을 얻고 있군. 그 객잔에서 들은 구룡장주에 대한 말이 어느 정도는 사실인 모양이야.’
버릇은 조금 없지만 사람들에게 잘해 주고, 지역 사회에서 많은 일을 하고,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어머니, 아프면 의원한테 가서 진료 받고 약 타서 잡수고 그래.”
혁지석은 화린이 만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말을 편하게 하였는데 그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일단 나이가 지긋한 분들에게는 아버지, 어머니로 호칭이 통일되고, 그보다 조금 젊게 보이는 분들에게는 삼촌, 이모로 호칭을 통일해서 사용하였다. 그리고 대충 젊은 사람들에게는 다 반말을 사용하였다.
그뿐 아니라 관료들이나 영업장의 주인 혹은 정말 존중을 받을 만한 사람들에게는 말을 높여 사용하였는데, 대부분 장인이라 불릴 만큼 그 분야에서 나름대로 노력하신 분들이었다.
“오셨습니까?”
구룡객잔으로 들어서자, 점주가 와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이번에 새로 오신 혁지석 단장님. 우리 구룡루의 안전을 책임질 분이에요.”
“아, 안녕하십니까? 전 구룡객잔의 점주인 손욱이라고 합니다.”
“혁지석이라고 합니다.”
“우리 장주님께서 좀 엉뚱한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식솔들을 잘 챙겨 주십니다.”
“잠깐 다니는 동안 그리 느끼는 중입니다.”
“낯 뜨거운 소리 말고 숙수장님 불러 주세요. 혁 단장님 소개해 주고 오랜만에 솜씨 한번 자랑해 보라고 해야겠어요.”
“알겠습니다. 저기 앉아 기다리십시오.”
점장은 자리를 가리킨 후에 주방으로 들어갔고,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숙수장인 천범이 나왔다.
“인사하세요. 앞으로 구룡루에서 함께 일할 숙수장 천범 님이세요. 그리고 이쪽은 우리 구룡루를 지켜 주실 책임자 혁지석 단장님이세요.”
두 사람을 소개시켜 준 후에 화린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여 맛있는 요리를 부탁하였고, 숙수장인 천범은 알았다며 걱정 말라 하고 주방으로 갔다.
“구룡루가 영업을 시작하면 구룡루의 주방을 책임질 분이야.”
“그럼 이곳은 어떻게 합니까?”
“천범 숙수장 아래서 요리를 배우는 이가 있으니 그가 이 객잔을 이끌어 갈 거야.”
잠시 기다리니 점소이가 술과 간단한 요리를 가지고 왔다.
“숙수장님께서 차례대로 만들어 주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선 이걸로 한잔하시면서 대화를 나누십시오.”
“고마워.”
“객잔에서 일하는 분들도 제법 있군요.”
“산양현에서는 우리 객잔이 장사가 제일 잘되지. 그러니 사람을 많이 쓸 수밖에. 내가 산양현에 와서 고용한 사람들만 백 명이 넘을걸.”
일하는 사람들이 백 명이 넘는다는 말에 혁지석은 조금 놀랐다.
“그리 많습니까?”
“객잔 세 개, 기루 다섯 개, 포목점 두 개, 대부업장 두 개. 그리고 아직 개업하지 않은 구룡루에서 고용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백 명이 넘지. 요 옆에 상남현이랑, 화음현까지 하면 한 백오십 명은 될 것 같아.”
말이 백오십 명이지 결코 작은 숫자의 인원이 아니었다.
“그럼 경호대의 인원은 몇 명이나 생각을 하십니까?”
많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법이었다.
“많을수록 좋겠지만 우리도 소요되는 경비를 생각해야 하니까 한 오십 명 정도 생각하고 있어. 쉬는 날도 있어야 하니 최소 마흔 명은 근무를 하고 쉬는 날에 열 명 정도 돌아가면서 쉬면 되지 않을까?”
“그 인원을 제가 관리하란 말씀입니까?”
화린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기존에 있던 인원들도 포함하면 혁 단장이 못해도 칠, 팔십 명 정도는 관리를 해야 할 거야.”
“쉽게 생각하고 왔다가 코가 제대로 꿰인 것 같습니다.”
“대신 잘해 줄게.”
“어떻게 잘해 주시겠습니까?”
“살인, 강도, 도둑질, 사기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업무에 지장만 없으면 혁 단장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아, 물론 보수도 제법 챙겨 주고.”
화린의 그 말에 혁지석의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장주님.”
혁지석이 마음을 정하고 구룡장에 정착하기로 하였다.
화린은 그런 혁지석을 구룡장의 안전을 책임질 보안단장으로서 그 급에 맞는 대우를 해 주는 첫 번째 일로 그에게 존대하여 예의를 갖추었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혁 단장님!”
* * *
혁지석이 구룡장의 경비를 책임지는 경호단장으로 가장 먼저 한 일은 화린의 허락을 받아 살아남은 현무단의 단원들을 구룡장으로 데리고 오는 일이었다.
그런 혁지석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 화린은 혁지석에게도 한 권의 무공서를 전해 주었다.
최근에 작성한 것처럼 표지가 빳빳한 종이였고, 겉에는 운중비록, 천지예인검결, 십이격퇴술이라 적혀 있었다.
무공서를 보아하니 화린이 직접 작성하여 혁지석에게 전해 준 듯하였다.
“무공들을 모두 익힌 후에 천지예인검결과 십이격퇴술을 우리 장원과 영업장을 지키는 무인들 중 조장급에 해당되는 이들에게만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조장들을 시켜 조원들에게 십이격퇴술을 가르쳐 주라고 하세요.”
혁지석은 일을 왜 이렇게 어렵게 하려는 건지 궁금하여 화린을 보았다.
“나름 차별을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원들은 영업장을 지킬 정도의 무공을 익히면 되지만 조장 이상은 무림인들과 시비가 일어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무공을 익히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안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결정한 것입니다.”
혁지석은 대충 무공서에 기록된 무공을 훑어보았다.
“십이격퇴술도 훌륭한 무공인 것 같습니다. 웬만한 무림인들과 싸워도 뒤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삼류, 이류는 몰라도 일류는 조금 버거운 감이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로 내공이 부족하고 두 번째로 무공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떨어질 테니까요.”
혁지석은 화린의 말을 인정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분점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모를까 지금 무인들을 구해서 무공을 가르치는 건 딱 그 정도의 수준만을 요구하니 그렇습니다. 대신 조장급 무인들은 본 장원의 귀신이 되어야 하는 이들이니 무공을 익혀 놓으면 개인의 능력에 따라 못해도 막혔던 벽 하나 정도는 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익히겠습니다.”
“그리고 모두 익히시면 무공서는 태워 버리세요.”
“이걸 말입니까?”
화린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툭툭 치며 말을 하였다.
“본 장원의 무공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사람 마음은 모르니 가르치는 이들 중에서 나쁜 마음을 먹고 무공서를 훔치려고 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화린의 생각이 조금 과한 것 같았으나 그의 말에 따른다고 해서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 정말 재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공을 더 가르쳐 줘도 상관은 없습니다. 단, 그 사람이 본 장원의 사람이 된다는 명제하에 그리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하겠습니다.”
“그 외에 일들은 서 총관이랑 상의하여 처리하시면 됩니다.”
혁지석은 화린의 말에 따라 움직이기로 하였다.
화린에게 무공서를 전달받은 이후, 석지석은 무공을 익히는 데 시간을 보내었고, 여전히 무인들을 선발하는 일은 화린이 맡아서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고, 구룡루에서 일할 무인들도 어느 정도 선발하였을 때, 정천맹의 옛 현무단 단원 한 명이 구룡장에 합류하였다.
“그래?”
“저는 결정을 빨리 내려서 정천맹을 나왔지만 모두 방황하고 있습니다.”
“그럼 그들에게 연락해서 눈치 보지 않고 일하고 싶으면 구룡장으로 오라고 그래.”
혁지석은 옛 현무단의 무인들을 끌어안고 가기로 하고 화린에게 보고하였고, 화린은 뜻대로 하라고 말하며 혁지석을 지원해 주었다.
며칠 후 현무단의 단원들이 구룡장을 찾아와 모두 구룡단의 식솔이 되었고, 혁지석은 그들을 각 조의 조장으로 선출하여 화린이 뽑은 무인들과 함께 구룡루를 지키게 하였다.
한 조에 조장 포함 열 명으로 구성되었다.
구룡각을 지키는 데 두 개의 조가 투입되었고, 매, 난, 국, 죽의 전각을 지키기 위해서 각각 하나의 조가 배정되었다.
이들은 먼저 구룡루의 배치를 익히고, 혹시 모를 대규모 전투를 위해서 합격진도 구룡루 안에서 배우고 익혔다.
계속해서 구룡장에서는 무인들을 뽑았고, 여전히 화린이 그 일을 하였다.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구룡루가 드디어 개업을 하여 첫 손님을 받았는데, 첫 손님은 섬서성의 성주 이도백이었다.
성주인 이도백은 자신의 참모들과 함께 구룡루에 들러서 화린에게 이런저런 설명들을 들었는데, 흡족했는지 그의 입가는 꼬리를 물고 말려 올라가 있었다.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끌고 있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하는 이들이 많이 있는데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저도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산양, 상남, 상주 현을 하나의 상권으로 묶어 볼 생각입니다.”
“세 개의 현을?”
“네. 하남성, 호북성과도 가까우니 구룡루뿐만 아니라 각 현에도 뭔가를 대표할 수 있는 놀이터나 음식점, 혹은 다른 행사를 열어 사람들이 자주 오갈 수 있는 상권을 형성하는 겁니다. 그럼 시작은 우리가 하지만 중원의 각 성에서도 그러한 일들을 많이 진행하고 조성하지 않을까 합니다.”
“음…… 그럼 다른 성에 관광객을 빼앗기지 않겠나?”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섬서성에는 합법적인 도박장이 있으니 일단 다른 성에 비해서는 관심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도백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른 건 다 따라 할 수 있어도 도박장만큼은 합법적인 허가를 받기 힘들 터이니 일단은 같은 구성이라면 합법적으로 도박을 즐길 수 있는 섬서성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화린은 이도백에게 바짝 붙어 낮은 소리로 말을 하였다.
“제가 하오문을 이용하여 광고도 확실하게 해 둘 터이니 너무 걱정 마십시오.”